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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2013. 11. 8. 선고 2013노959 판결
[업무상횡령][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쌍방

검사

정지영, 최유리(각 기소), 박종엽(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링컨로펌 담당변호사 소민호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원심 판시 무죄 부분)

피고인은 익산시 (이하 주소 생략)에 있는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입주자들로부터 위탁받아 업무상 보관하고 있던 소송비용을 자신과 공소외 4에 대하여 부과된 벌금을 납입하기 위하여 임의로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원심 판시 유죄 부분)

1) 사실오인

피고인은 이 사건 특별수선충당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법리오해

피고인은 입주자대표회의 결의를 거치고 관할관청에 신고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 사건 특별수선충당금을 구조진단견적비와 변호사수임료로 지출하였고, 위와 같이 지출된 금원은 결과적으로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들을 위하여 사용되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었고,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불법영득의사 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0. 3.경부터 2002. 3.경까지, 2003. 10.경부터 2010. 12. 16.경까지 각각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근무한 사람으로서 입주자들로부터 공소외 1 주식회사와의 소송에 사용할 명목으로 소송비용을 징수하여 집행하는 업무를 총괄하면서 위 소송비용(이하 ‘소송비용’이라고만 한다)을 업무상 보관하고 있었다.

가) 피고인은 2008. 5.경 이 사건 아파트에서 입주민 공소외 4의 개인적인 벌금을 소송비용에서 지출하기로 마음먹고,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과 공소외 4의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08고약1023호 상해사건 벌금 2,000,000원을 소송비용에서 지급하기로 결의하였다. 피고인은 2008. 5. 29. 총무 공소외 5로 하여금 보관 중인 소송비용에서 위 벌금 2,000,000원을 공소외 4 측에 지급하게 하여 이를 업무상 횡령하였다.

나) 피고인은 2009. 9.경 이 사건 아파트에서, 피고인이 위 아파트 주민 공소외 6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500,000원을 선고받게 되자 피고인의 개인적인 벌금을 소송비용에서 지출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09. 9. 16. 총무 공소외 5로 하여금 보관 중인 소송비용에서 위 벌금 500,000원을 지급하게 하여 이를 업무상 횡령하였다.

2) 판단

가) 2008. 5. 29.자 업무상횡령의 점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4 측에게 지급한 2,000,000원은 피고인이 공소외 4 측과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에 별도로 체결된 금전위탁약정에 따라 공소외 4 측으로부터 받아서 보관하다가 위 약정이 종료됨에 따라 공소외 4 측에게 반환한 금원으로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소송비용을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의 무죄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2009. 9. 16.자 업무상횡령의 점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소송비용으로 자신의 벌금을 납부하는 것을 거부하였음에도, 공소외 5가 임의로 소송비용관리계좌에서 금원을 인출하여 피고인의 벌금을 납부하였거나, 피고인으로부터 별도로 지급받은 돈으로 피고인의 벌금을 납부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소송비용을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의 무죄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결이유 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위 주장에 대하여 상세히 설시하여 이를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특별수선충당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2)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하고(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도4732 판결 참조), 주주총회나 이사회, 부녀회 등에서 위법한 예산지출에 관하여 의결을 하였더라도 횡령죄의 성립에 지장이 없으며, 그 의결에 따른 예산집행이라고 하여 횡령행위가 정당화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473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이 사건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관리규약 등에 의하여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이 사건 특별수선충당금을 정해진 용도가 아닌 구조진단견적비와 변호사수임료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설령 피고인이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등을 거쳐 위와 같이 이 사건 특별수선충당금을 사용했다거나 위 금원의 사용이 결과적으로 이 사건 특별수선충당금을 위탁한 입주자들을 위하는 면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결론

결국,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원규(재판장) 김성겸 김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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