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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8두7779 판결
[법인세부과처분취소][공2009하,1230]
판시사항

[1] 위법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나 지출 자체에 위법성이 있는 비용도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산입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외환위기 상황에서 신탁겸영은행이 수탁고 격감, 기존 신탁계약 등의 대규모 해지·인출사태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다른 시중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한 보전금의 지출은, 접대비는 아니지만 사업상 필요할 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것이었으므로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산입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법인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3항 , 제16조 구 법인세법 시행령(1998. 12. 31. 대통령령 제1597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2항 의 내용, 형식 및 취지들을 종합하면, 구 법인세법은 익금과 손금의 범위를 완결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그 범위를 예시하면서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그 특례규정으로서 손금불산입과 손금산입의 각 사항을 열거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자산총액을 감소시킨 것은 손금불산입 등으로 열거되어 있지 않은 한 손금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위 각 규정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위법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나 지출 자체에 위법성이 있는 비용의 손금산입을 부인하는 내용의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법인세는 원칙적으로 다른 법률에 의한 금지의 유무에 관계없이 담세력에 따라 과세되어야 하고 순소득이 과세대상으로 되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법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나 지출 자체에 위법성이 있는 비용에 대하여도 그 손금산입을 인정하는 것이 사회질서에 심히 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금으로 산입함이 타당하다.

[2] 외환위기 상황에서 신탁겸영은행이 수탁고 격감, 기존 신탁계약 등의 대규모 해지·인출사태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다른 시중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한 보전금의 지출은, 접대비는 아니지만 사업상 필요할 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것이었으므로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산입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임수외 6인)

피고, 상고인

영등포세무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 3, 4, 5점에 대하여

구 법인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이라 한다) 제9조 제3항 은 ‘손금이라 함은 자본 또는 지분의 환급, 잉여금의 처분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을 제외하고 그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비의 금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1998. 12. 31. 대통령령 제1597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2항 에서는 손비 항목들을 그 성질의 구분없이 제1호 내지 제15호 까지 나열한 후 제16호 에서 ‘ 제1호 내지 제15호 이외의 손비로서 그 법인에 귀속되었거나 귀속될 금액’이라고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구 법인세법 제16조 에서는 손금불산입 항목들을 나열한 후 제7호 에서 ‘법인이 각 사업연도에 지출한 경비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직접 그 업무에 관련이 없다고 정부가 인정하는 금액’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관계 법령의 내용, 형식 및 취지들을 종합하면 구 법인세법은 익금과 손금의 범위를 완결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그 범위를 예시하면서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그 특례규정으로서 손금불산입과 손금산입의 각 사항을 열거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자산총액을 감소시킨 것은 손금불산입 등으로 열거되어 있지 않은 한 손금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구 법인세법 제9조 제1항 , 제3항 ,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2항 의 각 규정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위법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나 지출 자체에 위법성이 있는 비용의 손금산입을 부인하는 내용의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법인세는 원칙적으로 다른 법률에 의한 금지의 유무에 관계없이 담세력에 따라 과세되어야 하고 순소득이 과세대상으로 되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법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나 지출 자체에 위법성이 있는 비용에 대하여도 그 손금산입을 인정하는 것이 사회질서에 심히 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금으로 산입함이 타당하다 ( 대법원 1998. 5. 8. 선고 96누6158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보전금의 지출 당시 신탁업계의 관행상 실적배당신탁상품 고객들은 ‘수익률이 다소 변동될 수 있는 일종의 예금·적금’으로 인식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신탁겸영은행의 경우 실적배당신탁상품의 판매조직은 약정배당신탁상품이나 일반적인 예금·적금상품의 판매조직과 동일하여 현실적으로 그 영업이 엄격히 구분되지 아니하였던 점, 당시 매일 공시되었던 실적배당신탁상품의 실적배당률에는 상당한 허수가 있어서, 만약 경제위기로 인하여 초래된 실적배당신탁의 운용손실이나 채권상각준비금 적립의무 강화로 인하여 증가된 비용을 한꺼번에 실적배당률에 반영할 경우 신탁겸영은행의 신인도 추락으로 인한 수탁고 격감, 기존 신탁계약 및 예금·적금계약의 대규모 해지·인출사태 발생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던 점, 당시의 경제상황상 위와 같은 사태는 극심한 유동성 경색 및 금융권 붕괴로 인한 국가적 경제위기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던 점, 주택은행의 실적배당률이 악화된 주된 원인은 주택은행으로서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외환위기 사태로 인한 수익률 감소 및 그에 따른 감독기관의 채권상각준비금 적립의무 확대·강화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추가로 적립되어야 할 준비금의 재원인 신탁계정의 수익금은 외환위기 사태 전까지 별다른 제약 없이 주택은행의 고유계정으로 편출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주택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이 사건 편·출입을 하였고, 감독기관도 당시 이와 같은 편·출입을 실효적 제재수단을 동원하면서 강력하게 금지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주택은행과 같이 신탁업을 겸영하던 다른 시중은행들도 1998년경 주택은행의 위 방식과 같거나 유사한 방식으로 그 고유계정으로부터 실적배당신탁계정의 손실에 대한 보전금을 지출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보전금의 지출은 사업상 필요할 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것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이에 관하여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손금 인정 요건으로서의 사업관련성·통상성 및 구 신탁업법(1998. 1. 13. 법률 제55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 제12조 , 제15조 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 6점에 대하여

법인이 사업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 가운데 상대방이 사업에 관련 있는 자들이고 지출의 목적이 접대 등의 행위에 의하여 사업관계자들과의 사이에 친목을 두텁게 하여 거래관계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는 데 있는 것이라면, 그 비용은 구 법인세법(1993. 12. 31. 법률 제46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에서 말하는 접대비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두2990 판결 ,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두655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보전금의 지출은 접대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1998 사업연도 과세표준 신고시 계상한 접대비가 이미 한도를 초과하였으므로 결국 위 보전금 지출액은 손금불산입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이 이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음은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으나, 다른 한편 원심이 인용한 제1심에서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보전금은 접대, 향응, 오락, 답례 등의 방식으로 지출된 것이 아니고, 위 보전금 중 고객들의 투자원본액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하여는 해당 고객들의 과세소득이 되어 이에 대하여 세금이 모두 납부된 사실을 알 수 있고,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가 단순히 거래상대방과 사이에 친목을 두텁게 하여 거래관계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 사건 보전금을 지출하였다기보다는, 외환위기 상황하에서 다른 시중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신탁겸영은행의 신인도 추락으로 인한 수탁고 격감, 기존 신탁계약 및 예·적금계약의 대규모 해지·인출사태 등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편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보전금의 지출은 접대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배척될 것임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원심의 판단누락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보전금의 지출은 순수한 증여 내지 기부금에 해당하는데, 기부금 요건 및 한도를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손금불산입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상고심에서 처음 주장된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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