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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7다268326 판결
[구상금][미간행]
판시사항

[1] 보험회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에 대하여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9조 제1항 에 따른 심사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진료수가를 지급한 경우, 의료기관에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이는 당초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인정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진료수가에 대한 것이라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2]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 심사결정의 효력 및 불복 방법

[3]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의 효력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확정된 진료수가를 변경하는 심사결정을 하고 이를 당사자에게 통보한 경우, 심사결정 내지 통보가 당사자에게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지 여부(소극)

원고, 피상고인

더케이손해보험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민규식)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2015. 1. 6. 법률 제129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자동차손배법’이라 한다) 제12조의2 제1항 은 “보험회사 등은 제12조 제4항 에 따라 의료기관이 청구하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심사·조정 업무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문심사기관(이하 ‘전문심사기관’이라 한다)에 위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은 “전문심사기관은 제1항 에 따라 의료기관이 청구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가 제15조 에 따른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9조 제1항 은 “보험회사 등과 의료기관은 제12조의2 제2항 에 따른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는 때에는 이의제기 결과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이하 ‘심의회’라 한다)에 그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 은 “ 제12조의2 제1항 에 따른 전문심사기관의 심사결과를 통지받은 보험회사 등 및 의료기관은 제1항 의 기간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의료기관이 지급 청구한 내용 또는 심사결과에 합의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2014. 2. 5. 대통령령 제251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는 “ 법 제12조의2 제1항 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문심사기관’이란 「국민건강보험법」 제62조 에 따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사평가원’이라 한다)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각 규정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자동차손배법 제12조의2 제2항 에 따라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를 통지받은 보험회사 등이 이의제기 결과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심사결과에 합의한 것으로 보게 되어 있으므로, 보험회사가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에 대하여 심사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진료수가를 지급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청구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기준을 부당하게 적용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의료기관에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 비록 그것이 당초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인정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진료수가에 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88945 판결 등 참조).

한편 자동차손배법 제21조 제2항 은 심의회의 심사결정은 그 심사결정을 통지받은 당사자가 심의회의 결정내용을 수락한 경우 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에 당사자 사이에 결정내용과 동일한 내용의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소를 제기하는 절차나 방법 등에 관하여는 따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바, 위 법이 정하고 있는 심의회의 구성, 심사절차, 심사결정의 효력 등에 관한 관련 규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심사결정을 행정처분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심의회의 심사결정을 통지받은 당사자로서는 위 법이 정한 기간 내에 심사결정의 내용과 양립할 수 없는 취지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심사결정에 불복할 수 있으며, 그와 같은 소가 제기되면 심사결정은 아무런 법적 구속력을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다41574, 4158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자동차손배법 제19조 제1항 에 따라 보험회사 등이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를 통지받고 위 법이 정한 기간 내에 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하게 되면 위 심사결과는 아무런 효력을 발생하지 않는 점 등 위 법이 정하고 있는 심사결과의 효력이나 이의제기 후의 절차에 관한 규정을 종합하여 볼 때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 역시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법은 심사평가원이 같은 법 제19조 제3항 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 합의 성립이 의제된 후에 확정된 진료수가를 변경하는 내용의 심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 여부와 그러한 결정의 효력에 관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심사평가원이 확정된 진료수가를 변경하는 심사결정을 하고 이를 당사자에게 통보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심사결정 내지 통보가 당사자에게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다 .

2. 원심은, 심사평가원이 피고의 소외인 등의 진료비에 대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청구에 관하여 이 사건 심사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피고 모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자동차손배법 제19조 제3항 에 따라 이 사건 심사결정에 합의한 것으로 의제되었으며, 심사평가원이 직권으로 이 사건 심사결정을 확인·조정하여 이 사건 환수통보를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심사평가원의 이 사건 심사결정과 이 사건 환수통보는 모두 자동차손배법 제12조의2 에 따라 보험회사 등으로부터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심사·조정 업무 등을 위탁받아 의료기관이 청구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가 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한 후 내린 결정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환수통보에 따라 피고에 대한 정산금 청구권을 가진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한의원을 운영하는 피고는 2014. 1. 7.경 심사평가원에 소외인 등의 진료비에 대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를 청구하였고, 심사평가원은 피고가 청구한 진료비 전액을 자동차보험진료수가로 인정하는 심사결정(이하 ‘이 사건 심사결정’이라 한다)을 하였으며, 소외인 등과 자동차종합보험계약에 따른 보험자인 원고는 위 심사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같은 해 1.경 및 2.경 피고에게 진료비 전액을 지급한 사실, 심사평가원은 2014. 7. 8. 피고에게 ‘관련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약침약제로 약침술을 실시하고 청구한 기간에 지급된 약침술 비용 280,370원을 정산(환수)한다’는 내용의 심사결과를 통보(이하 ‘이 사건 환수통보’라 한다)하였고, 같은 달 9일 원고에게도 같은 내용의 통보서를 보낸 사실, 피고는 2014. 7. 16. 심사평가원에 이 사건 환수통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였고, 심사평가원은 피고의 이의를 기각하는 결정을 한 뒤 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회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심사평가원의 이 사건 심사결과에 대하여 심의회에 심사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피고에게 진료수가를 지급하였으므로 심사결과에 합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지급청구가 자동차보험진료수가기준을 부당하게 적용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피고에게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으며, 비록 그것이 당초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인정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약침술 비용에 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심사평가원이 원피고 사이에 위와 같이 합의 성립이 의제된 후에 확정된 진료수가를 변경하는 이 사건 환수통보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재심사결정이나 환수통보는 자동차손배법상 근거가 없는 것으로서 원피고에게 구속력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재심사결정 내지 환수통보의 당부가 이 사건 정산금 청구의 근거가 될 수도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가 심사평가원의 이 사건 환수통보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정산금 청구권을 가진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동차손배법상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의 효력과 부당이득의 성립에 관한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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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9.7.선고 2017나23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