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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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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2006. 11. 28. 선고 2006노617 판결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이종민

변 호 인

법무법인 신우 담당변호사 표종록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LG CD 3장(증 제1호)를 몰수한다.

이유

1. 변호인의 항소이유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이 취득한 영업비밀이라고 공소제기된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이 판결 별지로 첨부하였다)에 기재된 9건의 문서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은 위 문서들을 직접 작성하는 등으로 그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으므로 위 문서들의 컴퓨터 파일을 복사하였다고 하여 그때 비로소 취득한 것이 아닐뿐더러 피고인이 위 문서를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였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없어 부정취득에 해당하지 않으며, 피고인에게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공소외 1 주식회사에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데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나. 법리오해

자신이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컴퓨터 파일을 복사한 행위는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이 처벌하는 영업비밀의 부정취득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행위가 처벌될 것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었으며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는데도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다. 양형부당

근로자가 이직하면서 자신이 작성한 문서를 복사하여 이직 후의 업무에 참조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 피고인이 복사한 문서를 이용하여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공소외 1 주식회사에 심각한 손해를 끼치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량(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기초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 검사가 당심에서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1. 8. 31.부터 2004. 8. 21.경까지 모바일게임, 인터넷 콘텐츠의 해외판매컨설팅을 주로 하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회사’라 한다)의 해외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수출을 위한 시장조사, 해외바이어 발굴, 상담 및 고객관리, 수출계약 진행 및 계약서 작성 업무를 수행한 사실, 피해회사에 상시 근무하는 직원은 고소인인 대표이사 공소외 3과 피고인이 있었고 피고인이 실무자로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였던 업무형태에 따라 피해회사는 피고인에게 별도로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거나, 동종 업체로의 전직을 제한하거나, 일정한 중요 정보에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사실, 한편 피해회사는 2004. 6.경 모바일게임 개발을 주로 하는 공소외 4 주식회사와 공소외 4 주식회사가 보유 중인 모바일게임을 피해회사 유럽지역 판로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로 하는 전략적 사업제휴 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인은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기획이사 공소외 5와 게임개발진흥원에서 주최한 동남아수출상담회에 같이 출장을 다녀온 후 같은 해 8. 21. 고소인에게 피해회사를 사직하고 공소외 4 주식회사로 이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 피고인인은 같은 달 22. 14:19경부터 다음 날 07:09까지 사이에 알고 있던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보안장치를 해제하고 피해회사 사무실에 들어가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문서들을 포함한 각종 문서 파일을 CD 3장에 복사한 후 가지고 나온 사실, 피고인은 2004. 8. 25. 공소외 4 주식회사로 이직한 후 해외사업실장으로서 중국의 자이퉁 회사에 공소외 4 주식회사의 모바일게임을 수출하기 위한 실무자로 근무하였고, 공소외 4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노트북컴퓨터에 위 CD 3장에 들어있는 문서들을 그대로 복사하여 보관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나.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영업비밀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이므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문서들이 이에 해당하는지 보기로 한다.

(1)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Mobile게임사업제안서’(수사기록 206쪽 이하), 순번 9 ‘ 공소외 2 주식회사의 핸드폰 내장형 게임툴에 대한 설명문’(수사기록 465쪽 이하)에 관하여

위 증거들에 의하면, ‘Mobile게임사업제안서’는 피해회사를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문서로 피해회사와 제휴하여 해외에 진출한 국내 5개 기업들의 피해회사를 통한 해외진출 사례, 피해회사와 제휴관계에 있는 해외기업들의 회사 개요, 피해회사와의 계약 내용, 지원 handset, 예상수익, 피해회사의 중국, 북미, 유럽, 제3세계 시장별 진출 전략 등이 기재되어 있고, 문서의 매쪽 말미에 ‘Private & Confidential'이라는 비밀표시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한편 피해회사의 과거 및 현재 홈페이지에는 피해회사와 제휴관계에 있는 국내 및 해외기업들의 개요 및 핵심제품을 소개하고 있으나 국내기업들의 해외진출 사례, 해외기업들과의 계약 내용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 ‘ 공소외 2 주식회사의 핸드폰 내장형 게임툴에 대한 설명문’은 피해회사와 모바일 컨텐츠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한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자신들이 개발한 핸드폰 내장형 게임툴을 피해회사의 판매망을 통해 판매할 때 참고하도록 하여 달라는 제안을 하면서 피해회사에 보낸 문서로 게임툴의 구성, 특징, 특히 하부구조의 기능을 이루고 있는 각 요소에 대한 세부 설명이 기재되어 있고, 문서의 매쪽 말미에 ‘Confidential'이라는 비밀표시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한편 앞에서 본 피해회사의 홈페이지에는 공소외 2 주식회사 부분에 게임툴의 개략적인 구성도만을 기재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 및 기초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해회사의 과거 및 현재의 홈페이지에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9 문서의 일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9 문서는 위 홈페이지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항 및 세부적인 사항을 담고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아니한 것에 해당하고, 비록 피해회사가 피고인에게 명시적인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피해회사는 고소인과 피고인만이 상시 근무하는 회사임을 고려하면 그 문서에 비밀표시를 한 이상 비밀로 관리하려는 상당한 노력을 한 것이며,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문서는 피해회사의 해외진출에 대한 노하우를 담고 있어 경쟁업체가 이를 취득하는 경우 자신들의 해외진출전략을 수립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고,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9 문서는 피해회사가 작성한 문서가 아니더라도(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에 의하면 영업비밀의 범위에 관하여 행위자가 근무하던 기업의 영업비밀로 한정하지도 않았고,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도 아니다) 핸드폰 내장형 게임툴 개발기술에 관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노하우를 담고 있어 경쟁업체가 이를 취득하는 경우 유사한 게임툴 개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모두 상당한 유용성이 있는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에 해당하므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9 문서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

(2)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사업실행 계획서’(수사기록 222쪽 이하), 순번 3 ‘ 공소외 6사와의 스크린글래스에 대한 사업실행계획서’(수사기록 227쪽 이하), 순번 4 ‘Mobile Content Inquiry 현황’(수사기록 234쪽), 순번 7 ‘중국 공소외 7과의 핸드폰게임 수출계약서’(수사기록 426쪽 이하), 순번 8 ‘영국 공소외 8과의 협상용 계약서’(수사기록 439쪽 이하)에 관하여

위 증거들에 의하면, ‘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사업실행 계획서’는 피해회사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해외진출을 위한 마케팅계획으로 위 회사에 제출한 문서로 유럽에 소재한 40여개 회사를 상대로 마케팅 활동에 들어갈 것임을 밝히면서 47개 회사의 회사명과 인터넷 주소만 기재된 별지를 첨부한 사실, ‘DDM사와의 스크린글래스에 대한 사업실행계획서’는 피해회사가 공소외 6사의 Smart Glass의 해외진출을 위한 마케팅계획으로 위 회사에 제출한 문서로 라이센스, 기술이전, 건축용 소매시장, 철도용 스크린도어 부분에서 최소 몇 개의 업체를 발굴하겠다는 개략적인 마케팅계획만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한편 앞에서 본 피해회사의 홈페이지에는 공소외 6사 부분의 핵심제품란에서 Magic Screen Glass의 적용사례로 건축부분, 광고부분, 지하철의 스크린도어 등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Mobile Content Inquiry 현황’은 피해회사가 2004. 2. 10. 현재 계약체결을 위해 접촉한 유럽과 동남아시아 9개 회사와의 개략적인 진행 정도를 기재한 내부 보고를 위한 문서인 사실, ‘중국 공소외 7과의 핸드폰게임 수출계약서’는 피해회사와 중국 공소외 7 사이의 핸드폰게임 수출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피해회사가 공소외 7에 발송한 통상적인 계약서의 초안인 사실, ‘영국 공소외 8과의 협상용 계약서’는 피해회사와 영국 공소외 8 사이에 계약체결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공소외 8이 피해회사에 발송한 통상적인 계약서 초안으로 제3조에 피해회사와 체결한 제품의 검증, 홍보 및 판매는 별지에 기재된 유통채널에 일임하기를 바란다는 기재와 함께 공소외 8의 거래사들의 이름 및 국가만 기재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사업실행 계획서’에 피해회사가 마케팅 활동을 할 47개 회사의 회사명과 인터넷 주소가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위 문서가 어떤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 공소외 6사와의 스크린글래스에 대한 사업실행계획서’에 기재된 마케팅 계획이 앞에서 본 피해회사 홈페이지에 기재된 적용사례와 상당부분 일치하여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거나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 ‘Mobile Content Inquiry 현황’에 2004. 2. 10. 당시의 계약체결을 위한 개략적인 진행 정도가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위 문서가 어떤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순번 7 ‘중국 공소외 7과의 핸드폰게임 수출계약서’, 순번 8 ‘영국 공소외 8과의 협상용 계약서’는 계약서 초안에 불과하고 거기에 공소외 8의 유통채널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어떤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위 각 문서를 피해회사가 비밀로 유지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한 어떤 사정도 찾아 볼 수 없으므로, 위 각 문서들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3)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5 ‘상담결과보고서’(수사기록 258쪽 이하), 순번 6 ‘중국 북경, 상해 출장보고서’(수사기록 411쪽 이하)에 관하여

위 증거들에 의하면, ‘상담결과보고서’는 피고인이 해외업체와 모바일게임 수출을 위한 상담을 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내부 문서이고, 순번 6 ‘중국 북경, 상해 출장보고서’는 피고인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중국 북경과 상해에서 주최한 해외수출상담회에 참가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내부 문서인 사실, 위 각 보고서에는 상담업체의 개요, 상담 내용, 수익배분 안, 향후 업무추진 방향이 기재되어 있으나 비밀임을 표시하는 어떤 기재도 없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위 각 문서(특히 상담 내용 및 향후 업무추진 방향)에 경쟁업체가 위 각 문서에 표시된 상담업체와 거래를 하려고 하는 경우 참고할만한 일부 기재가 있기는 하나 위 각 문서를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 경영상의 정보로까지 보기 어렵고, 더구나 피해회사가 비밀로 유지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한 어떤 사정도 찾아 볼 수 없으므로, 위 각 문서들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부정취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실무자로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문서의 작성에 관여하여 위 문서들의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피해회사에서 공소외 4 주식회사로 이직하면서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문서들의 컴퓨터 파일을 CD에 복사한 후 가지고 나온 사실이 인정되는바, 다음 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문서들의 컴퓨터 파일을 CD에 복사할 당시 ‘부정한 이득을 얻거나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었던 이상 이미 그 문서들의 내용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에 지장이 없고,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위반죄는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한 이상 더 나아가 취득한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는 행위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므로(이 사건 공소도 피고인이 영업비밀인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문서를 취득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제기된 것이다),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문서들을 사용하거나 누설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부정한 이득을 얻거나 손해를 가할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회사를 사직하고 피해회사와 주력 업종이 유사한 공소외 4 주식회사로 이직할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고소인이 출근하지 않는 일요일에 피해회사에 들어가 주로 공소외 4 주식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문서들의 컴퓨터 파일을 선별하여 CD에 복사하여 가지고 나와 공소외 4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컴퓨터에 그대로 저장하여 보관하였고, 공소외 4 주식회사에서 피해회사에 근무할 때와 동일한 업무에 종사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부정할 이득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3.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변호인은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이 처벌하는 행위는 같은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이 규정한 절취, 사기, 협박 기타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영업비밀 부정취득행위를 의미한다고 주장하나, 같은 법 제18조 제2항 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으로 그 취득의 방법에는 제한이 없어 반드시 같은 법 제2조 제3호 가목 이 정한 부정한 취득일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부정취득이 아님을 주장하는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변호인은 피고인이 자신이 근무하면서 작성하는 등으로 그 내용을 알고 있는 회사의 사업현황, 거래처 정보 등에 관한 컴퓨터 파일을 복사한다고 하여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것이라고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형법 제16조 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인바,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일반적으로 죄가 되지만 피고인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처벌 규정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에 불과하여 법률의 부지 주장에 해당하고 따라서 범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으므로,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내지 8 문서는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으므로, 변호인의 양형부당 항소이유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피고인의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범죄사실 중 「“Mobile 게임 사업제안서” 등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총 9건의 문서를 CD에 복사한 후」부분을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9 기재 문서를 CD에 복사한 후」로 변경하는 외에는 원심판결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피고인이 얻은 재산상 이득을 산정할 수 없으므로 징역형 선택)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 제50조 (범정이 더 무거운 ‘Mobile게임 사업제안서’를 취득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뒤에서 볼 정상 참작)

1. 몰수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동종 업체로 이직하면서 피해회사와 피해회사의 거래회사의 영업비밀을 반출한 사안으로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치는 것인 점, 피해회사는 피고인과 고소인만이 상시 근무하는 회사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공소외 4 주식회사에서도 퇴사한 점, 피고인이 별다른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점 등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내지 8 기재 문서에 대한 각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1. 8. 31.경부터 2004. 8. 21.경까지 모바일 게임, 인터넷 콘텐츠의 해외판매컨설팅 업체인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대표이사 공소외 3)의 해외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시장조사, 해외바이어 발굴, 상담 및 고객관리, 수출계약진행 및 계약서 작성업무 등을 담당하여 오다가 2004. 8. 25.경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공소외 4 주식회사(대표이사 공소외 9)의 해외사업실장으로 이직하여 해외전시회 참가, 시장조사, 거래처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 자로서, 공소외 4 주식회사 혹은 모바일 게임물의 해외시장 개척을 원하는 회사로부터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2004. 8. 22. 14:19경부터 23:00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서, 소지하고 있던 열쇠를 이용하여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자신이 사용하던 피해자 회사 소유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그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던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내지 8 기재 문서를 CD복사한 후, 같은 달 말경 공소외 4 주식회사에서 지급받은 노트북 컴퓨터에 위 각 문서를 복사하여 놓아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고 함에 있는바, 앞서 제2의 나항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위 문서들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는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9 기재 문서에 대한 각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별지 범죄 일람표 생략]

판사 박재필(재판장) 김종우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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