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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2007. 11. 14. 선고 2007가합2569 판결
[명예훼손에따른손해배상] 확정[각공2008상,33]
판시사항

[1] 법원이 종교단체의 권징재판에 따른 징계의 효력 유무나 그 당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종교단체의 권징재판이 그 단체 내부의 규범에 위배된 경우, 곧바로 국가 법질서를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종교단체의 권징재판은 일반 국민의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단체가 교리를 확립하고 단체 및 신앙상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종교단체의 구성원에 대해 종교상의 방법에 따라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 내부의 제재로서 헌법상 보장되는 종교의 자유의 영역에 속하므로, 법원은 원칙적으로 그 교리와 종교단체 내부규범의 해석을 전제로 한 징계의 효력의 유무나 그 당부를 판단할 수 없다.

[2] 어떤 종교단체의 권징재판이 그 단체 내부의 규범에 위배하여 이루어져 내부적 규범으로 정한 이의, 상소 등의 절차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되었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부규범의 위배가 부당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언정 바로 국가 법질서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교회 내부에서만 적용되는 교회법을 위반하였다고 하여 이를 국가의 사법질서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원고

원고

피고

피고 1외 7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준혁외 1인)

변론종결

2007. 10. 31.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1. 피고들은 원고에게 각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7. 2. 1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들은 국민일보와 대구매일일보에 별지 사과문 기재와 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3회에 걸쳐 게재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재단법인 (명칭 1 생략) 대구선교회(이하 ‘재단’이라 한다) 이사이자 사무국장이며, (교회명 1 생략)교회 장로, 피고 1은 (교회명 1 생략)교회 제일교회 목사이자 (명칭 2 생략) 대구·경북지방회(이하 ‘지방회’라 한다) 증경회장, 피고 2는 (교회명 1 생략)교회 (교회명 2 생략)교회 목사이자 위 지방회 부회장, 피고 3은 (교회명 1 생략)교회 (교회명 3 생략)교회 목사이자 위 지방회 서기, 피고 4는 (교회명 4 생략)교회 구미교회 목사이자 위 지방회 증경회장, 피고 5는 (교회명 1 생략)교회 (교회명 5 생략)교회 목사이자 위 지방회 회장, 피고 6은 (교회명 1 생략)교회 (교회명 6 생략)교회 목사이자 위 지방회 총무, 피고 7은 (교회명 1 생략)교회 (교회명 7 생략)교회 목사이자 위 지방회 재무, 피고 8은 (교회명 1 생략)교회 목사로 각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위 재단은 선교사업의 효율적이고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교회명 1 생략)교회가 설립한 것인데, 재단의 이사들인 소외 1 등은 2006. 4. 28. 재단 이사장인 피고 8이 필리핀에 ‘ (단체명 생략)’이라는 법인을 불법적으로 설립함으로써 임원간의 분쟁을 야기시켰고, 재단 이사회의 결의 없이 제수인 소외 2를 통하여 재단의 자금으로 필리핀에서 토지를 매수한 다음 ‘ (단체명 생략)’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는 이유 등으로 피고 8을 재단 이사장 및 이사에서 해임하는 건 등을 안건으로 한 임시이사회 소집요구를 하였다. 그러자 (교회명 1 생략)교회는 2006. 4. 30. 제직회를 개최하여 위 임시이사회 소집을 요구한 위 소외 1 등을 재단의 이사에서 해임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 이에 소외 1 등은 2006. 5. 3.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 8을 재단의 이사장 및 이사에서 해임하고, 원고를 법인사무국 담당이사로 선임하는 결의를 하였고, 2006. 5. 23. 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 8을 (교회명 1 생략)교회의 담임목사에서 해임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

다. 피고 8은 2006. 5. 14. (교회명 1 생략)교회의 제직회를 개최하여 재단의 이사들인 원고, 위 소외 1 등을 제명하여 줄 것을 지방회에 청원하기로 하였고, 위와 같은 청원을 받은 위 지방회는 2006. 5. 25. 임원회를 개최하여 소속 교단의 권징조례법에서 정한 재판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 위 소외 1 등이 불법적으로 재단의 이사회를 장악한 후, 재단 및 (교회명 1 생략)교회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교역자의 인사명령을 행함으로 교회를 혼란케 하였고, 재단은 (교회명 1 생략)교회가 설립한 하위기관이므로 교단 헌법과 교회법을 따라 운영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민법을 앞세워 상위기관처럼 (교회명 1 생략)교회의 운영을 간섭하고 장악하려고 하였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 위 소외 1 등의 장로직을 면직함과 아울러 이들을 제명·출교하기로 결의하였다.

라. 원고, 위 소외 1 등은 위 제명·출교결의에 불복하여 2006. 7. 13. 소속 교단인 (교단명 생략) 총회에 상소하였고, 위 총회 재판위원회는 2006. 8. 14. ‘① 원고, 위 소외 1 등을 제명·출교한 결의는 권징조례법 제21조에서 정한 재판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하자가 있고, ② 이들의 장로직을 면직한 결의 또한 교단 헌법 제48조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위 제명·출교결의를 무효로 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마. (교단명 생략)의 교단 헌법 제48조에는, “장로가 이단 사설을 주장하거나 악행이 있을 때에는 교회 회원 과반수 이상의 요청에 의하여 지방회가 사직케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증 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제11, 12, 14, 1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

원고는, 교단 헌법 제48조에 의하면, 장로가 이단사설을 주장하거나 악행을 하였을 때 회원 과반수 이상의 요청이 있을 때 요청에 의하여 지방회가 장로직을 사직하게 할 수 있고, 교단 헌법 제105조 규정에 의하면 모든 징계는 헌법의 징계법에 의해 심사하여 처벌하되, 권징조례법에 의하여 재판을 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지방회는 재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8은 제직회를 개최하여 지방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를 청원하였고, 지방회 구성원들인 피고 1, 2, 3, 4, 5, 6, 7은 위 청원을 기초로 권징조례법이 정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를 제명·출교하는 내용의 권징결의를 하였으며, 그 결과를 (교회명 1 생략)교회 벽보에 부착하거나 피켓에 게재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각 7,000,000원씩을 지급하고, 원고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사과문을 게재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8이 제직회를 개최하여 원고 등 장로들의 징계를 청원한 사실, 지방회의 구성원들인 피고 1, 2, 3, 4, 5, 6, 7이 권징조례법에 의한 재판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원고 등 장로들에 대한 제명·출교를 결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종교단체의 권징재판은 일반 국민의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단체가 교리를 확립하고 단체 및 신앙상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종교단체의 구성원에 대해 종교상의 방법에 따라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 내부의 제재로서 헌법상 보장되는 종교의 자유의 영역에 속하므로, 법원은 원칙적으로 그 교리와 종교단체 내부규범의 해석을 전제로 한 징계의 효력의 유무나 그 당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법리에 비추어 보면, 어떤 종교단체의 권징재판이 그 단체 내부의 규범에 위배하여 이루어져 내부적 규범으로 정한 이의, 상소 등의 절차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되었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부규범의 위배가 부당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언정 바로 국가 법질서에 위배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교회 내부에서만 적용되는 교회법에 위배하였다고 하여 이를 국가의 사법질서를 위배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사건을 보건대, 비록 원고에 대한 위 권징재판이 소속 교단이 정한 교단헌법(또는 권징조례)에 위배하여 이루어져 내부적 절차에 따라 무효로 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권징재판이 위법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는 없고, 그 재판의 결과를 공고하거나 게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권징재판이 불법행위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사과문 : 생략]

판사 김형한(재판장) 이영철 송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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