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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12. 10. 18. 선고 2012노1467 판결
[재물손괴][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김태형(기소), 신병재(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 변호사 김진환 외 5인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2010. 1. 27. 법률 제9882호로 개정된 광업법 부칙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개정 광업법이 시행되기 전에 채광계획의 인가를 받은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이 적용되고, 제5조 제1항 의 단서 개정 규정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이 사건의 경우 처벌조항은 형법규정인데 반하여 처벌조항의 전제가 되는 소유권의 귀속에 관한 규정은 광업법규정으로 위 광업법 조항의 개정 당시 형법상의 재물손괴죄 처벌규정에 관한 법률이념의 변경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피고인에게 면소판결을 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이 면소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1) 원심은, “ 형법 제1조 제2항 은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신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법률의 변경에는 형법은 물론 형법 적용의 전제가 되는 제반 법률의 변경을 모두 포함된다. 광업법 제5조 제1항 의 위와 같은 변경은 그 개정이유 등에 비추어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른 반성적 고려에 의한 경우라 할 것이고, 개정된 광업법 제5조 제1항 에 의할 때에는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의 광구 내라 하더라도 그 토지소유자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골프장 조성을 위한 토목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은 같은 조 단서에 해당되어 토지소유자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소유라 할 것이며, 위 광물이 피해자의 소유임을 전제로 한 공소사실은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면소판결을 하였다.

2) 살피건대, 형법 제1조 제2항 은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는 신법에 의한다.”,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는 “범죄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행위시법주의 원칙의 예외로서, 범죄 후 반성적 고려에 의하여 법령이 개폐된 경우에는 사건의 실체에 관한 판단을 하지 않고 피고인을 신속히 법정절차에서 벗어나게 해주려는 의도로 법령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되어야 하며, 이는 형법의 변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제가 되는 다른 법률이나 명령, 조례가 변경되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할 것이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의 적용여부(개정 광업법 부칙 제4조의 해석을 고려하여)

검사는 개정 광업법 부칙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개정 광업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채광계획의 인가를 받은 경우에는 이 법의 개정 규정이 아니라 종전 규정이 적용되고, 제5조 제1항 의 단서 개정규정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검사의 주장은 위 부칙규정을 반대로 해석한 것으로 보이므로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고, 더욱이 위 부칙 제4조 제1항 본문에서 종전규정에 따라 광업권설정을 출원 중인 경우 등에 관하여는 일부 행정규제나 절차 등에 관한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종전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하면서 제5조 (분리된 광물의 귀속), 제10조의2 (외국인의 권리능력) 등 실체적 권리관계에 관하여는 개정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한 점, 같은 조 제2항 에서 종전규정에 따라 채광계획인가까지 받은 광업권에 대하여 개정규정에 따른 채굴권 등이 설정·등록되고 채굴계획인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분리된 광물의 귀속 등의 실체적 권리관계는 통일적으로 규율해야 하는 점, 위 부칙 제4조 제1항 본문과 단서의 문언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부칙 제4조 제1항의 본문은 괄호안의 조항을 제외하고는 종전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되, 단서에서는 종전규정에 따라 채광계획인가까지 받은 경우에는 그러한 예외 없이 모든 개정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의 경우 위 부칙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개정 광업법 제5조 제1항 단서가 적용된다 할 것이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판단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인 사람인바, 2008. 6.경부터 2010. 10.경까지 사이에 공소외 1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수주하여 진행 중이던 충남 태안군 (이하 생략) 외 67필지 소재 ‘○○○○ 컨트리클럽(변경전 △△△△△ 컨트리클럽)’ 골프장 조성공사의 현장소장으로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당시 위 골프장은 ‘오션코스’, ‘밸리코스’, ‘마운틴코스’ 등 3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었고, 위 오션코스에는 피해자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로 광업권이 등록된 규석광구(광업지적 모항 58호 소단위 2, 4호, 광종명 규석, 면적 137㏊) 28760㎡가 존재하고 있었으며, 위 규석광구 지상에는 약 1m의 깊이로 붕적된 규석 광물 약 91,821,55㎥이 노출되어 있었고, 피의자의 발파작업을 통하여 규석 광물 약 14,700㎥이 채취되었던바, 광구에서 노출되거나 분리된 광물의 소유권은 피해자 회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자는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위 광물을 수거해 갈 기회를 제공하지 아니한 채 채취한 광물을 포크레인 등을 이용해 덤프트럭에 적재한 후 오션코스 밖 인근 저지대 및 늪지대에 매립하여 성토재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피해자 회사 소유의 규석 광물 합계 106,521.55㎥(평균 규석 분포 92.71%)을 손괴하였다.”는 것인 바,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동의 없이 그 효용을 해하는 것이므로 재물손괴죄로 처벌하려면, 이 사건 광물이 피해자 등 타인의 소유로 인정되어야 하고, 피고인이 동의 없이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광물의 소유권여부에 관한 구 광업법 제5조 가 “① 광구에서 광업권이나 조광권에 의하지 아니하고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은 그 광업권자나 조광권자의 소유로 한다. ② 광구 밖에서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은 그 취득자의 소유로 한다. 다만, 범죄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였다가, 2010. 1. 27. 법률 제9982호로 개정된 광업법 제5조 는 “① 광구에서 광업권이나 조광권에 의하지 아니하고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은 그 광업권자나 조광권자의 소유로 한다. 다만, 토지소유자나 그 밖에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원을 가진 자가 농작물의 경작, 공작물의 설치, 건축물의 건축 등을 하는 과정에서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은 광물을 분리한 해당 토지소유자나 그 밖에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원을 가진 자의 소유로 하되, 그 토지소유자나 그 밖에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원을 가진 자는 분리된 광물을 영리 목적으로 양도할 수 없다. ② 광구 밖에서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은 그 취득자의 소유로 한다. 다만, 범죄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로 규정함으로써, 분리된 광물의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광업권자나 조광권자이지만, 토지소유자나 그 밖에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원을 가진 자가 건축 등을 하는 과정에서 광물이 분리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나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원을 가진 자가 소유권자가 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개정은 광산개발의 단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광업권을 부여함에 따라 광업권을 등록하고도 광물자원의 개발을 하지 아니하거나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광업권을 탐사권과 채굴권으로 이원화하여 존속기간을 달리하는 등 광업권을 합리적으로 개편하고자 한 것으로 반성적 고려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2) 이 사안의 경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법이 적용되어야 하고,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광물은 토지소유자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토지로부터 분리된 것이므로 피해자가 아니라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소유인 점,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으로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수급 받은 ○○○○ 컨트리클럽 골프장 조성공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포괄적인 권한을 수여받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광물에 대한 처분행위 역시 소유권자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추정적인 승낙을 받았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형법 제1조 2항 에 따라 신법이 적용되고,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에서 정한 범죄 후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면소의 판결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호(재판장) 신동호 박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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