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매도인이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났으나, 제척기간이 지나기 전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었던 경우, 매수인이나 도급인이 민법 제495조 를 유추적용해서 위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서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감정인의 감정 결과의 증명력
판결요지
[1] 민법 제495조 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 쌍방의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던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어 소멸하였거나 추후에 정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당사자들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매도인이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매수인이나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민법 제495조 를 유추적용해서 매수인이나 도급인이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문제 된다.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매수인의 손해배상채권 또는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이 각각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적상에 있는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었거나 정산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그 기간이 지나기 전에 상대방에 대한 채권·채무관계의 정산 소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경우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따라서 매도인이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제척기간이 지나기 전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매수인이나 도급인은 민법 제495조 를 유추적용해서 위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서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그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495조 , 제667조 , 제670조 [2] 민사소송법 제202조 , 제339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다211309 판결 (공2017상, 22) [2] 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다103199, 103205 판결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태정기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송 담당변호사 윤호석)
피고, 피상고인
자연환경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기찬 외 5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척기간이 지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의 허용 여부
가. 민법 제495조 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 쌍방의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던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어 소멸하였거나 추후에 정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당사자들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다211309 판결 등 참조).
매도인이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매수인이나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민법 제495조 를 유추적용해서 매수인이나 도급인이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문제 된다 .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매수인의 손해배상채권 또는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이 각각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적상에 있는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었거나 정산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그 기간이 지나기 전에 상대방에 대한 채권·채무관계의 정산 소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경우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
따라서 매도인이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제척기간이 지나기 전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매수인이나 도급인은 민법 제495조 를 유추적용해서 위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서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
나. 원심판결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2. 4.경 피고에게 이 사건 폐기물파쇄기와 1호 분쇄기를 제작·설치하기로 하고 수개월 내에 그 제작·설치를 마쳤다. 이후 원고는 2013. 4.경 피고에게 2호 분쇄기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하고 수개월 내에 그 제작·설치를 마쳤다.
(2) 원고는 2013. 6.경 피고에게 분쇄기 고정도(고정칼)와 기어오일펌프를 공급하고, 분쇄기 감속기를 수리하였다.
(3) 피고는 원고에게 이들 계약에 따른 66,100,000원의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원고가 2015. 3. 23. 피고를 상대로 위 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2015. 5. 11.자 답변서를 통해서 원고에게 위 도급계약에 따른 하자담보책임을 주장하는 한편 2018. 1. 9.자 준비서면을 통해서 원고가 제작·설치한 이 사건 폐기물파쇄기와 1, 2호 분쇄기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원고의 위 미지급 대금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하였다.
(4) 원고가 제작·설치한 1, 2호 분쇄기에는 하자가 있어 피고가 수리비를 지출하였고, 2호 분쇄기는 추가로 수리할 필요가 있다.
(5) 피고가 원고로부터 1, 2호 분쇄기를 인도받은 날부터 1년 내에 원고에게 하자 보수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1) 피고가 도급인으로서 원고에 대하여 갖는 하자 보수를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은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부터 1년 내에 행사하여야 하는데( 민법 제670조 제1항 ), 위 기간 내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이미 제척기간이 지났다.
(2) 피고의 위와 같은 손해배상채권은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 발생하여 제척기간이 지나기 전 원고의 대금채권과 상계적상에 있었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495조 를 유추적용해서 위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서 원고의 대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라.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제척기간이 지난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에 의한 상계 허용 여부, 민법 제495조 의 유추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감정 결과에 대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위반 주장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그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다103199, 10320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법원의 감정촉탁 결과, 원심 감정인 소외인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원고가 제작·설치한 1, 2호 분쇄기 등의 하자로 인해 피고가 1호 분쇄기의 수리비로 20,508,970원, 2호 분쇄기의 수리비로 24,530,000원을 지출하였고, 2호 분쇄기의 수리를 위해 앞으로 27,800,000원의 수리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3. 결론
원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