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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2011. 9. 15. 선고 2011고합79 판결
[살인][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조남철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더펌 담당 변호사 이정훈 외 1인

주문

피고인을 징역 20년에 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1. 1. 당시 ○○대학교 □□□□□병원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4년차이었던 사람이다.

피고인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피고인의 아버지는 사업이 부도가 난 후 피고인의 어머니를 폭행하고 폭언하는 등 조울증 증세가 생겨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뇌경색까지 앓게 되었고, 피고인의 어머니가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등, 피고인은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성장하였다.

피고인은 이런 상황 속에서 어릴 때부터 컴퓨터게임과 판타지소설에 몰두하였고 대학생 때는 하루에 8 - 10시간씩 게임에 매달렸다.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23(여, 28세)과 2003. 3.경부터 교제하다가 2009. 5. 16. 결혼식을 올리고 서울 마포구 (이하 생략) ☆☆☆☆☆ ▽▽▽▽호를 임대차보증금 1억 5천만 원, 월세 30만 원에 임차하여 살았다. 위 ☆☆☆☆☆ ▽▽▽▽호의 임대차보증금은 피고인이 대출하여 마련하였고, 대출이자와 월세는 처가에서 내고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만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피해자와 게임 문제로 다툰 적이 있고, 결혼 후 피해자는 피해자의 부모와 여동생, 친구 등에게 피고인이 소위 ‘욱’하는 성질이 있고 집에서 게임만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2011. 1. 13.자 전문의자격시험 1차 시험을 앞둔 2011. 1. 6. 약 3시간 14분 동안 게임을 하는 등 2011. 1. 6. ~ 같은 달 10.에도 매일 게임을 하였다. 피고인의 집에 있는 데스크탑 컴퓨터와 노트북 컴퓨터에는 모두 97개의 게임파일, 47,413개의 판타지소설이 저장되어 있었다.

피고인은 2011. 2. 내지 같은 해 3.경부터 군의관 또는 공중보건의 복무가 예정되어 있었고, 성남시에 있는 유치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피해자는 2011. 2.경 첫아이의 출산이 예정되어 있었으며, 위 주거지의 임대차기간이 2011. 3. 2.자로 종료되므로, 피해자와 처가에서는 피해자의 출산을 위하여 피해자와 피고인이 거처를 안양시에 있는 처가로 옮기고 피고인은 전문의 시험을 합격하여 국군서울지구병원에서 군의관 생활을 하는 등 서울지역에 근무하면서 피해자와 같이 생활하기를 원하여 왔다. 만일 피고인이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여 지방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게 되는 경우, 피해자는 피고인과 별거하여야 하고 피고인과 계속 거주하려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처지였다.

피고인은 2011. 1. 13. 오전에 2011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자격시험 1차 시험을 치렀는데 시험이 예년에 비해 매우 어렵게 출제되어 시험을 잘 보지 주1) 못하였다. 피고인은 2011. 1. 13. 17:46경 귀가한 후 피해자와 전문의자격시험 문제에 대한 불만과 시험 결과 등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 다투었다. 그리고 피고인의 집 작은방에 있는 데스크탑 컴퓨터를 이용하여 2011. 1. 13. 19:39경부터 2011. 1. 13. 20:35경까지 판타지소설 사이트인 (인터넷 주소 1 생략)과 (인터넷 주소 2 생략) 등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고, 2011. 1. 13. 20:35경부터 2011. 1. 14. 02:56까지 ‘세틀러’라는 게임을 하고, 2011. 1. 14. 02:56부터 같은 날 03:02경까지 (인터넷 주소 2 생략) 등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한 후 2011. 1. 14. 03:05경 컴퓨터를 종료하였다.

피고인은 2011. 1. 14. 03:05경부터 06:41경 사이에 위 ☆☆☆☆☆ ▽▽▽▽호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와 다투던 중 격분하여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누르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팔을 할퀴며 저항하였음에도 계속하여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힘껏 눌러 피해자를 목눌림 질식사로 현장에서 사망하게 하여 살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공소외 12, 20, 17, 10, 22, 11, 24, 9, 4, 7, 2, 25, 6, 26, 18, 27, 3, 21의 각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16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기재

1. 공소외 5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각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압수품 사진

1. 시체검안서

1. 감정의뢰회보(수사기록 제472쪽, 제999쪽), 감정의뢰회보서(수사기록 제948쪽), 질의회보서, 부검결과에 대한 추가 질의 회보서, 감정의뢰 회보(이불), 추송서(국과수 감정의뢰 회보 등), 국과수 감정의뢰·회보 현황, 국과수 감정의뢰회보(정정통보)

1. 살인사건 현장기록(수사기록 제2056쪽 이하), 녹취록(수사기록 제2456쪽 이하), 살인사건 현장기록(현장 수거물·압수물 사진, 피의자 상처부위 사진, 수사기록 부록 제33쪽 이하)

1. 각 자료회신, 건강보험요양급여내역(피의자)

1. 피해자 안경 인환증(보관증)

1. 산부인과의사 공소외 21 제출자료

1. 현장지도 및 사진(피해자 사진포함, 수사기록 제14쪽 이하)

1. 피고인 사진 17장(수사기록 제102쪽 이하), 휴대폰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가는 사진, 피의자 피고인 소유 지갑 사진, ☆☆☆☆☆ CCTV 영상 사진(27장), 학술정보관 3층 노트북 열람실 내부도, 학술정보관 CCTV 영상사진(8장), CCTV화면 위치, 엘리베이터 내부 CCTV 사진, ▽▽▽▽호 사진 9장, ▽▽▽▽호 사진 5장, 피고인의 사진 7장(수사기록 제3413쪽 이하), 현장사진(수사기록 부록 제10쪽), 현장사진 국과수 감정모음, 사건현장 사진기록, 피고인의 상처부위

1. 부검사진 CD, 피고인동선 CCTV 영상, 현장 및 피고인 사진(CD)

1. 수사협조의뢰(CCTV 열람 및 복제)

1. 각 수사보고(변사자 남편 상처부위, 현장출동상황, ☆☆☆☆☆CCTV 판독수사, 피의자 휴대폰 분석, CCTV에 촬영된 쇼핑백, 변사발생이후 상황, 가사도우미 상대 수사, 파손된 조명기구 구입처 방문,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과정 및 결과, 유전자감정의뢰 회보, 중앙도서관 CCTV 분석, 섬유 검출여부 감정의뢰 회보, 피고인 통화내역 분석, 변사자의 아침식사 관련, 직장동료의 통화기록 정리서 제출, 피고인의 추가 휴대폰 파악, 담당 법의관 면담 및 질의, 조명기구 모의 실험, 현재시간과 CCTV와의 시간차이, 학술정보관 내 피의자 행적, 변사자 출근시간 수사, 피의자 주변인물 수사 등, 신용정보조회 회답서, 디지털분석결과, 피고인 출근패턴 분석, 13·14일 통화내역 분석, 병의원 내역, 아파트동 지하 1층·지상1층 평면도, 욕조 혈흔 상태, 피의자 피고인 휴대폰 모바일 분석, 피의자 피고인의 업무용 휴대폰, 피의자 피고인의 업무용 휴대폰 모바일 분석 관련, 디지털 분석결과2, 디지털 분석결과3, 사망추정시간에 대한 전문자료 첨부, 가사도우미 1. 14. 행적 수사, ☆☆☆☆☆ 전체 CCTV 사진 분석, 2차 가사도우미 1. 14. 행적 수사, 119신고 녹취기록, 피의자 주거지 출입상황, ☆☆☆☆☆ 입체 평면도, 피해자 공소외 23 휴대폰 모바일 분석, 피의자 성적증명서 첨부, 제중관 의국 CCTV 오차 범위, 피해자 휴대폰 알람 설정에 대함, 통신수사에 대해, 현장검증시 알콜솜 발견에 대함, 경비근무일지 사본, 생활기록부 사본 첨부, 육군서울지구병원 인사 장교 통화, 디지털 증거분석결과 첨부, 피의자·피해자 사진 첨부, 피해자 휴대폰 모바일 분석 첨부, 전문의자격시험 최종 결과 첨부, 전문의자격시험 합격 기준, 피의자 컴퓨터 저장 파일 캡쳐화면 첨부, 2011. 1. 14. 날씨 확인), 각 첨부 서류 및 사진 포함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0조 제1항 (유기징역형 선택)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Ⅰ. 기초사실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의 성장과정, 피해자와의 결혼생활 등

○ 피고인은 1980년 2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는데, 피고인이 초등학생 시절 피고인의 아버지는 인쇄소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빚을 많이 지게 된 후 1년가량 택시운전을 한 외에는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냈고 주2) , 어머니가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등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성장하였다.

○ 피고인은 위와 같은 환경에서도 공부만을 강조하는 헌신적인 어머니와 서울대 의과대학에 진학한 형의 영향을 받아 1999년에 ○○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하였고 2006. 2.경 졸업하여 2006. 3.경부터 △△△△△병원에서 인턴으로 1년간 근무한 후 2007. 3.경부터 □□□□□병원 소아과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였는데, 피고인은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 게임과 판타지소설을 좋아하였고, 대학시절에는 하루에 8-10시간씩 게임을 하기도 하고 수업 도중 나가서 게임을 하고 들어온 적도 자주 주3) 있었다.

○ 한편, 피해자는 1982년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 공소외 20과 어머니 공소외 12 사이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나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후 ◇◇◇◇◇대학교와 같은 대학 대학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였고 2008. 2.경부터 성남시 분당구에 소재한 영어유치원에서 교사로 근무하여 왔다.

○ 피고인과 피해자는 2003. 3.경부터 교제를 시작하여 2009. 5. 16. 결혼하여 서울 마포구 (이하 생략)에 소재한 ☆☆☆☆☆(이하 ‘ ☆☆☆☆☆’라 한다) ▽▽▽▽호(이하 ‘피고인의 집’이라 한다)를 임대차보증금 1억 5천만 원(피고인이 대출 받음), 월세 30만 원에 임차하여 살았고 대출이자와 월세는 처가에서 내고 있었다. 그리고 처가에서는 약 10년 전 피해자 명의로 용인시 소재 아파트(2012. 8. 입주 예정)를 분양받아 분양대금을 납부하고 있었고, 피고인과 피해자는 장차 위 아파트에 입주하기로 주4) 하였다.

○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피고인의 게임 문제로 피해자와 처음 다투기도 하였는데, 결혼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존대말을 하고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주변에 자주 하지는 않는 등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큰 갈등은 없이 지내왔으나 집안에 있을 때 피고인은 주로 방에서 혼자 게임을 하고 피해자는 주로 거실에서 혼자 TV를 보면서 시간을 따로 보냈다(결혼 이후 피해자는 영화관을 혼자 가기도 하였다). 이에 피해자는 피해자의 부모와 여동생, 친구 등에게 피고인이 집에서 게임만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피고인이 소위 ‘욱’하는 성질이 있다고 말하기도 주5) 하였다.

2. 사건 발생 무렵의 사실관계

○ 피고인은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2011. 2.경 내지 같은 해 3.경 사이에 군의관 또는 공중보건의 복무가 예정되어 있었고, 2011. 1. 전문의자격시험에 합격할 경우 2011. 2. 말경 입대하여 군의관으로 복무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피고인 집의 임대차기간도 2011. 3. 2.자로 종료될 예정이었고, 피해자는 피고인과 사이에 임신한 첫아이를 2011. 2. 12.경 출산할 예정이어서 피해자는 출산 후에 안양시에 있는 처가에 입주하여 산후조리를 할 계획이었다. 또한, 피고인이 지방근무를 하게 될 경우 피해자는 피고인과 별거를 해야 하거나 피해자가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기에 피해자는 피고인이 전문의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서울 삼청동에 소재하는 국군서울지구병원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하여 피해자와 함께 처가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은 계속 직장을 다닐 수 있기를 원하였다.

○ 한편, 국군서울지구병원에는 2011년에 소아청소년과 군의관 1명이 전역하기 때문에 배정인원 1명이 있는 상태였고 후임자는 주로 전역하는 선임자가 전문의 중 입대를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선발하는 방식으로 충원을 하였는데, 당시 전역하는 선임자가 피고인과 같은 대학 선배였기에 피고인과 같은 날 전문의자격시험을 치르는 같은 대학 동기 레지던트 중 4명이 위 선임자에게 자기 진술서 같은 서류를 제출하기도 하였다(피고인 검찰 진술 등 주6) 참조).

○ 피고인은 2011. 1. 13.자 전문의자격시험 1차 시험(이하 ‘1차 시험’이라고만 한다)을 앞두고 2010. 11. 초경부터 □□□□□병원에 출근하지 않고 ○○대학교 학술정보관 등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2010. 11. 1.부터 2011. 1. 14.까지 피고인이 학술정보관에 출입한 날은 총 54일이고 이 중 사건 당일인 2011. 1. 14.에 출입한 시각이 ‘07:14’으로 가장 빠르고 사건 당일을 제외한 날 중 가장 빨리 출입한 시각은 ‘07:28’(2010. 11. 5. 1회)이며 07:30-08:00 사이에 출입한 날은 4일(그 중 3일은 07:50 이후), 08:00-09:00 사이에 출입한 날은 9일, 09:00-10:00 사이에 출입한 날은 19일, 10:00 이후 출입한 날은 20일이다. 그리고 피고인은 2011. 1.에 2011. 1. 12.(1차 시험 전날)까지는 학술정보관에 9일 출입하였는데, 그 중 2011. 1. 3. 08:01, 2011. 1. 4. 07:55 외에는 모두 9시 이후에 출입하였다(수사기록 제1018쪽 이하).

○ 피고인은 2011. 1. 13.자 1차 시험을 앞둔 2011. 1. 6.에도 약 3시간 14분 동안 게임을 하였고(같은 날 학술정보관에 출입한 기록은 없다), 같은 달 10.까지 매일 1시간 내지 2시간가량 게임을 하였으며 주7) , 피고인의 집에 있는 데스크탑 컴퓨터와 노트북 컴퓨터에는 모두 97개의 게임파일, 47,413개의 판타지소설이 저장되어 있었다.

○ 피해자는 피고인 소유의 (차량등록번호 생략) 폭스바겐 승용차를 이용하여 출근을 하였는데, 2010. 12. 1.부터 2011. 1. 13. 사이에 ☆☆☆☆☆ 주차장 출구에 설치된 차량 번호판 인식 CCTV에 녹화된 위 차량의 출차시간 중 가장 빠른 시간은 ‘07:12’(2010. 12. 24., 수사기록 제733쪽)이고, 가장 늦은 시간은 ‘07:44’(2010. 12. 23., 수사기록 제732쪽) 주8) 이다.

○ 가사도우미 공소외 10은 피해자가 임신한 이후인 2010. 6. 9.부터 2011. 1. 12.까지 일당 4만 원을 받고 매주 수요일 아침 09:00부터 13:00까지 피고인의 집을 청소하였는데,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주9) 출입하였고 출입 전후로 피해자에게 문자로 통보하였으며 청소를 마치고는 집안의 쓰레기를 모두 비웠다. 그리고 공소외 10이 청소할 당시 피고인 집의 밥솥을 설거지한 적은 거의 없고, 식탁 위에는 주로 식빵이나 바나나가 놓여 있었다.

3. 사건 전날 및 당일의 피고인 및 피해자의 행적

○ 피고인은 2011. 1. 13. 6시쯤 일어나 7시쯤 집에서 나와 9시부터 12시까지 1차 시험을 보고 □□□□□병원에 가서 3시부터 4시까지 담당 교수 등에게 인사를 한 후 피해자와 통화를 하여 4시반경 서울 ◎◎역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하고 같은 날 17:46 주10) 경 귀가하였는데,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CCTV에 녹화된 영상에 의하면 당시 피해자와 피고인이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피해자가 반대방향으로 돌아서는 장면 등이 있다.

○ 한편, 피해자는 2011. 1. 13. 15:00경 유치원에서 동료 공소외 11과 함께 퇴근했는데, 당시 피해자의 얼굴에는 아무런 상처가 없었다. 그리고 피해자는 유치원의 출근시간이 9시임에도 평소 8시를 전후하여 출근을 하면서 지각과 결근을 한 적이 없는데, 같은 날 피해자는 공소외 11에게 일기예보를 보고 “내일(1. 14.) 눈이 많이 온데”라고 얘기하였고, 2011. 1. 14. 서울에는 눈이 2.0cm 주11) 내렸다.

○ 2011. 1. 13. 피고인과 함께 집에 돌아온 후 피해자는 17:48경(휴대전화 통화내역 기준 시각) 어머니 공소외 12와 04:12초간 통화를 하였는데, 이 때 피해자는 “뱅크데이(외국 선생님들이 본국에 송금하기 위해 일찍 마치는 날)여서 유치원이 일찍 끝나 피고인을 만나 ◎◎ 아웃백에서 스테이크를 먹고 같이 들어와 있다. 전화왔다고 (피고인에게) 전해 줄게.”라는 등의 말을 하였고 피고인의 시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주12) 않았다.

○ 피해자는 2011. 1. 13. 19:53경부터 같은 날 20:40경까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인터넷에 접속하여 여러 쇼핑사이트를 방문하였고, 같은 날 20:20경에는 ‘ ▷▷▷▷’이라는 네이버 카페에 접속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제1712쪽).

○ 피고인은 같은 날 주13) 19:39경부터 피고인의 집 작은방에서 데스크탑 컴퓨터를 이용하여 판타지소설 사이트인 (인터넷 주소 1 생략)과 (인터넷 주소 2 생략) 등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고, 20:35경부터 세틀러 주14) 게임 을 시작하였다가 21:41경 피고인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와서 04:08초 동안 통화를 한 후(피고인은 작은 방에서 나와 안방에서 전화를 받았다고 주15) 진술함) 다음날인 2011. 1. 14. 02:56경까지 세틀러 게임을 하고, (인터넷 주소 2 생략) 등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여 부동산투자 관련 게시글 등을 본 후 같은 날 주16) 03:05경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컴퓨터를 종료하였다.

○ 피고인은 2011. 1. 14. 06:41경(지하1층 엘리베이터 복도 CCTV 기준) ☆☆☆☆☆ 22층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여 지하1층에서 내렸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의 이마에 있는 상처를 거울에 비춰 보았다. 그리고 당시 피고인은 검은색 책가방을 어깨에 메고 흰색 쇼핑백을 손에 들고 가서 □□□□□병원 숙직실에 있는 피고인의 책상 아래에 쇼핑백을 둔 후 같은 날 07:14경 ○○대학교 중앙도서관 게이트 입구를 지나 학술정보관 노트북열람실에 들어갔다. 한편, 사건 발생 이후 확인 결과, 위 쇼핑백에는 주사기, 멸균거즈, 청진기(부품 포함), 수액, 수액 주사바늘, 리도카인 주사액(국소마취제), 헤파린(혈액항응고제)이 들어 있었는데, 이 중 리도카인 주사액과 헤파린을 제외한 물품은 피해자가 유치원에서 교육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피고인을 통하여 □□□□□ 병원에서 가져온 소모품이고, 2011. 1. 3.경 유치원에 가져와서 1. 12.경 피해자가 다시 가져갔는데, 장부에 적지도 않는 것으로서 병원에 반드시 반납하여야 할 물품은 주17) 아니었다.

○ 피고인은 학술정보관 내의 노트북열람실에서 자리를 배정받았다가 다시 배정받아 창가자리로 바꾸었는데 위 창가자리는 열람실 내의 CCTV가 비치지 않는 사각지역(수사기록 제897쪽 참조)이어서 당시 피고인이 열람실내 좌석에서 어떤 행동을 하였는지 열람실 내에 설치된 CCTV에 녹화된 영상으로는 확인할 수 주18) 없다.

○ 피고인은 같은 날 08:55경 열람실에서 나와 장모 공소외 12에게 전화를 하여 공소외 12가 “시험보느라 고생했다”고 하자 피고인은 “시험이 어려워 떨어지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9시 이후에는 피해자와 전화가 되지 않아 4시 이후에 통화가 주19) 된다.” 라는 말을 하였고 공소외 12는 “나도 그런 줄 알고 있다.”라고 말하였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와 함께 있을 경우 피해자가 바꿔주어 장인, 장모와 통화를 하는 외에는 평소 혼자 있을 때 장인, 장모에게 안부전화를 하는 경우는 없었으며 주20) , 장모는 피해자와 통화를 자주 하여 피해자가 유치원에서 수업하는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는 피해자와 통화가 잘 안 된다는 사정은 익히 알고 있었다.

○ 피고인은 같은 날 12:26경부터 12:44경까지 중앙도서관 게이트를 통해 도서관 밖으로 나온 후 12:44경 다시 중앙도서관 게이트를 통해 열람실로 들어갔는데, 당시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머플러를 감고 있는 장면과 피고인의 오른쪽 주머니에 사각형의 검정색 주21) 물체 를 넣는 장면이 있다.

○ 한편, 피해자가 평소 출근 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지났는데도 출근을 하지 않자 직장동료 공소외 11이 같은 날 08:56경 피해자에게 처음으로 전화를 한 것을 시작으로(그 때부터 09:30까지는 10번 이상 전화를 함, 수사기록 제556쪽) 직장동료들이 번갈아가며 16:49경까지 수차례 전화하였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고 같은 날 17:11경까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는 부재중 전화 45건, 확인하지 않은 문자메시지 14건의 착신 내역이 주22) 있었다.

○ 피해자의 직장동료들은 피해자가 출근 시간이 지나도 출근을 하지 않자 □□□□□ 병원에 근무하는 피고인의 동료를 통하여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를 알아내어 같은 날 09:34경부터 피고인에게 수차례 전화를 하였으나 신호만 갈 뿐 통화는 되지 않았고, 그 때부터 같은 날 16:49경까지 피고인의 휴대전화에는 부재중 전화(대부분 피해자의 직장동료들이 전화한 것임)와 급히 연락을 달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포함하여 49건의 착신내역이 있었다. 그리고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1318건의 사용내역을 확인한 결과, 부재중 전화가 103건이었는데 그 중 35건이 2011. 1. 14.에 집중되었고, 전문의자격시험 준비기간인 2010. 11. 1.부터 2011. 1. 12.까지 사이에 휴대전화 사용 내역 438건 중 06:00-15:00 사이의 사용 내역은 225건이었다.

○ 피해자의 직장동료들은 피해자가 출근하지 않고 피해자 및 피고인과 계속 연락이 되지 않자 유치원에 피해자의 주소지로 기록된 피해자의 이모 공소외 13의 아파트로 직접 찾아가 관리사무소를 통하여 공소외 13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같은 날 16:40경 공소외 13에게 전화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였다. 이에 공소외 13은 곧바로 공소외 12에게 전화하였고 공소외 12는 유치원에 전화하여 이를 확인한 후 피해자에게 곧바로 전화하였으나 연락이 되지 않자, 피고인에게 16:46경 “ ●서방(피고인) 무슨일 있어”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자 16:50경 피고인에게 전화를 하여 피고인이 전화를 받았다.

○ 공소외 12는 위 전화 통화시 피고인에게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도 않고 유치원에 출근도 안 했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 집에 가보라”는 등의 말을 하였고 주23) , 공소외 12와 전화를 끊은 후 피고인은 16:52경 부재중 전화가 와있던 피해자의 직장동료 공소외 14에 전화하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나 집 전화로는 전화를 하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출발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집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그날 부재중 전화가 2통화가 와있던 피고인의 동료 공소외 15에게 16:55경 전화를 하였고 ☆☆☆☆☆에 거의 이르러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17:04경 1차례 전화를 주24) 하였다.

○ 피고인은 주25) 17:07경 ☆☆☆☆☆ 1층 엘리베이터 복도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22층에 있는 피고인의 집으로 갔는데, 당시 엘리베이터 안의 CCTV에 녹화된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은 엘리베이터 안을 서성이며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보기도 하고 왼쪽 팔의 소매를 걷어 올려 상처부위를 보기도 하였다.

○ 피고인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간 후 안방 욕실의 욕조에서 사망한 상태로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였고, 피해자의 배에 손을 올리는 것 외에는 별달리 피해자를 만지거나 자세히 관찰하지는 않은 채(피고인 검찰 진술에 주26) 따름) 17:09:47경 공소외 12에게 전화하여 “피해자가 욕조에 넘어져 죽은 것 같다. 죽은 지 시간이 좀 된 것 같다.”라고 말하고(당시 공소외 12는 피해자의 여동생을 데리고 피해자의 집으로 가는 중이었고 전화는 처제가 받음), 17:11:45경 장모와 전화를 끊은 직후(13초 후) 17:11:58경 119에 전화하여 “아내가 욕조에 쓰러져 있는데 사망한 것 같다. 의식이 전혀 없다. 제가 의사인데 사망한 다음에 수 시간 이상 지난 것 같다.”(수사기록 제1607쪽 이하)라고 신고하였다.

○ 피고인은 이후 같은 날 17:13경 112에 신고하였고, 마포경찰서 ◁◁지구대에 근무하는 공소외 16 경위 등이 현장에 출동하여 17:20경 119대원( 공소외 17 반장 등)을 ☆☆☆☆☆ 1층에서 만나 함께 피고인의 집으로 올라가서 피고인의 안내를 받아 욕실로 갔다. 이때 공소외 17이 피고인에게 “시반이 형성되어 사망시기가 명백하게 나타났다”고 말하자 피고인은 “시간이 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고, 공소외 16은 피고인과 신고 경위 등에 대한 대화를 주27) 나누면서 피고인의 이마와 관자놀이 부위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았는데, 당시 피고인은 거실 세면대 쪽으로 가서 수도꼭지를 틀어 손으로 입을 축인 후 수건으로 입을 닦고 거울을 보고 나서 수건으로 이마의 상처 부위를 주28) 닦았다.

○ 한편, 마포경찰서 강력팀 소속 공소외 18 순경, 같은 경찰서 과학수사팀 소속 공소외 8 경사 등은 같은 날 17:40경 ☆☆☆☆☆ 주차장에 도착하여 17:55경 피고인의 집에 올라가서 사건 현장을 살피면서 현장사진을 찍었고, 공소외 8은 18:10경 변사자의 사인이 불분명하다고 과학수사팀장 공소외 19 경위에게 연락하여 공소외 19 경위가 18:40경 현장에 도착한 후 18:41경 욕조에 있던 피해자를 재촬영하였고, 18:48경 피해자를 욕실에서 꺼내어 18:50경 안방 바닥에 눕히고, 19:35경 □□□□□병원 운구차량을 이용하여 □□□□□ 병원으로 이동하여 20:04경 □□□□□병원 영안실에 도착하였다( 공소외 18, 8 법정 진술 및 수사기록 제290쪽, 제687쪽 등).

○ 공소외 8 등이 도착한 후 사체를 옮기기 전 사이에 공소외 12와 공소외 20은 현장에 도착하였는데 공소외 20이 피고인의 이마와 귓불 밑에 상처를 보고 피고인에게 “너희들 싸웠니”라고 묻자 피고인은 “일방적으로 피해자에게 당했죠. 전문의 시험에 누군가는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하였고 공소외 20이 재차 “이마는 왜 그래”라고 묻자 피고인은 일어나 싱크대 쪽으로 걸어가서 위로 열리는 찬장문을 열며 “여기서 그랬습니다.”라고 주29) 말하였다.

4. 사체 발견 당시 사체 및 현장, 피고인의 모습 등

○ 사망 후 최초 검안 당시 피해자는 잠옷을 입은 채 욕조를 가로질러 배를 위로 하여 오른쪽 다리는 욕조의 약간 왼쪽 부분, 왼쪽 다리는 욕조의 중앙 부분, 머리는 욕조의 오른쪽 안쪽 부분에 위치한 채 대각선 방향으로 누워있었는데, 하체는 허벅지 부분이 욕조의 바깥쪽 턱 부분에서 걸쳐 있고, 무릎은 접힌 채로 무릎 이하 부분이 욕조 바깥에 나와 있었고 발바닥은 욕실바닥을 향하여 있었으나 욕실 바닥에 닿지는 않았다. 그리고 피해자의 상체는 욕조 안에 있었으나 등 부분과 욕조 바닥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있었으며 피해자의 머리는 욕조 안쪽 오른쪽 면에 머리 뒤 부분이 닿은 채 다소 앞쪽으로 접히면서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오른 팔은 펼쳐 있고 왼팔은 접혀 있었다(현장사진 등 참조).

○ 피해자는 시력이 마이너스 7.5~8.5디옵터여서 밖에서는 콘택트렌즈를, 집 안에서는 안경을 착용하여야 생활이 가능하였는데 사체로 발견 당시 피해자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피해자의 안경은 안방과 안방 욕실 사이에 있는 화장대 옆 서랍장의 선반에 놓여 있었고 주30) , 콘택트렌즈 보관함은 화장대 위에 놓여 주31) 있었으며 욕실 안에 있던 샤워용품 등 물품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욕조 바닥에 소변이나 물기가 있지는 않았다. 피해자는 머리를 감지 않았고 화장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다.

○ 사체 발견 당시 피해자의 휴대전화는 안방 협탁 위에 놓여 주32) 있었는데 피해자의 휴대전화 알람시계는 05:40으로 설정되어 있었고, 피고인의 개인휴대전화의 알람시계는 06:10과 06:15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 2011. 1. 14. 17:58경 피고인의 집 안방 입구 보일러의 온도 표시는 21℃(수사기록 제293쪽)였고, 당시 수은온도계를 사용하여 잰 욕실의 온도는 약 17-18℃였으며, 20:25경 □□□□□병원 영안실의 온도는 14.9℃였고, 20:27경 위 영안실에서 잰 피해자의 1차 직장온도는 27.1℃, 20:32경 같은 곳에서 잰 2차 직장 온도는 26.9℃였다.

○ ☆☆☆☆☆는 지하 6층, 지상37층(수사기록 제1628쪽)의 주상복합건물로서 피고인의 집인 ▽▽▽▽호는 지상 22층 통로의 제일 끝 쪽에 위치해 있고 엘리베이터 또는 비상계단을 통하여 22층으로 와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거나 주33) 창문 을 통하여 들어오는 외에는 달리 출입할 방법이 없는데 당시 현관문이 손괴된 흔적은 없었고 집안 내 물건 등이 피고인이 당일 아침 나갔을 때에 비하여 흐트러져 있거나 손괴된 흔적, 물건이 도난당한 흔적 또한 주34) 없었다. 그리고 당시 출입한 경찰관, 소방대원 등은 모두 신발을 벗고 피고인의 집으로 들어갔는데 공소외 8 경사가 현장에 도착한 직후 현장조명용 라이트(직광이 아닌 사광선을 이용)로 거실의 불을 끄고 바닥을 확인하였으나 신발흔적은 발견하지 주35) 못했다.

○ 피고인의 집 안방에 있는 협탁 위에는 평소 조명기구(스탠드)가 완전한 상태로 있었고 2011. 1. 12. 공소외 10이 청소하였을 때도 안방 협탁 위에 있었는데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될 당시 사건 현장에서는 위 조명기구가 분해된 채로 협탁 밑에 쌓여 있었다(수사기록 제404쪽 사진 주36) 등).

○ ☆☆☆☆☆는 평일 05:00-07:30경에는 출입자들이 많지 않고 07:30경부터 출근하기 위해 나가는 사람이 많은 편이고, 신문배달원은 여자이고 우유배달원은 여자 1명, 남자 1명, 야쿠르트 배달원은 여자 1명인데, 신문과 우유는 새벽 4-5시면 배달이 끝나고 야쿠르트 배달은 07:30경에 끝나며, 택배, 음식배달, A/S 수리공, 이삿짐 등 외부 출입자들은 보통 9시 이후에 출입한다. 그리고 지상 1층부터 지하 6층까지는 자동문시스템으로 되어 있는데 자동문시스템은 보안카드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고 보안카드가 없는 사람들은 출입구에 인터폰이 설치되어 있어 입주자와 통화를 하고 입주자가 그 사람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주거나 경비원에게 열어 달라고 해야 한다. 다만, 출입이 빈번한 시간에는 사람들이 나오거나 들어갈 때 따라서 들어갈 수는 있고 지상 1층 출입문, 지하 2층 출입문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 지하 2층부터 지하 6층 출입문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지상 1층부터 지하 6층까지는 보안카드나 비밀번호가 있어야 비상계단으로 통과가 되고 2층부터는 보안카드나 비밀번호가 없어도 비상계단 출입이 가능하여 2층부터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더라도 비상계단을 통하여 층 사이로 이동할 수 있고 엘리베이터 안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다( ☆☆☆☆☆ 경비원 공소외 24의 법정 진술).

○ 피해자의 사체 발견 당일 피고인은 유족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그 직후인 2011. 1. 15. 00:05경 피고인의 동의하에 촬영된 사진에 의하면 피고인의 몸에는 다음과 같은 상처들이 있었다(수사기록 제79쪽 이하, 현장 및 피고인 사진 CD 131번 이하 사진 등). 즉, ① 피고인의 이마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 부분에는 ‘ㄴ’자 형태의 상처가 있는데 그 중 ‘ㅡ’ 부분은 2cm 정도로서 약간 왼쪽 아래 대각선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고 오른쪽 눈 방향이 보다 선명하고 왼쪽 눈 방향으로 갈수록 조금씩 가늘어지고 흐려지는 형태의 모양을 띠고 있으며, ‘l' 부분은 ’ㅡ‘부분보다 짧은데(0.5cm 정도) 중간 부분이 상대적으로 흐린 형태의 모양을 띠고 있다. ② 피고인의 왼쪽 팔뚝에는 아직 아물지 않은, 크기와 방향이 다른 불규칙한 형태의 상처들이 9개 이상 존재하는데(수사기록 84쪽) 그 중 가장 큰 것은 가로 1cm, 세로 0.5cm 정도이고 깊게 패인듯한 모양을 띠고 있으며, 왼팔목에 가까운 부분에도 2개 정도의 상처가 더 존재한다. ③ 피고인의 오른쪽 팔뚝 부분에는 5개 정도의 상처가 존재하는데(수사기록 제83쪽) 그 중 3개의 상처는 0.5-1cm 정도의 크기로서 보다 선명하고, 오른쪽 팔꿈치 부분에 상처가 1개 더 있다. ④ 피고인의 오른쪽 관자놀이 아래 부분에 ‘l'자 형태의 긁힌 듯한 상처가 있고, 얼굴부분(왼쪽 뺨 부분 1개, 오른 쪽 귀 아래 부분 2개)에 좁쌀만한 크기의 상처가 있다. ⑤ 피고인의 오른쪽 등과 어깨 부분에 ‘\’ ‘/’ 방향으로 긁힌 듯한 흔적과 상처(3cm 내지 6cm 정도)가 존재하며,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손등 부위에 0.5cm 정도 크기의 상처가 있다.

5. 검안 및 부검, 혈흔 등 감정 결과

가. 검안서 기재 내용

○ 검안의 공소외 9는 사건 당일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를 검안하였고 피해자를 □□□□□병원 영안실로 옮긴 후에도 재차 검안한 후 피해자에 대한 시체검안서를 작성하여 마포경찰서에 제출하였는데, 위 검안서에는 사망일시란에 “2011. 1. 14. 06:00-08:00경으로 추정됨”, 기타의 신체상황란에는 “1)사후강직이 전신에 옴 2)열창이 후두부에 있음(세로 약1.5cm) 3)미간과 비근부, 우측 협부와 우측하 악부에 걸쳐서 주37) 종창됨 4)일혈반(멍)이 우측 하안검, 우측 전후경부, 좌슬부(약2x3cm)에 주38) 있음 5)암적색의 시반이 우측상흉부배면, 요부에 옴, 6)신장 약 155cm", 검안일시란에는 ”2011. 1. 14. 18:00“, 사망원인란에 ”불상“이 각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제13쪽).

나. 부검감정서 기재내용

○ 2011. 1. 17.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라 한다)에서 법의관 공소외 4의 집도 아래 피해자의 사체에 대한 부검이 행하여졌고, 공소외 4는 국과수의 다른 법의관들과 의견 검토를 하고 내부 결재과정을 거쳐 2011. 2. 1. 사인에 대하여 “목눌림 질식의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됨”이라고 기재한 부검감정서를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는데, 부검감정서에 기재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주요 부검 소견

① 얼굴, 머리, 목

㉮ 좌우 눈꺼풀결막에서 일혈점, 일혈반, 혈종 형성을 봄. 오른 눈부위에서 멍을 동반한 국소적인 찢긴 상처를 보고, 오른 눈 아래부위와 코뿌리에서 국소적인 찢긴 상처를 봄. 아래위 입술 점막에서 멍을 봄.(부검사진 2~6 참조)

㉯ 이마 부위 중 왼 눈썹 안쪽 가장자리 근처에서부터 마루부위를 향해 형성된 선상의 피부까짐을 보고, 오른 이마관자 경계에 가까운 곳에서 반상의 피부까짐을 봄. 마루뒤통수부위에서 피부까짐을 동반한 찢긴 상처를 보고, 이 찢긴 상처부위와 그 주변 여러 주39) 곳 의 머리덮개밑물렁조직층에서 출혈을 봄. 머리뼈와 머리뼈 안에서 특기할 점을 보지 못하고, 뇌 실질에서 손상이나 질병의 소견을 보지 못함.(부검사진 4, 7 ~ 10 참조)

㉰ 목 부위 중 앞목삼각과 왼 목빗근부위에 피부까짐과 피부속출혈이 선상 혹은 불규칙한 모양을 이루면서 형성되어 있고 왼 목빗근부위와 왼 빗장뼈부위에서 건조가 동반된 주40) 피부까짐 을 봄. 오른 턱뼈각 주변의 피부밑물렁조직층에서 출혈을 보고, 오른 목빗근에서 근육속출혈을 봄. 방패샘에서 하시모토방패샘염 소견을 보고, 방패연골 왼 위뿔 주변의 물렁조직에서 국소적인 출혈을 보며, 좌우 성대 하방의 기도점막에서 출혈을 봄.(부검사진 11 ~ 16 참조)

② 몸통

㉮ 등부위 외표 및 물렁근육층은 고도의 울혈상이며, 갈비뼈 뒤쪽에서 골절을 보지 못함(부검사진 17, 18).

㉯ 가슴부위 외표에서 특기할 손상을 보지 못하고, 오른 유방 실질에서 국소적인 출혈을 보며, 갈비뼈에서 골절을 보지 못함(부검사진 19~21).

㉰ 심장동맥, 심장판막, 심실근육층에서 특기할 질병을 보지 못함. 허파표면에서 일혈점을 보고, 허파 실질에서 특기할 질병을 보지 못함. 간, 콩팥, 지라, 이자 등 배안의 주요 장기 실질에서 특기할 질병을 보지 못함(부검사진 22~24 참조).

㉱ 위(위) 내부에서 소량의 액상(액상) 내용물을 봄(부검사진 25 참조).

㉲ 태아의 심장, 허파, 간, 콩팥, 부신, 지라, 가슴샘 등 내부 실질 장기와 태반 및 탯줄에서 특기할 기형이나 질병을 보지 못함(부검사진 26~28참조).

③ 팔, 다리

㉮ 좌우 세모근부위, 왼 팔꿉부위 가쪽과 뒤쪽, 오른 위팔부위, 오른 아래팔부위, 오른 손목부위, 오른 손등과 손가락 등에서 멍을 보고, 오른 손등에서 국소적인 피부까짐을 봄(부검사진 19, 29~31참조).

(2) 검사소견

① 피해자의 혈액, 위 내용물, 오른 아래팔뒤부위의 피부밑지방조직 및 태아의 혈액에서 청산염, 유기인제류, 유기염소제류 등이 검출되지 않음(법과학부 약독물과 공소외 28의 감정에 의함)

② 혈중알콜농도는 0.010% 주41) 미만임 (법과학부 화학분석과 공소외 29의 감정에 의함)

(3) 설명

① 변사자 및 자궁 내 태아에서 사망에 이를만한 특기할 질병을 보지 못하는 점, ② 목부위의 피부까짐, 피부속출혈, 물렁근육출혈, 기도점막출혈, 이마부위의 피부까짐, 눈부위 등의 찢긴 상처와 멍, 아래위 입술점막의 멍 등을 보는바, 얼굴부위와 목부위의 앞쪽에 외력이 가해진 것으로 인정되는 점, ③ 마루뒤통수부위에서 찢긴 상처와 여러 곳의 머리덮개밑물렁조직출혈을 보는바, 이러한 머리부위 손상은 직접적인 사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마루뒤통수부위에 여러 차례의 둔력이 가해진 것은 인정되는 점, ④ 이외에도 오른 유방 실질의 출혈과 팔다리의 여러 멍이 동반된 것을 보는 점, ⑤ 특기할 독물이나 약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할 때 변사자의 사인으로 목눌림질실의 가능성을 우선 고려해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됨.

○ 이후 공소외 4는 2011. 2. 16. 위 부검결과에 대한 수사기관의 질의에 대한 회보서를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여 사인을 “손에 의한 목눌림 질식사”로 보다 구체화하였는바, 위 질의회보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다.

① 손으로 목을 눌러 질식하게 할 경우 일정한 형태가 없는 피부까짐이나 피부밑물렁근육층의 출혈 등의 손상이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전형적인 손톱자국 혹은 손가락모양 등이 형성되는 경우는 드물다. (중략) 피해자의 경우 목부위 외표 앞쪽과 왼쪽 등 여러 곳에서 불규칙한 모양의 국소적인 피부까짐을 다수 보고, 내부소견에서도 목부위 좌우 여러 곳의 출혈을 보는바, 이는 목부위 여러 곳에 국소적인 압력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생각되므로, 손에 의한 목눌림(액경)의 가능성을 우선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② 피해자의 오른 눈꼬리부위에서 혈흔이 섞인 물체가 (오른쪽) 귀 방향으로 흐른 주42) 현상 은 오른 눈부위 안쪽의 찢긴 상처에서 발생한 출혈이 흐른 흔적으로 생각되며, 제출된 현장사진에서 볼 때 피해자의 얼굴 부위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혈액이 오른눈꼬리부위에서부터 오른 귀쪽을 향해 흐른 것은 변사자의 발견 당시의 자세에 부합되지 않으며 이러한 출혈이 일어나고 일정한 시간이 경과된 후 변사자가 이동되었거나 자세가 변경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 혈흔 등 감정 결과

○ 피고인은 사건 당일 아침 집을 나가면서 자신이 입었던 검은색 츄리닝 바지와 흰색 상의 후드티를 말아서 장롱의 위쪽에 놓았는데 주43) , 사후 감정 결과, 피고인의 상의 후드티의 모자끈에 묻은 혈흔에서 검출된 DNA형은 피해자의 DNA형과 일치하고, 오른팔 부분과 왼쪽 소매 외부에 묻은 혈흔에서 검출된 DNA형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DNA형이 혼합되었고, 가슴과 아랫배, 왼쪽 소매내부, 등 하단에 묻은 혈흔에서는 피고인의 DNA형만 검출되었다. 그리고 피고인의 츄리닝 바지 왼쪽 안쪽 재봉선에서 채취된 혈흔에서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혼합 DNA형이 검출되었고, 바지 윗부분의 혈흔에서 검출된 DNA형은 피고인의 DNA형과 일치하였다.

○ 피해자가 당시 입고 있던 상의 오른팔 혈흔에서 검출된 DNA형은 피고인의 DNA형과 일치하고, 상의의 가슴, 어깨, 오른팔 하단부 혈흔에서는 피해자의 DNA형이 검출되었으며 피해자의 오른쪽 손톱에서는 피고인의 혈흔과 DNA가 검출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왼쪽 손톱에서는 혈흔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DNA형이 혼합하여 검출되었다(수사기록 제431쪽, 제953쪽, 제3751쪽, 공소외 6의 법정 진술 등).

○ 피해자가 입고 있던 바지에서는 혈흔, 정액, 타액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허벅지 상단에서 확인되는 주44) 반흔 을 절취하여 시험한 결과 피해자의 DNA형만 검출되었다(수사기록 제3755쪽). 쓰레기통 휴지뭉치에 있는 혈흔에서는 피고인의 DNA형이 검출되었다(수사기록 제 3755쪽).

○ 피고인의 집 안방 침대이불에 있는 세 개 부위의 혈흔에서는 피해자의 DNA형이 검출되었고(수사기록 제1158쪽 등), 같은 장소에 있던 침대 패드에 묻은 혈흔 및 넓게 퍼진 노란색 반흔(가로 세로 약 1미터)의 소변에서 검출된 DNA형은 피해자의 DNA형과 일치하였다(수사기록 제3751쪽 등).

○ 피고인의 집 싱크대에 있던 컵 주45) 6개 와 과도 1개에 대한 타액검출 및 DNA형 분석 결과, 피고인과 피해자의 DNA형만 검출되고 제3자의 DNA형은 검출되지 않았다. (수사기록 제964쪽).

6. 기타

○ 피고인이 2011. 1. 13. 치른 소아청소년과 1차 시험은 예년에 비해 매우 어렵게 출제되어(전문의자격시험의 합격기준은 60점 이상),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소아청소년과 1차 시험 합격률은 평균 93.86%였으나, 2011년 합격률은 56.85%였고, □□□□□병원의 소아청소년과에 근무하는 레지던트 중 피고인과 함께 전문의자격시험을 치른 16명 중 피고인을 포함한 9명이 1차 시험에 불합격하였고(2011. 1. 23. 2차 시험이 있었고, 2011. 1. 20. 1차 시험 합격자가 발표됨),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2010년에는 응시생이 1차 시험에 전부 합격하였다. 그리고 1차 시험 합격자 중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소아청소년과의 2차 시험 평균합격률은 99.26%였고 같은 과의 2011년 2차 시험 합격률은 100%였으며, 2011년에 1차 시험을 피고인과 함께 치른 □□□□□병원 동기 중 1차 시험에 합격한 7명은 모두 2차 시험에 합격하였다.

○ 피고인은 사건 발생 이후 주거지를 부모님이 거주하는 곳으로 옮겼는데, 경찰과 동행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집에 총 6회 정도(피해자의 분향소가 차려져 있던 때 일자불상경, 2011. 1. 21., 2011. 1. 31., 2011. 2. 초순, 2011. 2. 9., 2011. 2. 14.) 들어갔고(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형이 혼자 들어가거나 함께 들어감), 그 중 2011. 2. 9.과 2011. 2. 14.을 제외한 날에는 경찰에 연락하지 않고 들어갔다(수사기록 제1611쪽).

○ 피고인은 사건 당일부터 2011. 1. 20.까지 피해자의 빈소에 있었는데, 빈소의 가족실에서 2011. 1. 18. 22:00~23:04까지 노트북컴퓨터로 (인터넷 주소 1 생략) 사이트에 접속하여 약 12개의 판타지소설을 보고, (인터넷 주소 2 생략) 주46) 여자친구갤러리 에 접속하였고, 2011. 1. 19. 09:19 ~ 11:42에도 같은 장소에서 노트북컴퓨터로 (인터넷 주소 1 생략)에 접속하여 약 25개의 판타지 소설을 보았다.

○ 피고인은 2004년경 신촌 □□□□□병원 피부과에서 주47) ‘편평사마귀’ 로 추정되는 병명으로 진료를 받은 외에는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은 내역이 없다.

○ 피해자는 2002. 8. 6.부터 2003. 4. 25.까지 “신경성병적과식”으로 정신과진료를 받은 적이 있고, 2008. 4. 6. 갑산샘중독증(갑생샘기능항진증)으로 진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2009. 12. 12. 계류유산(자연유산)을 한 적이 있다. 피해자는 이후 다시 임신하여 2010. 6. 19.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산부인과(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공소외 21)에 내원하여 임산부에게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모든 검사를 받았고 분만예정일인 2011. 2. 12.경 정상 분만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한편, 피해자가 2011. 1. 10. ♤♤산부인과에서 측정한 혈색소(Hb) 수치는 WHO 기준 빈혈수치인 11g/dL 보다 낮은 10.7g/dL이었고, 피해자가 2010. 6. 29. 공소외 21의 병원에 내원하여 한 혈액검사 결과에 의하면, 피해자의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가 정상범위인 0.27-4.20 사이보다 낮은 0.1999로 나타나 있다.

Ⅱ. 피고인 및 주48) 변호인 의 주장 및 쟁점

1. 피고인의 주49) 주장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2011. 1. 13. 저녁 귀가한 이후부터 2011. 1. 14. 06:41경 피고인이 집을 나올 때까지 피해자와 싸우거나 물리적인 충돌을 한 사실은 전혀 없고 피고인이 집을 나올 때 피해자는 살아있었으므로, 피해자는 피고인이 집을 나온 이후 사고사로 사망한 것으로 보이고 가사 사고사가 아니더라도 피고인이 집을 나온 이후 사망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살해한 것은 아니라는 요지로 주장한다. 즉,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기 위하여는 첫째, 피해자가 2011. 1. 14. 03:05경부터 06:41경 사이에 사망하였다는 점, 둘째, 피해자가 이 사건 오피스텔의 욕실 이외의 장소(보다 구체적으로는 안방)에서 사망하였다는 점, 셋째,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 후 시신을 욕실 내 욕조 안으로 옮겼다는 점, 넷째, 피해자가 액사(목눌림에 의한 질식사) 당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종합하여도 첫 번째부터 세 번째에 부합하는 증거는 전혀 없고, 네 번째 사항에 관하여 부합하는 듯한 증거는 신빙성이 없거나 액사당하였다는 점을 단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오히려 피해자는 이상자세에 의한 주50) 질식사 로 사망하였다고 주장한다.

2. 이 사건의 쟁점

가. 이 법원이 판단하는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공소사실의 핵심 요지는 피고인이 피고인의 주51) 집에서 피해자와 단 둘이 있던 2011. 1. 14. 03:05경부터 06:41경 사이에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눌러 피해자를 목눌림 질식사로 사망하게 하여 살해하였다는 것인바,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부검감정서에 기재된 내용과 같이 손에 의한 목눌림질식사(액사, manual strangulation, 이하 ‘액사’라 한다)라는 점과 피해자가 피고인이 집을 나가기 전인 2011. 1. 14. 06:41 주52) 이전 에 사망하였다는 점(즉, 피고인이 집을 나가기 전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점) 등이 입증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논리적으로 가장 우선되는 쟁점은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액사인지, 피고인이 주장하는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인지 여부이다.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액사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였는지에 대한 추가 검토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액사로 인정된다면, 다음 쟁점은 피해자가 사망한 시각을 사건 당일 06:41 이전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피해자가 06:41 이전에 사망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그 시간에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와 있었던 사람은 피고인뿐이므로 피해자를 액사에 이르게 한 사람은 피고인으로 당연히 인정될 것이고, 오히려 피해자가 06:41 이후에 사망한 것으로 인정될 소지가 많다면 피고인은 그 시간에 집에 없었으므로 피해자를 액사에 이르게 한 사람은 피고인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추가 검토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추가 쟁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행시각과 장소, 범행방법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주53) ,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위 제1항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욕실 이외의 장소(안방)에서 살해한 후 피해자를 욕실 내 욕조로 옮겼다는 점까지 입증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범죄의 일시는 피고인과 피해자 둘 만이 있었던 시간 중 일부의 범위로 특정되어 있고 주54) , 장소는 그 시간에 있었던 ‘피고인의 집’, 방법은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눌러 액사로 현장에서 사망하게 함’으로 각 특정되어 있는바, 피고인이 범행을 전부 부인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죄의 일시·장소와 방법은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이 다른 사실과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었다고 보이고 다소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지장이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807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앞서 가.항에서 본 두 가지 쟁점{사망원인, 사망시각(피고인이 범인이라는 것)} 등이 입증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될 수 있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추가적인 쟁점인 집 안에서의 구체적인 사망 장소 및 시신의 이동 여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함에 있어 간접사실 내지 정황의 일부로서 고려될 수 있을 뿐이라 할 것이다.

Ⅲ. 판단

1. 피해자의 사망원인

가. 검찰 및 피고인의 주장요지

검찰은 앞서 본 부검결과와 이에 부합하는 증인 공소외 4(이 사건 부검의 담당 법의관), 공소외 2(서울대 법의학교수), 공소외 7(국과수 법의학 부장), 공소외 3(국과수 수석법의관) 등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피해자의 사망원인은 ‘손에 의한 목눌림질식사’(액사)로 인정된다고 주장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의 경우 액사에서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액흔 주55) , 배뇨·배설의 흔적, 설골 또는 갑상연골의 골절, 결막하 점상출혈, 방어흔)이 부존재한 점, 피해자의 건강상태에 비추어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선행요인이 될 수 있는 실신가능성이 높았던 점, 증인 공소외 1(캐나다 ◈◈◈대학 법의학 센터장, 이하 ‘ 공소외 1’이라 한다)의 법정진술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사망원인은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로 판단함이 훨씬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나. 국과수에서 액사로 판정한 근거가 된 각 소견 등에 대한 검토

(1) 목부위의 피부까짐(부검사진 11번)

피고인은 액사의 경우 피해자의 목에 초생달 모양의 짧고 각진 표피박탈이나 좌상의 형태로 매우 신선한 암적색이나 보라색 조를 띤 액흔이 존재하고, 이 사건의 경우 액사라면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아이를 지키려고 강렬히 저항하였을 것이므로 피해자의 목을 아주 강한 힘으로 누른 선명한 액흔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액흔이 없다고 주장하나(변론요지서 33쪽), 이 사건의 경우 목부위의 피부까짐(부검사진 11번, 12번, 단, 왼 목빗근부위와 왼 빗장뼈부위의 건조가 동반된 피부까짐은 제외)이 분명하게 보이는 점 주56) , 피고인의 위 주장은 단지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였을 것이어서 선명한 액흔이 나타났어야 한다는 가정에 기초한 것에 불과한 점,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경우에도 웅덩이와 같은 거친 표면이 있는 곳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위와 같은 목부위의 피부까짐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나 이 사건의 경우 매끈한 욕조에서 발생한 것이고 이 사건 목부위피부까짐의 위치는 접혀 있는 목 안쪽에 위치한 것인 점( 공소외 4 법정진술 등 참조) 등을 고려하면,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오른 목빗근 근육속 출혈 및 오른 턱뼈각 주변의 피부밑물렁조직층 출혈(부검사진 14번)

피고인은 위 출혈은 생전에 외력에 의해 발생한 출혈이 아니고 사후시반성출혈에 불과하고,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먼저, 위 출혈이 사후시반성출혈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보건대, ① 사후시반성출혈이라 함은 사후에 시반에서 발생하는 출혈로서 주57) 시반 이 매우 심하게 형성되는 경우 사후에 혈관이 터져서 밖으로 피가 배어 나오는 것을 말하고( 공소외 2 법정진술 참조) 시반은 넓고 약하게 퍼지는 게 일반적인데 위 출혈은 주변에 점상출혈 없이 특정 부위에 국소적으로 짙게 형성되어 있어 사후시반성출혈의 일반적인 특징과는 거리가 있는 점, ② 시반이라 하면 중력 아래 방향에서 발생하는데 이 사건에서 중력의 가장 아래 방향은 피해자의 등과 어깨 쪽이고(이 부위에는 시반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다) 피해자의 목부위는 그것보다 위쪽에 위치하고 있어 시반이 발생할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공소외 1은 위 출혈이 사후시반성출혈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58) 하면서 자신의 논문을 근거 자료로 제시하였으나 위 논문의 실험에 이용된 사체는 주59) 만성질환 으로 사망한 76-82세의 노인들이었고, 얼굴이 아래로 향하도록 하고 목을 뒤로 25도 정도 젖혀 놓은 상태로 목이 중력방향의 아래쪽에 위치하도록 인위적인 자세를 만들고 48시간 동안 자세를 고정하여 유지한 후 부검을 시행하였는바, 이 사건의 경우와 여러 조건과 자세가 다르고, 위 논문의 실험에서도 일부의 시신에서만 목부위 내부에 시반성출혈이 나타나고 그 형태도 이 사건 피해자의 목부위 내부출혈과 다른 것으로 보여( 공소외 7의 법정진술 등 주60) 참조) 이 사건에 직접 인용하기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출혈은 사후시반성출혈이 아닌 생전에 외력에 의해 발생한 출혈로 봄이 상당하다.

또한,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에서도 외부적인 충격이 선행적으로 목부위에 가해졌을 경우 등에는 위와 같은 목부위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는 보이나, 단순히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목이 과도하게 접힌 상태로 오래 있었다는 것만으로 목부위출혈이 발생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공소외 4 법정진술 등 참조), 이 사건 욕조의 구조나 재질, 피해자의 자세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목부위에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졌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바, 피해자의 목부위 출혈을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한 출혈로 보기는 어렵고, 목부위에 의도적인 외력이 가해져서 발생한 출혈로 봄이 주61) 상당하다.

(3) 기도점막 출혈(부검사진 16번)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나타난 기도점막 출혈도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경우에 나타나므로 액사의 특징적인 증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어떤 원인에 의해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이 있었는지 자세나 상황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공소외 1 또한 기도점막출혈(후두내부손상)이 액사의 특징 중 하나라는 전제에서 진술하면서 피해자의 기도점막출혈은 시반성출혈이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쉽게 받아들이기 주62) 어렵다.

(4) 눈꺼풀결막의 결막하점상출혈(부검사진 4번)

피고인은 검안 당시의 사진(수사기록 제28쪽)에는 피해자의 오른쪽 눈 결막하에 하나의 일혈점만 나타났을 뿐이고, 부검사진 4번에 존재하는 결막하점상출혈은 이후 발생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위 검안사진은 눈꺼풀결막을 뒤집어서 찍은 사진이 아니고 안구결막의 부종만 보여주고 찍은 사진인 점( 공소외 4 법정진술)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주63) 어렵다.

(5) 설골이나 후두연골의 골절 여부

이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설골이나 후두연골의 골절이 없긴 하나, 법의학 교과서인 DiMaio 교과서에도 액사 사례에서 여성 52%에서만 위 골절이 보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젊은 사람 또는 여성들은 연골이 석회화가 되지 않아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한 상태에 있기에 액사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골절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 바( 공소외 4 법정진술 참조), 위와 같은 골절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액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주64) 어렵다.

(6) 뒤통수 부위의 외부상처와 내부출혈(부검사진 7, 8번)

피고인은 이 부위의 내부출혈도 시반성출혈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부위는 마루와 뒤통수 사이로서 피해자가 발견될 당시의 자세를 고려할 때 시반이 생기기에는 높은 부위에 있는 점, 앞서 (2)항에서 검토한 여러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이 부위의 내부출혈 또한 시반성출혈로 보기는 어렵고, 생전의 외부 충격에 의한 출혈로 봄이 상당하고 주65) , 넘어지면서 뇌진탕에 이르렀거나 실신에 의해 넘어지는 경우에는 뒤통수 내부에 5군데의 출혈이 생기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마루뒤통수부위에서 출혈이 많은데 사건 현장 바닥에 혈흔이 없었기에 마루뒤통수부위 열상은 피해자의 신체가 욕조에 놓인 시점에 발생한 것이므로 피해자는 당시 생존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피해자의 마루뒤통수부위 상처가 그다지 크지 않고 욕조에 묻은 혈흔 또한 많지 않은 것으로 보아 위 열상으로 인한 출혈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안방 바닥은 사건 당시 피해자를 발견한 후 사체를 옮겨 놓았던 곳인데 사망 후 사체를 이동하였다면 이곳을 통과하였을 가능성이 크기에 바닥에서 혈흔이 발견되었다고 하여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범인이 사건 현장에 있는 주요 혈흔을 제거했을 가능성도 주66) 있고 루미놀 검사가 모든 물건과 장소에 대해 행해지는 것이 아니어서 제거한 혈흔의 흔적이 쉽게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욕조에 놓인 시점에 피해자가 살아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7) 유방실질출혈(부검사진 21번)

피고인은 위 출혈은 넓게 퍼진 것이어서 시반성출혈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주67) , 부검사진 21번에 현출된 유방실질출혈은 국소적으로 형성된 둥근 형태의 출혈이었는데 부검의가 위 출혈의 단면을 보기 위하여 부검과정에서 칼로 촘촘하게 잘라서 벌려 놓은 것인 점( 공소외 4의 법정 진술), 피해자가 발견될 당시 가슴 부위가 시반이 발생할 위치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출혈을 시반성출혈로 보기는 어렵고 외력에 의하여 생전에 생긴 출혈로 봄이 상당하다.

(8) 얼굴에 난 여러 상처와 멍(부검사진 2, 3, 4번)

피고인은, 앞서 부검결과에서 본 피해자의 얼굴부위 여러 곳에 있는 상처와 피부까짐은 어지러울 때 오른손으로 이마를 부여잡는 부분이어서 의식을 잃으면서 여러 곳에 상처가 발생하였을 개연성이 있고, 오른손으로 이마를 부여잡는 과정에서 손톱으로 눈 옆 부위를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어지러움을 느낀다 하여 찢긴 상처가 생길 정도로 손톱으로 이마를 세게 부여잡는다는 것은 쉽게 상정하기 어렵고, 가사 세게 잡는다 하더라도 얼굴에 다수의 상처가 일시에 생긴다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고, 위 상처들은 누군가와 다투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들로 봄이 주68) 합리적이다.

(9) 입술점막의 멍(부검사진 6번)

이는 생전에 발생한 멍으로 보이는 바,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피해자의 자세로 보아 입술 부위에 심한 압박을 받아 그 부위에 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나, 단순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 하여 입 안쪽에 멍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10) 팔, 다리 등에 난 여러 곳의 멍(부검사진 29, 30, 31, 32, 주69) 34번)

피고인은 위 상처들이 피해자가 욕조에 넘어지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멍들의 위치와 숫자 등을 고려할 때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위의 여러 부위의 멍은 생전에 누군가와 다투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봄이 주70) 상당하다.

(11) 기타

(가) 방어흔의 존재 여부

피고인은 이 사건의 경우 액사에서 통상 나타나는 방어흔이라고 볼 만한 상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아래 Ⅲ. 3항에서 보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사건 당일 피고인의 팔, 이마 등에서 관찰된 상처는 사건 당일 피해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피해자의 오른 눈 부위의 핏자국과 혈흔의 모양

앞서 부검결과에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사체로 발견될 당시 오른쪽 눈꼬리에서 오른 귀 방향으로 피를 동반한 액체가 흘러간 모습이 있었는데, 피해자의 머리는 그와 반대인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중력방향과 어긋나게 혈흔 방향이 형성되어 있는바,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피해자의 머리가 오른쪽에서 점점 왼쪽으로 기울었을 경우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고 주71) , 눈가에 주름을 따라 혈흔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① 피해자가 욕조에서 누워있는 자세와 욕조 내에서의 머리 부분의 위치, 피해자의 고개가 앞쪽으로 접힌 채 왼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형상 등을 고려할 때 혈흔이 마르기 전까지 욕조에서 피해자의 머리가 오른 방향으로 있었다고는 어려워 보이는 점 주72) , ② 피해자의 현장사진(현장 및 피고인 사진 CD 13번)을 볼 때 위 혈흔이 흐른 방향에 주름이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주름이 있다 하여도 주름을 타고 혈흔이 올라갈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주73)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피해자는 욕조 밖에서 위 혈흔이 피해자의 오른쪽 귀 방향으로 흐르기에 적합한 자세에 있다가 위 혈흔이 마른 후 욕조에서 발견될 당시와 같은 자세(고개가 왼쪽으로 기울어짐)로 있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할 것이다.

다.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가능성 검토

(1) 선행요인에 대한 검토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경우 약물 또는 알콜중독, 실신 등에 따른 선행요인이 존재하여야 하는바, 피고인은, 임신 중인 여성 5%가 실신을 경험하고 28%가 실신과 근접한 경험이 있는 점, 피해자가 폭식증으로 정신과치료를 받은 전력 주74) , 피해자의 빈혈수치 주75) , 피해자가 갑상샘 중독증(갑상선저하증)으로 치료받은 병력, 부검결과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하시모토방패샘염을 앓고 있었던 점 주76) , 유산 경험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다른 임산부보다 더 높은 주77) 실신가능성 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피해자가 폭식증으로 치료받은 시기는 사건당일로부터 약 8년 전이고 주변인물들의 진술에 의할 때 피해자는 사건 무렵 곧 태어날 태아를 걱정하여 음식섭취를 잘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자의 빈혈 수치가 당장의 치료가 필요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보이고( 공소외 2 법정진술 등 참조), 피고인도 피해자에게 빈혈은 없었다고 진술하였으며(수사기록 제2520쪽) 주78) , 피해자에게 갑작스런 체중증가가 나타났다는 별다른 자료는 없는 점, ③ 임신 중인 피해자를 7개월가량 진료해 온 공소외 21은 피해자의 갑상선 호르몬 수치에 대하여 “임신 중에는 호르몬 수치에 많은 변화가 오기 때문에 정상적인 하나의 변화로 볼 수 있는 수치라고 판단하였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④ 피해자의 유산 전력은 계류유산으로서 임신 초기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위 유산과 피해자의 위와 같은 병력이 인과관계가 있다는 자료는 보이지 않는 점, ⑤ 부검결과 피해자의 주요 장기에서 특기할 만한 질병소견은 관찰되지 않은 점 주79) , ⑥ 가사 실신의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실제 실신에 이르렀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피해자에게 사건 무렵 나타났던 임상적 증상들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공소외 21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를 진료한 산부인과 의사로서 질환이나 임신 외의 타 의학적 소견은 발견하지 못하였고 출산의 진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특별한 소견도 진료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하였다. 피해자가 갑작스럽게 넘어져서 사망할 만한 소견은 발견하지 못하였다.”라고 명확하게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위와 같은 병력 때문에 실신의 가능성이 높았다고 보기는 어렵고, 가사 다른 임산부에 비하여 다소 높은 실신의 가능성이 있다 하여도 피해자가 사건 당시 실제 실신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실신에 이르렀다고 볼 경우 부검결과 등에 합치하는지 여부

한편, 피해자가 사건 당시 욕실에서 갑작스러운 실신에 이른 후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를 하였다고 하려면 앞서 본 여타의 부검결과 및 이 사건의 여러 정황들과도 합치하여야 할 것이나, 앞서 본 피해자 목 내부의 출혈, 피해자의 얼굴, 머리, 몸에 있는 상처(특히 머리 뒤통수부위 내부의 5군데의 출혈), 오른 눈가의 혈흔 방향 등과 합치하기 어렵고, 그 밖에 정돈된 상태의 욕조 내부, 피고인의 여러 상처, 피고인과 피해자의 옷, 이불 등에서 발견된 혈흔 등과도 쉽게 합치하기 주80) 어렵다.

라. 소결론

앞서 본 부검감정서에 기재된 내용과 위에서 살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의 사망원인은 액사로 인정되고,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로 보기는 어렵다.

한편, 공소외 1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취지는 목 부위 내부출혈 등이 시반성출혈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을 이유로 피해자의 사인으로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를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① 공소외 1은 액사에서 보이는 특징들이 일부 있는 것 또한 인정하면서 액사의 가능성도 부정하지는 않고 있고 피해자가 술해 취해 있지 않고 임산부였기 때문에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진술도 한 점, ② 공소외 1이 근거로 제시한 논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에 직접 인용하기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공소외 1은 최초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와 달리 이 법정에서 보다 선명한 부검사진(CD)을 보고 자신의 견해를 일부 바꾸기도 한 점(폐혈전 여부, 결막하출혈 여부) 등을 고려하면, 공소외 1의 진술만으로는 이 사건 부검을 직접 집도한 부검의의 부검결과와 증언의 신빙성을 배척하거나 피해자의 사인을 액사로 인정하는 데 있어 합리적 의심을 품기는 어렵다.

2. 피해자의 법의학적 사망추정시각

가. 피고인의 주장요지

법의학적으로 피해자가 사건 당일 06:41 이전에 사망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전혀 없고, 오히려 피해자가 06:41 이후 사망하였음을 추정할 수 있는 증거만 있을 뿐이다.

나. 검안서에 기재된 추정시각에 대한 검토

(1) 공소외 9의 진술요지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9는 검안서에 검안일시를 2011. 1. 14. 18:00로 기재하고 사망추정시각을 같은 날 06:00-08:00로 기재하였는바, 그 이유에 대하여 이 법정에서 “사고시간을 추정하는 데 가장 큰 요소는 사후강직과 시반의 정도인데, 피해자는 최고조로 굳어 있었고 시반도 비교적 부분적으로 어느 정도 나와 있었고 등은 많이 나타났다. 보통 사망한 지 10시간 정도 지나면 완전히 굳어 있고 동시에 시반도 나올 대로 많이 나와 있다고 경험상, 지식상 알고 있어서, 대략 추정하기를 10시간에서 12시간 정도 지나지 않았을까 경험법칙상 추정한 것이다. 제가 검시한 시간은 18시이다. 사망추정시각은 5~6시간은 오차가 난다. 오피스텔에서도 피해자의 사체상태와 사후경직 상태를 확인했다.”라고 진술하고 주81) 있다.

(2) 검토

피고인은, 공소외 9가 실제 사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사건 당일 18:40 이후이므로 검안서에 기재된 사망추정시각의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18:40경”은 과학수사팀장 공소외 19 경위가 도착한 시간이고(수사기록 제687쪽), “마포서 감식팀(과학수사팀을 의미한 것으로 보임)은 저희들이 도착 후 30분 정도 후에 왔다. 감식반과 검안의도 같이 왔다(2447쪽)“라는 공소외 16의 검찰 진술, 현장에서 확인한 시간을 기준으로 적은 것이라는 취지의 공소외 9의 법정 진술 등을 고려하면, 공소외 9는 공소외 19 경위가 오기 전에 현장에 도착하였고, 사체검안서에 기재된 18:00경이 최초 검안한 시간인 것으로 보이는바 주82) ,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가사 공소외 9가 18:40경 이후에 도착하였다 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법의학적 사망추정시각이 갖는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① 이 사건 검안서에 기재된 사망추정시각은 시체강직과 시반의 정도를 고려한 것으로서 검안의는 사건 당일 최초로 검안하였던 18:00을 기준으로 10~12시간 이전으로 사망시각을 추정하였으나 추정시각은 5~6시간 오차가 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오차시간까지 고려할 경우 사망추정시각의 범위는 4~18 주83) 시간 이전으로 넓어지게 되는 점, ② 통상 사후강직이 최고조로 오면 일정시간 유지하다가 이후 사후강직이 풀리는 것으로 보이고(수사기록 제1565쪽 이하 참조), 검안의는 검안 당시 사후강직이 최고조로 와 있었다는 것인데 사후강직이 최고조로 온 최초 시점이 언제인지 알 수 있는 자료는 없어서 추정시각의 범위가 10~12시간 보다 그 이전으로 될 가능성도 있는 점, ③ 사후강직이 오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른 점( 공소외 2 등 진술 참조) 등을 고려하면, 검안서에 기재된 내용과 공소외 9의 진술만으로는 사건 당일 06:41 이전과 이후에 사망추정시각의 범위가 다 포함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고 06:41 이전 또는 이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직장온도측정방법에 의한 추정시각의 검토

(1) 피고인이 주장하는 헨스게표에 따른 사망추정시각

앞서 본 바와 같은 □□□□□병원 영안실에서 측정된 피해자의 직장온도, 영안실의 외부온도 등을 Hensge nomogram(이하 ‘헨스게표’라 한다)에 대입한 사망추정시각은 사건 당일 08:41 또는 08:32이고, 영안실의 외부온도 대신 피해자가 발견된 욕실의 외부온도(17-18도)를 대입할 경우에도 사망추정시각은 사건 당일 06:47이어서 모두 피고인이 집을 떠난 이후로 추정된다.

(2) 검토

헨스게표(사후체온의 변화를 고려하여 사망추정시각을 정하는 방법 중 하나)에 따라 사망추청시각을 정하는 방법이 현재 알려진 사망시각추정 주84) 방법 중 가장 우수한 방법인 것으로는 보이나, 사건 당일 피해자의 직장온도 측정은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된 장소에서 측정되지 않고 영안실로 이동된 후 이루어졌는데, 두 장소간의 외부 온도 차이가 있어 헨스게표에 따른 추정을 위한 기본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주85) , 피고인이 주장하는 헨스게표에 따른 추정시각도 추정시각에 불과하고 변수가 너무 많아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어렵고(수사기록 제1561쪽 법의학 교과서 등) 오차범위가 존재하고 2.8시간이 최하 오차범위로 보이는데(수사기록 제1562쪽 표 및 검찰 제출 의견서에 첨부된 참고자료 참조), 피고인이 계산한 사망추정시각에 위 오차범위를 더하여 보면 사건 당일의 06:41 이전 또한 포함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헨스게표에 의한 사망추정시각에 의하더라도 06:41 이전 또는 이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검안서에 기재된 사망추정시각과 헨스게표에 따른 사망추정시각에 의할 때 피해자의 사망추정시각의 범위는 06:41 이전, 이후가 모두 포함될 수 있어서 법의학적으로 피해자의 사망추정시각을 06:41 이전으로 단정할 수는 없긴 하나 주86) , 그렇다고 하여 피해자의 사망추정시각을 06:41 이후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3. 간접사실에 의하여 피해자의 사망시각을 06:41 이전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나, 그와 같은 심증이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간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도 되는 것이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관련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507 판결 등 참조).

한편,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인바,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의심이라 함은 모든 의문, 불신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에 기하여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파악한 이성적 추론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의 경우 비록 피해자의 사망시각이 사건 당일 06:41경 이전이라는 것(피해자를 액사에 이르게 한 사람이 피고인이라는 것)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는 없긴 하나, 판시 각 간접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앞서 본 기초사실과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는 사건 당일 피고인이 집을 나가기 전인 06:41 이전에 사망한 상태에 있었고 이에 따라 피해자를 액사에 이르게 한 자가 피고인이라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출근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피해자의 모습과 피고인의 진술에 따른 피해자의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한 의문

피해자는 사체 발견 당시 앞서 본 바와 같이 잠옷 차림에 씻지도 않고 화장도 하지 않는 등 출근준비를 전혀 하지 않는 상태에서 욕조에서 발견되었는바, 피고인이 집을 나갈 당시 피해자가 살아있었다고 한다면 이러한 피해자의 모습이 평소 피해자의 출근 습관에 비추어 납득할 수 있는지 여부 및 이와 관련한 사건 당일 피해자의 행적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피해자의 모습은 피해자의 평소 출근 습관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고 이와 관련한 피고인의 제반 진술은 믿기 어렵다.

(1) 피고인의 진술내용

○ 피고인이 집을 나가기 직전의 피해자의 행적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고인이 컴퓨터를 종료한 이후 집을 나가기 전까지의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적에 대하여 검찰에서 “컴퓨터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을 때 TV는 까맣고 소리가 없었으니 꺼져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내는 화장실 쪽으로 보고, 침대에서 창쪽이 아닌 문쪽으로 누워서 자고 있었고 저도 바로 잤다. 그날 피해자가 몇 시에 잠들었는지 모른다. 대충 11시쯤 잔 것 같다. 평소에 11시에 잠이 든다. 다시 작은 방에 들어온 지 오래 지나지 않아 밖이 조용하고 해서 자러 들어간 것으로 생각했다. 그날 피해자가 잔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평소에도 하지 않는다. 피해자는 대부분 쇼파에서 자는데 그날은 침대에 들어가서 잤다. 제가 자러 들어갔을 때 피해자가 자고 있었고 깨지 않았다.”(수사기록 제2377쪽 이하, 제2516쪽 이하), “사건 당일 05:45경에 일어났다. 알람소리를 듣고 조금 주87) 미적대다가 일어났고 아내는 자고 있었고 침대 아래쪽으로 돌아나와 협탁에 있는 안경을 쓰고 거실에 나와 불을 켰다. 식탁에서 주스를 준비하고 작은방에 있는 가방에서 호두과자를 가져오고 식탁의자에 앉아 먹었다. 아내가 나와서 TV를 봤는데 아내가 나올 때 제가 안아주고 이마에 키스를 해 주었다. 05:55경 주88) 이다. 시간은 정확하지 않은데 그 때쯤 되었다. 체감시간상. 시계를 안 봤고 제가 일어난 지 10분쯤 뒤에 아내가 일어난 것 같다. 그리고 씻으러 들어가서 세수하고 면도하고 머리감고 주89) 나와서 로션을 바르고 안방으로 와서 옷을 입으려고 했고, 아내가 안방으로 들어와서 코디를 해 줘서 그대로 입었다. 제가 옷을 다 입었을 때 아내는 TV를 보고 있었다. 목도리와 잠바를 하고 나왔고 작은 방에 가서 짐을 챙기고 나왔다. 손에 든 쇼핑백은 당시 현관문 앞에 있었다. 언제부터 그곳에 쇼핑백을 놓아두었는지는 모르겠다. 제가 학교에 갈 때 아내는 안방 문에서 잘 다녀오라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제가 씻고 있는 동안이나 작은방에 들어갔을 때 아내가 무었을 했는지는 모르겠고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세 가지 모습(쇼파에 앉아 TV를 보고, 코디해 주고, 안방에서 잘 가라고 인사해 준 것)밖에 없다. 피해자가 토스트를 해주지는 않았고 그 전날 제가 호두과자 남은 게 있으니 그것을 먹겠다고 했다. 제가 집을 나가기 전 피해자는 출근준비는 하지 않았다.”(수사기록 제2520쪽 이하)라고 진술하였다.

○ 피해자의 출근 습관 등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샤워, 화장, 콘택트렌즈로 바꿔끼기, 외출복으로 갈아입기를 하고 대부분 샤워를 하지만 가끔은 샤워를 하지 않고 씻고 나올 때가 있다. 피해자의 출근시간은 보통 07:30 전후인 것 같다. 제가 자고 있어 정확하지 않지만 06:40-50이 되면 출근준비를 시작하는 것 같다. 피해자는 샤워를 빠르면 5분 만에 끝내기도 하고 길면 20분 넘게도 하는데 보통 평균적으로 5-10분 정도 걸린다. 화장은 바쁘면 5분도 안 걸리고 길게 하는 경우도 있다. 임신한 뒤로는 짙게 화장을 안 했다. 여러 가지 화장을 안 했다. 눈이 오는 날 피해자는 일찍 출근하는 것에 대하여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522쪽 이하).

(2) 피해자의 출근 무렵 습관에 대한 주변 인물들의 진술

○ 피해자의 어머니 공소외 12는 “피해자는 평소 5시 반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난다. 피해자는 아침마다 샤워하고 머리를 감고 색조화장, 눈화장을 하고 출근한다.”(법정진술), “피해자는 결혼 전에는 새벽 5-6시면 꼭 일어나서 저와 아침 식사를 꼭 하는 습관이 있었다. 요즘은 (임신해서) 배가 불러서 음식하기가 곤란하니까 아침에는 바나나나 과일 종류, 씨리얼을 간단히 먹고 있다고 하였다.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꼭 끼니를 챙겨서 먹고 요즘은 뱃속에 아기를 생각해서 아침을 거르지 않고 과일 등을 꼭 준비해서 유치원에 갈 때 차 안에서 먹는 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수사기록 제1937쪽 이하), “결혼하고 임신 후에도 일찍 일어난다고 했다. 아침 8시 전후에도 출근해 도착했다든가 거의 다왔어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일찍 출근한다. 항상 화장을 한 상태에서 출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수사기록 제2594쪽 이하)라고 진술하였다.

○ 피해자의 고등학교 및 대학교, 대학원 동창인 공소외 22는 이 법정에서 “피해자는 화장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고 오래하고, 정성들여서 풀 메이크업을 하는 편이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화장을 많이 하고 짙게 하는 편이고 특히 눈화장을 꼼꼼히 하고 눈썹도 그리고 출근할 때도 화장을 다하고 나간다. 피해자는 대학 때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 먹는 것이 습관이다. 새벽에 저에게 문자를 자주 보내서 제가 싫어했다. 대학 때 제가 피해자의 차를 타고 학교에 같이 다녔는데 1교시 수업을 듣기 위해 일직 출발하는 편이었고, 피해자는 제 아침을 챙겨올 정도로 아침 챙겨 먹는 것을 즐겨했다. 피해자는 임신 이후에도 처녀 때와 같이 늘 일찍 일어난다고 말하였다. 2010년경 피해자의 집에서 피해자와 같이 잠을 자고 06:50경 같이 나갔는데 피해자는 먼저 일어나서 준비를 다하고 제 아침까지 챙겨놓고 있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 피해자의 직장동료 공소외 11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는 기초화장, 눈화장, 볼터치, 입술화장 등을 하는 이른바 풀(full) 화장을 하였다. 피해자가 저에게 ‘화장하는 데 좀 오래 걸린다. (스모키) 눈 화장하는 데도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고 하였다. 전에도 피해자가 저에게 화장을 해 주었는데 눈만 받는 데도 20-30분이 걸렸고 자기가 하는 데도 그 정도 걸린다고 이야기하였다. 피해자는 아침에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은 다음 머리 손질을 하고 눈화장을 한다고 하였다. 머리손질을 할 때 드라이어기로 웨이브를 넣는 식으로 하고 다녔다. 저는 아침에 출근준비하는 데 1시간 10분 정도 주90) 걸린다. 2011. 1. 초경 피해자가 ‘05:30분쯤 일어나서 토스트에 상추, 계란을 해서 2개월 똑같은 것을 해 줘도 피고인은 잘 먹는다’고 하였다. 피해자는 임신 후 및 임신 전에도 잘 챙겨 먹었다. 피해자는 유치원에 08:00경 출근한다. 2011. 1.경 08:05경 버스에서 내려 유치원으로 가는 도중 피해자의 차량을 타고 간 적이 있다. 2011. 1. 11. 08:20에 출근했는데 피해자는 이미 출근해 있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 피해자의 동생 공소외 5는 “피해자는 결혼 전에는 06:00-06:30경에 일어났고 결혼 후에는 (친정집보다 마포에서 유치원이 더 멀어서) 더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혼 후에 피해자 집에서 3-4번 잔 적이 있는데 피해자는 07:20경 출근을 하였다. 07:00경 제가 일어났을 때 피해자는 이미 샤워를 다 마쳤고 화장도 거의 마무리를 하고 있었고, 피해자가 차려놓은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었다. 피해자는 일어난 후 잠을 못 이겨서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졸면서 시간을 끄는 타입이 아니다. 일어나서 바로 준비를 하고 씻고 나간다. 피해자는 아침에 TV를 보지 않았고, 결혼 후 욕실에 라디오가 있어서 샤워할 때 들었다. 샤워시간은 10분은 넘는 것 같고 30분까지는 안 간다. 제가 볼 때는 항상 샤워를 했다. 피해자는 화장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눈화장을 많이 한다. 화장 등 출근준비하는 데 저는 15-20분 정도 걸리는데 저하고 비슷한 정도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693족 이하).

(3) 검토

○ 피해자의 출근습성에 대하여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의 진술과 앞서 본 피해자의 휴대전화 알람시간(05:40), ☆☆☆☆☆ 주차장 출구의 CCTV에 녹화된 피해자 차량의 최근 출차 시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는 평소(임신이후에도 동일) 05:30-06:00에 주91) 일어나서 피고인의 토스트와 피해자의 주92) 아침식사 를 준비하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은 후 기초화장, 눈화장, 볼터치, 입술화장 등을 하는 이른바 풀(full) 화장을 하는데 특히 눈화장을 짙게 하면서 심혈을 기울이고 주93) , 머리는 드라이어기로 모두 말리면서 웨이브를 넣는 식으로 하였고, 늦어도 07:30 주94) 이전 에는 집에서 나와 유치원에 08:00를 전후로 도착하였으며 지각과 결근을 전혀 하지 않았다. 또한, 피해자는 샤워를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 외에는 아침에 출근시간 전에 여유롭게 TV를 보는 등의 행동은 하지 않고 분주하게 출근 준비를 하였으며 눈이 오는 날은 좀 더 서둘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피해자의 출근 습성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은, ① 피해자가 임신 이후에는 화장을 짙게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화장을 하는 데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거나 일찍 일어난 피해자가 06:40-06:50분이 되어야 출근준비를 시작하고, 아침에 머리까지 감는 여성인 피해자가 샤워를 5분만에 하기도 한다는 것인 점, ② 지각을 전혀 하지 않고 출근시간에 비하여 1시간 전후로 일찍 출근하는 피해자가 눈이 와도 일찍 출근하는 것에 대하여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인 점, ③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사건 당일 피해자가 평소 출근 무렵 하였던 샤워, 화장, 식사준비를 하지 않고서도 일어나서 집을 나가기까지 50분이 넘게 소요되었다는 것인데, 피해자가 출근시간에 위와 같은 여러 가지 행동을 포함한 출근준비를 40-50분만에 끝낼 수 있다고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믿기 어렵고, 피고인은 피해자가 평소에도 피고인이 사건 당일 집을 나간 이후의 시각부터 출근준비를 시작하여 40-50분 안에 출근준비를 마치고 07:30경에 출근한다고 진술하기 위하여 피해자가 샤워 및 화장을 하는 데 걸린 시간 등을 줄여서 진술하였을 소지가 많아 보인다.

○ 사건 당일 피해자의 행적에 대한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

앞서 본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사건 당일 피고인은 05:45경 일어나고 피해자는 05:50-55경 일어나서 TV를 본 외에는 별다른 출근준비를 하지 않은 채 피고인이 나갈 무렵 피고인이 입고 나갈 옷을 골라주고, 피고인이 나갈 때 안방에서 얼굴을 내밀며 인사만 하였다는 것인데, ① 알람시간을 05:40에 맞춰놓은 것은 피해자인데, 1차 시험이 끝난 다음날 평소 시험 준비기간과는 다르게 피고인이 먼저 일어나고 그 시간에 일어나기 위하여 알람시간을 맞춰 놓은 피해자가 뒤늦게 일어난다는 것은 이례적으로 보이는 점, ② 분주한 출근 준비 시간에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평소와 같은 출근 습성에 따른 여러 가지 준비를 하기 위해 05:50-55경(시간은 피고인의 진술에 의함) 일어난 피해자가 06:40경까지 아무런 출근준비를 하지 않은 채 TV만 보고 있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출근시간에 TV를 보지 않고 바로 출근준비를 한다는 공소외 5의 진술과도 상반되는 점 주95) , ③ 앞서 본 주변인물들의 진술을 종합하여 주96) 보면 피해자는 아침식사 준비를 제외하고서라도 출근준비에 최소 1시간 이상은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여 아무리 늦어도 6시 반 이전에는 샤워를 비롯한 여타의 출근준비를 시작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사건 당일은 눈이 오는 것으로 예보되어 있었고 실제 눈이 왔으며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피해자로서는 사건 당일에는 보다 일찍 출근준비를 시작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사건 당일은 피고인의 아내인 피해자가 사망한 날이어서 피해자의 행적에 관한 기억이 보다 분명할 수 있는데도 피고인은 기상 이후 피해자와 함께 있었다고 주장하는 45-50분 동안의 피해자의 행적에 대하여 위 세 가지 모습 외에는 별달리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건 당일 피고인이 집을 나가기 전 피해자의 행적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은 쉽게 믿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에 관하여 자신의 경험에 반하여 의도적으로 거짓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소지가 많다.

나. 피고인의 상처에 대한 검토

(1) 이마 상처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마의 상처가 난 경위에 대하여 ”물컵을 들고 물을 마시려 하면서 TV쪽으로 돌아서다가 부딪혔다. 열면서 다친 것은 아니고 열려 있는 상태에서 다쳤다. 왼쪽으로 돌면서 다쳤고 당연히 왼쪽부터 부딪혔다. 찬장의 모서리 쪽에 부딪힌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콕 찍힌 것은 아니다. 모서리 부근인 것 같은데 정확히 모서리인지 확실하지 않다.“(수사기록 제2606쪽 이하)라고 진술하였는데, ① 피고인의 진술과 같이 왼쪽으로 돌면서 모서리 부분에 부딪힌 것이라면 피고인의 상처는 왼쪽부터 시작하여 눈썹선과 평행을 이루며 오른쪽 방향으로 ‘ㅡ’자 형을 나타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의 이마 상처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오른쪽이 진하고 왼쪽으로 갈수록 흐려지는 형태를 띠고 있어 상처가 오른쪽 부분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보이고, 상처 방향이 오른쪽에서 왼쪽 아래 방향으로 비스듬히 내려오면서 그 선의 모양도 시작점과 끝점을 연결한 직선 위에 있지는 않으며, 오른쪽 부분 끝부분은 짧은 ‘1’자 모양을 띠고 있어 피고인이 진술하는 바와 같이 찬장 모서리 부분에 왼쪽으로 돌면서 한 번에 부딪혀 생긴 상처의 모양새로는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인은 사건 당일 현장에서 피해자의 부모와 경찰관 앞에서 이마 부위의 상처가 생긴 경위에 대하여 재연하였는데 경찰관 등은 당시 재연 모습이 부자연스러웠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단순히 찬장에 부딪혀 생긴 상처라면 피고인이 출근 시간 엘리베이터 안에서 상처를 굳이 확인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④ 피고인은 ”피해자가 설거지를 하면 찬장문이 자주 열려 있다. 저는 그 문을 닫는다. 1. 13. 저녁에 집에 와서는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다. (당시) 그 문은 누가 열었는지 모른다.“(수사기록 제2539쪽)라고 진술하였고 피해자는 사건 전날 설거지도 하지 않은 것으로 주97) 보이는데 찬장문이 열려 있었다는 것이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점, ⑤ 찬장의 부딪혔다는 부분에서 피고인의 DNA형이 검출되지는 않은 주98) 점 등을 고려하면, 이마의 상처가 생긴 경위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피고인의 이마 부위 상처는 사건 전날 찬장에 부딪혀 생긴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2) 팔 부위 상처에 대하여

피고인은 팔 부위의 상처가 난 경위에 대하여 “2011. 1. 12. 밤 10시부터 12시 사이에 작은 방에서 공부했는데 그 때 냈다. 공부가 잘 안 되다 보니 짜증을 심하게 냈고 팔 부분이 간지러워지기 시작해서 긁었다. 간지러운 게 사라지지 않고 두드러기 같은 뭔가 볼록 튀어나와 그걸 긁었다. 그 전에 자해한 적은 없다. 그렇게 긁어 상처가 난 것은 처음이다. 피가 나도록 긁었다. 긁어서만 낸 것은 (아니고) 짜고 긁기도 하고 파듯이 한 경우가 많았다. 여러 군데를 피가 나도록 손톱으로 긁고 팠다.”(수사기록 제2537쪽), “그 상처가 일어난 다음 통증이 있었다. 피가 줄줄 흐르는 것은 아니고 송글송글 맺혔다고 해야 되나. 상처를 유심히 보지는 않았다. 2011. 1. 13. 시험볼 때는 아프지 않았고 시험 치고 나서도 아픈 것은 없었다.”(수사기록 제2801쪽 이하)라고 진술하였는바, ① 공소외 7은 이 법정에서 “제가 피부병리를 전공했는데, 간지러움에 대해 긁을 때는 주변에 동반되는 피부병변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확인한 사진에는 (상처) 주변에 피부병변이 전혀 없었다. 피고인의 상처는 법의학적으로 보았을 때 긁었다기 보다는 좀 패인 상처이며 방향이 조금씩 엇갈려 있는 것 같고, 심지어는 팔꿈치에도 있었다. 그래서 가려워서 긁었다고 하기에는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진술하고, 공소외 2는 “스스로 했는지 남이 했는지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번의 경미한 자극이 반복되어 생긴 상처라기보다는 한 번의 강한 자극에 의해서 생긴 상처로 보았다.”라고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이 피부가 가려워서 긁거나 쥐어뜯어 피가 날 정도의 진단으로 피부과 진료를 받은 적은 전혀 없는 점, ③ 아무리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 하여도 의사인 피고인이 전문의 시험을 바로 앞둔 전날 밤 자신의 팔을 긁고 쥐어뜯어 피가 날 정도의 상처를 한 두 곳도 아닌 양팔 여러 곳에 낸다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에 쉽게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피부에 심한 상처를 낼 정도로 자해를 하는 사람은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일 수도 있는데( 공소외 25 법정진술 참조), 피고인이 법정에서 보이는 태도와 스스로를 제어하는 능력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그러한 사람으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점, ④ 피고인은 사건 당일 하루 종일 연락이 되지 않는 피해자가 걱정되어 귀가하면서(피고인은 당시의 심정에 대하여 ‘걱정, 당황, 불안, 초조, 긴장’이라고 진술하였다. 수사기록 제2528쪽)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의 팔 부위의 상처를 유심히 보기도 하였는데 단순히 그 전날 밤 자해한 상처라고 한다면 아내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굳이 그 상처를 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주99) 점 등을 고려하면, 팔의 상처가 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은 도저히 믿기 어렵고 다른 원인에 의하여 발생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등, 어깨 부위 상처

이 부분 상처에 대하여 피고인은, 가려울 때 통상적으로 긁는 부위이기에 피고인 스스로 긁다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거나(변론요지서), 피해자가 낸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데(피고인 검찰 진술 주100) ), 피해자가 사건 전날 피고인에게 스크럽을 해주고 등을 긁어 주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진술은 아래 라.항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믿기 어렵다.

(4) 기타 부위의 상처에 대하여

피고인은 그 밖의 피고인의 얼굴과 손 등에 있는 상처에 대하여, 상처의 발생 경위에 알지 못하였고 상처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취지로 주101) 진술하나 피고인의 상처부위와 정도를 보았을 때 상처가 난 사실을 쉽게 알았을 것으로 보이고 특히 이마에 난 상처를 엘리베이터에서 확인할 당시에도 얼굴 부위에 있는 상처는 쉽게 보았을 것으로 보이며, 상처가 날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도 어느 정도 기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의 진술은 전혀 모른다는 것이어서 쉽게 믿기 어렵다.

(5) 소결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건 당일 피고인의 신체 여러 부위에서 발견된 상처의 발생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은 쉽게 믿기 어려운 점, 특히 피고인의 팔 부위 상처는 피고인이 자해한 것으로는 도저히 보기 어렵고 다른 사람과의 다툼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법의학 교과서(DiMaio)에는 액사에서 가해자의 손(특히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의 손등 면), 아래팔 부위, 얼굴부위, 오른 어깨 부위에서 손톱자국을 가장 흔히 가장 흔히 보게 된다고 기술되어 있는데, 피고인의 상처 부위가 위 교과서에 기재된 부위와 유사한 점( 공소외 4 법정진술 참조), 피고인의 신체 여러 부위에 있는 상처가 우연히 사건 발생 무렵 한꺼번에 발생하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사건 당일 발견된 피고인의 신체 여러 부위에 있는 상처는 다른 주102) 사람 과의 물리적 다툼의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다. 피고인의 사건 당일 및 그 이후의 여러 행적에 대한 의문

(1) 1차 시험 다음날 집을 일찍 나가서 도서관을 간 피고인의 행동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1차 시험 문제 난이도를 봐서 2차 시험 난이도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별히 이유가 있어서 일찍 나간 것은 아니다.”(수사기록 제2384쪽)라고 진술하였는바, ① 전문의 2차 시험은 1차 시험 합격자들이 사실상 모두 붙는 시험이고 1차 시험과는 달리 실기시험으로서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험이 아니기에 1차 시험 다음날에는 대부분 휴식을 주103) 취하는데도 피고인은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간 점, ② 피고인은 새벽 늦게까지 게임을 한 이유에 대하여 “시험이 끝나는 날이니까 하루 정도는 쉬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여 스트레스를 풀려고 졸릴 때까지 게임을 하였다.”(수사기록 제2377쪽)라고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진술과 위 진술은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사건 당일 피고인은 3시간도 자지 못한 상태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시험준비 기간 중에 도서관을 출입하였던 시간보다 1차 시험이 끝난 다음날인 사건 당일에 가장 일찍 도서관에 출입하였고 평소 많이 출입하던 시간대보다는 2시간 정도나 일찍 도서관에 출입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이 단순히 2차 시험 준비를 위하여 도서관에 일찍 간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일찍 도서관에 출입하여야 할 다른 급박한 주104) 사정 이 존재하였다고 봄이 주105) 상당하다.

(2) 사건 당일 9시 이전에 장모에게 전화한 이유 및 전화 내용 관련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시험을 치고 나서 처가 쪽에는 연락을 안 드렸다. 명절 때 전화드리는 것과 똑같이 생각했다. 시험이야기, 피해자랑 토닥토닥거렸다는 이야기는 기억나나 정확한 대화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수사기록 제2388쪽 이하)라고 진술하였으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평소 혼자 있을 때 장인, 장모에게 안부전화를 한 적은 주106) 없는데 시험을 친 날인 사건 전날 장모가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4분여 동안 통화를 주107) 하였는데도 피고인이 단순히 시험 친 다음날이라 하여 안부 전화를 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장모와 통화 당시 피해자는 9시부터 4시까지 전화가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는데, 피해자와 자주 통화하는 장모가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는 것은 피고인도 알고 있었을 것인데도 굳이 위 내용을 말한 것은 위 사정을 다시 상기시켜야 하거나 위 사정을 말함으로써 다른 사정을 알아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단순히 안부전화를 하기 위하여 장모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피해자의 출근 시간인 9시에 임박한 시점(08:55경)에 다른 주108) 목적 을 가지고 장모에게 전화를 하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전화를 받지 않은 행동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도서관에 들어갈 때 분명히 매너모드였고 도서관에 나오면서 짐을 챙기다보니 머플러 속에 핸드폰이 있었다. 점심시간 때도 핸드폰을 안 들고 갔다”(수사기록 제2389쪽)고 진술하였는데,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1차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도서관에 있는 시간대에도 휴대전화를 주109) 사용하였는데 1차 시험이 끝난 다음 날 도서관에 있는 시간에 휴대전화를 굳이 사용하지 않을 별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②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점심시간 때 핸드폰을 안 들고 간 날은 극히 드물고 최근에는 그날만 안 들고 갔다는 것인데(수사기록 제2390쪽), 사실은 피고인이 그날도 점심 시간에 휴대전화를 들고 밖으로 나갔거나 그날만 점심시간에 휴대전화를 안 들고 나갈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점심시간에 머플러를 목에 감고 있었는바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점심 이후 위 머플러에 휴대전화를 넣는 과정에서 충분히 휴대전화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점심 이전에도 머플러 속에 있었다면 점심 시간에 머플러를 꺼내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④ 피고인의 최근 부재중 전화 건수가 사건 당일에 유난히 집중되었고, 사건 당일 피고인에게 걸려온 부재 중 전화나 문자 건수가 한 두 건도 아니고 수십여 건인데 그와 같이 진동이 울릴 동안 한 번도 진동소리를 듣지 못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 위하여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려 하고 부재중 전화와 문자도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면 굳이 매너모드(진동모드)로 해 놓지 않고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 놓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인데 피고인은 휴대전화 전원을 꺼 놓지는 않은 점, ⑥ 통상의 경우 휴대전화가 진동모드로 되어 있었다 하여도 도서관 열람실과 같은 조용한 장소라면 진동 소리가 잘 들릴 것이어서 자신에게 전화가 온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고(위 진동소리가 열람실의 옆 사람에게도 방해가 되기에 금방 받을 것이다), 다만, 피고인의 진술과 같이 머플러에 감겨 있었다면 진동소리를 잘 듣지 못할 수도 있는데, 도서관 열람실에서 전화기를 꺼놓지 않고 진동소리로 해 놓은 것이라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려는 의도였다고 봄이 상당한데 굳이 매너모드 상태에 있는 휴대전화를 머플러에 넣고 부재 중 전화도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주110)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사건 당일 장모와의 통화 이후 도서관에서 의도적으로 피고인에게 걸려오는 휴대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에게는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지 않은 상태에서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않을 특별한 주111) 사정 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4) 그 밖의 피고인의 행적에 대한 의문

① 피고인은 장모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고나서 피해자에게 전화(휴대전화 및 집 전화)를 해보지도 않고 곧바로 집으로 향하였는데 통상의 경우라면 아무리 피해자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었다 하여도 피해자의 휴대전화나 집으로 전화를 해 보아 그 사정을 확인하는 것이 다급한 주112) 상황 에서 보일 수 있는 일반적인 반응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집에 거의 다 이르러서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였는데, 다급한 상황에서 전화를 하지 않고 집으로 곧바로 출발한 상황이라면 집에 거의 다 이른 상황에서는 굳이 피해자에게 전화할 것이 아니라 빨리 집으로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는데, 집에 거의 다 이른 상황에서 굳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한 것은 위와 같은 다급한 상황에서 나오는 무의식적인 반응이라기보다 다른 이유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의식적으로 들었기에 나온 반응으로 보일 수 있는 점, ③ 집으로 가는 도중 그다지 급박해 보이지 않는 자신의 직장동료에게는 전화를 한 점, ④ 다급한 상황에서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굳이 자신의 팔의 상처를 확인하였는데 이는 단순히 통증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상처로 인하여 염려되는 다른 상황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⑤ 자신의 집에 이르러서야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면 통상의 경우 크게 당황하거나 슬퍼하며 진정을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사실을 확인하자마자 피해자의 모습을 자세히 살피지도 않은 채 장모에게 곧바로 피해자의 사망사실을 알리고 직후에(13초 후) 119에 신고를 한 후 112에 신고를 한 점, ⑥ 의사인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온 몸 곳곳의 여러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적어도 수사 초기 경찰을 통해 알았다면 충분히 사고사가 아닌 타살의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사건 초기에도 위와 같은 피해자의 상처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⑦ 아무리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 하여도 만삭의 아내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빈소에서는 슬픔에 잠겨 판타지 소설을 볼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빈소에서도 판타지 소설을 본 점, ⑧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 경찰에 알리지 않은 채 몇 차례 사건 현장인 피고인 집을 방문하였는데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 거처를 옮긴 상황이고 더구나 자신이 경찰에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면 사건 현장 출입을 가급적 삼가고 부득이한 사유로 출입한다 하여도 경찰에 알리고 오해를 받지 않으려 함이 상당할 것인데, 경찰에 알리지 않고 출입할 만한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기에 경찰에 알리지 않고 출입하였다고 볼 소지도 많은 점 등을 고려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여러 행적은 만삭의 아내가 곤란에 처했을 수 있다는 사정을 알게 된 사람, 만삭의 아내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안 사람의 통상의 반응이라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들이 많고, 오히려 피해자가 연락이 되지 않는 다급한 사정과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미리 예견한 사람의 반응이라 보기에 합당한 측면이 많다.

라. 혈흔, 소변 등에 대한 감정결과에 대한 검토

(1) 옷, 이불 등의 혈흔 및 피해자 손톱의 피고인 DNA

먼저, 피고인은 침대 이불 및 침대 패드에서 발견된 피해자 혈흔이 뒤늦게 발견되었다는 사정 등을 이유로 위 혈흔이 피해자의 혈흔이라는 감정결과의 신빙성을 지적하나, 위 혈흔이 뒤늦게 발견되었다는 사정 등만으로는 위 감정결과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다음, 피고인은 사건 당일 피고인과 피해자가 입고 있던 옷에서 발견된 피고인과 피해자의 혈흔 및 피해자의 손톱에서 발견된 피고인의 DNA는 일상생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데 피해자가 평소 피고인의 등을 긁어주거나(스크럽 포함) 머리에 난 뾰루지를 짜주는 과정에서 발생한 주113) 것 또한,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각주 15)) 2011. 1. 13. 피해자가 피고인의 머리에 난 뾰루지를 짜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 그 경위에 대하여 “2011. 1. 13. 전에도 피해자가 제 뾰루지를 많이 짜 주었다. 결혼한 후에는 그랬다. 하루나 이틀에 하나씩은 꼭 났다. 날 때마다 아내가 짜 주었다. 피해자는 그리고 손을 씻지 않았다. 아내가 썩 잘 씻는 편이 아니다. 위생관념이 없다고 해야 하나. 그 날(2011. 1. 13.)은 개수는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하나인 것 같은데, 정확하게 모르겠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514쪽 이하).

이라거나, 피해자가 자신의 몸에 난 뾰루지를 직접 짠 과정에서 발생한 주114) 것 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① 피해자가 평소 주변 인물들에게 피고인의 피부가 매우 좋다고 말하였던 점과 피고인을 오랜 기간 지켜 본 공소외 12, 20의 진술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피부는 매우 깨끗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피부과 질환(건성피부염 또는 뾰루지, 아토피 등)으로 별달리 치료받은 전력도 없는 점(비록 얼굴 부위이긴 하나 법정에서 본 피고인의 피부상태도 매우 양호한 것으로 보이고, 수사기록에 편철된 피고인의 사진에 나타난 몸 부위의 피부 상태도 얼굴의 피부 상태와 마찬가지로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② 최근 들어 자신의 몸에 각질이 생기는 등 얼굴을 제외한 몸 부위만 건성으로 바뀌는 중이라는 피고인의 진술이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피해자가 자신에게 스크럽을 해주는 데 사용하였다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제품은 임산부용으로 보이는데 피해자가 임산부용으로 피고인에게 스크럽을 해 주었다고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의 피부 상태에 비추어 피고인의 진술처럼 하루나 이틀에 하나씩 뾰루지가 났을 것이라고는 선뜻 믿기 어려운데, 사실이라면 수사 개시 이후에도 났을 것이고 그 점에 대한 피고인의 해명이 있었을 것인데 아무런 해명이 없는 점 주115) , ④ 피고인은 피해자의 손톱에서 DNA 검사 결과가 난 이후부터 뾰루지, 스크럽 등의 진술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부에 민감한 여성이 여드름과 뾰루지를 피가 날 정도로 손으로 짠다는 것은 이례적이고 피고인의 진술처럼 피해자에게 뾰루지가 하루나 이틀에 하나씩 났다면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도 봤을 것인데, 직장 동료 공소외 11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뾰루지나 여드름이 나서 짜는 것을 보지 못했다. 피해자는 증인이 나거나 다른 사람이 나면 상처가 나니까 손으로 짜지 말고 다른 것을 사용해서 짜라고 이야기했다.”라고 진술하고 있고, 공소외 12와 공소외 20 또한 피해자에게 뾰루지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⑥ 단지 일상생활(또는 뾰루지를 짜는 과정) 중에 피고인과 피해자가 입고 있던 옷에서 혈흔이 발견된 여러 곳에 한꺼번에 피고인과 피해자의 혈흔이 묻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주116) , ⑦ 사건 당일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신체 여러 부위에서 상처가 발견되었고 피해자도 부검결과에서 보듯 여러 부위에서 상처가 발견된 점, ⑧ 비록 피해자의 오른쪽 손톱에서는 피고인의 혈흔과 DNA가 검출되지 않고 피해자의 왼쪽 손톱에서는 피고인의 혈흔은 검출되지 않고 피고인의 DNA만 검출되기는 하였으나, 살점이 패일 정도의 깊은 상처가 발생할 경우에도 혈흔과 DNA가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공소외 4 등 법정진술 참조), 혈흔과 DNA가 검출되었을 경우에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검출되지 않았다 하여 곧바로 신체접촉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과 피해자의 옷, 이불 등에서 검출된 피고인 및 피해자의 혈흔과 피해자의 왼쪽 손톱에서 검출된 피고인의 DNA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물리적 다툼의 과정에서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주117) ,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침대패드의 소변

피고인은, 다른 원인에 의하여 침대패드에 있던 피해자의 DNA가 우연히 소변 감정에서 검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침대패드에서 발견된 소변에서 피해자의 DNA가 검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소변이 피해자의 소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하나, 소변에서도 비록 혈액처럼 많은 양은 아니지만 DNA가 검출될 수 있는 점( 공소외 2 주118) 법정진술 참조), 피고인과 피해자가 함께 사용하던 침대패드에 묻은 소변자국에서 피고인의 DNA는 검출되지 않고 피해자의 DNA만 검출되었는데 다른 원인에 의하여 우연히 묻은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것이라면 같은 곳에서 잠을 자는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이유를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점, 피고인과 피해자 외에 달리 침대 패드에 소변을 묻힐 가능성 있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제3자의 DNA는 검출되지 않았다), 피고인은 자신의 소변이라는 주장은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침대패드에 묻은 소변은 피해자의 소변으로 봄이 주119) 상당하다.

마. 범행동기에 대한 검토

피고인과 피해자가 6년여에 걸친 연애 끝에 결혼하였고 평소 피해자가 주변에 피고인에 대한 불만을 상세히 알리지는 않은 점, 피고인은 피해자를 상대로 존대말을 하는 등 존중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아이를 임신하여 출산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점, 피고인이 평소 주변에 피해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였다고 볼만한 별다른 자료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만삭의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해할 만한 동기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러나, ① 당시 피고인은 전문의자격시험과 그에 따른 군입대 등의 문제로, 피해자는 출산이 임박한 시점이어서 서로 신경이 예민한 시기였던 점, ② 피해자는 피고인이 전문의자격시험에 합격하여 국군서울지구병원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출산 후에 처가에서 함께 살기를 바라고 주120) 있었는데 피고인이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하자 크게 낙담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지방에서 근무하게 될 경우 출산 직후 별거를 하거나 피해자가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데 이 두 상황을 피해자는 모두 원하지 않았다), ③ 피고인과 피해자가 연애를 시작할 무렵 첫 싸움이 피고인의 게임 때문이었고 피해자는 평소 주변 인물들에게 피고인의 다른 불만은 잘 얘기하지 않으면서도 피고인의 게임 중독 증세를 우려하는 말을 자주 하였던 것으로 보아 비록 피고인이 당장 게임중독증으로 치료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부부 사이에 불만과 다툼의 소지는 충분히 내재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더욱이 평소 피고인이 여가 시간을 게임을 하는 데 많이 소비하여 피해자는 홀로 TV를 보는 식으로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어 이로 인한 불만이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도 게임을 많이 하는 피고인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고 하는 당일에도 집에서 장시간 동안 게임만 하자 이로 인한 불만이 더욱 증대되면서 피고인에게 상당한 불만을 표출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주121) , ⑤ 피고인은 엘리트의식이 상당한 것으로 보이고 주변(처와 처가 등)의 기대 또한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비록 예년에 비해 시험 난이도가 어렵게 출제되었다고는 하나 예년의 경우 90%가 넘게 합격하는 전문의자격시험에 자신이 불합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심한 압박과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불만 주122) 표출 은 피고인을 더욱 자극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해자가 평소 공소외 12 등에게 피고인이 욱하는 성격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비록 피고인에게 만삭 상태의 아내를 확정적으로 살해하려는 의사를 가질 만큼의 동기가 충분히 있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으나, 적어도 사건 전날 주123) 저녁부터 사건 당일 새벽에 이르기까지 장시간에 걸친 피해자와의 말다툼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게 되고 서로 감정이 고조되어 더욱 격렬한 싸움을 하던 중 피고인이 순간적으로 격분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면서도 우발적이고 충동적으로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조르게 되는 상황에 이를 만한 동기는 상당 부분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바. 주124) 제3자 에 의한 범행 가능성

피고인은, 피고인이 집을 떠난 이후 제3자가 피고인의 집에 침입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고 수사기관이 제3자의 침입가능성을 배제한 방법 또한 비합리적이어서 수긍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사건 현장은 사실상 현관문만을 통하여 출입이 가능한데 현관문이 손괴된 흔적이 없고 별다른 족적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건 현장이 피고인이 나갈 당시에 비하여 흐트러지거나 물건이 도난당한 흔적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모르는 외부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침입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사건 당시 피해자의 모습에 비추어 제3자에 의한 범행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집을 나간 직후일 가능성이 주125) 큰데 피고인과 함께 있을 가능성이 큰 출근시간대에 피해자의 집을 방문하거나 침입하여 살해한다는 것은 쉽게 상정하기 어려운 점, ③ 보안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진 ☆☆☆☆☆에 피해자가 모르는 제3자가 택배나 다른 사유를 가장하여 피고인의 집에 침입하였을 가능성도 상정하여 볼 수는 있으나, 출근시간대에 택배 등으로 가장하고 침입하여 물건 등을 절취하여 가지도 않고 소위 ‘묻지마살인’만을 하고 갔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이는 점, ④ 제3자가 피해자의 의사에 의하여 피고인의 집에 들어와서 다툼의 장소로 보이는 안방에 이르러서야 피해자와 다툰 것이라면 피해자와 제3자는 잘 아는 사이일 가능성이 크다 할 것인데, 제3자와 피해자가 사전 약속을 잡았다면 사전 약속을 한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별다른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통화내역 등), 굳이 방문 약속을 하였다 하여도 피고인이 언제 나갈지도 모르는 피고인의 시험 다음날 출근시간대에 그와 같은 약속을 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⑤ 피해자를 아는 제3자가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적을 계속하여 관찰하다가 사건 당일 피고인이 집을 나간 것을 보고 피고인의 집을 불시에 방문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는 있으나 사건 무렵(피고인의 시험준비기간)에는 피해자가 피고인보다 계속하여 먼저 출근하고 있었기에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점, ⑥ 피해자와 안면 있는 제3자가 피고인이 함께 있는 것을 알고도 사전 약속에 의하여 또는 불시에 출근시간대에 방문하였는데 우연히 피해자가 혼자 있었고 피해자와의 다툼의 과정에서 살해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가정하여 볼 수는 있으나, 그러한 사이라면 피고인도 잘 알 수 있는 사람일 것이고 ☆☆☆☆☆의 구조상 엘리베이터의 CCTV에는 방문사실이 노출될 밖에 주126) 없는데 피고인도 잘 아는 사람이 출근시간대에 피고인의 집을 방문하여 피해자를 살해한다는 것 역시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는 점, ⑦ 피고인 집의 현관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은 피고인과 피해자, 가사도우미 외에 별달리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⑧ 무엇보다 피해자가 평소 제3자에 의하여 살해당할 만큼의 원한을 살만한 특별한 관계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또한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생각은 못하였다. 피해자가 원한을 살 만한 사람이 없었다. 누가 죽였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수사기록 제2397쪽), “누군가 타살한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 넘어져 사망했다고 생각한다. 타살이라면 원한을 사서 어떤 동기로 살해했을 텐데 그런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묻지마살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아내가 혼자 있는 집을 어떻게 생각했겠으며 그것도 맨 끝에 있는 집으로, 그것도 출입구에서 제일 먼 집으로 와서 살인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내에게 살의를 가졌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내가 원한을 가질 정도로 다른 사람에게 못하는 편은 아니고, 매정하게 굴지도 않고, 채무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법적으로 원한을 살만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라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제2845쪽) 등을 고려하면, 수사기관이 사건 현장의 여러 정황을 고려하여 사건 현장의 CCTV를 분석하고 경비원 및 주변을 탐문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3자의 침입가능성을 배제한 수사방법이 지극히 비합리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이고, 사건 당일 피고인이 집을 나간 이후 제3자가 피고인 집을 방문하거나 침입하여 피해자를 액사에 이르게 하였다고 보기는 주127) 어렵다.

4. 결론

이상으로 살핀 바와 같이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앞서 본 기초사실과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피해자의 사망원인은 액사이고, 피해자는 사건 당일 피고인이 집을 나간 시점인 06:41경 이전에 피고인에 의하여 액사당하였다고 충분히 인정되는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주 128)

주128) 양형의 이유

[처단형의 범위] 징역 5년 이상 30년 이하

[범죄유형] 살인범죄군, 제2유형(보통 동기에 의한 살인)

[특별가중인자]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만삭의 아내), 반성 없음

[특별감경인자] 없음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10년 ~ 13년)에 해당하나 특별가중인자만 2개 이상 존재하는 경우이므로 형량범위의 상한을 1/2까지 가중하고(10년 ~ 19년 6월) 그 결과 상한이 15년을 초과하는 경우이므로 무기징역형을 선택할 수도 있음

[선고형의 결정] 징역 20년

이 사건 범행은 손으로 목을 조를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위험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의사인 피고인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여 출산이 한 달 남짓 남은 아내를 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하여 태아까지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큰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사건 직후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거나 반성하기는커녕 사건 현장을 서둘러 떠나 적극적으로 알리바이를 만들려 하고 자신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의도적으로 받지 않는 등으로 피해자가 발견된 시점을 늦춤으로써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점, 사건 이후에도 자신에 대한 방어에만 급급한 채 적극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애도를 표하거나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등의 행위를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의 유족들과 갈등의 양상에까지 이르러 아직도 피해자와 태아의 장례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점, 이 법정에서도 얼마 전까지 자신의 아내였던 피해자와 출산예정이었던 태아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엿보기는 힘들고 오로지 자신에 대한 방어에만 몰두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범행에 부합하는 수많은 간접사실과 정황에도 불구하고 합리성이 결여된 변명만으로 일관한 채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개전의 정히 현저히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질 및 정상이 매우 무거워서 피고인에 대한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전문의자격시험의 불합격 가능성 등으로 인하여 예민한 상태에서 피해자와 다투던 중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형은 너무 무거워 보이기에 유기징역형을 선택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병의(재판장) 황은규 김현희

주1) 전문의자격시험의 합격기준은 60점 이상으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소아청소년과 1차 시험 합격률은 평균 93.86%이었으나, 2011년 합격률은 56.85%이었음.

주2) 피고인의 아버지는 사업부도 후 택시운전을 할 무렵 어머니를 때리고 폭언하는 등 조울증 증세가 생겨 진료를 받던 중 뇌경색과 고엽제후유증 또한 확인되었으며 현재까지 위 질병을 앓고 있다.

주3) 피고인은 이 때문에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2493쪽), 피고인은 의과대학 예과 과정에서 1년간 유급을 당하기도 하였다.

주4) 한편, 피고인은 의과대학 본과 4학년 때부터 피해자 부모로부터 월 50만 원 가량의 생활비를 보조받기도 하는 등 결혼 이전부터 처가로부터 경제적 도움 및 그 외의 생활상의 여러 도움을 받았다(피고인 검찰 진술).

주5) 한편, 공소외 20은 “사위가 엘리트 의식이 있어 자존심을 건드리면 화를 내는 것 같다. 딸(피해자)로부터 사위는 서울대 의대, 연세대 의대, 카톨릭 의대생 외에는 모두 자기 밑으로 생각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305쪽).

주6) 피고인은 “위 4명 중에 전문의 시험을 통과한 사람이 한 명밖에 없어서 그 사람이 서울지구병원 소아청소년과 군의관으로 됐을 것이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제2605쪽).

주7) 2011. 1. 6. 이전에 게임을 한 내역에 관한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주8) 다만, 위 CCTV에 표시된 시간은 정확하지 않고 약간의 오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9) 공소외 10은 이 법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고인 집의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주10)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CCTV에 녹화된 시각이고 몇 분의 오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11) 한편, 공소외 11은 “2010. 12. 말 내지 2011. 1. 초 사이 피해자에게 07:30경 전화를 해 보니 피해자가 ‘유치원에 있다. 눈이 온다고 하여 일찍 나왔는데 길이 예상보다 안 밀려 일찍 출근을 하였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669쪽, 법정진술 참조).

주12) 공소외 12는 당시 통화하면서 받은 느낌에 대하여 “평소에는 조근조근 학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말을 하지 않고 서둘러 끊었다는 느낌을 받아 기분이 좋지 않구나는 생각만 했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580쪽). 한편, 공소외 12가 피해자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1. 11. 저녁이고 당시에도 피해자의 얼굴에 상처는 없었다.

주13) 집에 들어온 이후부터 이 시각까지의 경과에 대하여 피고인은 “집에 들어와서 잠옷(희낵 아디다스 후드티 상의, 검은 색 긴 츄리닝 바지)으로 갈아입었고 피해자가 제 등에 스크럽을 해 주었다. 씻고 거실로 나오니 피해자는 쇼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고, 저는 창가쪽 쇼파에 앉았다. 그리고 5-10분 정도 TV를 보았고 시험이야기가 나왔다.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떨어지라고 낸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고, 피해자가 괜찮다고 달래 주었다. 시험 이야기를 한 것은 5분도 안 된다. 피해자가 달래주다가 제가 맞장구를 치고 괜찮다 해주지 않아서 그런지 피해자가 기분이 안 좋아진 것을 느껴서 피해자를 달랬다. 기분 풀어지라고 애교를 부렸다. 그리고 (태중) 아기에게 이야기를 하고 피해자가 제 등을 긁어 주고 귀를 파주고, 제가 뒤에서 아내를 안아 주었다. 조금 더 누워 있다가 피해자가 ‘TV 재미없지? 컴퓨터 하러 들어가’라고 말해서 저는 ‘그럴까?’라고 하고 작은방으로 가서 컴퓨터를 시작했다. 집에 들어와서 피해자가 (장모님과) 통화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고, 피해자로부터 통화사실을 듣지 못했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504쪽 이하). 당시 피해자와 나눈 시험이야기에 대하여는 “집에 도착한 다음 피해자에게 ‘떨어뜨리려고 낸 문제도 아니고 왜 이렇게 어렵게 냈는지 모르겠다. 누구도 합격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족보 거의 안 탔다. 5문제도 안 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제3648쪽).

주14) 문명시대에 집과 궁중을 모아 다른 세력과 대전하는 게임으로 한 가지 미션을 다 완수하면 다음 미션을 선택할 수 있고, 한 가지 미션 당 보통 2시간씩 걸리고 6시간 걸리는 경우도 있으며, 피고인의 컴퓨터에는 인터넷에 접속하여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게임보다 컴퓨터와 대전하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 주로 저장되어 있다(수사기록 제1544쪽, 피고인의 검찰 진술 참조).

주15) 피고인은 당시의 경위에 대하여 “전화를 받으러 안방으로 갔다. 그 때 피해자는 잠옷을 입고 쇼파에 옆으로 누워서 TV를 보고 있었다. 어머니와는 절반은 시험 이야기 절반은 (임신한) 아내 이야기로 통화를 했다. 전화 받는 것을 피해자가 듣고 있었다. 피해자가 듣고 나서 장모님과 통화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머리에 있는 뾰루지를 짜주었고, 물을 마시러 가다가 찬장 문에 이마를 다쳤다. 그리고 나서 다시 22:00경 작은방에 들어갔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512쪽 이하).

주16) 피고인은 이때까지 거실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2517쪽), 이후부터 사건 당일 집을 나간 시점까지의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적에 대한 피고인의 자세한 진술은 아래 Ⅲ. 3항에서 보는 바와 같다.

주17) 한편, 피고인은 아내로부터 쇼핑백을 전해 받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전해 받은 것은 아니고 가져가라고 쇼핑백을 보여주었다.”고 답하고, 그날 꼭 들고 가야 하는 물건이었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날 꼭 들고 갈 필요는 없었다. 그렇지만 나갈 때 가져가야 하는 거고 눈앞에 보이니까 들고 나갔죠.”라고 대답하고, 하얀색 쇼팽백은 피고인이 준비한 쇼핑백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아내가 준 것을... 준비한 것을... 놓은 것을 그냥...”이라고 답하였다. 한편 위 물품 중 헤파린과 리도카인에 대하여는 “위 물품 중 헤파린과 리도카인를 집에 가져간 적은 없고 교육용으로 쓰려고 숙직실에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병원에 반납하기 위해 쇼핑백에 넣은 것 뿐이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618족 이하).

주18) 피고인은 “평소에 자리를 바꾸지는 않는다. 노트북 열람실은 그날 두 번째 갔는데 한가운데여서 다시 자리를 뽑았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387쪽).

주19) 피고인은 당시 “9시 이후에는 피해자와 전화가 되지 않아 4시 이후에 통화가 된다.”는 말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단지 “기억이 없다. 기억하지 못하겠다.”라고만 진술하였는데(수사기록 제2388쪽), 공소외 12는 자신의 딸이 사망한 날에 있었던 일에 관하여 상세히 기억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바, 공소외 12의 수사기관에서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일관된 진술에 의하여 피고인이 위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주20) 공소외 12은, 장인 공소외 20이 피고인에게 “생일 축하하네”라고 축하 문자를 보냈는데도 피고인은 전화를 하지 않고 “네 고맙습니다”라고 문자로만 답장을 보내 공소외 20이 화를 낸 적이 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제1943쪽).

주21) 수사기관은 이 물체에 대하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판독을 의뢰하였으나 “영상압축으로 인한 왜곡으로 판독이 곤란한 것”으로 감정되었다(수사기록 제1000쪽).

주22) 피해자가 2011. 1. 13. 17:48경 공소외 12와 통화를 한 이후 피해자의 휴대전화(핸드폰번호 생략)와 집전화(전화번호 생략)를 이용한 발신 내역은 전혀 없다.

주23) 공소외 12는 당시 피고인이 전화를 받지 마자 자신이 말할 겨를도 없이, 인사나 “여보세요”라는 등의 말도 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나와 전화를 받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이상하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585쪽 등).

주24) 피고인은 개인 휴대전화 외에 병원에서 지급받은 업무용휴대전화가 별도로 있으나 2011. 1. 14. 당일엔 사용하지 않았고 시험준비기간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주25) 1층 엘리베이터 복도의 CCTV 상으로는 17:04이나 현재시간과 3분 차이가 난다(수사기록 제699쪽).

주26) 피고인은 피해자를 흔들어보거나 더 만지거나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얼굴이 일단 얼룰덜룩했고 사체에서 보는 그런 모습이었고, 숨을 쉬지 않았고 배에다 손을 올렸는데 아기가 움직이지 않았다. 아내의 얼굴색을 보는 순간 사망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숨을 쉬지 않는 것은 가슴이 올라오느냐 안 올라오느냐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때 (배에 손을 올리는 것 외에) 건들면 안 된다는 생각이 그런 느낌이 있었다. 이성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고 변사 같은 사건에서 현장보존을 해야 한다는 그냥 감,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내를 못보겠더라구요. 그래서 나와서 장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집에 들어가서 장모님께 전화하기까지는 1-3분 정도이다.”(수사기록 제2394쪽 이하)라고 진술하였다.

주27) 공소외 16은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때 피고인에게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라고 묻자 피고인이 “전문의 1차 시험을 보았는데 난이도가 높았고, 시험을 잘못 본 것 같아 집에서 짜증을 냈더니 부인이 저를 달래던 말을 하던 중 내가 신경이 예민해진 탓에 새벽까지 다투었다. 게임을 하다가 잠도 거의 못자고 06:30경 도서관에 갔다“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나, 위 진술은 사건 현장에서 피고인을 조사한 자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한 것인데, 피고인의 변소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바, 당시는 비록 수사 초기로서 피고인이 피의자로 지목되기 전이긴 하나, 피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이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이 고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 전문진술의 증거능력을 쉽게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28) 공소외 16, 공소외 17 등은 당시 피고인이 사망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이 통상 보이는 반응과는 달리 태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공소외 17 등 119대원은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피고인의 집에서 나왔다.

주29) 피고인은 이러한 말을 한 기억이 없고 이러한 행동을 한 기억도 없다고 진술하고(수사기록 제2607쪽 등), 당시 피고인의 진술은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긴 하나, 공소외 20은 공소외 12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아버지로서 피해자가 사망한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바, 공소외 20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일관된 진술에 의하여 충분히 인정된다. 공소외 16도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위와 같이 상처가 난 장면을 재연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주30) 피고인은 “피해자는 잠잘 때는 안경을 안방 협탁 위에, 씻을 때는 화장대 위에 놓는다. 그런데 당시에는 안경이 화장대 옆에 (서랍장의) 큰 칸이 있고 거기 올려 있었다. 거기 한 번도 올려 있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고, 일 년에 한 두 번 있었다. 특수상황에.. 저랑 장난치다 놓거나 제가 벗겨서 놓는다든지 하는 특수상황일 때를 말하는 것이다. 피해자가 벗겨달라고 할 때가 한 번 있었다. 아내의 안경을 벗겨서 어디에 놓을까 물었는데 그 옆에다가 하기에 화장대 옆에 놓은 적이 있었다”(수사기록 제2396쪽)라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동생 공소외 5는 “언니는 시력이 진짜 나빠 렌즈나 안경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는 화장실로 가지 않았다. 화장실에 가서 렌즈나 안경으로 바꾸어 끼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695쪽).

주31) 공소외 10은 “청소하러 갔을 때 콘택트렌즈 보관함은 화장대 위가 아니라 위 서랍장의 선반에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주32) 피고인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해자와 피고인의 휴대전화가 안방 협탁 위에 있었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383쪽).

주33) 건물의 구조와 높이 등을 고려할 때 창문으로 들어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34) 피고인도 “집에 들어갔을 때 집 모양이 나갈 때와 똑 같은지는 잘 모르겠고 특별히 이상한 점은 못 느꼈다. 나중에 현장사진을 보았을 때 안경위치만 조금 달랐다. 현장검증할 때는 화장품위치가 평소와 다른 것 같아 보였다. 침대나 쇼파는 원래 흐트러져 있었기 때문에 이상한 점은 없었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393쪽).

주35) 공소외 8은 지문검사에 대하여 이 법정에서 “출입문의 손잡이 부분에 이미 피고인과 경찰관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문을 열고 들어간 흔적이 있어 지문으로서의 가치가 없어 지문채취를 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36)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2011. 1. 12. 밤에 작은방 화장실에서 있을 때 와장창하는 소리가 나서 안방에 갔는데 조명기구가 분해가 되어 있었고 왜 분해가 되어 있는지는 아내에게 안 물어봤다. 아내가 다쳤는지 깨졌는지 확인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제가 협탁 밑에 쌓아 놨다. 조립시도는 해 보았는데 안 되었다. 화장실 가기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609쪽).

주37) 미간은 눈썹 사이, 비근부는 코뿌리 부분, 우측 협부는 오른쪽 뺨 부분, 우측 하악부는 오래쪽 아래 턱부분을 말하고, ‘종창’은 부어 있다는 뜻이다.

주38) 우측 하안검은 오른쪽 아래 눈꺼풀, 우측 전후 경부는 오른쪽 앞뒤 목 부분, 좌슬부는 왼쪽 무릎부위를 뜻한다.

주39) 5곳이다.

주40) 공소외 4는 이 법정에서 “(피부까짐 중) 건조가 동반된 피부까짐은 사후에 형성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사후현상이라고 해도 부검감정서의 방향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제가 사인을 도출할 때 설명한 피부까짐은 그 피부까짐이 아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41) 공소외 4 등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위 기재의 의미는 혈액에서 알콜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42) 수사기록 제22쪽, 제33쪽 사진 등 참조.

주43) 피고인은 가사도우미가 자신의 옷을 장롱에 넣어두기에 자신도 장롱에 옷을 넣어두었다고 진술하였으나, 가사도우미 공소외 10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집에서 입었던 옷은 개어서 침대 위에 올려놓았을 뿐 장롱에 넣은 적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주44) 공소외 6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의 바지 중 사타구니 부위에 소변 검사를 하여 소변 반응이 나왔고 가로, 세로 10cm 미터 정도였다. 피해자의 바지에 묻어 있는 소변이니 피해자의 소변이라 생각하고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피해자의 소변인지 검사하지는 않았다). 감정서에 기재된 반흔 절취 부위는 소변검사를 하지 않고 DNA 검사만 하였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45) 공소외 10은 “피고인의 집을 청소할 당시 싱크대 안에는 컵이 보통 3-4개 정도 들어 있었는데, 많을 때는 6-7개 정도, 적을 때는 2-3개 정도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주46)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사진을 올려놓고 댓글을 서로 올리는 곳이다.

주47) 흔히 보이는 소위 ‘사마귀’보다는 좀 작고 납작하게 생긴 것으로서 발생 부위는 손과 얼굴 쪽이고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감염질환인데, 이 자체를 아토피 피부염으로 볼 수는 없다. 그리고 보통 자각증상은 없으며 가끔 가렵다고 하는 사람이 있긴 하나 편평사마귀 자체 때문에 가려움증이 심하지는 않고 일반적으로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쓰거나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나 당시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치료나 처방을 하지는 않았고, 당시 피고인의 피부에 대하여 뾰루지 또는 건성피부염에 진단 내역은 차트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공소외 25 법정진술 참조).

주48) 이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설시 부분에서는 ‘피고인’이라고만 칭한다.

주49)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는 사건 당시 피해자와 사이에 싸움이나 물리적인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진술한 외에는 검찰의 피고인신문에 대하여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였는바, 구체적인 진술내용은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의 진술에 의한다.

주50) 약물, 알콜중독 기타의 요인에 의하여 질식에 이를 수 있는 이상자세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여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의미한다.

주51) 피해자의 사망장소가 피고인의 집이라는 사실, 즉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 외부에서 사망하여 피고인의 집안으로 이동한 것은 아니라는 것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주52) 피해자가 사망한 시간은 논리적으로는 피해자가 귀가한 2011. 1. 13. 저녁시간부터 가능할 것이나 검찰은 피고인이 컴퓨터를 정상적으로 종료한 이후인 03:05경 이후를 시점으로 특정하였고, 피고인도 03:05경 이전에 피해자가 살아있었다는 것인바, ‘03:05경’의 시점에 대하여는 별다른 검토를 하지 않는다.

주53) 제1회 공판준비기일 변호인의 진술 참조. “공소사실 특정과 관련하여, ① 범행장소에 관하여 단순히 ”집에서“라는 모호한 표현으로만 되어 있어 살해 장소가 욕실인지, 안방인지 불명확하고, ② 범행방법에 대하여는 손으로 졸라서 죽였다는 것인지 수건이나 헝겊 등을 사용하여 죽였다는 것인지, 손으로 죽였다면 위에서 두 손으로 목부분을 눌러서 살해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뒤쪽에서 목을 감싸 안아서 졸로 죽였다는 것인지 등 그 방법을 특정해 주시고, ③ 범행시간에 대하여도 피고인이 주거지에서 나가는 모습이 찍힌 CCTV의 시각이 06:41으로 되어 있으므로 같은 시각 이전에 살해했다는 주장은 불명확하므로, 각 부분들에 대하여 특정해 주시고(이하 생략).”

주54)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06:41경’은 피고인이 집을 나갈 당시의 CCTV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서 다소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고, 피고인이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기까지 다소간의 시간이 경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확한 시간은 아닐 수 있으나, ‘06:41경’의 의미는 피고인이 집을 나갈 때의 시간을 CCTV의 시간을 기준으로 특정한 것에 불과하고 공소사실의 취지는 피고인이 집을 나가기 전에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것이어서 공소사실 특정에 지장이 없다.

주55) 손에 의한 목졸림의 흔적을 말하는데, 목부위 겉의 피부까짐만을 지칭하기도 하고 목부위 내부의 물렁조직이나 근육의 출혈, 갑상연골이나 설골의 골절까지 포함하여 지칭하기도 한다(공소외 2 법정진술 참조).

주56) 공소외 1도 피해자의 목에 피부까짐(찰과상)이 있다고 진술하였고 위 피부까짐이 손으로 압박을 가해 나타난 상처일 수도 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주57) 사후에 심장기능이 정지한 후 혈관 속의 혈액이 중력의 힘을 받아 고이게 되는 울혈을 말한다.

주58) 공소외 1은 외력에 의한 출혈의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주59) 내인사는 혈액이 응고되지 않고 유동성인 암적색 혈액을 띠기 때문에 시반이 강하게 나타나는 조건을 가진다(공소외 7 법정 진술 참조).

주60) 공소외 1도 “시간과 자세가 다른 것이 논문의 실험적인 결과와 이 사건의 결과에 차이를 줄 수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주61) 공소외 1 또한 액사의 경우 사후시반성출혈이 아닌 ‘피부밑 및 끈모양 목근육 멍(출혈)’이 액사의 특징이라는 전제에서 진술하고 있다. 한편, 공소외 4는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경우에도 목근육내 출혈이나 기도내부 출혈이 나타날 수 있느냐에 대하여는 구체적으로 어떤 원인에 의해서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이 있었는지 자세나 상황이 설명되어야 한다. 그런 구체적인 설명 없이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에도 뭐가 나타난다는 식으로 따다 붙이면 안 된다. 액사의 경우에도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62) 공소외 4도 이 법정에서 “법의학 교과서로 널리 사용되는 나이트 교과서에는 기도점막출혈 부위가 액사에서처럼 목부위에 직접적인 물리적인 외력이 가해졌을 때 특징적으로 출혈이 잘 나타나는 부위라고 설명되어 있고, 시반성출혈이 아니다. 주변에 점상출혈 없이 특정 부위에만 국소적인 출혈이 짙게 나타난 것이어서 시반성출혈이라 할 수 없다.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의 경우 목이 과도하게 굴곡되어 압력이 가해지더라도 기도점막 출혈이 발생할 수는 없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63) 공소외 1도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결막하점상출혈이 없다고 기재하였으나, 이 법정에서 부검사진 4번을 보고 나서 결막에 출혈이 있고, 결막하점상출혈은 액사로 보는 근거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진술하였다. 단, 결막하점상출혈은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경우에도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인다(공소외 4 등 진술).

주64) 공소외 1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주65) 공소외 1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 머리 뒷부분 중 5개의 (내부) 출혈은 1개는 두피열창이 동반되어 있기 때문에 외력에 의한 것이나, 다른 곳에 있는 상처는 외력에 의한 것일 수도 있으나 시반에 의한 출혈로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머리에 국한하고 다른 부분에 있는 시반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두피에 있는 5개의 출혈은 충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진술하였다.

주66)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사건 당일 아침에 집을 나가면서 곡 가져갈 필요가 없었던 쇼핑백을 가져갔는바 그 속에 혈흔을 제거한 휴지 등을 가져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사건 이후에도 몇 차례 임의로 사건 현장을 방문하였다.

주67) 공소외 1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주68) 공소외 1도 “피해자가 뒤로 넘어진 것이라면 얼굴 등의 상처가 생길 수 없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69) 공소외 1도 안면부를 포함한 이 곳의 상처는 충격에 의한 상처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70) 피고인은 이 중 무릎부위의 멍은 일상적인 생활 도중 어딘가에 부딪혀서 생긴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제외하고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를 제외할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의 여러 부위의 멍이 넘어지면서 발생하였다는 전제 아래 피해자가 욕조에 넘어질 당시에는 생존하였다고 주장하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주71) 이 가정이 성립하려면 눈가 오른쪽의 혈흔이 마른 후 머리의 방향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주72) 공소외 2도 이 법정에서 “맨 처음 욕조에 들어갈 때 머리가 약간 오른쪽을 향하고 있었는데 사망 한 후 근육의 힘이 풀리고 체중이 아래쪽으로 쏠리면서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던 머리에 나중에 혹시 약간 변형이 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아주 극히 드문 상황까지는 생각을 해 보았으나,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럴 수 없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73) 공소외 2는 이른바 모세관 현상에 따라 주름을 타고 눈물이나 피가 우상향으로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하여 “관으로는 가지만 도랑(주름)으로는 가지 않는다. 도랑을 타고 흘러 올라갈 수는 없다.”라고 명확히 진술하고 있다.

주74) 폭식증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체중증가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극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고 소극적인 음식섭취는 임신말기 산모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수 있고, 빈혈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주75) 기준치 보다 낮은 수치를 근거로 피해자에게 빈혈증상이 있었고 이와 같은 빈혈증상은 임신 말기의 갑작스런 체중증가로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76) 이는 기력저하 및 심장기능저하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심장기능이 저하되면 갑자기 실신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주77) 피고인은 피해자가 넘어지면서 뇌진탕에 따른 의식소실을 맞게 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의식소실에 이른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것만을 검토한다(변론요지서 참조).

주78) 피고인은 “피해자의 건강상태는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빈혈은 제가 알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내가 ♤♤산부인과 병원에 12월에 갔는데 괜찮다고 저에게 말해 주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주79)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피해자의 장기 등에 대한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기에 위와 같은 부검결과는 믿을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공소외 4는 “부검당시 사인을 외인사로 판단하였기에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으나 조직검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논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후 실시하였고 별다른 질병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주80) 특히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진단적 기준 중 하나로는 ‘사인이 될 만한 다른 소견 즉, 손상, 질병 등의 소견이 없는 상태에 있을 것’을 요하나(공소외 3 법정진술 참조), 이 사건에서는 ‘액사’임을 나타내는 여러 손상들이 존재하는 경우로서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진단 기준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주81) 한편, 공소외 4는 이 법정에서 “(법의학적으로) 06:41 이전이라고 딱 찍어서 그 이전이라 말할 수는 없다. □□□□□병원영안실에서 찍은 검안 사진을 기준으로, 등부위 시반이 굉장히 강하게 침윤성 시반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정도의 시반이 형성되려면 경험적으로는 최소한 10시간 이상은 지나지 않았겠다 생각이 든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82) 공소외 9는 비록 이 법정에서 ”증인이 제일 나중에 갔다.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 경찰관이 있었다.“라고 진술하긴 하였으나 이는 공소외 19 경위를 제외한 나머지 경찰관들이 현장에 있었다는 의미로 보이고, 공소외 16의 위 진술을 고려할 때 공소외 9는 공소외 8 등이 도착한 직후 사건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주83) 다만, 침윤성시반을 고려할 때 18:00시를 기준으로 4시간 전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주84) 시반의 변화, 시신강직의 정도, 위(위) 내용물의 변화, 사후체온의 변화 등을 고려하는 방법 등이 있다.

주85) 이 사건의 경우 제반 정황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사망 장소가 욕조가 아닐 가능성이 큰데, 안방의 보일러 온도는 욕조보다 높은 21℃를 가리키고 있어서 영안실의 온도와 더 큰 차이가 난다.

주86) 공소외 2 등도 피해자가 06:41이전에 사망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법의학적 근거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주87) 이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람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아내가 05:40에 맞춘다. 제 알람은 아니고 아내 핸드폰 알람일 것이다. 저는 병원에 출근할 때는 05:30-05:40에 맞추어 놓지만 공부할 때는 안 맞추어 놓는다. 그날은 그 전보다 일찍 일어난 편이다.”(수사기록 제2381쪽)라고 진술하였다.

주88) 제1회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05:50-05:55경으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381쪽).

주89) 피고인은 사건 당일 샤워를 하지 않았다(수사기록 제2524쪽).

주90) 공소외 11은 검찰에서 자신은 저녁에 샤워하고 아침에 머리를 감는다고 진술하였다.

주91) 휴대전화 알람시간에 설정된 시간을 보아 최근에는 05:40 무렵 일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주92) 피해자는 과일을 먹기도 하고 과일을 출근차량 안에서 먹기도 한 것으로 보이고, 과일의 경우 전날 밤에 준비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공소외 12 진술 참조).

주93) 피해자가 임신 이후에 찍은 사진을 보아도 피해자는 임신 이후에도 화장을 짙게 한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제2879쪽).

주94) 집에서 나온 이후부터 주차장에 도착하여 시동을 걸고 차량을 이동하여 출구까지 나오는데 소요되는 시간 및 CCTV 시간의 오차, 피해자의 출근 시간에 관한 주변일물들의 제반 진술을 고려함.

주95) 지각과 결근을 하지 않고 출근 시간인 9시 보다 훨씬 이전에 출근하는, 부지런한 습성의 피해자가 평소와 같이 일찍 출근하기 위하여 05:50-05:55경 일어났음에도 아무런 출근준비도 하지 않은 채 40-50분 가량 TV만 본다는 것 자체도 납득하기 어렵다.

주96) 피고인이 사건 당일 자신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시각에서 집을 나간 시각까지 55분 가량 소요된 점도 감안함.

주97) 앞서 본 바와 같이 컵 6개와 과도 1개가 싱크대에서 발견되었다.

주98) 물론 부딪혀도 DNA가 검출이 안 될 수는 있다.

주99) 당시 피고인은 상처를 본 이유에 대하여 “기억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통증 때문에 본 것 같다”(수사기록 제2528쪽)라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시험 볼 때와 시험보고 나서도 아프지 않았던 상처에서 통증이 갑자기 다시 나타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주100) “분명한 것은 제 등을 만졌던(스크럽, 긁어주기) 사람은 아내 밖에 없다. 언제 냈는지는 모르지만 제 등에 상처를 낸 사람은 아내가... 아내가 낼 수밖에 없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516쪽).

주101) 피고인은 “(이마와 팔 부위 상처를 제외한) 관자놀이, 귀밑, 왼쪽 뺨, 등의 상처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관이 이야기 해 주어서 알았다.”(수사기록 제3645쪽)라고 진술하였다.

주102) 피해자의 왼쪽 손톱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된 점, 피해자와 피고인의 옷에서 발견된 혈흔,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여러 부위의 상처 및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로 봄이 합당하다.

주103) 공소외 2는 이 법정에서 “1차 시험을 보고 그 다음날 새벽에 도서관으로 간 후배나 동료, 선배는 보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주104)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이 사건 결론에 비추어 보면, 일찍 집을 나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함일 것으로 판단된다.

주105) 피고인은 사건 당일 평소 출입한 적이 거의 없던 노트북 열람실에 들어가서(노트북으로 열람한 자료는 전문의자격시험 관련 자료이나 실제 그 자료를 보고 공부를 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배정받은 좌석을 CCTV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바꾸었는바, 이러한 행동도 다소 의문이다.

주106) 피고인도 극히 드물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389쪽).

주107)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나 피해자가 피고인과 같이 있던 집에서 4분여 동안 통화를 하였기에 피고인이 바로 알았을 수도 있고, 피고인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온 것은 피해자도 듣고 있어서 알았다는 것인데 이를 들은 피해자가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온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피고인의 위 진술은 쉽게 믿기 어렵다.

주108)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이 사건 결론에 비추어 보건대, 피해자의 사체를 가장 먼저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장모이므로, 장모가 피해자의 출근시간이 임박한 시점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여서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사정을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나아가 혹여나 장모가 4시 이전에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위 사정을 알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4시까지는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사정을 상기시키고자 함이라 할 것이고(굳이 말하지 않아도 장모가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하나 혹여나 전화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 특히 염려 되었기에 위와 같은 말을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피해자의 사망사실이 늦게 알려지게 하여 사망추정시각을 흐리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주109) 사건 당일에도 도서관에 있는 도중에 장모에게 전화를 하기 위하여 휴대전화를 가지고 열람실 밖으로 나오기까지 하였던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주110) 현장 검증 당시 피고인이 재연한 머플러에 감긴 휴대전화의 모습을 보면(수사기록 제2101쪽), 피고인의 휴대전화가 우연히 머플러 안에 감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은 점심 이전에도 휴대전화가 머플러에 있었다고는 진술하지 않는바(장모로부터 전화를 받은 이후 휴대전화의 위치에 대하여는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점심 이전에는 머플러에 감겨 있지 않았다면 충분히 진동소리를 들었을 것이고, 점심 이전에도 머플러에 있었다면 점심 이전, 이후 모두 머플러에 우연히 감싸 있었다고는 도저히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진동소리가 잘 들리지 않도록 머플러에 넣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주111) 이 사건 결론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전화를 받으면 다른 사람(피해자의 직장동료 등)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사정을 알게 될 수밖에 없고 피고인으로서는 집에 가서 확인해야 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피해자의 사망사실이 그만큼 빨리 알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을 경우에는 더욱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원을 꺼놓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주112) 피해자는 당시 출산을 얼마 남기지 않은 만삭의 상태였고, 결근과 지각을 하지 않는 피해자가 출근을 하지 않은 채 하루종일 수십차례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었기에, 피해자에게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주113) 피고인은 스크럽을 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하여 “스크럽은 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제가 몸에 각질이 많다. 아내가 비듬이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그게 각질이어서 스크럽을 해 주었고, 건성피부다. 얼굴에는 기름이 많아 지성피부인데, 몸은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얼마 전부터 2010년 가을이나 겨울부터 각질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제가 관리를 안 하고 살이 찌니까 얼굴은 아직도 기름이 많은데 몸은 피부가 바뀌고 있다고 생각했다. 피해자가 샤워할 때 일주일에 1-2번 스크럽을 해 주었다. 스크럽을 시작해 줄 때 제가 느낀 증상은 없고, 아내가 비듬같은 것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면서 해 준다고 하였다. 등이나 몸은 언제나 가렵다. 하루 종일이란 뜻은 아니고, 그것은 건성피부로 바뀌기 전에도 자주 가려웠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505쪽 이하). 또한,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각주 15)) 2011. 1. 13. 피해자가 피고인의 머리에 난 뾰루지를 짜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 그 경위에 대하여 “2011. 1. 13. 전에도 피해자가 제 뾰루지를 많이 짜 주었다. 결혼한 후에는 그랬다. 하루나 이틀에 하나씩은 꼭 났다. 날 때마다 아내가 짜 주었다. 피해자는 그리고 손을 씻지 않았다. 아내가 썩 잘 씻는 편이 아니다. 위생관념이 없다고 해야 하나. 그 날(2011. 1. 13.)은 개수는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하나인 것 같은데, 정확하게 모르겠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514쪽 이하).

주114) 피고인은 침대이불에서 혈흔이 발견되자 수사기관에서 “2011. 1. 13. 이전에 피해자가 뚝뚝 피를 흘린 것은 못 보았고, 2011. 1.경 피해자가 손 밑에 있는 여드름을 짤 때와 목에 있는 여드름을 짤 때 피를 보았다. 피해자가 고름 있는 것을 짜고 있었다. 여드름을 짜서 피가 나는 것을 저에게 보여주었다. 하루 이틀에 한 번씩은 나니까. 피해자의 피부는 굉장히 안 좋은 것은 아닌데 저처럼 깨끗하다고 보기는 어렵다.”(수사기록 제2626쪽 이하)라고 진술하였다.

주115) 현장검증 당시에도 피고인에게 별달리 뾰루지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제2082쪽 참조).

주116) 공소외 10은 이 법정에서 “2011. 1. 12. 청소를 할 때 피고인의 집에 있는 옷과 이불, 침대에서 혈흔 같은 것은 보지 못했고 깨끗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 이에 따를 때 위 혈흔은 2011. 1. 12. 밤 내지 1. 14.경에 발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일상생활 과정에서 위와 같은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주117) 침대이불과 침대패드에서 발견된 혈흔과 소변, 분해된 조명기구 등을 고려하면, 물리적 다툼의 장소는 안방 침대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118) 공소외 2는 이 법정에서 “소변에서도 DNA가 검출될 수 있다. DNA의 검출 여부는 세포 속에 핵이 얼마나 있느냐의 여부인데, 소변도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고여 있다가 배출되는 과정까지 전부 사람 몸속에서 자연 탈락되는 세포와 섞일 수 있다. 방광의 세포나 요도의 세포 등이 섞여 있기 때문에 혈액처럼 양이 많지는 않지만 검출될 수 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주119) 한편, 성인인 피해자가 실수 또는 고의로 침대패드에 소변을 묻힐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이고, 사망과정에서 괄약근이 풀리면 소변이 누출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바, 침대 패드에 묻은 소변의 양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아 피해자가 안방 침대에서 이와 같은 사망과정을 겪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공소외 2 법정 진술 등 참조).

주120) 전문의자격시험에 합격하더라도 군의관으로 가게 될 지 여부 및 그 근무지는 매우 불확실할 수 있으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4명의 □□□□□병원 동기들 중 전문의자격시험에 합격하는 사람들이 있을 경우 그 사람들 중 1명이 국군서울지구병원에 근무하는 것으로 사실상 내정되어 있었다고 보이는바, 피고인이 전문의자격시험에 합격하였을 경우 피해자의 바람처럼 피고인이 국군서울지구병원에 근무할 가능성이 상당하였기에 피해자가 그만큼 기대하면서 평소 부모에게 전문의자격시험 합격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위 4명중 1명이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여 그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고 피고인이 진술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주121) 사건 초기 피고인이 공소외 20 등에게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던 것으로 보아 피해자의 불만표출이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은 사건 당일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게임을 하라고 먼저 말하였다고 진술하나,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순순히 게임을 먼저 하라고 말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122) 피고인은 피해자의 성격에 대하여 “책임감이 크고 동생들을 챙겨주고, 어른들을 챙긴다든지 인사드린다든지 하는 사화성이 좋았다.”라고 진술하면서도 “한번 토라지면 홱 토라지는 스타일이다. 잘 운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바(수사기록 제2366쪽), 피고인의 진술에 따른 피해자의 성격에 비추어 보아도 당시 피해자의 불만 표출은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주123) 2011. 1. 13. 귀가 당시의 CCTV 영상에 의하면, 이때부터 이미 피해자의 불만 표출이 있었던 것으로 볼 소지가 많다.

주124) 피고인과 피해자 외에 피고인 집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가사도우미 공소외 10은 사건 당일 다른 집에서 청소를 하여, 알리바이는 증명되었다(수사기록 제1603쪽 참조),

주125) 피해자의 사망시점을 최대한 늦추어 고려한다 하더라도, 공소외 11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한 시점(08:56)에는 피해자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주126) 보안카드가 없다면 비상계단을 통하여 올라가더라도 2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와야 하는 구조이다.

주127) 가사 수사기관의 위와 같은 수사방법에 의하여도 제3자의 침입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단지 추상적인 가능성만으로 앞서 본 여러 간접사실과 정황에 의하여 충분히 인정되는 피고인에 의한 범행에 대하여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주128) 살인범죄의 양형기준이 2011. 3. 21. 수정되어 2011. 4. 15.부터 시행되었는바, 이 사건 공소제기일이 2011. 3. 23.이고 형사재판 진행 중 양형기준이 변경된 경우 권고 형량범위가 가벼워지지 아니하는 한 공소제기시의 양형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수정 전 양형기준을 적용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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