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0구합2822 정직 3월징계처분취소
원고
A
피고
부산지방노동청장
변론종결
2010. 12. 2.
판결선고
2010. 12. 23.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9. 11. 1. 원고에 대하여 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4. 4. 1. 행정주사보(7급) 공채로 임용되어 B부서에서 근무하다가 1999. 5. 29. C부서로 전입하였고, 2004. 10. 1. 행정주사(6급)로 승진하여 2005. 3. 1.부터 부산지방노동청 울산지청 D부서에서 근무하고, 2007. 2. 9.부터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 E센터 F부서에서 G팀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나. 피고는 부산지방노동청 보통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 2007. 6. 1.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다음과 같은 비위행위를 저질러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 제57조 (복종의무) 및 제63조(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같은 법 제78조 제1항을 적용하여 원고를 해임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전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비위행위의 요지>
1. 성실의무 위반
원고는, 2006. 6. 12. 14:07C부서 내부통신망인 H 공개게시판에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추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글을 게시하면서 '1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장 A'라고 표기하여 노동조합 설립 전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2007. 4. 14. 14:00부터 18:00까지, 2007. 4. 15. 09:00부터 18:00까지 과천시 중앙동 소재 정부종합청사 앞 코오롱사거리에서 ‘C부서는 합리적인 인사행정을 행하라. J노동조합'이라는 내용이 기재된 피켓 (60㎝ × 200m)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면서 노동조합 설립 전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
2. 복종의무 위반
원고는, 2007. 1. 25. 'H 공개게시판 등 많은 직원이 동시에 접하는 공간에서 의견을 교환할 때에는 공무원의 신분에 맞게 품위를 지키고 맹목적인 불만과 무책임한 낭설 등을 퍼뜨려 직원들의 정서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라'는 C부서장관의 지시, 2007. 4. 3.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 월례조회에서 이미 결정된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 정책에 대한 반대는 지양하라'는 창원지청장의 지시, 같은 날 위 지시에 위배되는 글을 자진 삭제하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하는 행위의 자제를 촉구하는 E센터소장의 지시, 2007. 4. 6.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 반대집회 및 거리홍보는 위법한 집단행동이므로 2007. 4. 14.부터 2007. 4. 15.까지 계획된 일정을 취소하라는 창원지청장의 지시, 위 날짜에 원고가 행한 1인 시위 현장에서 E센터소장이 위 시위를 중단하라는 지시 등 원고의 소속상관들이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 정책에 반대하는 글의 게재를 자제할 것과 1인 시위를 중단할 것을 수차례에 걸쳐 지시하였음에도, 서 공개게시판에 결정된 정책에 대하여 근거 없이 반대하는 글을 계속 반복 게재하고, 1인 시위를 강행하였다.
3. 품위유지의무 위반
원고는 위와 같이 노동조합 설립 전 노동조합 명칭을 위법하게 사용하고, 1인 시위를 하는 등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였다.
다. 원고는 중앙인사위원회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07. 7. 18. 기각되었다. 이에 원고는 부산지방법원 2007구합4415호로 해임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여 2009. 1. 14. 승소판결을 받았고, 피고는 부산고등법원 2009-867호로 항소하였다.
부산고등법원은 2009. 6. 12. 원고가 품위유지의무와 복종의무를 위반하였으나 성실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았고,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은 너무 무거워 위법하다는 취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 피고는 다시 대법원 2009두11416호로 상고하였으나 2009. 9. 24. 기각되었다.
라. 피고는 2009. 9. 29.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전 처분을 취소하여 원고를 복직시키고, 지급하지 않은 급여 98,090,130원을 지급하였으며, 같은 날 부산지방노동청 보통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재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부산지방노동청 보통징계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재징계의 정도를 정직 3월로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09. 11. 1. 원고에게 정직 3월의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0. 3. 31.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8호증, 을 제4,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재징계의결 요구서에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복종의무 위반을 기재하였는데, 원고가 성실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은 부산고등법원의 판결문에서도 나타남에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노동조합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K이 견책을 받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무거운 점, 피고는 원고의 글을 C부서 행정정보 시스템 운영규정에 따라 삭제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그대로 두어 원고에게 복종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고 있는 점, 원고는 이미 재량권이 일탈·남용된 이전 처분으로 인하여 심적 고통을 받아 온 점, 피고가 제대로 된 징계 처분을 하였다면 원고는 건국 60주년 특별사면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너무 과중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 국가공무원법
제57조 (복종의 의무)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제63조 (품위유지의 의무)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78조 (징계사유)
①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징계 의결을 요구하여야 하고 그 징계 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
1. 이 법 및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2. 직무상의 의무(다른 법령에서 공무원의 신분으로 인하여 부과된 의무를 포함한다)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3.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제78조의3 (재징계의결 등의 요구)
①① 처분권자 (대통령이 처분권자인 경우에는 처분 제청권자)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로 소청 심사위원회 또는 법원에서 징계처분등의 무효 또는 취소(취소명령 포함)의 결정이나 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다시 징계 의결 또는 징계부가금 부과 의결(이하 “징계의결 등”이라 한다)을 요구하여야 한다. 다만, 제3호의 사유로 무효 또는 취소(취소명령 포함)의 결정이나 판결을 받은 감봉·견책처분에 대하여는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아니할 수 있다.
3. 징계양정 및 징계부가금이 과다한 경우
다. 인정사실
(1) K은 L협의회 간 연합협의회는 설립할 수 없음에도 2004. 3. 27. 연합협의회로 설립된 M협의회 대표자회의 의장으로서 2004. 9. 18. 임시총회를 개최하였고, 노동조합 준비위원회를 설립하여 그 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2005. 7. 12. 노조설립 찬반투표를 실시하려 하였으나 중단된 사건과 관련하여 경인지방노동청으로부터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성실의무 위반의 점 및 집단행위의 금지의무 위반의 점을 이유로 견책처분을 받았다.
(2) 피고는 이전 처분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서와 마찬가지로 재징계의결 요구서에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복종의무 위반을 기재하였으나, 부산지방노동청 보통징계위원회는 부산고등법원의 판결문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원고에게 품위유지의무, 복종의무 위반의 점만을 징계사유로 삼아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11, 13호증의 각 기재
라. 판단
(1) 피고가 재징계의결 요구서에 품위유지의무, 복종의무 위반의 점 뿐만 아니라 성실의무 위반의 점 역시 기재한 사실, 부산지방노동청 보통징계위원회는 원고의 품위 유지의무, 복종의무 위반의 점만을 징계사유로 삼아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행정자치부가 발행한 징계업무편람에는 '징계위원회가 일종의 준독립적 행정기관이므로 징계의결요구권자의 경징계 · 중징계 요구 의견에 기속받지 않고 징계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재징계의결 요구서에 기재한 징계사유는 징계위원회의 판단을 구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징계위원회는 법원의 판단과 동일하게 성실의무 위반을 징계사유로 삼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재징계의결 요구서에 성실의무 위반의 점을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있어 절차적이나 실체적인 위법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1) 주장은 이유 없다.
(2) 앞선 든 사실에 따른 다음과 같은 사정 즉, K의 경우 노조설립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못하여 복종의무의 위반은 없었으나 원고는 계속되는 상관의 게시판 글을 자진 삭제하라는 지시에 불복한 복종의무의 위반 사실이 존재하여 같은 사안으로 볼 수 없는 점, K의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은 경인지방노동청의 권한인 점, 가사 경인지방노동청이 K에게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의 다른 징계사유가 존재하였음에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역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일부를 징계사유로 삼지 말아야 한다거나 K과 동일한 징계를 해야만 한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는 국가의 정책에 반대하는 규탄집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실제로 1인 시위를 하였으며, 게시판에 과도하게 글을 게재하여 조직 내부 구성원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였고, 수 회에 걸친 상관의 글 삭제 지시에도 복종하지 않았던 점, 원고에 대한 징계는 해임 처분이었던 이전 처분에서 3개월 정직이라는 이 사건 처분으로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행위 내용에 비추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2)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홍광식
판사유정우
판사남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