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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비율 20:80  
서울중앙지법 2009. 11. 3. 선고 2009나23282 판결
[손해배상(기)] 상고[각공2009하,1987]
판시사항

[1] 자전거 도로에서 좌회전을 하려는 자전거 운전자의 주의의무

[2] 보행자 자전거 겸용도로의 우측에서 선행하던 자전거 운전자가 갑자기 좌회전을 하자 좌측에서 후행하던 자전거 운전자가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급정지를 하다가 자전거와 함께 넘어진 사안에서, 선행 자전거 운전자가 자신의 진행방향을 적절히 알리거나 근접거리 후방의 교통상황을 살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자전거 도로의 구조상 하나의 차로 내에서 두 대의 자전거가 나란히 달리거나, 차로 내에서 후행하는 자전거가 선행하는 자전거를 앞지르는 것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 후행 자전거가 반대차로를 침범하지 않고 선행 자전거를 앞지르기 위하여 같은 차로 내에서 선행 자전거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차로 우측에서 선행하는 자전거가 갑자기 좌회전을 할 경우 차로 좌측 근접 거리에서 후행하는 자전거나 좌측으로 추월을 시도하는 자전거의 통행에 방해를 줄 수 있으므로, 좌회전을 하려는 자전거 운전자가 미리 도로 좌측으로 진행하면서 수신호 등을 통하여 후방에서 진행하는 자전거 운전자에게 자신의 진행방향을 알리거나, 진행방향 근접거리 후방의 교통상황을 살피면서 안전하게 좌회전을 할 의무가 있다.

[2] 보행자 자전거 겸용도로의 우측에서 선행하던 자전거 운전자가 갑자기 좌회전을 하자 좌측에서 후행하던 자전거 운전자가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급정지를 하다가 자전거와 함께 넘어진 사안에서, 선행 자전거 운전자가 자신의 진행방향을 적절히 알리거나 근접거리 후방의 교통상황을 살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단, 후행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거리 미확보, 자전거 조작 미숙 등의 과실을 인정하여 책임을 20%로 제한함).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울 담당변호사 박종미)

변론종결

2009. 9. 29.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753,075원 및 이에 대하여 2009. 8. 7.부터 2009. 11. 3.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0,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항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5호증, 갑 제6호증의 2, 을 제2호증의 1 내지 19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08. 8. 27. 17:00경 자전거를 몰고 두 개의 차로로 구분된 한강 보행자 자전거 겸용도로의 우측 차로의 우측 부분을 탄천교 방면에서 잠실 방면으로 시속 약 30㎞의 속도로 진행하고 있었고, 원고는 피고와 근접하여 피고의 뒤에서 우측 차로의 좌측 부분을 불상의 속도로 진행하고 있었다.

나. 피고는 탄천 고수부지 부근에 이르러 진행방향 좌측의 한강변 조깅로로 빠져나가기 위하여 갑자기 좌측으로 핸들을 조향하면서 도로를 가로질러 진행하였고, 이에 피고를 뒤따르던 원고는 피고의 자전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급하게 정지를 하다가 도로 우측으로 전도되었으며(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척골상단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다. 원·피고가 진행한 보행자 자전거 겸용도로는 별도의 차로 구분이 없는 폭 약 2.7m 정도의 하나의 차로로, 그 구조상 차로 내에서 두 대의 자전거나 나란히 달리거나, 차로 내에서 후행하는 자전거가 선행하는 자전거를 앞지르는 것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2.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바로 뒤에서 후행하던 원고에 대한 아무런 안전조치나 예고 없이 중앙색 실선을 침범하여 갑자기 좌회전하는 과정에서 원고 운전의 자전거를 충격하면서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피고보다 후행하던 원고가 피고와의 안전거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채 진행하다가 좌회전하는 피고를 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행자 자전거 겸용도로를 진행하는 자전거의 운전자는 진행방향 전방이나 좌우를 살피면서 진행할 의무는 있으나, 진행방향 후방의 교통상황을 살피면서까지 진행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일방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어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우선 이 사건 사고의 경위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이 사건 사고 지점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원고 운전의 자전거를 충격하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4호증, 갑 제6호증의 1의 각 기재는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피고를 뒤따르던 원고가 좌회전하는 피고를 피하기 위하여 급하게 정지하는 과정에서 전도되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나) 나아가, 이 사건 사고 발생에 피고의 과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고 지점 도로가 별도의 차로 구분이 없는 하나의 차로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 사건 사고 지점 도로는 구조상 하나의 차로 내에서 두 대의 자전거가 나란히 달리거나, 차로 내에서 후행하는 자전거가 선행하는 자전거를 앞지르는 것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고, 후행 자전거가 반대차로를 침범하지 않고 선행 자전거를 앞지르기 위하여 같은 차로 내에서 선행 자전거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차로 우측에서 선행하는 자전거가 갑자기 좌회전을 할 경우 차로 좌측 근접 거리에서 후행하는 자전거나 좌측으로 추월을 시도하는 자전거의 통행에 방해를 줄 수 있으므로, 좌회전을 하려는 피고로서는 미리 도로 좌측으로 진행하면서 수신호 등을 통하여 후방에서 진행하는 자전거 운전자에게 자신의 진행방향을 알리거나, 진행방향 근접거리 후방의 교통상황을 살피면서 안전하게 좌회전을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근접거리 후방 좌측에서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피고는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차로 좌측에서 갑자기 좌회전을 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급하게 정지하다가 전도되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손을 놓고 수신호를 하거나, 고개를 뒤로 돌리는 것이 오히려 교통의 위해요소가 되므로 자전거 운전자에게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나, 운전자가 자전거에 후방의 교통상황을 살필 수 있는 거울 등을 설치할 경우 굳이 고개를 돌리지 않더라도 후방의 교통상황 파악이 가능하고, 미리 전방의 교통상황을 살피고 속도를 줄이면서 수신호를 하거나 후방의 교통상황을 살필 경우 안전운전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후방의 교통상황은 좌회전을 하는 순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정도의 근접거리만을 살피는 것으로 충분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살피건대, 앞서 본 각 증거에 의하면, 원고도 피고보다 후행하면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만연히 진행하였고, 나아가 좌회전하는 피고를 피하는 과정에서도 브레이크 등 자전거의 제반 장치를 안전하고 능숙하게 조작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원고의 과실 또한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앞서 본 이 사건 사고의 경위, 특히 원고가 피고보다 후행하였던 사정을 감안하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있어서 원고의 과실이 피고의 과실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기왕치료비 총액 : 8,265,378원(진료비 영수증 중 건강보험공단 부담부분 제외함)

(2) 자전거 수리비 : 견적서상 수리대금 520,300원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500,000원

[인정 근거] 갑 제2호증, 갑 제9호증의 1 내지 10

(3) 책임제한 : 1,753,075원(= 8,765,378원 × 20%)

(4) 위자료 : 1,000,000원

[인정 근거] 원고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 참작

라.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2,753,075원(= 기왕치료비 및 자전거 수리비 1,753,075원 + 위자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항소장 부본 송달일인 2009. 8. 7.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09. 11. 3.까지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원(재판장) 고승환 이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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