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4가합443(본소) 손해배상(기)
2014가합100862(반소) 손해배상(기)
원고(반소피고)
A
피고(반소원고)
1. B
2. C.
변론종결
2014. 8. 14.
판결선고
2014. 8. 28.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 B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5. 22.부터 2014. 8. 2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피고(반소원고) B의 나머지 반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 C의 반소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 중 1/6은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본소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들은 각자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반소 : 원고는 피고들에게 각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본다.
1. 기초사실
가. 원고와 피고 B은 2011. 2.경 동일한 절에 다니던 원고의 모친과 피고 B의 모친 피고 C의 중매로 만난 이후 교제를 계속하였다.
나. 한편 원고는 D과 2013. 5. 19. 결혼식을 하고 북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가 2013. 6. 1. 귀국한 이후 2013. 6. 10. 혼인신고를 하였는데, D이 2013. 10. 15. 원고를 상대로 부산가정법원 2013드합2064호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고, 원고가 2014. 1. 16. D을 상대로 위 법원 2014드합157호로 반소를 제기하여 2014. 3. 17. 부산가정법원에서 원고가 D에게 2014. 4. 30.까지 2,500만 원을 지급하고 이혼하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었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18, 27, 2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들이 D에게 피고 B이 원고의 결혼 이후에도 원고와 성관계를 가지는 등 부정한 관계였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말하여 원고와 D이 이혼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혼인파탄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피고 B과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여 왔음에도 피고들 몰래 D과 혼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혼인 사실을 숨긴 채 피고 B과 성관계를 갖는 등 연인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피고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오히려 원고가 피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본소 청구에 대한 판단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피고 B의 본인신문 결과에 의하면 피고들이 2013. 8. 9. D과만나 피고 B이 2013. 6.경 원고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한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앞 앞서 본 기초사실 및 거시한 증거에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15, 18 내지 20, 23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 피고 B의 본인신문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피고 B의 모친인 피고 C와 원고의 모친은 같은 절에 다니던 신도였던 사실, 원고와 피고 B은 부모의 중매로 만나 교제를 계속해왔고 함께 일본으로 여행을 가거나 성관계를 가져왔던 사실, 2013. 8. 7. 원고와 피고 B이 원고의 부모에게 결혼승낙을 받기 위해 인사를 갈 것을 계획하면서 선물 준비 문제에 대하여 의논하기도 한 사실, 피고들이 지인들로부터 원고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 피고 B이 원고에게 위 소식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자 원고가 이를 부인하였고 피고 B이 2013. 8. 8.경 원고에게 결혼 여부를 재차 확인하였을 때에도 원고가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확인을 해보겠다',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 원고가 D과 북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가 귀국 후 D의 부모에게 인사를 갔을 당시까지 피고 B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북유럽에 출장을 갔다고 말한 사실, 원고는 D과 결혼한 이후에도 피고 B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을 뿐만 아니라 주말 밤늦은 시간에도 만난 적이 있는 사실,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D의 휴대전화번호를 건네받아 2013. 8. 9. D에게 연락하여 만나게 된 사실, D은 원고와의 결혼 생활이 원만하지 않고 원고가 피고 B과의 교제가 진행 중인 사실을 숨기고 D과 결혼하였을 뿐만 아니라 결혼 이후에도 피고 B파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음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B과 원고는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들이 지인들로부터 원고가 이미 결혼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후 원고에게 이를 확인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부인하거나 대답을 회피하다 결국 결혼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결혼에 이르게 된 경위 및 결혼 생활에 대해 변명을 하자 D을 상대로 그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위해서는 생면부지인 D에게 피고들의 원고와의 관계를 설명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과정에서 원고와 피고 B이 원고의 결혼 이후에도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말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원고의 D과의 혼인이 파탄에 이르게 된 것은 피고 B이 원고와의 관계를 말하였기 때 문이라기보다는 원고와 피고 B과의 관계 때문으로 봄이 상당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갑 제1 내지 4호증만으로는 피고들이 D에게 위와 같이 이야기한 내용이 허위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피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여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로서 위법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 B의 청구에 대한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성적 자기 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아래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한다. 비록 여성 입장에서도 상대 남성이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혼전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여부는 여성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나, 위와 같은 성적 자기 결정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이에 대한 평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다.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법률상 혼인을 한 이후에도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미혼 여성인 피고 B에게 그러한 사실을 숨기고 적극적으로 부모님께 인사를 가자고 기망한 후 원고가 자신과 결혼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도록 한 일련의 행위는 피고 B의 성적 자기 결정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결국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B이 미혼 여성으로서 이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원고는 피고 B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2) 손해배상의 범위
원고 · 피고 B 사이의 교제 경위 및 기간, 성관계의 횟수 및 전후 정황, 원고로 인하여 입은 피고 B의 정신적 충격, 원고와 피고 B의 나이, 직업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 B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1,000만 원으로 정한다.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 B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4. 5. 22.부터 원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14. 8.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C의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가 피고 B과 결혼을 전제로 사귀었고 D과 결혼한 이후에도 피고 B과 교제를 계속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피고 C의 직접적인 권리 침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C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결국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피고 B의 반소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피고 C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성인
판사권순향
판사백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