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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50382 판결
[도시관리계획(체육시설)폐지결정취소청구][미간행]
판시사항

행정계획의 의미 및 행정주체가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가지는 형성의 자유의 한계 /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 행정계획 결정이 위법한지 여부(적극) / 행정주체가 주민 등의 도시관리계획 입안제안을 받아들여 도시관리계획결정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경우 외에 입안제안에 따라 결정된 기존 도시관리계획결정을 변경·폐지할 것인지 결정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 이때 이익형량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

원고, 상고인

롯데건설 주식회사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박세길 외 2인)

원고보조참가인

원고보조참가인 1 외 13인

피고, 피상고인

인천광역시장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김태훈 외 4인)

제3자소송참가인

제3자소송참가인 1 외 8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제3자 소송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가. 행정계획은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행정에 관한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하여 설정한 활동기준이나 그 설정행위를 말한다. 행정주체는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진다. 다만 행정주체의 위와 같은 형성의 자유가 무제한적이라고 할 수는 없고, 행정계획에서는 그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사이에서나 사익 사이에서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으므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 결정은 이익형량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게 될 수 있다 (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두21464 판결 ,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두246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행정주체가 주민 등의 도시관리계획 입안제안을 받아들여 도시관리계획결정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두21499 판결 등 참조), 입안제안에 따라 결정된 기존의 도시관리계획결정을 변경·폐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때 입안제안자 등이 가지는 종전 도시관리계획결정에 대한 신뢰이익 등 이해관계나 종전 도시관리계획결정에서 적절하게 고려되지 못한 제반 사정 역시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당연히 포함될 수 있고, 이는 종전 도시관리계획결정을 변경하여야 할 공익 등 제반 공익 및 사익들과 정당하게 비교·교량되어야 한다.

나. 원심은, ① 원고 롯데건설 주식회사가 인천 계양구 다남동에 대중골프장을 조성하는 내용의 이 사건 사업을 계획하여 피고에게 그와 같이 도시관리계획결정의 입안을 제안하였고, 피고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2009. 10. 5. 인천 계양구 다남동 산65-14 일원 717,000㎡에 대중골프장을 설치하는 내용의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 및 그 지형도면을 고시한 사실, ② 그런데 피고는 2012. 4. 30.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폐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가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폐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않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하였거나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1) 계양산은 산지가 부족한 인천 지역에서 가장 높은 대표적인 산이다. 보호 가치가 높은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고, 산림청 지정 희귀 식물이 발견되는 등 생물 다양성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가현산에서 청량산에 이르는 ‘에스(S)’자형 광역녹지축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생태계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보전의 필요성이 크다. 인천시민들과 국민들이 건전한 여가와 휴식의 공간으로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사건 사업은 구체적인 사업 내역, 사업대상 지역의 위치와 형태 및 면적 등에 비추어 계양산의 자연환경이나 경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하여 골프장을 통과하는 일부 등산로가 폐쇄되거나 그 이용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고, 그 경우 위와 같은 여가 및 체육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가해질 것이 예상된다.

(2) 이 사건 사업으로 대중골프장이 건설될 예정이고 국민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골프장 이용 인구가 증가하였다고는 하나, 2011년 기준 전 국민 중 골프장 이용자는 약 6.1%에 불과하고, 대중골프장의 이용요금이 여전히 높게 형성되어 있어 일반 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기에는 경제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계양산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시민들의 여가 활동 증진에 본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인천시에 이미 12개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거나 설립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며 그중 3개 골프장이 대중골프장인 점 등을 감안할 때 골프장 추가건설의 당위성 또한 부족하다.

(3) 이 사건 처분 당시는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의 고시 때와는 달라진 여러 상황과 여건들이 존재하였다.

① 이 사건 처분에 대한 공람·공고 결과 및 여론조사 결과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의 고시 이후로 이 사건 사업의 추진에 대한 찬반이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환경적 쟁점으로 부각되었고,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의 고시 때와 비교하여 이 사건 처분 당시의 여론이 이 사건 사업의 추진에 반대하는 쪽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② 인천광역시의회는 2011. 10. 24. 계양산의 자연자원과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천광역시 계양산 보호조례(조례 제4999호)’를 제정하였다. 위 조례에는 계양산 보호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계양산의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인천광역시 산하에 계양산보호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는 등의 내용이 규정되었다.

③ 국토해양부는 2011. 11. 1. ‘도시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여 국토계획법상 체육시설의 범위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에서 설치하는 체육시설 등으로 한정하였다.

(4) 원고들이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사업을 위한 용역비 등으로 비용을 투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이 고시되기 전에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승인을 요청하거나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 입안제안을 하기 위하여 발생한 비용의 비중이 비교적 크다.

더구나 피고는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 폐지 입안 이후 원고 측 이해를 반영하기 위하여 원고 롯데건설 주식회사와 4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서면 협의 및 관계자 면담 과정을 거쳤고, 원고 롯데건설 주식회사가 이 사건 사업의 부지에 수목원이나 산림휴양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이 사건 사업의 부지를 인천시 내의 다른 토지와 교환하거나 또는 인천시에 매도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할 때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뿐 아니라 원고들의 침해되는 사익까지 고려하여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5) 피고가 이 사건 사업을 대체하여 추진하는 산림휴양공원 조성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볼 수도 없다.

라.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행정계획의 재량한계, 수익적 행정행위의 철회 제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한다. 어떠한 행정처분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는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신뢰보호 원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위법하다(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두1093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을 고시한 것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의 유지나 원고들의 이 사건 사업 시행에 관한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일반적으로 기존 행정계획의 존속에 대한 특정인의 기대이익을 행정계획의 변경에 대한 공익보다 항상 우선시할 수도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뢰보호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원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제3자 소송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조희대 민유숙 이동원(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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