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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1. 29. 선고 2016다24474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과실상계 또는 책임제한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 산정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2]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3]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피해자가 국민연금법에 따라 지급받은 장애연금 등으로 공제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 및 국민연금법상 장애연금이 장애로 인한 일실수입을 전보하는 기능을 갖는지 여부(적극) / 국민연금의 가입자인 피해자가 제3자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피해자가 국민연금법에 따라 지급받은 장애연금으로 공제할 수 있는 손해(=장애연금과 성질 및 연금지급기간이 모두 동일한 일실수입 손해)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병남 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정구)

주문

원심판결 중 재산상 손해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 4점에 대하여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거나 가해자의 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할 때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이나, 과실상계 또는 책임제한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다6691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일부 인용하거나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스스로 선풍기 전기선을 이용하여 목을 매어 자살을 시도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잘못 또한 손해발생의 한 원인이 된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의 손해배상책임을 20%로 제한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책임제한 비율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 소송대리인이 원심 제4차 변론기일에서 다음 변론기일까지 사실조회 회신결과가 도착하지 않을 경우 그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진술하였고, 이에 따라 원심 제5차 변론기일에서 ○○○병원과 △△△△에 대한 사실조회신청을 모두 철회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위 각 사실조회 회신결과가 도착하기 전에 변론을 종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고의 변론권을 침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일부 인용하거나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고에게 배상해야 할 재산상 손해액이 190,185,677원[= (일실수입 416,288,335원 + 향후치료비 70,437,418원 + 개호비 444,927,052원 + 향후 보조구 19,275,580원) × 20%]이라고 인정한 다음, 국민연금공단이 피고에게 2011. 11. 30.부터 2016. 1. 22.까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장애연금으로 30,344,580원을 지급하였음을 이유로 이를 위 재산상 손해액에서 모두 공제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득은 배상의무자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에 대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9865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피해자가 국민연금법에 따라 장애연금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 그 급여액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 및 발생기간 등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할 수 있다 (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다95360, 2013다95377 판결 등 참조). 한편 국민연금법상의 장애연금은 연금가입자가 입은 장애가 계속되는 동안 장애 정도에 따라 지급되는 것으로서 장애로 인한 일실수입 손해를 전보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다10092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국민연금의 가입자인 피해자가 제3자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피해자가 국민연금법에 따라 지급받은 장애연금은 그 성질과 연금지급기간이 모두 동일한 일실수입 손해에서만 공제할 수 있고, 연금지급기간을 달리하는 일실수입 손해나 그 성질이 다른 재산상 손해에서 이를 공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장애연금의 연금지급 대상기간을 심리한 다음, 그에 따라 피고의 일실수입 손해 중 장애연금이 지급된 대상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특정하여 그 금액에서 동일한 기간에 대하여 피고가 지급받은 장애연금액만을 공제하였어야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 없이 피고의 재산상 손해액에서 위 장애연금 전액을 공제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손해배상에서의 손익공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라. 그리고 국민연금공단이 원고를 상대로 위 장애연금에 관련하여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단5326962호 ) 국민연금공단이 대위취득한 구상권의 원금이 19,308,299원이라고 확정되었음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에서 공제될 수 있는 장애연금의 원금도 19,308,299원을 초과할 수 없음을 아울러 지적하여 둔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재산상 손해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에는 위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어 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나머지 위자료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구체적인 불복사유의 기재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재산상 손해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김용덕 박상옥 박정화(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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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성남지원 2015.8.20.선고 2013가합203075
-서울고등법원 2016.7.14.선고 2015나205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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