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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6다9643 판결
[손해배상(기)등][공2017하,2085]
판시사항

[1] 쌍무계약에서 계약 체결 후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이미 이행한 급부에 대하여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계약 당시 이미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한 경우, 채권자가 이행을 구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이미 이행한 급부에 대하여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청구하거나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의 의미 및 채무를 이행하는 행위가 법률로 금지되어 그 행위의 실현이 법률상 불가능한 경우도 포함하는지 여부(적극)

[2] 법령에 따라 토지분할에 행정관청의 분할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 중 일부를 특정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나 그 부분의 면적이 법령상 분할허가가 제한되는 토지분할 제한면적에 해당하여 분할이 불가능한 경우,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한 것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3] 갑이 을 주식회사로부터 안동시에 소재한 1필지의 임야 중 특정 위치의 628㎡를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구 안동시 도시계획 조례에서 ‘녹지지역·계획관리지역·생산관리지역 안에서 관계법령에 따른 허가·인가 등을 받지 아니하고 지목이 임야인 토지를 분할하는 경우 분할 면적이 99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사안에서, 위 토지가 녹지지역·계획관리지역·생산관리지역 안에 소재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할을 전제로 한 을 회사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쌍무계약에서 계약 체결 후에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채무자는 급부의무를 면함과 더불어 반대급부도 청구하지 못하므로, 쌍방 급부가 없었던 경우에는 계약관계는 소멸하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청구할 수 있다. 한편 계약 당시에 이미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이행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청구할 수 있으며, 나아가 민법 제535조 에서 정한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을 추궁하는 등으로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절대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상 경험칙이나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 이는 채무를 이행하는 행위가 법률로 금지되어 그 행위의 실현이 법률상 불가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법령에 따라 토지분할에 행정관청의 분할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 중 일부를 특정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나, 그 부분의 면적이 법령상 분할허가가 제한되는 토지분할 제한면적에 해당하여 분할이 불가능하다면, 매도인이 그 부분을 분할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3] 갑이 을 주식회사로부터 안동시에 소재한 1필지의 임야 중 특정 위치의 628㎡를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구 안동시 도시계획 조례(2014. 10. 14. 조례 제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녹지지역·계획관리지역·생산관리지역 안에서 관계법령에 따른 허가·인가 등을 받지 아니하고 지목이 임야인 토지를 분할하는 경우 분할 면적이 99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사안에서, 지목이 임야인 위 토지의 면적은 법령상 분할허가가 제한되는 토지분할 제한면적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 토지가 녹지지역·계획관리지역·생산관리지역 안에 소재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인 을 회사가 토지를 분할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수 없으므로, 분할을 전제로 한 을 회사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병준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청수개발에 대한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상고와 피고 주식회사 청수개발에 대한 주위적 청구에 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1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1에 대한 상고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아무런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 주식회사 청수개발(이하 ‘피고 청수개발’이라고 한다)에 대한 상고에 관하여

가. 주위적 청구 부분

이 부분 상고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아무런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나. 예비적 청구 부분

1) 쌍무계약에서 계약 체결 후에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채무자는 급부의무를 면함과 더불어 반대급부도 청구하지 못하므로, 쌍방 급부가 없었던 경우에는 계약관계는 소멸하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청구할 수 있다 (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98655, 98662 판결 참조). 한편 계약 당시에 이미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그 이행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청구할 수 있으며, 나아가 민법 제535조 에서 정한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을 추궁하는 등으로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6다212524 판결 참조).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절대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상 경험칙이나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42020 판결 등 참조). 이는 채무를 이행하는 행위가 법률로 금지되어 그 행위의 실현이 법률상 불가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6다212524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2013. 7. 26. 피고 청수개발로부터 안동시 (주소 생략) 임야 20,286㎡ 중 특정 위치의 628㎡(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3. 7. 16. 법률 제119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토계획법’이라고 한다) 제56조 제1항 제4호 , 같은 법 시행령 제51조 제1항 제5호 (가)목 에 의하면, 도시·군계획사업에 의한 경우가 아닌 한 녹지지역·관리지역·농림지역 및 자연환경보전지역 안에서 관계법령에 따른 허가·인가 등을 받지 아니하고 토지의 분할을 하려는 자는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구 국토계획법 제58조 제3항 , 같은 법 시행령 제56조 제1항 , [별표 제1의2] 제2호 (라)목 (1) (가), 구 안동시 도시계획 조례(2014. 10. 14. 조례 제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조례’라 한다) 제2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녹지지역·계획관리지역·생산관리지역 안에서 관계법령에 따른 허가·인가 등을 받지 아니하고 지목이 임야인 토지를 분할하는 경우 분할 면적이 990㎡ 이상이어야 하며, 다만 구 조례 제22조 제2항 각 호에서 정한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시장의 분할허가가 허용될 수 있다.

따라서 법령에 따라 토지분할에 행정관청의 분할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 중 일부를 특정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나, 그 부분의 면적이 법령상 분할허가가 제한되는 토지분할 제한면적에 해당하여 분할이 불가능하다면, 매도인이 그 부분을 분할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구 조례 제22조 제2항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6다212524 판결 참조).

이 사건 매매계약을 위와 같은 법령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살펴보면, 지목이 임야인 이 사건 토지의 면적은 법령상 분할허가가 제한되는 토지분할 제한면적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사건 토지가 녹지지역·계획관리지역·생산관리지역 안에 소재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인 피고 청수개발이 이 사건 토지를 분할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수 없으므로, 분할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 청수개발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토지를 분할하는 데 앞서 본 법령이 적용되는지 여부를 살피지 않은 채, 구 조례의 규정 내용만으로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원시적 불능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렇다면 원심의 판단에는 토지의 일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원시적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청수개발에 대한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상고와 피고 청수개발에 대한 주위적 청구에 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박상옥(주심)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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