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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도8989 판결
[업무상과실치상·의료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 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반의사불벌죄의 피해자가 피의자나 피고인 등에게 자신을 대리하여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자신의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수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한별 담당변호사 노유진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부분 중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2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이 사건 피해자들 중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이라 한다) 제36조 제3항 에 따른 조정이 성립하거나 의료분쟁조정법 제37조 제2항 에 따라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피해자들의 경우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그들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보면서도, 피고인 1과 위 일부 피해자들 사이의 각 조정결정 및 조정조서에 기재된 “신청인(피해자)은 피신청인(피고인 1)이 위 가.항의 의무(금원지급 의무)를 임의 이행하면 피신청인의 형사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은 위 피해자들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참조).

원심판단은 이러한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거기에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원심은 피고인 1과 피해자 공소외 1, 피해자 공소외 2 사이에 각각 의료분쟁조정법 제36조 제3항 에 따라 조정이 성립하였으므로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위 피해자들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 1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전제한 후, 위 피해자들이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였는지와 관련하여서는, 피고인 1이 위 피해자들과 ‘위 각 피해자는 피고인 1에게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으며 이미 제기된 고소·고발 또는 민사소송이 있는 경우 모두 즉시 취하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각각 작성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위 피해자들이 피고인 1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준 것만으로는 위 피해자들과 피고인 1 사이에 고소 취소 또는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약정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될 뿐, 위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이나 제1심법원에 확정적으로 피고인 1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까지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반의사불벌죄의 피해자는 피의자나 피고인 및 그들의 변호인에게 자신을 대리하여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자신의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권한을 수여할 수 있다 (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1도4283 판결 ,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도11339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의 변호인이 위 각 합의서를 2016. 5. 19. 검찰에, 2016. 9. 12. 제1심법원에 각각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위 피해자들이 피고인 1에게 위 각 합의서를 작성하여 줌으로써 피고인 1이나 그 변호인에게 자신들을 대리하여 처벌불원의사를 수사기관이나 제1심법원에 표시할 수 있는 권한을 수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 권한 수여 여부에 관하여 추가로 심리한 후 위 피해자들의 처벌불원 의사표시 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이나 제1심법원에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데에는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위 피해자들 부분에 파기사유가 있는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공소사실 중 위 피해자들 부분과 나머지 피해자들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위 피해자들 부분뿐만 아니라 나머지 피해자들 부분도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3) 한편, 피고인 1은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고인 2와 이 사건 피해자들 사이에 의료분쟁조정법 제36조 제3항 에 따른 조정이 성립하거나 의료분쟁조정법 제37조 제2항 에 따라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사실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 제1항 본문이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피해자들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을 전제로 하는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관련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피고인 2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부분 중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2의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고영한 조희대(주심) 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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