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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7두42293 판결
[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무료 노인복지시설에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하여 감면된 취득세의 추징에 관한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178조 제1호 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의 의미 및 정당한 사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

〔2〕 갑이 무료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기 위하여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대금 대부분의 지급은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한 매도인의 대출금 채무를 갑이 인수하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하고 갑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만을 마친 후 매매계약의 중요한 부분인 대출금 채무의 인수가 이행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부득이 계약을 해제하고 등기를 말소하여 부동산을 해당 업무에 직접 사용하여야 할 세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관할관청이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20조 제1호 에 의해 감면된 취득세를 추징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갑이 부동산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료 노인복지시설이라는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못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냄 담당변호사 이기연)

피고, 피상고인

인천광역시 남동구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4. 12. 31. 법률 제129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0조 제1호 , 제178조 제1호 노인복지법 제31조 에 따른 무료 노인복지시설에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면제하되, 정당한 사유 없이 그 취득일부터 1년이 경과할 때까지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감면된 취득세를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정당한 사유’란 법령에 의한 금지, 제한 등 납세의무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외부적인 사유는 물론 해당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정상적인 노력을 다하였으나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유예기간을 넘긴 내부적인 사유도 포함한다. 그리고 정당한 사유의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납세의무자에 의하여 수행되는 사업의 공익성을 감안하여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부동산의 취득목적에 비추어 그 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하는 데 걸리는 준비기간의 장단, 목적사업에 사용할 수 없는 법령상, 사실상의 장애사유 및 장애정도, 납세의무자가 목적사업에 사용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등을 아울러 참작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두18582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무료의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기 위하여 2014. 7. 2.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19억 5,000만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다만 매매대금 중 5,000만 원은 소외인에게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나머지 19억 원은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한 소외인의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원고가 인수하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하였다.

나. 원고는 2014. 7. 2.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인수할 목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만을 우선 마친 후, 그 무렵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초하여 위 부동산에 관한 공동담보 채권최고액 1,851,200,000원 상당의 근저당권자인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에 위 대출금 채무의 인수를 신청하였다.

다. 그런데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원고의 채무인수에 대한 제반 사항 등을 신용정보 확인 및 면담결과 등을 통하여 검토한 결과 채무인수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가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인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통지하였다.

라. 이에 원고는 2014. 7. 22.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같은 날 합의해제를 원인으로 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요양원 시설 등 일체를 인수하여 무료의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할 목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였고 거기에 다른 목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는 상당한 액수에 이르는 매매대금의 대부분을 매수인인 원고가 매도인의 기존 대출금 채무를 인수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매매계약의 중요한 내용으로서 계약당사자들은 이 사건 대출금 채무의 인수에 특별한 장애사유가 없다고 전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실제 이러한 채무인수를 이행하기 위하여 원고는 매매목적물을 인도받지 못한 상태에서 곧바로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이 사건 대출금 채무에 관한 인수신청을 하였던 점, ④ 그런데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이 사건 대출금 채무의 인수가 불가능하다고 통지하였고, 이를 쉽사리 예상하기 어려웠던 원고 등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일부터 불과 20일도 경과하지 아니한 시점에서 즉시 매매계약을 해제하기로 하면서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였고, 위 기간 동안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수익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무료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기 위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 대부분의 지급을 위하여 약정에 따라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만을 하여놓았을 뿐이었는데, 매매계약의 중요한 부분이 이행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부득이 계약을 해제하고 그 등기를 말소함으로써 위 부동산을 해당 업무에 직접 사용하여야 할 세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반 사정을 무료 노인복지시설의 취득에 취득세 감면혜택을 부여하는 입법 취지 등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료 노인복지시설이라는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못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원고에게 정당한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178조 제1호 에서 정한 추징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위 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김창석 이기택(주심)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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