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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다34437 판결
[분양대금반환등][공2017하,1357]
판시사항

[1]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정도 및 당사자가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표시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 계약이 성립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아파트의 동·호수만을 지정하는 계약에 목적물만 특정되어 있을 뿐 분양대금의 액수, 목적물의 인도 시기 등 계약의 중요 사항이 정해져 있지 않고 장래에 이를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도 없는 경우, 위 계약을 분양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내용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의사가 합치되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으면 충분하다. 한편 당사자가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표시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은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아파트 등을 분양하기로 하는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분양 목적물 외에 분양대금의 액수, 목적물의 인도와 소유권이전등기 시기 등 계약의 중요 사항이 정해져 있거나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아파트의 동·호수만을 지정하는 계약에 목적물만 특정되어 있을 뿐 그 밖에 분양대금의 액수, 목적물의 인도 시기 등 계약의 중요 사항이 정해져 있지 않고 나아가 장래에 이를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하여 구속력이 있는 합의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위 계약을 분양계약이라고 할 수는 없고, 나중에 분양계약을 체결한 경우 동·호수만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최진갑)

피고, 피상고인

대우조선해양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규홍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내용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의사가 합치되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으면 충분하다. 한편 당사자가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표시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은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등 참조).

아파트 등을 분양하기로 하는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분양 목적물 외에 분양대금의 액수, 목적물의 인도와 소유권이전등기 시기 등 계약의 중요 사항이 정해져 있거나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아파트의 동·호수만을 지정하는 계약(이하 ‘동·호수 지정계약’이라 한다)에 목적물만 특정되어 있을 뿐 그 밖에 분양대금의 액수, 목적물의 인도 시기 등 계약의 중요 사항이 정해져 있지 않고 나아가 장래에 이를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하여 구속력이 있는 합의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위 계약을 분양계약이라고 할 수는 없고, 나중에 분양계약을 체결한 경우 동·호수만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피고는 원고들과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실시하기로 약정하였다. 이는 향후 계약조건에 대한 변경을 하지 않을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사용승인일(임시사용승인 포함) 이전까지 피고가 다른 수분양자들과 원고들보다 유리한 계약조건으로 분양계약을 체결할 경우 원고들에게도 위와 같은 유리한 계약조건을 소급 적용하기로 하는 것이다(이하 ‘이 사건 특약’이라 한다).

나. 그 후 피고가 2012. 11. 23. 소외인과 이 사건 아파트 ○○○동 △△△호에 관하여 동·호수 지정계약(이하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 소외인으로부터 계약금 명목으로 100만 원을 지급받았다.

다.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에는 이 사건 아파트 ○○○동 △△△호에 관한 분양대금, 납부방법, 목적물의 인도와 소유권이전등기 시기 등에 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라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

라.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은 이 사건 아파트의 사용승인예정일인 2012. 12. 1.(실제 사용승인일은 2012. 12. 3.이다)부터 불과 1주일 전에 이루어졌고, 피고의 분양담당직원이 소외인에게 ‘정상분양대금에서 약 10%를 할인하고, 발코니 확장비용을 면제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으나, 피고의 위 분양담당직원은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서에 위와 같은 계약조건을 기재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12월 1일 이후 변동된 조건으로 (호전) 분양함’이라고만 기재하였다.

마.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은 정식계약 시에는 계약자의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인감도장,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기하고 있고, 동·호수 지정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의 30%가량은 정식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며, 그러한 사람들에 대하여는 지정계약금을 그대로 반환해 주었다.

바. 이 사건 아파트 ○○○동 △△△호에 관한 정식 분양계약은 이 사건 아파트의 사용승인일 이후인 2012. 12. 8.에 체결되었다.

3. 위와 같은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의 내용, 체결 경위와 시기,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정식 분양계약의 체결 시기와 내용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는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 당시에는 사용승인일 이후에야 계약조건을 변경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할 의사로 소외인에게 분양계약의 청약을 유인하고 소외인에게 동·호수를 확보해 주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피고에게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을 통해서 이 사건 아파트 ○○○동 △△△호에 관한 분양계약조건을 확정적으로 변경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당시 피고와 소외인 사이에 계약조건 변경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매매의사 합치와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원고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원고 명단: 생략]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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