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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5. 27. 선고 2015다33489 판결
[정정보도등][공2016하,865]
판시사항

[1]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의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 판단하는 기준 및 언론기관이 수사기관 등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에 관하여 보도할 때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

[2] 언론·출판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한 요건 및 여기서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의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 및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보도의 내용이 수사기관 등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혐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 아니라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일 개연성이 있고, 신문보도 및 인터넷이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 등으로 인하여 보도 내용의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보도 자체만으로도 피조사자로 거론된 자 등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수사기관 등의 조사사실을 보도하는 언론기관으로서는 보도에 앞서 조사 혐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하고, 확인되지 아니한 고소인의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인용하여 부각시키거나 주변 사정을 무리하게 연결시켜 마치 고소 내용이 진실인 것처럼 보이게 내용 구성을 하는 등으로 기사가 주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인하여 일반 독자들이 사실을 오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사 내용이나 표현방법 등에 대하여도 주의를 하여야 하고, 그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2] 언론·출판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 여기서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나아가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일반 사인인지, 공적 인물 중에서도 공직자나 정치인 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국민의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인물인지, 단지 특정 시기에 한정된 범위에서 관심을 끌게 된 데 지나지 않는 인물인지, 적시된 사실이 피해자의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된 것이거나 공공성·사회성이 있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고 그와 관련한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지, 그리고 공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데에 피해자 스스로 어떤 관여가 된 바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결정하여야 한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뉴스한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재판장은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당사자에게 사실상 또는 법률상 사항에 대하여 질문할 수 있고, 증명을 하도록 촉구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136조 제1항 ). 또한 법원은 당사자가 간과하였음이 분명하다고 인정되는 법률상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 ).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보도로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서 기본적으로 그 보도가 ‘허위 사실’임을 전제로 하여 주장하였는데, 제1심은 원고의 위 주장에 ‘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 그 이유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이후 원고는 원심 제1회 변론기일에, “허위사실이 아니라도 이런 사실을 공표하는 것은 명예훼손이 되므로 손해배상을 포함해서 청구를 구하는 취지입니다.”라고 그 주장 취지를 정리하여 진술하였다.

이러한 변론 경과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보도 내용이 허위이든 사실이든 그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였으니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것으로 그 주장 내용을 최종 정리한 것이고, 원심법원이 그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석명을 하도록 하였다고 한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석명권 행사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처분권주의 및 변론주의에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항소장에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및 제1심판결을 표시하고, 그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는 취지를 기재하면 족하고, 항소심의 심판 범위를 정하게 될 불복의 정도는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서면 또는 구두진술에 의하여 제1심판결의 변경을 구하는 한도를 명확히 하면 되는 것이므로, 이를 굳이 항소장에 미리 특정하여 기재할 필요는 없다( 대법원 1994. 11. 25. 선고 93다47400 판결 등 참조).

또한 항소심의 심판대상은 항소로 불복한 부분에 한정되나 항소하지 아니한 나머지 부분도 항소로 인하여 확정이 차단되고 항소심에 이심되므로, 항소인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항소취지는 물론 청구취지를 확장할 수 있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항소장에서 제1심판결에 대하여 전부 불복한다는 뜻은 명백히 하였고,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면서 제1심에서는 청구하지 않았던 지연손해금을 추가 청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이어 원심 제1회 변론기일에 항소장의 항소취지 금액 2,000만 원은 제1심에서 인용한 300만 원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진술하여 원심 변론종결 전에 항소취지 및 청구취지를 명확히 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 재판장이 항소장의 보정을 명하거나 항소장을 각하하지 아니하고 변론기일에 항소취지를 분명하게 하도록 하고, 원고가 항소심에서 청구취지에 추가한 지연손해금 부분도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된다고 한 데에 무슨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 없다. 거기에 항소장심사권이나 처분권주의 또는 항소심의 심판범위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3 내지 5점에 관하여

가.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의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 여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 및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보도의 내용이 수사기관 등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혐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 아니라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일 개연성이 있고, 신문보도 및 인터넷이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 등으로 인하여 보도 내용의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그러한 보도 자체만으로도 피조사자로 거론된 자 등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수사기관 등의 조사사실을 보도하는 언론기관으로서는 그 보도에 앞서 조사 혐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하고, 확인되지 아니한 고소인의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인용하여 부각시키거나 주변 사정을 무리하게 연결시켜 마치 고소 내용이 진실인 것처럼 보이게 내용 구성을 하는 등으로 그 기사가 주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인하여 일반 독자들이 사실을 오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사 내용이나 표현방법 등에 대하여도 주의를 하여야 하고, 그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 ,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다18925 판결 등 참조).

한편 언론·출판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 여기서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그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그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다15922 판결 ), 나아가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일반 사인인지, 공적 인물 중에서도 공직자나 정치인 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국민의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인물인지, 단지 특정 시기에 한정된 범위에서 관심을 끌게 된 데 지나지 않는 인물인지, 적시된 사실이 피해자의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된 것이거나 공공성·사회성이 있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고 그와 관련한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지, 그리고 공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데에 피해자 스스로 어떤 관여가 된 바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결정하여야 한다.

나.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과 기록에 의하면, 원심판시 이 사건 1 기사는 그 구성과 내용으로 볼 때, 피고의 주장처럼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 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을 형성하기보다, 일반 독자로 하여금 영화 감독인 원고가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의 가해자라는 인상을 가지게 하는 사실의 전달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사의 전반적인 내용이 원고를 고소한 소외인의 진술을 일방적으로 인용하여 고소 내용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을 뿐이고, 핵심적인 사항에 관하여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한 내용은 별로 없다. 오히려 그 기사 중 ‘○씨와 ○군은 ○감독의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시달리다 작년 초 쉼터로 피신해 현재까지 피신해 있다’는 부분은 고소장이나 소외인의 진술을 인용하는 방식도 아니고 마치 기자가 확인한 사실인 양 적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록 원고가 청소년 성범죄를 소재로 한 이른바 ‘사회 고발 영화’라고 할 수 있는 “△ △△△ △△”라는 영화를 연출한 영화 감독으로서 그 영화를 통하여 한때 청소년 성범죄의 심각성 등에 관한 공적 논쟁을 불러일으켜 일반의 관심을 끌었다 하더라도, 위 기사가 다루고 있는 내용은 위와 같이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주제와는 거리가 먼 데다가 공공적·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공적인 관심 사안이라기보다는 주로 원고 가정 내부의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일로서 원고의 인격권 내지 사생활의 비밀과 명예를 침해할 우려가 높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점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1 기사가 공익성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논리와 경험칙 등 채증법칙 위반 및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없다.

4. 결론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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