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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5도11392 판결
[공직선거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에 해당하는 ‘금품 등의 제공행위’가 같은 조 제2항 과 이에 근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그 위원회 결정에 의하여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 행위로서 허용되는 것으로 열거된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같은 법 제257조 제1항 제1호 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있는지 여부(소극)

[2]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가)목 또는 (나)목 에서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직무상의 행위 중 하나로 열거된 ‘법령’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제공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윤재윤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념비 설치사업 관련 후보자 등 기부행위 금지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공직선거법제113조 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은 당해 선거에 관한 것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일체의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이를 금지하고, 제112조 제1항 에서 처벌대상이 되는 기부행위의 종류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후, 같은 조 제2항 에서 통상적인 정당행위와 관련한 행위, 의례적 행위, 구호적·자선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이러한 공직선거법의 규정방식에 비추어, 제112조 제1항 에 해당하는 금품 등의 제공행위는 같은 조 제2항 과 이에 근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그 위원회 결정에 의하여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 행위로서 허용되는 것으로 열거된 행위에 해당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의 기부행위 금지 위반을 처벌하는 제257조 제1항 제1호 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9925 판결 참조).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가)목 또는 (나)목 에서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직무상의 행위 중 하나로 열거된 ‘법령’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제공행위에 해당하려면, 단순히 자체사업계획에 의하여 예산을 그 편성 목적 및 절차에 따라 지출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금품제공행위와 관련된 ‘자체사업계획과 예산’과는 별도로 존재하는 법령 또는 조례에서 이를 직접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경우여야 한다 (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도7205 판결 참조).

나. 원심은, ① 양평초등학교는 고종이 설립한 근대적 교육기관으로서 양평군 내에서는 처음으로 개교 100주년을 맞는 학교이고, 양평군 100주년 기념사업 중에서도 기념비는 양평군이라는 공동체 내에서 근대적 교육이 시작되었다는 역사적 사실과 그러한 교육의 정신이 이어질 것이라는 다짐을 동시에 나타내는 항구적인 상징물로서, 그 설치사업은 공익성이 있으므로, 구 양평군 보조금 관리 조례(2014. 12. 29. 양평군 조례 제22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조례’라고 한다) 제4조 제3호가 보조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군이 권장하는 사업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 점, ② 구 지방재정법(2011. 3. 8. 법률 제104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 제4호 가 ‘보조금을 지출하지 아니하면 사업의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로서 지방자치단체가 권장하는 사업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등을 지급할 수 있다고 하여 이 사건 조례와 달리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위 지방재정법 조항의 개정연혁, 이 사건 조례 및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보조금 관리조례의 제정·개정 경위와 그 과정에서의 표준조례안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조례가 결과적으로 상위 법령에 위배된 것이어서 그러한 조례를 적용한 이 사건 보조금 지급결정이 ‘취소될 수 있는 행정행위’ 또는 ‘당연무효인 행정행위’로 행정법적인 사후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상위 법령의 범위 밖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볼 수 없고 대법원이 무효라고 선언한 바 없는 이 사건 조례 제4조 제3호를 적용하여 이루어진 피고인의 행정행위(보조금 지급 결정)가 법령 또는 조례에 기한 직무행위가 아니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점, ③ 양평초등학교와 양평초등학교 총동문회(이하 ‘총동문회’라고 한다)는 양평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기념비 제작비용 등은 총동문회가 후원금을 모금하여 마련하기로 하였는데, 총동문회는 후원금 모금실적이 저조하여 모금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가평초등학교가 군에서 예산을 보조받아 100주년 기념사업을 치른 사실을 알게 되자, 적어도 100주년 기념사업의 핵심인 기념비 설치사업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인식 아래 양평군에 재정 보조를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양평초등학교장은 양평군에 기념비 설치사업에 협조하여 달라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하였는바, 군수인 피고인과 양평군 공무원들은 총동문회의 모금 상황 및 가평군의 선례, 기념비 설치 작업 자체의 공익적 의미 등을 참고하여 보조금 4,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점, ④ 총동문회는 이 사건 조례 제5조가 정한 바에 따라 사업계획서 등을 첨부한 신청서를 양평군에 제출하였고, 양평군 공무원들은 위 신청서를 접수한 후 이 사건 조례에서 조사·검토를 요구하는 사항이 모두 적정하다는 내용의 ‘보조금 신청 검토 의견서’를 작성하였는바, 이 사건 보조금 지급 결정은 이 사건 조례에 규정된 절차를 모두 거쳐 이루어진 것으로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양평군의 예산 범위 내의 것으로서 양평군 의회의 승인을 받은 것인 점, ⑤ 양평군 내 다른 보조금 지급 사례를 살펴보면, 개인 혹은 사적 단체에 대하여 보조금이 지급된 사례가 적지 않으며, 보조금이 지급된 수많은 사례들과 비교해 보아도 피고인의 이 사건 보조금 지급 결정 과정이나 그 내용의 특이성을 찾기는 어려운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위 보조금 지급행위는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나)목 의 직무상의 행위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113조 에 의하여 금지되는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기부행위 금지 위반의 범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의 이유 설시에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없지 아니하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직무상의 행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지역만들기 제안공모사업 관련 후보자 등 기부행위 금지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① ‘2013 민(민) 주도 읍·면 지역만들기 제안공모사업’(이하 ‘지역만들기 제안공모사업’이라고 한다)에의 사업비 지원은 2013. 4. 17. 제정된 양평군 주민참여 지역만들기 기본 조례(양평군 조례 제2191호)에 근거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적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당초 계획과 달리 상위 6개 마을에 선정되지 못한 7개 마을에 1,000만 원씩을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당초 예상보다 주민들의 지역만들기 제안공모사업에 대한 참여가 활발하였고, 결선에 올라온 사업들 모두 추진할 가치가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수긍할 수 있고, 지방재정법 제45조 에 기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역만들기 제안공모사업 예산 내지 민간자본보조 예산을 증가시킨 피고인의 행위가 통상적인 예산편성 절차를 위반하였다거나 예산편성권에 관한 재량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지역만들기’ 사업은 양평군이 2011년부터 상당한 준비를 하여 시행한 것일 뿐만 아니라 2013. 12.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인바, 지방자치단체의 장인 피고인이 법령 등의 범위 내에서 사업비 지원 대상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였다고 하더라도 직무상의 행위로서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이 금지하는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 ③ 피고인이 2013. 11. 6.경 양평군청 대회의실에서 1차 서류평가를 통과한 13개 마을을 대상으로 2차 발표평가를 실시하기 전 주민들에게 인사말을 하는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활발한 주민들의 지역만들기 제안공모사업에 대한 참여에 고무된 상태에서 지역만들기 사업에 관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오늘 지역만들기 공모 발표회에 이렇게 많은 주민이 오실 줄 몰랐다. 기분이 정말 좋다. 오늘 탈락할 마을들도 섭섭하니 모든 마을에 사업비 1,000만 원씩을 지급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말을 하기는 했으나, 피고인의 발언은 지역만들기 제안공모사업의 사업비 추가 배정 방안을 검토해 본다는 취지로 해석되고, 사회통념상 쉽게 철회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업비 추가 배정을 확정적으로 약속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지역만들기 제안공모사업에 관한 사업비 추가 배정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나)목 의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직무상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직무상의 행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홍보물 초과 발행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이 사건 홍보물인 판시 ‘양평소식’ 발행에 관하여는 그 발행을 담당한 전결권자와 공모하였다거나 발행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홍보물 초과 발행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김용덕 박보영(주심)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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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5.7.10.선고 2015노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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