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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9533 판결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 에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한 취지 / 조합 임원이 총회의 사전 의결 없이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 같은 법 제85조 제5호 위반 범행이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및 총회의 사전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서성 담당변호사 이종현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24조 제3항 제5호 에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한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므로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으로 보장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조합의 임원이 사전 의결 없이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로써 도시정비법 제85조 제5호 에 위반한 범행이 성립되지만, 주택재개발사업의 성격상 조합이 추진하는 모든 업무의 구체적 내용을 총회에서 사전에 의결하기는 어려우므로, 위 도시정비법 규정 취지에 비추어 사전에 총회에서 추진하려는 계약의 목적과 내용, 그로 인하여 조합원들이 부담하게 될 부담의 정도를 개략적으로 밝히고 그에 관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쳤다면 사전 의결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 (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도14296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비롯한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은 2009. 11. 22. 임시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주식회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주식회사 정원 건축사사무소를 이 사건 조합이 시행하는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위한 건설사업관리 용역업체로 선정하는 결의를 하였다.

나. 그런데 이 사건 조합이 이 사건 총회를 개최하기 전에 총회에서 의결할 사항들을 게재하여 조합원들에게 미리 배포한 책자에는 ‘CM(건설사업관리를 의미한다)업체 선정의 건’이 제4호 안건으로 기재되어 있다.

한편 위 안건에 관한 제안이유란에는 이 사건 조합이 건설사업관리 용역업체의 선정을 위하여 실시한 입찰에 응찰한 3개 업체 중 입찰자격을 갖춘 2개 업체 가운데 1개 업체를 용역업체로 선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입찰비교표, 수주실적 확인서, 업체들이 직접 작성한 입찰서 사본 등이 첨부되어 있다. 그리고 위 입찰비교표와 입찰서에는 업체들의 입찰금액이 기재되어 있는데, 주식회사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주식회사 정원 건축사사무소에 대하여는 19억 7,000만 원이, 주식회사 아이티엠코퍼레이션 건축사사무소와 경민엔지니어링 주식회사에 대하여는 23억 4,700만 원이 입찰금액으로 각 기재되어 있다.

또한 위 책자에 함께 첨부된 이 사건 조합이 일간신문에 공고한 건설사업관리 용역업체 선정입찰공고문에는, 이 사건 조합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하여 건설사업관리 용역업체를 선정하고자 한다는 취지와 함께 용역명, 용역기간, 용역범위 등이 포함된 사업개요가 기재되어 있다.

다. 이 사건 조합의 조합장인 피고인은 이 사건 총회의 의결 이후인 2010. 1. 27. 및 2010. 2. 17. 건설사업관리 용역계약의 내용에 관한 이 사건 조합 이사회의 심의와 2010. 3. 12. 건설사업관리 용역계약 체결 및 계약금 집행을 승인하는 이 사건 조합 대의원회의 의결을 거친 다음, 2010. 3. 18.경 이 사건 조합을 대표하여 이 사건 총회에서 건설사업관리 용역업체로 선정된 위 회사들과 사이에 계약금액을 입찰금액에서 일부 감액된 19억 원, 계약기간을 계약일부터 공사의 완료일까지로 하는 원심 판시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총회가 개최되기 전에 배포한 위 책자를 통하여 건설사업관리 용역업체의 선정을 위한 안건이 상정될 것임과 아울러 그 용역의 개요가 포함된 입찰공고 내용,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수주실적 및 입찰금액 등을 밝혔다고 할 것이고, 위 입찰공고 내용과 입찰금액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들은 이 사건 총회에서 건설사업관리 용역업체가 선정됨에 따라 이 사건 조합과 그 용역업체 사이에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사정과 아울러 그 체결될 용역계약의 개략적인 목적과 내용은 물론 입찰금액에 기초한 계약금액의 결정 내지는 그에 따른 조합원들의 향후 부담 정도에 관하여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총회에서 밝힌 입찰금액 범위 내에서 그와 유사한 금액을 계약금액으로 정하여 용역업체로 선정된 회사들과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이상, 피고인으로서는 조합원의 부담이 될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 사건 총회를 통하여 도시정비법 제85조 제5호 에서 정한 총회의 사전 의결을 거쳤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이 사건 총회 의결 당시 용역계약의 체결 시기와 구체적인 계약내용 등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에 관한 결의가 없었다는 등의 사전 의결을 거쳤음을 인정하는 데에 장애가 된다고 보기 어려운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건설사업관리 용역업체를 선정한 이 사건 총회의 결의를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관한 총회의 의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도시정비법 제85조 제5호 에서 정한 총회의 의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계약 체결로 인한 도시정비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위 부분과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6.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고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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