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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2다203089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신청인이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에 불법체포·구금된 후 고문 등에 의한 자백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함으로써 입은 피해에 대하여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경우, 구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2항 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하는지 여부(적극) 및 나중에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부분 피해를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향법 담당변호사 황정화 외 1인)

원고, 상고인

원고 4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향법 담당변호사 황정화 외 1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김진오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피고의 상고이유 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구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2004. 3. 27. 법률 제72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광주민주화보상법’이라고 한다)은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자 또는 상이를 입은 자(이하 ‘관련자’라고 한다)와 그 유족에 대하여 국가가 명예를 회복시켜 주고 그에 따라 관련자와 그 유족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함으로써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며 나아가 국민화합과 민주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으로서, 그 제4조 제1항 은 “이 법에 의한 관련자 및 그 유족에 대한 사실심사 기타 보상 등의 심의·결정을 위하여 광주광역시에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심의위원회(이하 ‘보상심의위원회’라고 한다)를 둔다.”고 규정하고, 제8조 제1항 은 “관련자 또는 그 유족으로서 이 법에 의한 보상금·의료지원금·생활지원금(이하 ‘보상금 등’이라고 한다)을 지급받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관계증빙서류를 첨부하여 서면으로 보상심의위원회에 보상금 등의 지급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제12조 제1항 은 “보상결정서정본을 송달받은 신청인이 보상금 등을 지급받고자 할 때에는 지체 없이 그 결정에 대한 동의서를 첨부하여 보상심의위원회에 대하여 보상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6조 제2항 은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3. 4. 4. 대통령령 제179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광주민주화보상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20조 는 “보상결정통지를 받은 신청인이 보상금 등의 지급을 받고자 할 때에는 다음 사항을 기재한 [별지 제10호 서식]의 동의 및 청구서에 보상결정서 정본과 신청인의 인감증명서 각 1부를 첨부하여 보상심의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3호 에서 ‘보상결정에 동의하고 보상금 등의 지급을 청구한다는 취지’를 들고 있고, [별지 제10호 서식]의 동의 및 청구서에는 “신청인은 그 보상금 등을 받을 때에는 그 사건에 대하여 화해계약하는 것이며, 그 사건에 관하여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다시 청구하지 아니하겠음을 서약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와 같은 구 광주민주화보상법의 입법취지, 관련 규정의 내용, 신청인이 작성·제출하는 동의 및 청구서의 기재 내용에 더하여 구 광주민주화보상법 제16조 제2항 의 입법목적이 신청인이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때에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 특히 기판력을 부여함으로써 소송에 앞서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절차를 통하여 이를 신속히 종결·이행시키고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데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신청인이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때에는 구 광주민주화보상법 제16조 제2항 에 따라 위자료를 포함하여 그가 보상금 등을 지급받은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일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2다45603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광주민주화보상법 제7조 는 “보상심의위원회는 관련자 또는 그 유족에 대하여 그 생활을 보조하기 위한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구 광주민주화보상법 시행령 제14조 는 “ 법 제7조 의 규정에 의한 생활지원금의 지급기준은 보상지원위원회에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에 의하면 구 광주민주화보상법은 광주민주화운동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고 일정 기간 복역한 사람에 대하여 생활지원금을 지급함에 있어 유죄판결에 이르게 된 경위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적법한 형사절차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한 경우뿐만 아니라 불법체포·구금이나 고문·조작 등과 같은 수사기관의 불법행위가 개재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한 경우도 생활지원금의 지급 대상이 된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신청인이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에 의하여 불법체포·구금된 후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하여 범죄사실을 자백하고 그에 기하여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함으로써 입은 피해 역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하여도 신청인이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때에는 구 광주민주화보상법 제16조 제2항 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고, 비록 위와 같은 사유를 이유로 나중에 형사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부분 피해를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2다204365 전원합의체판결 참조).

2.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심 판시 이른바 ○○회 사건의 당사자들인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4 및 망 소외 1(이하 ‘원고 1 등’이라고 한다)은 1980년 말경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등의 활동을 전개하였다가, 1981. 7.경 대전지방경찰청 소속 수사관들에게 불법체포·구금되어 고문, 회유와 협박 등의 가혹행위를 당한 후 기소되었다(이하 수사관들이 원고 1 등을 불법구금하고 고문, 회유와 협박을 통하여 기소한 일련의 행위를 통칭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라고 한다). 그 후 1983년경 원고 1 등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위반죄 등으로 각각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원고 1 등은 2001년경 구 광주민주화보상법에 따른 관련자로 결정되어 구금보상·생활지원금 등의 보상금 등으로, 원고 1이 126,268,000원, 원고 2가 126,460,000원, 원고 3이 93,696,000원, 원고 4가 84,676,850원, 망 소외 1의 유족으로서 원고 5 및 원고 6이 각각 51,133,974원 및 34,089,316원의 보상결정을 받아 그 보상금 등을 수령하였고, 그 무렵 보상심의위원회에 구 광주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동의 및 청구서를 각각 제출하였다.

다. 한편 2009년경 및 2011년경 원고 1 등의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청구사건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들은 불법체포 내지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등에 기한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거나 신빙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판결(일부 면소 포함)이 선고되었고, 그 무렵 이러한 재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불법행위에 의한 유죄판결이 나중에 재심을 통하여 취소되어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불법행위에 의한 복역으로 인하여 원고 1 등이 입은 피해는 모두 구 광주민주화보상법에서 정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해당하므로, 원고 1 등이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이상 이에 대하여도 구 광주민주화보상법 제16조 제2항 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불법행위에 의한 불법구금으로 인하여 원고 1 등의 직업 상실에 따른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원고 1 등이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4. 이에 따라 피고의 상고이유와 직권으로 원고 4, 원고 5, 원고 6의 소를 살펴본다.

가. 원심은, 구 광주민주화보상법 제16조 제2항 의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는 피해의 범위가 1980. 5. 18.에 근접한 시점에 광주민주화운동과 직접 관련하여 입은 사망, 행방불명, 상이의 경우에 한정되고 그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여 광주민주화운동이 원인이나 계기가 되어 입은 피해 등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 1 등이 구 광주민주화보상법에서 정한 보상금 등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이 사건 불법행위에 의한 불법구금으로 인하여 원고 1 등의 직업 상실에 따른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소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다음, 원고 1, 원고 2, 원고 3의 청구에 대하여 이를 일부 인용하고, 원고 4, 원고 5, 원고 6의 청구에 대하여 그에 해당하는 소가 적법함을 전제로 본안으로 나아가 판단한 끝에 그 청구를 기각하였다.

나.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구 광주민주화보상법 제16조 제2항 의 효력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그러므로 원고 4, 원고 5, 원고 6의 상고이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는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며, 소송총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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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2.10.18.선고 2012나3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