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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3다53939 판결
[건물인도등][공2014하,2256]
판시사항

[1] 소송물이 동일하거나 선결문제 또는 모순관계에 의하여 기판력이 미치는 객관적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당사자로부터 계쟁물 등을 승계한 자가 제기한 후소에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지 여부(소극)

[2] 갑 등이 을을 상대로 건물 등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았는데, 위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을로부터 건물 등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병이 갑 등을 상대로 위 건물의 인도 및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병이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이어서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므로 건물 등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소송물이 동일하거나 선결문제 또는 모순관계에 의하여 기판력이 미치는 객관적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당사자로부터 계쟁물 등을 승계한 자가 후소를 제기하더라도 후소에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2] 갑 등이 을을 상대로 건물 등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았는데, 위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을로부터 건물 등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병이 갑 등을 상대로 위 건물의 인도 및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전소 판결에서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는 건물 등에 관한 말소등기청구권의 존부이고 건물 등의 소유권의 존부는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에 불과하여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하고, 전소인 말소등기청구권에 대한 판단이 건물인도 등 청구의 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건물인도청구권 등의 존부가 전소의 소송물인 말소등기청구권의 존부와 모순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어 전소의 기판력이 건물인도 등 청구의 소에 미친다고 할 수 없으며, 이는 병이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을로부터 건물을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더라도 마찬가지이므로, 병이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이어서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쳐 건물 등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에브라임컨설팅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안민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오늘 담당변호사 최종갑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들이 주식회사 디앤아이(이하 ‘디앤아이’라고 한다)로부터 이 사건 상가를 분양받거나 디앤아이의 동의 아래 수분양자 지위를 양수한 사실, 디앤아이는 그 후 한국자산신탁 주식회사(이하 ‘한국자산신탁’이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상가가 포함된 신축건물인 울산 중구 성남동 소재 ○○○○○○ 101동(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 및 그 부지에 관하여 각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실, 피고들이 디앤아이를 대위하는 등으로 한국자산신탁과 디앤아이를 상대로 울산지방법원 2008가단25922호 로 소송을 제기하여 2009. 6. 17. 위 법원으로부터 디앤아이와 한국자산신탁의 신탁계약이 이중매매로서 민법 제103조 에 의하여 무효라는 이유로 “한국자산신탁은 디앤아이에게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지 중 분양계약에 표시된 이 사건 상가의 전유부분, 공유지분 및 대지권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하여 마쳐진 각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고, 디앤아이는 피고들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피고들에게 각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이하 ‘이 사건 전소’라고 한다), 원고는 한국자산신탁이 진행한 공매절차에서 이 사건 상가 부분이 포함된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지를 매수하여 2011. 1. 31.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승계인에게 기판력이 미치기 위해서는 전소의 소송물과 승계인에 대한 후소의 소송물이 동일하거나 모순관계 또는 선결관계가 성립하는 등으로 객관적 기판력이 미쳐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건물의 인도 및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후소인 이 사건 소의 소송물은 건물인도청구권 등으로서 말소등기청구권이 소송물인 이 사건 전소와 소송물이 다르므로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한 다음, 나아가 피고들이 이 사건 전소에서 대위행사한 디앤아이의 권리가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방해배제청구권인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가 변론종결 후 승계인으로서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을 받으므로, 물권적인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의무를 부담하는 한국자산신탁으로부터 등기를 이전받은 원고는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 소유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것, 즉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 그 자체에만 생기는 것이고, 판결이유에 설시된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원인이 무효라는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확정되었어도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인 말소등기청구권의 존부에만 미치는 것이고 그 전제가 되는 소유권 자체의 존부 등 판결이유 중의 부동산 권리귀속에 관한 판단 부분에까지 미치지는 아니한다( 대법원 1986. 8. 19. 선고 84다카1792 판결 ,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5888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판력은 기판력 있는 전소 판결의 소송물과 동일한 후소를 허용하지 않음과 동시에,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 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하는 것이므로( 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0다47361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소송물이 동일하거나 선결문제 또는 모순관계에 의하여 기판력이 미치는 객관적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당사자로부터 계쟁물 등을 승계한 자가 후소를 제기하더라도 그 후소에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

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전소의 소송물인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의 존부는 이 사건 소의 소송물인 건물인도청구권 및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존부와 다르다.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법률관계 즉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는 디앤아이의 한국자산신탁에 대한 이 사건 상가에 관한 말소등기청구권의 존부이고 이 사건 상가의 소유권(또는 그 원인인 신탁계약의 효력)의 존부는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에 불과하여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또한 이 사건 전소의 소송물인 말소등기청구권에 대한 판단이 이 사건 건물인도 등 청구의 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이 사건 소의 소송물인 건물인도청구권 등의 존부가 이 사건 전소의 소송물인 말소등기청구권의 존부와 모순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어서,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소에 미친다고 할 수 없다.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한국자산신탁으로부터 이 사건 상가를 포함한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원심이 승계인에게 기판력이 미치기 위해서는 객관적 기판력이 미쳐야 한다고 하고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까지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다음, 이와 정반대로 이 사건에서 원고가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이므로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을 받는다고 판단한 것은 이유모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고에 대한 승계집행문 부여 가능성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들이 이 사건 전소 판결을 집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는 이상 원고는 적법한 등기원인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 사건에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이 사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을 원고가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소유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은 이 사건 전소 판결과 관계없이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소유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한 당부를 심리하여 판단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고가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이어서 이 사건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쳐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단에는 이유모순, 기판력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민일영 박보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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