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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다4138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허위사실의 적시로 명예훼손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 적시된 사실의 허위성과 위법성 조각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의 소재 / 주장 사실이 특정되지 않은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되지 않은 사실인 경우, 허위성을 증명하는 방법

[2] 명예훼손 행위의 위법성 조각사유 / 행위자가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3] 인터넷상 게시물의 게재로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과 판단 기준

[4]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 정당의 정치적 논평이나 주장의 명예훼손과 관련한 위법성을 판단할 때 고려되어야 할 특수성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이우근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승헌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가.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사실이거나 허위평가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때에는 그 허위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고, 다만 피고가 그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할 경우 그 위법성을 조각시키는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피고에게 있다 (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참조).

그리고 사실적 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것이 특정되지 아니한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되지 아니한 사실인 경우에 의혹을 받을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에 대하여 의혹을 받을 사실이 존재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사람은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피해자는 그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을 증명할 수 있다 (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다60950 판결 등 참조).

한편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임이 증명된 경우는 물론 그 증명이 되지 않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행위자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는 그 적시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적시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그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0다6179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1차 게시물에 적시된 사실의 허위성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고, 피고가 그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그 게재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에 의해 제시된 소명자료의 신빙성을 원고가 탄핵하지 못하였고 피고가 사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예훼손에 있어서의 허위성에 관한 증명책임과 증명의 정도, 위법성조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3, 4점에 대하여

가. 인터넷상 게시물의 게재로 인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상 게시물의 게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 여부는 일반 국민들이 게시물을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게시물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게시물의 객관적인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게시물이 일반 국민들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게시물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1다28619 판결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 등 참조).

한편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또한 정당의 정치적 논평이나 정치적 주장에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단정적인 어법도 종종 사용되고, 이는 수사적인 과장표현으로서 용인될 수도 있으며, 국민도 정당의 정치적 주장 등에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수반되지 아니하면 비록 단정적인 어법으로 공격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이를 정치공세로 치부할 뿐 그 주장을 그대로 객관적인 진실로 믿거나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므로, 정당의 정치적 논평이나 주장의 명예훼손과 관련한 위법성을 판단할 때는 이러한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929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의 비판적 입장과 의견을 표명하거나 주장을 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이 사건 2차 및 3차 게시물에는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없을 뿐 아니라, 가사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주요정책으로 삼고 있는 정당의 정치인으로서 검찰수사의 공정성 등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2차 및 3차 게시물을 게재하였다는 등 판시와 같은 이유로 그 게재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2차 및 3차 게시물 중에는 세풍사건의 수사가 미진하였다거나 지금이라도 수사와 감찰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등 의견 또는 논평이라고 보아야 할 부분도 상당히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사건 2차 및 3차 게시물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그 게시물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의 의미, 전체의 흐름 등을 고려하여 이를 접한 일반 국민들이 받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 볼 때, 이 사건 2차 및 3차 게시물은 이른바 떡값검사로 지목된 원고가 일정한 직책을 맡고 있었음을 지적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원고가 수사지휘를 하거나 수시보고를 받을 수 있는 직위를 이용하여 삼성그룹 관계자들을 비호하고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하였다는 등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사건과 같이 대기업과 공직자의 유착관계, 대기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내용이 국민적 관심 대상인 경우 공직자의 청렴성과 수사과정의 공정성은 엄정하고 철저하게 검증되어야 하므로 그에 대한 의혹 제기가 공적 존재의 명예보호라는 이름으로 쉽게 봉쇄되어서는 아니 되고, 그밖에 피고가 게재한 게시물의 내용이나 표현방식, 공익성의 정도, 사실확인을 위한 노력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행위가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2차 및 3차 게시물에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지만, 그 게재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원심의 판단과 이에 따라 이 부분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명예훼손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 위법성조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주심)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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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1.12.9.선고 2007나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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