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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다60950 판결
[기사삭제등][공2013상,728]
판시사항

[1] 명예를 위법하게 침해당한 자가 인격권으로서 명예권에 기초하여 가해자에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침해행위의 배제 또는 장래 침해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한 방해배제청구권으로서 기사삭제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는 방법 및 기사가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등 사정이 기사삭제를 구하는 방해배제청구권을 저지하는 사유가 되는지 여부(소극)

[3] 허위 기사로 명예를 훼손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기사삭제를 청구하는 경우, 기사의 허위성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피해자) 및 주장 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한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되지 아니한 사실인 경우, 피해자가 허위성을 증명하는 방법

판결요지

[1] 명예는 생명, 신체와 함께 매우 중대한 보호법익이고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은 물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배타성을 가지는 권리라고 할 것이므로,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인 명예를 위법하게 침해당한 자는 손해배상( 민법 제751조 ) 또는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 민법 제764조 )을 구할 수 있는 이외에 인격권으로서 명예권에 기초하여 가해자에 대하여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침해행위를 배제하거나 장래에 생길 침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침해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도 있다.

[2]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한 방해배제청구권으로서 기사삭제 청구의 당부를 판단할 때는 그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닌 기사로 인해 현재 원고의 명예가 중대하고 현저하게 침해받고 있는 상태에 있는지를 언론의 자유와 인격권이라는 두 가치를 비교·형량하면서 판단하면 되는 것이고, 피고가 그 기사가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등의 사정은 형사상 명예훼손죄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는 사유는 될지언정 기사삭제를 구하는 방해배제청구권을 저지하는 사유로는 될 수 없다.

[3] 허위 기사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기사삭제를 청구하는 피해자는 그 기사가 진실하지 아니하다는 데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한편 사실적 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것이 특정되지 아니한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되지 아니한 사실인 경우에, 그 부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불가능에 가까운 반면 그 사실이 존재한다고 주장·증명하는 것이 보다 용이한 것이어서 이러한 사정은 증명책임을 다하였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의혹을 받을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자에 대하여 의혹을 받을 사실이 존재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피해자는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의 증명을 할 수 있다.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한위수 외 1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씨비에스아이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동희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상고인 각자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 별지 제2목록 2, 3, 5, 37, 50, 56, 57 기재 각 기사는 원고의 지시로 소외 1이 작성하였거나, 원고가 제3자로부터 입수한 문건들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내용, 검찰의 수사결과 및 원고의 발언을 인용하여 보도한 내용으로 위 각 기사가 진실이 아니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원심 별지 제2목록 26 기재 기사는 원고가 소외 2 외교부장관이 유엔사무총장으로 취임하기 전 그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하였으나, 소외 2 장관을 공관으로 찾아가 만난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원고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역시 위 기사가 진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8건의 기사에 대한 원고의 삭제 청구를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인용기사의 삭제요건 및 진실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기록에 의하면, 위 8건의 기사는 보도일자, 게재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처음부터 일련의 동일한 의도 아래 계획적으로 연재된 기사로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에 연재기사의 명예훼손에 관한 대법원판례에 반하는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원심이 허위의 언론 기사로 인해 이미 발생한 침해에 대한 배제를 구하는 경우에도 침해행위의 사전금지를 구하는 경우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전제한 것은 상고이유 주장과 같으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실제 이 사건 기사삭제 청구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침해행위의 사전금지에서 요구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그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이 사건 각 기사 57건 중 49건의 삭제 청구를 인용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기사삭제 청구를 판단함에 있어 침해행위의 사전제한의 원칙적 금지의 법리를 적용하였음을 전제로 한 상고이유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인격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명예는 생명, 신체와 함께 매우 중대한 보호법익이고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은 물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배타성을 가지는 권리라고 할 것이므로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인 명예를 위법하게 침해당한 자는 손해배상( 민법 제751조 ) 또는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 민법 제764조 )을 구할 수 있는 이외에 인격권으로서 명예권에 기초하여 가해자에 대하여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침해행위를 배제하거나 장래에 생길 침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침해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도 있다. ( 대법원 2005. 1. 17.자 2003마1477 결정 참조).

한편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한 방해배제청구권으로서 기사삭제 청구의 당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닌 기사로 인해 현재 원고의 명예가 중대하고 현저하게 침해받고 있는 상태에 있는지 여부를 언론의 자유와 인격권이라는 두 가치를 비교·형량하면서 판단하면 되는 것이고, 피고가 그 기사가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등의 사정은 형사상 명예훼손죄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는 사유는 될지언정 기사삭제를 구하는 방해배제청구권을 저지하는 사유로는 될 수 없다.

이 사건 각 기사로 인하여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원고의 인격권으로서의 명예에 대한 침해행위를 배제하기 위하여 기사삭제를 청구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원심은 그 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하거나 공익과 관련이 없는 기사 등으로 인해 인격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태에 있으면 기사삭제 청구는 인정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각 기사 중 삭제를 명한 부분의 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하거나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진 이상 가사 피고가 그 각 기사가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각 기사의 삭제를 구하는 원고의 방해배제청구권을 저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인격권 보호의 한계 및 인격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명예훼손에 있어서 공인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공적 인물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표현의 위법성을 판단할 때에는 일반인의 경우와는 심사기준을 달리하여 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야 함은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공적인 인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원심이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예훼손에 있어서 공인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다. 명예훼손 소송에 있어서 입증책임 및 입증정도 등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 등 주장에 대하여

허위 기사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기사삭제를 청구하는 피해자는 그 기사가 진실하지 아니하다는 데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한편 사실적 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것이 특정되지 아니한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되지 아니한 사실의 경우에, 그 부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불가능에 가까운 반면 그 사실이 존재한다고 주장·증명하는 것이 보다 용이한 것이어서 이러한 사정은 그 증명책임을 다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의혹을 받을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자에 대하여 의혹을 받을 사실이 존재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피해자는 그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의 입증을 할 수 있다. ( 대법원 2011. 9. 2. 선고 2009다5264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기사 중 49건의 기사는 원고가 국내외 정세에 관한 정보 및 자료를 수집하여 미국에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거나 소외 1에게 정보원 교육을 시켰고, 원고가 소외 1에게 정보 유출을 발설할 경우에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고 협박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진실이 아니거나 진실이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위 49건의 기사를 삭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예훼손으로 인한 소송에서 입증책임 및 입증정도 등에 관한 법리오해, 석명권 불행사, 심리미진, 판단유탈, 이유불비 내지 이유모순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라. 공공의 이익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 별지 제2목록 제45, 47, 49 기재 각 기사는 원고가 언론노조 및 방송사를 비판한 발언 등을 소외 1이 몰래 녹음한 것을 녹취한 것인데, 이는 원고가 사적인 자리에서 원고의 언론노조 및 방송사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에 대한 국내정보 유출 의혹과 전혀 관련이 없는 등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위 기사의 삭제를 명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공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 각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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