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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1996. 5. 17. 선고 95나10522 판결 : 확정
[약속어음금 ][하집1996-1, 280]
판시사항

수취인 기재가 있는 어음을 배서에 의하지 않고 단순히 타에 교부한 경우, 어음상의 권리이전 여부(소극)

판결요지

어음면상 수취인이 기재되어 있는 어음을 그 수취인이 배서를 하지 아니한 채 타에 교부한 것은 어음법이 정하고 있는 방법에 따라 적법하게 어음상의 권리를 이전한 것이 아니다.

원고, 피항소인

중소기업은행

피고, 항소인

주식회사 동양전자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유창금속

주문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5. 3. 25.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송달일까지는 연 6푼,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갑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1994. 10. 초순경 발행일 백지, 지급기일 1995. 3. 24., 지급지 및 발행지 각 부산시, 지급장소 주식회사 부산은행 광남지점, 수취인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유창금속으로 된 액면 금 15,000,000원의 약속어음 1매를 피고보조참가인에게 발행 교부한 사실, 위 어음에는 제1 피배서인란이 백지로 된 위 주식회사 유창금속의 제1 배서와 제2 피배서인란이 백지로 된 소외 대진산업기계 문명수의 제2배서가 차례로 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위 어음의 최종소지인으로서 그 만기일인 1995. 3. 24. 위 어음의 발행일을 보충하지 아니한 채 지급장소에서 어음금 지급을 위한 제시를 하였으나 지급거절되고 그 후 당심 소송이 계속중이던 1996. 3. 18.에 이르러 발행일을 1994. 10. 5.로 보충하여 피고에게 지급을 위한 제시를 하였으나 역시 그 지급이 거절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이에 원고가 위 어음의 정당한 소지인임을 이유로 그 발행인인 피고에게 위 어음금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은 위 어음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문명수로부터 금원을 융통할 목적으로 그에게 일시 보관시킨 것뿐이었는데 문명수가 임의로 원고에게 이를 배서 양도하였으므로 원고는 위 어음의 정당한 권리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가 위 어음의 적법한 소지인으로 추정은 된다.

그러나 한편 원심증인 허정화, 박재덕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위 약속어음을 피고보조참가인에게 발행 교부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이 이를 소지하고 있었는데, 피고보조참가인은 장차 문명수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기 위하여 그에 대한 담보조로 위 어음을 문명수에게 일시 보관·유치시키면서, 문명수가 임의로 위 어음을 할인받는 등으로 유통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취인이 피고보조참가인으로 기재된 위 어음에 피고보조참가인의 배서를 하지 아니하였던 사실, 그런데 문명수는 위 어음을 보관하게 됨을 기화로 자신이 발행한 약속어음의 결제자금에 사용할 목적으로 원고로부터 위 어음을 임의로 할인받은 사실, 위 할인 당시 위 어음의 제1 배서인란은 백지로 되어 있었고, 제2 배서인란에만 문명수가 앞서 본 바와 같은 백지식배서를 하여 원고에게 위 어음을 교부하였는데 그로부터 며칠 후 문명수가 피고보조참가인의 경리업무를 맡고 있던 소외 허정화로부터 제품보증서의 일종인 시험성적서에 사용한다면서 사용처를 기망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의 인장을 빌려 원고에게 가져와 임의로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배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어음의 수취인인 피고보조참가인은 그 어음면상 수취인이 백지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피고보조참가인으로 기재되어 있는 위 어음을 배서를 하지 아니한 채 문명수에게 교부하여 후일의 담보 목적으로 일시 보관·유치시킨 것으로서 어음법이 정하고 있는 방법에 따라 적법하게 어음상의 권리를 이전한 것이 아니고, 그 밖에 위 어음상의 권리를 지명채권 양도의 방법으로 문명수에게 이전한 것으로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가사 그 어음상의 권리가 지명채권 양도의 방법으로 이전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대항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결국 문명수는 적법하게 위 어음상의 권리를 취득하지 못한 것이 되고, 위와 같이 무권리자인 문명수로부터 위 어음을 배서양도받은 원고 또한 발행인인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위 어음상의 권리를 적법하게 승계취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어 원고가 위 어음의 적법한 소지인이라는 추정은 이로써 번복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뿐만 아니라, 원고가 그 소지인인 문명수로부터 위 어음을 취득할 당시 위 어음에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수취인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반면 제1 배서인인 피고보조참가인의 배서가 되어 있지도 아니하여 배서의 연속이 흠결되어 있었고, 원고는 위와 같이 배서의 연속이 흠결되어 권리자로서의 외관을 갖추지도 못한 문명수로부터 위 어음을 배서양도받은 것이므로 원고는 위 어음을 선의취득하였다고 볼 여지도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어음금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심판결을 취소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진갑(재판장) 이채문 박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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