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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도16383 판결
[수산업법위반·수산자원관리법위반][공2013상,829]
판시사항

처벌대상인 행위를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는 구 수산업법 제95조 제8호 , 제73조 구 수산자원관리법 제64조 제1호 , 제17조 가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내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구 수산업법(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종전 수산업법’이라 한다)은 제73조 에서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행위에 관하여 같은 법 제95조 에 형벌규정을 두면서 그 명령의 내용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53조 제1항 제8호 에 규정하고 있었고, 한편 구 수산자원관리법(2010. 4. 15. 법률 제10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17조 에서 ‘이 법 또는 수산업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행위에 관하여 같은 법 제64조 에 형벌규정을 두면서 그 명령의 내용에 관하여는 구 수산업법(2010. 4. 15. 법률 제10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수산업법’이라 한다) 제61조 제1항 제5호 에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종전 수산업법 제53조 제1항 제8호 구 수산업법 제61조 제1항 제5호 는 위임의 목적이 ‘어업단속·위생관리·유통질서 기타 어업조정'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고,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확정하고 있으며, 여기에 그 주된 피적용자가 조업구역, 포획·채취할 수 있는 수산동식물에 관한 제한을 대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어업인들이라는 점, 끊임없이 변화하는 해양생태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수산업법은 다른 법률에 비하여 보다 탄력성을 요구하며, 또한 고도로 전문적이고 기술적이며 국제 해양질서의 변화에 따라 가변적이어서 수산자원보호, 어업조정이라는 입법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탄력성 있는 행정입법을 활용할 필요가 크다는 점, 이에 따라 구 수산자원보호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8호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부칙 제2조로 폐지, 이하 같다) 제29조 종전 수산업법 제53조 제1항 제8호 에서 규정한 내용 중 일부를, 구 수산업법 시행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7호로 전부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41조 구 수산업법 제61조 제1항 제5호 에서 규정한 내용 중 일부를 좀 더 세부적으로 규정하면서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강을 정하고 그 중의 특정사항을 범위를 정해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게 재위임하여 고래포획금지에 관한 고시(2008. 8. 1.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08-46호 및 2009. 9. 10.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09-311호)가 발령된 점, 그 밖에 종전 수산업법, 구 수산업법, 구 수산자원보호령, 구 수산업법 시행령의 입법 목적, 적용범위, 전반적인 규정체계 및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종전 수산업법 제53조 제1항 제8호 , 구 수산업법 제61조 제1항 제5호 는 위임사항의 내용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부터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에 규정될 사항이 어떤 것일지 대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 처벌조항은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내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해냄 담당변호사 오치석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사회현상의 복잡다기화와 국회의 전문적·기술적 능력의 한계 및 시간적 적응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형사처벌에 관련된 모든 법규를 예외 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에 적합하지도 아니하기 때문에,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위임법률이 구성요건의 점에서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점에서는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을 전제로 위임입법이 허용되며, 이러한 위임입법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2998 판결 참조).

위임명령은 법률이나 상위명령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 개별적인 위임이 있을 때에 가능하고, 여기에서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이나 상위명령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나, 이 경우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위임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위임조항이 속한 법률이나 상위명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고, 나아가 각 규제대상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함을 요한다(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두5651 판결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7606 판결 등 참조).

또한 법률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재위임하는 것은 백지재위임금지의 법리에 반할 뿐 아니라 수권법의 내용변경을 초래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나,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강을 정하고 그 중의 특정사항을 범위를 정하여 하위법령에 다시 위임하는 경우에는 재위임이 허용된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4두1479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서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법령의 규정이 특정행정기관에 그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아니한 관계로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행정규칙, 규정은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행정규칙, 규정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것들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갖게 된다( 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등 참조).

나. (1) 원심은,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어민들로부터 수산업법을 위반하여 포획한 돌고래들을 매수하여 소지·보관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종전 수산업법(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종전 수산업법’이라 한다) 제98조 제1항 , 제95조 제8호 , 제73조 구 수산자원관리법(2010. 4. 15. 법률 제10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9조 , 제64조 제1호 , 제17조 등을 적용하여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이 부분 상고이유의 요지는 이 사건 처벌조항은 해당 법률에서 처벌대상인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규정하지 아니하고 대통령령 등에 위임 및 재위임한 것으로서 이는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내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는 취지이므로, 이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적시된 행위에 대하여, 종전 수산업법은 제73조 에서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행위에 관하여 같은 법 제95조 에 형벌규정을 두면서 그 명령의 내용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53조 제1항 제8호 에 규정하고 있었고, 한편 구 수산자원관리법은 제17조 에서 ‘이 법 또는 수산업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행위에 관하여 같은 법 제64조 에 형벌규정을 두면서 그 명령의 내용에 관하여는 구 수산업법(2009. 4. 22. 법률 제9626호로 전부 개정되어 2010. 4. 15. 법률 제10272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수산업법’이라 한다) 제61조 제1항 제5호 에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종전 수산업법 제53조 제1항 제8호 구 수산업법 제61조 제1항 제5호 는 그 위임의 목적이 ‘어업단속·위생관리·유통질서 기타 어업조정'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고, 그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확정하고 있으며, 여기에 그 주된 피적용자가 조업구역, 포획·채취할 수 있는 수산동식물에 관한 제한을 대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어업인들이라는 점, 끊임없이 변화하는 해양생태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수산업법은 다른 법률에 비하여 보다 탄력성을 요구하며, 또한 고도로 전문적이고 기술적이며 국제 해양질서의 변화에 따라 가변적이어서 수산자원보호, 어업조정이라는 입법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탄력성 있는 행정입법을 활용할 필요가 크다는 점, 이에 따라 구 수산자원보호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종전 수산업법 제53조 제1항 제8호 에서 규정한 내용 중 일부를, 구 수산업법 시행령(2010. 4. 20. 대통령령 제22127호로 전부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41조 구 수산업법 제61조 제1항 제5호 에서 규정한 내용 중 일부를 좀 더 세부적으로 규정하면서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강을 정하고 그 중의 특정사항을 범위를 정해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게 재위임하여 고래포획금지에 관한 고시(2008. 8. 1.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08-46호 및 2009. 9. 10.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09-311호)가 발령된 점, 그 밖에 종전 수산업법, 구 수산업법, 구 수산자원보호령, 구 수산업법 시행령의 입법 목적, 적용범위, 전반적인 규정체계 및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종전 수산업법 제53조 제1항 제8호 , 구 수산업법 제61조 제1항 제5호 는 위임사항의 내용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부터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에 규정될 사항이 어떤 것일지 대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벌조항은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내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하에 행위자 대신에 사회적 평균인을 두고 이 평균인의 관점에서 그 기대가능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5도10101 판결 등 참조).

위 고래포획금지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돌고래류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조사와 국민정서에 필요한 교육 및 관람용 목적으로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포획을 할 수 있고,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연에 사용할 돌고래를 마련하기 위하여 돌고래 포획이 금지되지 아니한 국가에서 수입을 하는 방법도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관련 입법의 불비로 인하여 국내에서 포획된 이 사건 돌고래를 공연에 사용할 수밖에 없어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었다는 취지의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원심이 종전 수산업법을 적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령의 적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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