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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68217 판결
[대여금][공2013상,472]
판시사항

[1]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진 채권자가 어느 하나의 채권만을 행사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채권자가 행사하는 당해 채권에 대한 항변으로 볼 것인지 여부(적극)

[2]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주장에 변론주의가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지고 이를 행사하는 경우 각 채권이 발생시기와 발생원인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채권인 이상 별개의 소송물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하여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하는 경우에 그 항변에 의하여 어떠한 채권을 다투는 것인지 특정하여야 하고 그와 같이 특정된 항변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까지 포함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선택에 따라 어느 하나의 채권만을 행사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라면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채권자가 행사하는 당해 채권에 대한 항변으로 봄이 타당하다.

[2] 어떤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주장은 단순한 법률상의 주장에 불과하므로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고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성환)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면책 내지 변제를 주장하거나 이 사건 ④ 내지 ⑦ 대여금 채무의 주체임을 부정하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파산 및 면책신청을 하면서 채권자목록에 원고의 이 사건 채권을 악의로 기재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면책결정에 의하여 원고의 이 사건 채권에 대한 책임이 면제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그 주장과 같이 원고의 이 사건 채권을 변제하였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며, 이 사건 ④ 내지 ⑦ 대여금의 차용자는 피고가 경영하는 한해무역이 아니라 피고 개인이라고 판단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하거나 면책결정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은 없다.

2.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지고 이를 행사하는 경우 각 채권이 발생시기와 발생원인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채권인 이상 별개의 소송물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하여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하는 경우에 그 항변에 의하여 어떠한 채권을 다투는 것인지 특정하여야 하고 그와 같이 특정된 항변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까지 포함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1998. 5. 29. 선고 96다51110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선택에 따라 어느 하나의 채권만을 행사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라면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채권자가 행사하는 당해 채권에 대한 항변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어떤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주장은 단순한 법률상의 주장에 불과하므로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고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다70929, 7093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청구원인을 대여금 청구라고 명백히 밝히면서 그에 대한 증거로 이 사건 ① 내지 ③ 대여금에 관하여는 각 차용증서를, 이 사건 ④ 내지 ⑦ 대여금에 관하여는 각 약속어음을 제출한 사실, 이에 피고는 소멸시효 항변을 하면서 이 사건 ① 내지 ③ 대여금의 경우 상행위로 인한 금전거래라는 이유로 상법이 정하는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이 사건 ④ 내지 ⑦ 대여금의 경우 어음법상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주장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대여금채권임이 명백한 이 사건 ④ 내지 ⑦ 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하면서 다만 소멸시효기간에 대한 법률상 주장으로서 어음법상 3년의 소멸시효를 주장하였을 뿐인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④ 내지 ⑦ 대여금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이 있다고 보고 직권으로 적법한 소멸시효기간을 살펴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청구원인이 대여금인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어음법상 3년의 소멸시효기간을 주장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④ 내지 ⑦ 대여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가려 보지도 아니한 채 어음금 청구임을 전제로 한 어음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고 말았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앞에서 본 소멸시효 항변의 대상 및 소멸시효기간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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