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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0다108579 판결
[손해배상(기)][공2013상,457]
판시사항

[1] 정정보도청구 재판에서 법원이 정정보도의 내용, 위치, 방식 등을 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신청인이 구하는 정정보도문에 내용상 제한이나 허용 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법원이 적절히 수정하여 인용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잡지에 공직자를 비난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한 행위가 명예훼손이 되는 경우

[3] 인터넷상 가상공동체의 자료실이나 게시판 등에 게시·저장된 자료에 터 잡아 사실관계의 조사나 확인 없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기고문을 게재한 경우,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2011. 4. 14. 법률 제105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5항 , 제6항 의 규정 취지 및 내용과 함께 정정보도청구의 재판에서 적용하여야 할 이른바 무기대등의 원칙을 고려하여 보면, 법원은 사안에 따라 적절한 반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정보도의 내용과 위치 및 방식 등을 정할 수 있고, 신청인이 구하는 정정보도문에 내용상의 제한이나 허용 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으면 법원은 신청인이 구하는 정정보도의 전체적인 취지에 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적절히 수정하여 인용할 수 있다.

[2] 신문에 비하여 신속성의 요청이 덜한 잡지에 인신공격을 하는 표현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할 경우에는 기사 내용의 진실 여부에 대하여 미리 충분한 조사활동을 거쳐야 할뿐더러, 잡지에 기고한 기고문의 내용이나 표현 방식, 의혹 사항의 내용이나 공익성,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정도, 기고문을 게재하기까지의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의 정도, 기타 주위의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기고문의 게재가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비판·견제라는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비록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비판·견제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공직자 등의 수인 범위를 넘어 명예훼손이 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3]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고, 또한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인터넷에서 무료로 취득한 공개 정보는 누구나 손쉽게 복사·가공하여 게시·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서, 그 내용의 진위가 불명확함은 물론 궁극적 출처도 특정하기 어려우므로, 특정한 사안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접속하는 인터넷상 가상공동체(cyber community)의 자료실이나 게시판 등에 게시·저장된 자료를 보고 그에 터 잡아 달리 사실관계의 조사나 확인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판을 저하할 만한 사실을 적시한 기고문을 게재하였다면, 설령 행위자가 그 내용이 진실이라 믿었다 한들,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임준호 외 2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창비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진)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2011. 4. 14. 법률 제105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5 , 6항 의 규정 취지 및 내용과 함께 정정보도청구의 재판에서 적용하여야 할 이른바 무기대등의 원칙을 고려하여 보면, 법원은 사안에 따라 적절한 반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정보도의 내용과 위치 및 방식 등을 정할 수 있다 할 것이고 (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5다37278 판결 등 참조), 신청인이 구하는 정정보도문에 내용상의 제한이나 허용 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으면 법원은 신청인이 구하는 정정보도의 전체적인 취지에 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적절히 수정하여 인용할 수 있다 ( 대법원 2000. 3. 24. 선고 99다63138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정정보도문을 피고의 잡지 제2~3면에 게재하여 달라고 청구하였을 뿐 그러한 정정보도가 있음을 표시하는 내용을 목차에 넣도록 청구하지는 않았던 점, 피고의 잡지 2~3면에는 통상 목차가 배치되는 점 등을 감안하여 제1심은 정정보도문의 게재 위치를 특집이 게재되는 앞 페이지인 12면으로 정하면서 표지와 목차에 그 정정보도가 있음을 알리는 표시를 하도록 명하였는데, 원심은 그 중 표지에 표시하도록 한 부분은 제외한 점, 원심 판시 이 사건 기고문이 실린 잡지에서도 표지에는 그 기고문의 제목(“인터넷 광장에서 타오르는 촛불 이야기” 또는 부제로 붙인 “이것이 아고라다”)은 표시되어 있지 않고 기고자의 닉네임인 ‘권태로운 창’을 인용하여 단지 “산문 권태로운 창 Pianiste”라고만 기재되어 있는 점, 제1심판결에서는 정정보도문의 내용에 ‘스마일’이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을 수식하는 표현으로 “진보적인 사상을 헐뜯는 내용의 악의적인 글들을 ‘아고라’에 게시해” 왔다는 내용을 부가하였으나 원심에서는 이를 제외하였는데, 이 사건 기고문 자체에도 위 수식어 부분과 같은 내용은 없고 단지 “심스마일이 5월 한 달에만 무려 846개의 글을 아고라에 올려 그곳을 혼탁하게 했다.”는 내용이 있을 뿐인 점 등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정정보도문의 게재 위치를 12면으로 정하고 목차에만 그 게재 사실을 표시하도록 한 데에 아무런 위법 사유가 없고, 또한 위 수식어 부분은 이 사건 기고문 자체에도 없는 내용일 뿐 아니라 거기에 포함된 다른 사실적 주장과도 관련이 없는 것이므로 이를 정정보도문에 포함시키는 것이 오히려 부적절하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그 부분을 정정보도문에서 제외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또한 원심이 이 사건 기고문 중 문제가 되는 “네티즌들의 추적 결과 원고가 ‘스마일’이라는 대화명으로 ‘아고라’에 2008. 5. 한 달 동안 무려 846개의 글을 올려 ‘아고라’를 혼탁하게 하였음을 밝혀냈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쟁점 부분’)의 내용과 분량 및 그 표현방법,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피해, 원고가 구하는 정정보도의 내용과 방법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의 명예회복을 위한 적당한 처분으로서 그 판시와 같은 크기, 게재 방법 및 내용으로 정정보도문의 게재를 명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정보도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표현된 내용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경우와는 달리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고,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37647 판결 , 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다63558 판결 등 참조). 다만 신문에 비하여 신속성의 요청이 덜한 잡지에 인신공격을 하는 표현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함에 있어서는 그 기사 내용의 진실 여부에 대하여 미리 충분한 조사활동을 거쳐야 할뿐더러 (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참조), 잡지에 기고한 기고문의 내용이나 표현방식, 의혹사항의 내용이나 공익성,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정도, 기고문을 게재하기까지의 사실확인을 위한 노력의 정도, 기타 주위의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기고문의 게재가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비판·견제라는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비록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비판·견제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공직자 등의 수인의 범위를 넘어 명예훼손이 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고, 또한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인터넷에서 무료로 취득한 공개 정보는 누구나 손쉽게 복사·가공하여 게시·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서, 그 내용의 진위가 불명확함은 물론 궁극적 출처도 특정하기 어려우므로, 특정한 사안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접속하는 인터넷상의 가상공동체(cyber community)의 자료실이나 게시판 등에 게시·저장된 자료를 보고 그에 터 잡아 달리 사실관계의 조사나 확인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판을 저하할 만한 사실을 적시한 기고문을 게재하였다면, 가사 행위자가 그 내용이 진실이라 믿었다 한들,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53214 판결 등 참조).

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가 이 사건 쟁점 부분이 진실이라고 믿었다면서 제시하는 근거들은 이 사건 쟁점 부분의 진위 여부와는 무관하거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사 활동이 아닌 정황적 근거에 불과한 사실, 인터넷상에서 여러 사람이 동일한 대화명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피고에게 여러 경로를 통해 자신과 ‘아고라의 스마일’이 무관함을 해명한 다음 이 사건 계간지의 배포 직전에는 담당 경찰관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담당 경찰관의 전화번호까지 알려 주었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쟁점 부분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사실, 이 사건 계간지나 이 사건 기고문의 성격상 이를 신속하게 일반에게 공개할 것이 요청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쟁점 부분을 보도한 것은 국회의원인 원고의 자질이라는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쟁점 부분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 보도에 위법성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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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의정부지방법원고양지원 2010.2.17.선고 2009가합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