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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2다11648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미간행]
판시사항

채무와 관련하여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이전하기로 약정한 경우, 그것이 대물변제인지 종전채무의 담보인지 판단하는 방법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득환 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월드 담당변호사 박정헌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무와 관련하여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의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이전하기로 약정한 경우에, 그것이 종전 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대물변제조로 이전하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종전 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추후 청산절차를 유보하고 이전하기로 한 것인지의 문제는 그 약정 당시의 당사자 의사해석에 관한 문제이다. 이 점에 관하여 명확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약정 당시의 채무액과 그 당시의 부동산의 가액, 당해 채무를 지게 된 경위와 그 후의 과정, 약정 당시의 상황, 그 이후의 당해 부동산의 지배 및 처분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것이 담보목적인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 ( 대법원 1993. 6. 8. 선고 92다1988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의 다세대주택 신축사업에 투자하면 분양수익금의 일부와 투자원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사실, ② 원고는 피고에게 2002. 3. 19.경 1억 2,500만 원 및 2004. 1. 9.경 1억 6,000만 원을 각 투자원금으로 지급하였는데, 피고는 위 투자원금과 투자수익금을 합하여 4억 2,000만 원의 투자정산금(이하 ‘이 사건 투자정산금’이라 한다)을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자인하고 있는 사실[원심은 이 사건 투자정산금이 4억 2,000만 원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증명할 증거가 없다고 하면서 이 사건 투자정산금을 4억 8,000만 원으로 인정하였으나, 이 사건 투자정산금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의 녹취록(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투자정산금으로 4억 2,000만 원을 받기로 한 적이 있음을 알 수 있고, 이 사건 투자정산금이 피고도 자인하는 위 금액을 넘어 4억 8,000만 원이라는 점에 관하여는 원고 본인신문 결과 외에 다른 증거가 없다], ③ 원고는 2006. 4. 12. 피고로부터 이 사건 투자정산금 중 일부로 2억 원을 지급받은 사실, ④ 피고는 2004. 9. 13. 서울 구로구 궁동 (지번 생략) 전 1,157㎡(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의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2007. 5. 27. 원고와 사이에 “제1항: 피고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지분 1/2에 대하여 일부인 전 288㎡(87평)(이하 ‘이 사건 토지 지분’이라 한다)에 대하여 일부 양도한다. 제2항: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매각할 경우 현재 및 장래의 채무금에 대하여 피고가 전부 상환 책임질 것이며, 양도소득세도 전부 부담한다(원고에게는 어떠한 채무금 및 공과금을 부담시키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한 사실, ⑤ 이 사건 양도계약 당시 이 사건 토지에는 채권최고액 합계 8억 4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던 사실, ⑥ 원고는 이 사건 양도계약이 대물변제계약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양도담보설정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양도계약은 이 사건 토지를 제3자에게 처분하여 받을 매매대금으로 이 사건 투자정산금 채무를 변제하기로 한 현금정산의 약정이라고 다투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양도계약 당시의 원고와 피고의 의사를 살펴보면, 비록 이 사건 양도계약이 ‘양도양수계약서’라는 제목으로 제1항에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지분을 양도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사건 양도계약 제2항에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전부 매각할 경우 현재 및 장래의 채무금에 대하여 피고가 전부 상환 책임진다.”고 규정한 것은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지분을 양도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처분권한을 유보하면서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여 그 대금으로 이 사건 투자정산금 채무를 정산할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고,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 지분이 원고에게 완전히 이전되었다면 그 후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는 경우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한 양도소득세는 당연히 원고가 부담하여야 함에도 피고가 양도소득세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같은 취지라고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양도담보계약은 추후 정산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그 계약에 의해 채무가 소멸된다거나 채권채무관계가 종결된다는 취지의 기재가 필요하지 않은 반면, 대물변제는 채무자가 본래의 채무이행에 갈음하여 다른 급여를 함으로써 채무를 소멸시키는 계약이므로 본래의 채무의 내용 및 대물변제에 의해 그 채무가 소멸되고 채권채무관계가 종결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어야 하고 또한 채무의 일부를 소멸시키는 경우에는 소멸되는 채무의 액수도 기재되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양도계약에는 그러한 취지의 기재가 없을 뿐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양도계약 당시 이 사건 토지에 설정되어 있었던 채권최고액 합계 8억 4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어떻게 말소하거나 정리하여 원고에게 아무런 채무의 부담이 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것인지 등 위 근저당권의 처리방법에 관하여도 구체적인 기재가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06. 4. 12. 이 사건 투자정산금 4억 2,000만 원 중에서 2억 원을 변제하였으므로, 이 사건 양도계약 당시 피고의 채무는 2억 2,000만 원과 여기에 그 때까지의 법정이자를 합한 정도인 반면,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양도계약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시가는 약 3.3㎡당 500만 원 정도로서 이 사건 토지 지분의 시가는 438,257,575원(=289.25㎡÷3.3㎡×500만 원) 정도임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양도계약 당시 원고에게 아무런 채무를 부담시키지 않으면서 원고에 대한 투자정산금 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그 채무 원금의 2배에 가까운 이 사건 토지 지분을 원고에게 넘겨준다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래의 관행이나 경험칙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에다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양도계약 후 원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4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채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자신의 사업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피고가 사업을 정리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거나 이 사건 토지가 곧 팔릴 것 같으니까 기다려 달라고 하는 말에 등기를 이전해 가지도 않았으며, 원고 스스로 이 사건 양도계약이 양도담보설정계약이라고 주장하기도 함을 알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이 사건 양도계약 후의 이 사건 토지의 지배 및 처분관계, 원고의 태도 등의 여러 사정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양도계약은 대물변제계약이 아니라, 이 사건 투자정산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추후 청산절차를 유보하고 이 사건 토지 지분을 원고에게 이전하기로 한 양도담보계약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양도계약이 피고가 이 사건 투자정산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 지분 중 일부를 원고에게 이전하기로 한 대물변제계약이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양도담보를 설정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고도 그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미처 마치지 아니한 경우에는 채권자는 양도담보의 약정을 원인으로 하여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51220 판결 참조),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하여 이 사건 양도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후, 이 사건 투자정산금 채무를 모두 변제한다면 이 사건 양도계약이 양도담보계약임을 주장하여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등에 따라 그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내용의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잘못으로 말미암아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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