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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0두17557 판결
[친일재산국가귀속결정취소][공2012상,518]
판시사항

[1] 친일재산은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시에 국가의 소유로 한다고 정한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헌법 제13조 제2항 에서 정한 소급입법금지 원칙, 헌법 제37조 제2항 에서 정한 과잉금지 원칙, 헌법 제23조 에서 정한 재산권보장 원칙에 반하여 위헌인지 여부(소극)

[2]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 의 ‘취득’에 사정(사정)에 의한 취득이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3] 친일반민족행위자 갑이 1911. 6. 30. 및 1917. 10. 13. 사정받아 취득한 토지에 대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친일재산국가귀속결정을 한 사안에서,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상 친일재산에 관하여는 친일반민족행위자나 상속인의 시효취득이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망 갑의 상속인 을 등이 한 점유취득시효 내지 등기부취득시효 완성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본문(이하 ‘귀속조항’이라 한다)은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만 진정소급입법이라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국민이 소급입법을 예상할 수 있었거나 신뢰보호의 요청에 우선하는 심히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소급입법을 정당화하는 경우 등에는 허용될 수 있다 할 것인데, 친일재산의 소급적 박탈은 일반적으로 소급입법을 예상할 수 있었던 예외적인 사안이고, 진정소급입법을 통해 침해되는 법적 신뢰는 심각하다고 볼 수 없는 데 반해 이를 통해 달성되는 공익적 중대성은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진정소급입법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귀속조항이 진정소급입법이라는 이유만으로 헌법 제13조 제2항 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귀속조항은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한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민법 등 기존 재산법 조항의 해석 및 적용에 의존하는 방법만으로는 친일재산의 처리가 어려운 점에 비추어 적절한 수단이며, 사안이 중대하고 범위가 명백한 네 가지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자의 친일재산으로 그 귀속대상을 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친일반민족행위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등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결정한 자에 대하여는 다시 예외를 인정하여 귀속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친일반민족행위자측은 그 재산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 국가귀속을 막을 수 있고 선의의 제3자에 대한 보호 규정도 마련되어 있어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고,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 이 정한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거나 헌법 제23조 가 정한 재산권보장의 원칙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2]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을 통한 사정(사정)은 원칙적으로는 ‘소유자’의 신고로 시작되고 이에 따른 토지·임야 조사 및 측량, 토지·임야조사부 및 지적도·임야도의 조제, 사정 후 공시 및 이의신청절차를 거쳐 사정명의인이 확정되도록 되어 있어 확인적 성격을 갖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시는 일제의 식민통치를 통해 근대적 법률관계가 우리나라에 막 이식되기 시작하던 시기로서 소유권의 귀속에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아니하였고,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사정으로 소유자의 신고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거나 소유자가 없는 토지, 소유권의 귀속이 명확하지 아니한 토지에 대하여도 사정이 이루어지는 등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이 일제나 그와 결탁한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 의하여 토지를 수탈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였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사정이라는 제도가 반드시 사정명의인의 해당 토지나 임야에 대한 기존의 소유권을 확인받는 절차에 불과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더욱이 사정의 결과로 작성된 토지대장, 임야대장을 토대로 근대적 등기제도가 시행됨으로써 근대적 의미의 소유권이 처음으로 생겨났으며 이를 통해 토지나 임야에 관하여 그 명의로 사정을 받은 사람은 해당 토지나 임야를 원시적·창설적으로 취득하게 되었으므로, 이러한 사정에 의한 취득 역시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에 정한 ‘취득’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3] 친일반민족행위자 갑이 1911. 6. 30. 및 1917. 10. 13. 사정받아 취득한 토지에 대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친일재산국가귀속결정을 한 사안에서,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특별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 에 정한 친일재산은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국가귀속결정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특별법 제3조 제1항 에 의하여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시에 소급하여 당연히 국가의 소유로 되는 점에다가 특별법의 입법취지 등을 감안하면 특별법상 친일재산에 관하여는 친일반민족행위자나 그 상속인들에 의한 시효취득이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망 갑의 상속인 을 등이 한 점유취득시효 내지 등기부취득시효 완성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4인 (소송대리인 제일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최장섭)

피고, 피상고인

법무부장관 (변경 전 기관: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병상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특별법제2조 제1호 가목 본문에서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6호 내지 제9호 의 행위를 한 자( 제9호 에 규정된 참의에는 찬의와 부찬의를 포함한다)를 친일반민족행위자의 하나로 정의하고 있고, 제2조 제2호 후문에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이하 ‘친일재산’이라고 한다)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으로 추정하면서, 제3조 제1항 본문(이하 ‘이 사건 귀속조항’이라고 한다)에서 그러한 친일재산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시에 국가의 소유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귀속조항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하거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함으로써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헌법재판소 2011. 3. 31. 선고 2008헌바141 등 결정 참조).

이 사건 귀속조항은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만 진정소급입법이라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국민이 소급입법을 예상할 수 있었거나 신뢰보호의 요청에 우선하는 심히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소급입법을 정당화하는 경우 등에는 허용될 수 있다 할 것인데, 친일재산의 소급적 박탈은 일반적으로 소급입법을 예상할 수 있었던 예외적인 사안이고, 진정소급입법을 통해 침해되는 법적 신뢰는 심각하다고 볼 수 없는 데 반해 이를 통해 달성되는 공익적 중대성은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진정소급입법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귀속조항이 진정소급입법이라는 이유만으로 헌법 제13조 제2항 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귀속조항은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한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민법 등 기존 재산법 조항의 해석 및 적용에 의존하는 방법만으로는 친일재산의 처리가 어려운 점에 비추어 적절한 수단이며, 사안이 중대하고 범위가 명백한 네 가지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자의 친일재산으로 그 귀속대상을 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친일반민족행위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등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결정한 자에 대하여는 다시 예외를 인정하여 귀속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친일반민족행위자측은 그 재산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 국가귀속을 막을 수 있고 선의의 제3자에 대한 보호 규정도 마련되어 있어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고,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 이 정한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거나 헌법 제23조 가 정한 재산권보장의 원칙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특별법 제3조 제1항 의 위헌성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특별법 제2조 제2호 에 정한 ‘취득’에 사정(사정)에 의한 취득이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을 통한 사정은 원칙적으로는 ‘소유자’의 신고로 시작되고 이에 따른 토지·임야 조사 및 측량, 토지·임야조사부 및 지적도·임야도의 조제, 사정 후 공시 및 이의신청절차를 거쳐 사정명의인이 확정되도록 되어 있어 확인적 성격을 갖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시는 일제의 식민통치를 통해 근대적 법률관계가 우리나라에 막 이식되기 시작하던 시기로서 소유권의 귀속에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아니하였고,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사정으로 소유자의 신고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거나 소유자가 없는 토지, 소유권의 귀속이 명확하지 아니한 토지에 대하여도 사정이 이루어지는 등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이 일제나 그와 결탁한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 의하여 토지를 수탈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였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사정이라는 제도가 반드시 사정명의인의 해당 토지나 임야에 대한 기존의 소유권을 확인받는 절차에 불과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더욱이 사정의 결과로 작성된 토지대장, 임야대장을 토대로 근대적 등기제도가 시행됨으로써 근대적 의미의 소유권이 처음으로 생겨났으며 이를 통해 토지나 임야에 관하여 그 명의로 사정을 받은 사람은 해당 토지나 임야를 원시적·창설적으로 취득하게 되었으므로 ( 대법원 1984. 1. 24. 선고 83다카1152 판결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다7971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사정에 의한 취득 역시 특별법 제2조 제2호 에 정한 ‘취득’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특별법 제2조 제2호 에 정한 ‘취득’의 해석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친일재산의 추정의 번복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판결이유를 일부 인용하여, 원심 판시 별지 목록 기재 토지들(이하 ‘이 사건 토지들’이라고 한다)로 각각 분할되기 전의 모토지들은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소외인이 1911. 6. 30. 및 1917. 10. 13. 사정받은 것으로서 특별법 제2조 제2호 후문에 따라 친일재산으로 추정되고, 위 토지들 중 일부에 원고들의 선대의 분묘가 설치되어 있다거나 그 선대 중 일부가 가선대부, 한성부좌윤 겸 오위도총부부총관 등의 벼슬을 지낸 사정만으로는 위 분할 전 토지들이 소외인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고유재산으로서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분할 전 토지들이 친일재산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특별법 제2조 제2호 후문에 정한 추정의 번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취득시효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원심 판시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 중 원고들의 선대의 분묘가 설치된 토지(화성시 봉담읍 덕우리 (지번 생략) 임야를 말한다)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들에 대하여는 점유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위 (지번 생략) 임야에 관하여는 특별법 제2조 제2호 에 정한 친일재산은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국가귀속결정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같은 법 제3조 제1항 에 의하여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시에 소급하여 당연히 국가의 소유로 되는 점에다가 특별법의 입법취지 등을 감안하면, 특별법상 친일재산에 관하여는 친일반민족행위자나 그 상속인들에 의한 시효취득이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선대인 공소외인이 사정받은 토지들에서 순차 분할된 이 사건 토지들에 관한 원고들의 점유취득시효 내지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이 사건 귀속조항을 포함한 특별법의 취지와 내용 및 관련 법리, 특히 3·1운동의 정신을 담고 있는 헌법 전문 및 정의의 실현 등을 위하여 이 사건 귀속조항이 친일재산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시에 소급하여 국가의 소유로 된다고 정한 점, 그 결과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친일재산 취득의 원인행위는 부정되고, 한편 친일재산의 취득 경위에 내포된 민족배반적 성격,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을 선언한 헌법 전문 등에 비추어 친일반민족행위자, 그 상속인 또는 악의의 수증자로서는 친일재산의 소급적 박탈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이 사건 귀속조항의 해석 및 취득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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