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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도5606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미간행]
판시사항

[1]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에도 불구하고 위헌결정 소급효의 범위를 달리 정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2] 동일한 형벌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하였으나 이후 사정변경을 이유로 위헌결정을 한 경우, 해석으로 위헌결정 소급효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3]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1호 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하였으나 이후 외부 사정변경을 이유로 위헌결정을 한 경우, 위 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한 사례

[4] 피고인이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등)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이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이미 효력을 상실한 같은 법 제5조 제4항 대신 같은 법 제5조 제3항 , 제1항 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위 조항에 따른 공소시효기간 경과 후에 공소가 제기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박해식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으로 2004. 1. 28. 수수하였다는 금액은 3억 6,000만 원인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었어도 위 수수액에 관하여는 개정 전후를 통하여 형의 경중이 없으므로 행위시법인 개정 전의 위 법률의 해당 조항을 적용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도1911 판결 ,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954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견해에서 개정 전의 법률인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특경법’이라고 한다) 제5조 제4항 제1호 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신법우선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1)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동조 제3항 은 “ 제2항 단서의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헌결정에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은 개별 사건에 있어서의 정의 내지 평등의 원칙을 구현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법적 안정성 내지 신뢰보호의 원칙에는 배치되는 측면도 있어 그 중 어느 원칙을 보다 중시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적 선택의 문제라 할 수 있는바, 우리 헌법재판소법이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과 비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명문으로 달리 규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

(2) 그런데 이러한 입법적 결단에도 불구하고 그 효력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위헌결정의 특수성 때문에 예외적으로 소급효의 부분적인 인정 또는 소급효의 제한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당사자의 소급적 권리구제를 위한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 소급효 인정에 따른 법적 안정성 또는 신뢰보호의 침해 우려, 구법에 의하여 형성된 법적 질서 혹은 기득권과 위헌결정에 따른 새로운 법적 질서의 조화 등 제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맹목적인 소급효의 인정이나 부인이 오히려 정의와 형평 등 헌법적 이념에 심하게 배치될 경우에는 법문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소급효의 범위를 달리 정할 필요성이 있다 .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비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관련하여 이와 같은 법리를 이미 명시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대법원 2003. 7. 24. 선고 2001다47871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두16202 판결 , 헌법재판소 2008. 9. 25. 선고 2006헌바108 결정 등 참조).

형벌조항의 경우에도 그것이 제정이나 개정 이후의 시대적·사회적 상황의 변화로 말미암아 비로소 위헌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경우에는 위헌결정의 전면적인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사법적 정의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소급효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음은 비형벌조항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동일한 형벌조항에 대하여 과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그 조항의 합헌성이 선언된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의 사회상황의 변화에 따른 사정변경 때문에 새로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

다만,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경우 죄형법정주의 등 헌법과 형사법하에서 형벌이 가지는 특수성으로 인하여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그에 따른 재심청구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법률의 문언에 반하여 해석으로 그 소급효 및 피고인의 재심에 관한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어렵고, 그에 따른 현저한 불합리는 결국 입법에 의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다 .

3. (1) 이 사건에서 구 특경법 제5조 제4항 제1호 의 가중처벌조항은 헌법재판소 2006. 4. 27. 선고 2006헌가5 결정 에서 위헌으로 선언되었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는바, 비록 그에 앞서 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4헌바4, 2005헌바44(병합) 결정 에서 동일한 조항이 합헌으로 선언된 일이 있고, 위 위헌결정이 그 후에 발생한 관련 법률의 개정 등 외부적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것이라 해도 법률상 달리 볼 수는 없다(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이와 같은 해석이 법적 안정성 및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형벌조항의 경우에는 최초 합헌결정 후 사정변경에 기인한 위헌결정의 경위에 비추어 구체적 타당성이 없음이 분명하지만, 앞서 설시한 바와 같이 이의 시정은 국회의 입법을 통해서만 도모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위 가중처벌 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되어 효력을 상실한 이상 이 사건에서는 원래의 처벌조항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2)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효력을 상실한 가중처벌 조항인 구 특경법 제5조 제4항 제1호 대신에 원래의 벌칙규정인 구 특경법 제5조 제3항 , 제1항 을 적용하여야 하고, 구 특경법 제5조 제3항 위반죄는 같은 조 제1항 에 따라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해당하여 공소시효가 5년인데, 이 사건 공소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09. 11. 10.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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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0.4.16.선고 2010노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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