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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89708 판결
[사해행위취소][미간행]
AI 판결요지
[1]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인바, 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횡령한 금전을 그대로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피해자의 손실과 채권자의 이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이 명백하고, 한편 채무자가 횡령한 금전으로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함에 있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금전 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2] 갑의 처 을이 갑과 을의 재정 상태나 갑의 횡령금 채무에 대한 변제금원의 조달 경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법인의 재산을 임의로 개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알고 있었으리라 여겨지는 이상, 갑의 횡령금 채무의 변제 수령은 을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으로서 부당이득이 된다고 본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판시사항

[1] 채무자가 피해자에게서 횡령한 금전을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한 경우, 채권자의 금전 취득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부당이득으로 되기 위하여 채권자의 악의·중과실이 필요한지 여부(적극)

[2] 을이 갑 법인의 예금계좌에서 돈을 무단인출하여 병 재단을 설립하였고 후에 병 재단이 정 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금 중 일부를 을이 갑 법인에 대한 횡령금 채무 변제에 사용하였는데 이때 갑 법인이 이를 수령한 것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갑 법인의 대표이사가 을과 병 재단의 재정 상태나 을의 횡령금 채무에 대한 변제금원의 조달 경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법인의 재산을 임의로 개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알고 있었으리라 여겨지는 이상 갑 법인의 변제 수령은 병 재단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으로서 부당이득이 된다고 본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비젼아이티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대환 외 2인)

피고, 상고인

사회복지법인 성혜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송헌 담당변호사 최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인바, 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횡령한 금전을 그대로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피해자의 손실과 채권자의 이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이 명백하고, 한편 채무자가 횡령한 금전으로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함에 있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금전 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 ,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다53733, 5374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소외 1(2004. 8. 10. 사망, 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처이자 피고의 대표이사인 소외 2는 망인과 의료법인 화정재단(이하 ‘화정재단’이라고 한다)의 재정 상태나 망인의 이 사건 횡령금 채무에 대한 변제금원의 조달 경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법인의 재산을 임의로 개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알고 있었으리라 여겨지는 이상, 피고의 이 사건 횡령금 채무의 변제 수령은 화정재단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으로서 부당이득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주장의 차용증이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화정재단이 피고에 대하여 차용금 채무를 부담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밖에 피고 주장과 같은 화정재단의 피고에 대한 차용금 채무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와 화정재단 사이에 피고 주장과 같은 정당한 차입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민법 제35조 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은 외형상 대표기관의 직무에 속하는 행위가 있을 것임을 필요로 하는데, 그 17억 원이 화정재단에 이체된 것은 망인의 횡령행위로 인한 것임은 피고도 인정하고 있어, 외형상 대표기관의 직무에 속하는 행위가 있을 것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 주장과 같은 손해배상채권은 인정되지 않고, 설령 그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망인은 피고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도 겸하고 있었으므로 망인의 횡령행위가 그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손해배상채권의 존재를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도 배척하였다.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오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한 위법 등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홍훈(주심) 김능환 이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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