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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도10029 판결
[청소년보호법위반][공2011상,379]
판시사항

[1] 청소년보호법 제24조 제1항 , 제50조 제2호 에서 ‘고용’의 의미 및 청소년고용금지 위반죄의 성립 여부와 범의의 판단 기준

[2] 피고인이 자신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에 청소년인 갑(17세)을 종업원으로 고용하였다는 청소년보호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갑을 직접 고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같은 법 제24조 의 ‘고용’의 해석 및 그 적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청소년보호법 제24조 제1항 은 ‘청소년유해업소의 업주는 청소년을 고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50조 제2호 는 ‘ 제24조 제1항 의 규정에 위반하여 청소년을 유해업소에 고용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 ‘고용’이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서( 민법 제655조 ), 민법상의 다른 전형계약과 마찬가지로 당사자의 합의만으로 성립하고 특별한 방식을 요하지 아니하며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에 의하여도 성립할 수 있다. 한편 청소년고용 금지의무 위반행위는 일반적으로 고용이 노무의 제공이라는 계속적 상태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계속범의 실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청소년에 대한 고용을 중단하지 않는 한 가벌적 위법상태가 지속되므로, 그 위반죄의 성립 여부 및 범의는 청소년 고용이 지속된 기간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청소년유해업소의 업주는 청소년을 고용하여서는 아니됨에도 피고인이 자신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에 청소년인 갑(17세)을 종업원으로 고용하였다는 청소년보호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업주인 피고인이 갑을 직접 고용하였다고 볼 수 없고 위 주점의 지배인이 갑을 고용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같은 법 제24조 의 ‘고용’의 해석 및 그 적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청소년유해업소의 업주는 청소년을 고용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2007. 6. 1.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청소년유해업소인 경기 가평군 소재 ○○○ 유흥주점에 청소년인 공소외 1(17세)을 종업원으로 고용하였다는 내용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면, 위 유흥주점의 지배인 공소외 2가 2007. 6. 1. 급여로 매월 50만 원을 주기로 하고 공소외 1을 위 유흥주점의 종업원으로 채용한 사실, 공소외 1이 그 무렵부터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청소 등의 업무를 하였고, 피고인은 위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공소외 1과 마주치기도 하였으며 공소외 1에게 저녁을 사주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직접 공소외 1을 고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위 유흥주점의 지배인 공소외 2가 공소외 1을 고용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청소년보호법 제24조 제1항 은 ‘청소년유해업소의 업주는 청소년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50조 제2호 는 ‘ 제24조 제1항 의 규정에 위반하여 청소년을 유해업소에 고용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 ‘고용’이라 함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서( 민법 제655조 ), 민법상의 다른 전형계약과 마찬가지로 당사자의 합의만으로 성립하고 특별한 방식을 요하지 아니하며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에 의하여도 성립할 수 있다.

한편 청소년고용 금지의무 위반행위는 일반적으로 고용이 노무의 제공이라는 계속적 상태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계속범의 실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청소년에 대한 고용을 중단하지 않는 한 가벌적 위법상태가 지속되므로, 그 위반죄의 성립 여부 및 범의는 청소년 고용이 지속된 기간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의 경우 지배인 공소외 2가 청소년인 공소외 1을 위 유흥주점에 고용하였을 뿐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공소외 2가 공소외 1을 면접하고 보수가 얼마인지 알려주었으며 사실상 그를 위 유흥주점에 일하도록 하였더라도, 공소외 1을 고용할 것인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있으므로, 이 사건 고용계약의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유흥주점의 업주인 피고인과 공소외 1로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은 2007. 6. 1.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2주 동안 위 유흥주점에서 손님접대, 청소 등의 일을 하였고, 근무를 시작한 다음날부터 피고인을 내내 보았으며,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저녁을 사주기도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처럼 청소년 고용이 일시적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되었고, 피고인도 그 기간 동안 줄곧 공소외 1의 근무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공소외 1에게 저녁을 사주는 등 그 업무 수행을 독려하기까지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에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에 의하여 고용계약이 성립하였고, 이로써 피고인이 청소년인 공소외 1을 직접 고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공소외 1이 면접 당시 지배인 공소외 2로부터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이를 제시하지 않고 자신의 나이를 속였음에도(공판기록 제50면) 피고인이 채용을 보류하거나 거부하지 아니하였고, 그 후 공소외 1이 2주 동안 위 유흥주점에서 일하였는데도 그의 신분과 연령을 확인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에게는 청소년임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을 고용한다는 점에 관하여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와 다른 견해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1을 직접 고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청소년보호법 제24조 에 있어서 ‘고용’의 해석 및 그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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