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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5929 판결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미간행]
판시사항

[1] 사인(사인)위조죄의 성립 요건

[2] 아파트 주민대표회 간부들이, 동대표로 당선된 공소외 갑이 사실은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음이 사립대학 교무처장 명의로 된 학력조회 회보서를 통해 확인되자, 갑의 허위학력 사실을 아파트 주민들에게 공고문 형식으로 알리면서 그 공고문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공고문 안에 대학 교무처장 명의의 직인을 함께 나타내어 사(사)인장인 위 직인을 위조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직인을 대학 교무처장의 정당한 인장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서 현출하였다거나 위 직인을 위조하여 행사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사인위조죄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8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오용호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사인위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인장이 일반인으로 하여금 특정인의 진정한 인장으로 오신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고, 일반인이 특정인의 진정한 인장으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인지 여부는 그 인장의 형식과 외관, 작성경위 등을 고려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인장이 현출된 문서 등에 있어서의 인장 현출의 필요성, 그 문서 등의 작성경위, 종류, 내용 및 일반거래에 있어서 그 문서 등이 가지는 기능 등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5도4478 판결 참조).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서울 강서구 (이하 생략) 주공아파트 1단지 주민대표회 간부들인바, 피고인들은 공소외인이 사실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음이 고려대학교 교무처장 명의로 된 학력조회 회보서를 통해 확인되자, 2008. 1. 14. 공소외인의 허위학력 사실을 아파트 주민들에게 공고문 형식으로 알리되 그 공고문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공고문 안에 고려대학교 교무처장 명의의 직인을 나타내어 사인장인 위 고려대학교 교무처장의 직인을 위조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9는 A4 용지에 “공고, 상기인( 공소외인)은 고려대학교 가정과를 졸업하였다고 하며 지난번 동대표 선거에서 103동 대표로 당선되었고…확인 결과 상기 사실이 허위였음이 확인되었습니다. 고려대학교 확인증명 학적팀 1767호(2007. 9. 6.자) 교무처장 회신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공소외인은 103동 동대표로서 자격 상실되었음을 주민께 알려 드리오며 공고하는 바입니다. 2008. 1. 15. 주공1단지 주민대표회 회장 피고인 9, 부회장 피고인 2, 부장 피고인 3, 총무 피고인 4, 고문 피고인 5, 자문위원 피고인 6, 7, 1, 8”이라고 각 기재한 후 그 용지에 고려대학교 교무처장 명의의 학력조회 회보에 날인된 교무처장 명의의 직인을 복사한 후 이를 그 공고문에 오려붙인 후 이를 다시 복사하였고, 피고인들은 각자 자신의 이름 옆에 각자의 도장을 날인함으로써 사인장인 고려대학교 교무처장의 직인을 위조하였다. 피고인 3, 4는 2008. 1. 15.경 피고인들과의 위 공모에 따라 위 아파트 101동부터 110동까지의 각 동 게시판에 위 공고문을 게시함으로써 위조한 사인장인 고려대학교 교무처장의 직인을 행사하였다’라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이 사건 공고문에 현출된 고려대학교 교무처장의 직인은 그 형식과 외관에서 진정한 직인의 그것과 일치하는 점, 그러나 일반인이 일견 보아서는 위 직인의 인영이 “고려대학교 교무처장”의 인영이라는 것을 쉽게 알기 어려운 점, 이 사건 공고문 하단에 “주공1단지 주민대표회”라고 기재된 옆에 “ △△주공아파트1단지동대표회의” 직인이 찍혀 있고, 위 주민대표회 회장, 부회장 등 직책 옆에 피고인들의 기명 및 날인이 되어 있으며 피고인들의 기명 및 날인이 되어 있는 우측 상단에 “교무처장”이라는 기재 위에 겹쳐 “고려대학교 교무처장” 직인이 현출되어 있어, 일반인으로서는 일응 보기에 위 아파트 동대표회의 직인이나 주민대표회 임원들의 날인과 같은 경위로 교무처장의 직인이 현출된 것으로 오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은 고려대학교 교무처장으로부터 받은 회신을 첨부하거나 게시하지 않고 그 회신의 직인 부분만을 이 사건 공고문에 현출함으로써 이 사건 공고문 자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에서 위 교무처장 직인을 현출한 것이고 달리 이 사건 공고문 자체에 위 교무처장의 직인을 현출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 공고문에 현출된 “고려대학교 교무처장” 직인은 일반인으로 하여금 진정한 직인으로 오신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이 위 직인을 고려대학교 교무처장의 정당한 인장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서 이를 현출하였다거나 위 직인을 위조하여 행사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인위조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고, 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 역시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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