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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도11349 판결
[전자기록등불실기재·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미간행]
판시사항

[1] 형사재판에서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인정한 사실의 증명력

[2] 형사재판에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및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3] 위장결혼을 숨기기 위한 지극히 형식적인 동거에 불과한 것이 분명하여, 이러한 동거 사실이 이미 유죄로 확정된 다른 공범에 대한 형사판결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확정판결의 사실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원심판결에 증명력에 관한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그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배치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1042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308조 )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의심이라 함은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논리와 경험칙에 기한 의문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파악한 이성적 추론에 그 근거를 둔 것이어야 하므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711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공소외 1에 대한 유죄 확정판결의 인정 사실 중 ① 공소외 1의 혼인 사실에 관하여 그의 아들인 공소외 2 외에 아는 사람이 없고, ② 공소외 1이 혼인상대방인 피고인에 관하여 아는 바가 없으며, ③ 결혼상담소에서 여행경비를 제공하여 공소외 1이 중국에 여행목적으로 입국한 사실은 이 사건 기록에 의해서도 인정되나, ④ 공소외 1이 피고인과 하루도 동거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서울 금천구 독산2동 소재 반지하방에서 2005. 6. 중순에서 2005. 7. 중순까지 동거하였다는 원심증인 공소외 3의 진술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고, 오히려 원심증인 공소외 4, 5의 각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이 ‘한국에 재산도 있고 집도 있으니 경제력과 생활력이 있다’고 말하여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것인데 공소외 1이 생활비도 주지 않고 가출하여 이혼을 하게 되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① 공소외 1은 위장결혼 소개 브로커인 공소외 6의 권유로 항공비 및 여행경비 일체를 지원받아 2004. 12. 8. 중국에 갔고, 그곳에서 중국측 브로커인 공소외 7을 통해 피고인을 만났으며, 결혼사진 등을 찍은 후 여행을 마치고 2004. 12. 15. 귀국하였고, 2005. 1. 26. 혼인신고를 마쳤다.

② 공소외 1은 피고인 입국 직전인 2005. 6.경 서울 금천구 독산2동 소재 주택의 방 1칸을 임차하였고, 피고인이 2005. 6. 17. 입국한 후 피고인, 공소외 1과 ‘ △△’라는 젊은 남자 1명이 그곳에서 약 1개월 정도 같이 지냈는데, 그 동안에도 공소외 1은 수시로 나갔다가 가끔 들어왔을 뿐이다.

③ 임대인인 공소외 3은, 2005. 7. 중순경 피고인이 먼저 나갔고, 2005. 7.말경 공소외 1이 나갔고, 그로부터 2~3일 후 젊은 남자도 나가버렸다고 진술하고 있다.

④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 공소외 1은 일을 하러 나가면 집을 자주 비웠기 때문에 실제로 같이 살지 못했습니다. 정상적인 혼인생활이 되지 않았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⑤ 원심증인 정봉숙은 피고인의 동생으로 이 사건에 관한 내용은 피고인으로부터 전해들은 것에 불과하고 공소외 1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⑥ 원심증인 공소외 5는 피고인의 올케로 2008. 2. 한국에 왔고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사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앞서 본 법리 및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약 1개월 정도 함께 지낸 것은 진정한 혼인에 따른 동거가 아니라 위장결혼을 숨기기 위한 지극히 형식적인 동거에 불과한 것임이 분명한바, 그렇다면 이러한 동거 사실이 이미 확정된 공소외 1에 대한 형사판결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공소외 1의 동거 사실에 비추어 위 확정판결의 사실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확정된 형사판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김능환 민일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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