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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64161 판결
[구상금][공2010상,237]
판시사항

[1] 중혼적 사실혼관계일지라도 법률혼인 전 혼인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적극)

[2]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있는 자를 부부운전자한정운전 특별약관상의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사실혼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으면 일단 성립하는 것이고, 비록 우리 법제가 일부일처주의를 채택하여 중혼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위반한 때를 혼인 무효의 사유로 규정하지 않고 단지 혼인 취소의 사유로만 규정하고 있는 까닭에( 민법 제816조 ) 중혼에 해당하는 혼인이라도 취소되기 전까지는 유효하게 존속하는 것이고, 이는 중혼적 사실혼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또한 비록 중혼적 사실혼관계일지라도 법률혼인 전 혼인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2] 법률상 배우자와의 혼인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과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는 을을, 갑이 가입한 부부운전자한정운전 특별약관부 자동차 보험계약상의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날로 담당변호사 조용무외 4인)

피고, 상고인

피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종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몽골 교포인 피고 2는 2001. 1.경 소외인과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소외인이 집을 나가 행방불명되자 피고 1과 2003. 1.경부터 동거하면서 사실상의 혼인관계를 유지한 사실, 피고 1은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하여 2005. 9.경 원고와 부부운전자한정운전 특별약관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의 특별약관에 의하면 기명피보험자의 배우자는 법률상의 배우자 또는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말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 2는 2005. 11. 10. 위 피보험자동차를 운행하던 중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 2는 소외인과 혼인신고를 마친 사람으로서, 법률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소외인과의 혼인이 해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다시 이중으로 피고 1과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사실혼으로 인정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들 사이에 법률상 보호받을 수 있는 적법한 사실혼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 2가 이 사건 특별약관상의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보험사고로 처리할 것을 거절하고 무보험사고로 처리한 조치가 정당하다고 보았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보통거래약관 및 보험제도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보험약관의 해석은 일반 법률행위와는 달리 개개 계약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사실혼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으면 일단 성립하는 것이고 (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 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52943 판결 등 참조), 비록 우리 법제가 일부일처주의를 채택하여 중혼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위반한 때를 혼인 무효의 사유로 규정하지 않고 단지 혼인 취소의 사유로만 규정하고 있는 까닭에( 민법 제816조 ) 중혼에 해당하는 혼인이라도 취소되기 전까지는 유효하게 존속하는 것이고, 이는 중혼적 사실혼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도5075 판결 참조). 또한 비록 중혼적 사실혼관계일지라도 법률혼인 전 혼인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피고 2의 법률상 배우자인 소외인이 집을 나가 행방불명됨으로써 그들의 혼인은 사실상 이혼상태에 이르렀고, 피고들은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의 실체를 갖춘 사실혼관계에 있다는 것이므로, 피고들의 사실혼관계가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과 같이 계약에 의한 보험인수의 법률관계가 형성되어 피보험당사자의 지위를 확정하는 경우에 사실혼관계에 있는 일방 당사자가 단순히 중혼적 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실혼관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앞서 본 객관적·획일적인 보험약관의 해석원칙에 관한 법리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다(원고가 중혼적 사실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피보험자에서 배제하려고 하였다면 이 사건 특별약관에 별도의 규정을 두어 이를 명시하였어야 한다).

그렇다면 원심이 단순히 피고 2가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법률혼에 준하는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하여 이 사건 특별약관상의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사실상 혼인관계의 성립 및 그 법적 보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특별약관의 해석을 그르친 것이다.

원심이 들고 있는 대법원 1995. 5. 26. 선고 94다36704 판결 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부첩관계에 있는 당사자들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김능환 민일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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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홍성지원 2008.12.10.선고 2008가단9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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