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정한 절차에 따라 제정된 집합건물 규약이 무효로 되는 경우
[2] 집합건물의 관리인에게 건물 전체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한 임대권한을 위임하는 내용의 규약이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8조 , 제29조 는 단체자치의 원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규약을 제정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절차에 따라 제정된 집합건물의 규약은 그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배된다거나, 구분소유자의 소유권을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함으로써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된다고 볼 정도로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무효이다.
[2] 집합건물의 관리인에게 건물 전체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한 임대권한을 위임하는 내용의 규약은, 구분소유자가 원칙적으로 독점적·배타적 사용·관리 권한을 가지는 전유부분에 대하여 다른 구분소유자와의 조정의 범위를 초과하는 사용제한을 설정한 것으로서, 구분소유자의 소유권을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함으로써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8조 , 제29조 , 민법 제103조 [2]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8조 , 제29조 , 민법 제10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4. 5. 13. 선고 2004다2243 판결 (공2004상, 961)
원고, 상고인
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해 앤 세계 담당변호사 이원기)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주식회사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효중)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8조 는 “건물과 대지 또는 부속시설의 관리 또는 사용에 관한 구분소유자 상호간의 사항 중 이 법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규약으로써 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9조 는 “규약의 설정은 관리단집회에서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 행한다.”고 규정하여 단체자치의 원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규약을 제정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절차에 따라 제정된 집합건물의 규약은 그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거나 구분소유자의 소유권을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함으로써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정도로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4. 5. 13. 선고 2004다2243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즉, 이 사건 상가건물의 상가관리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라 한다)와 주식회사 정현씨앤디는 이 사건 상가건물의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1,095개 점포의 구분소유자들을 대리하여 피고 회사와 사이에 위 각 점포와 그에 상응하는 주차장을 피고 회사에게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원고들 소유의 이 사건 상가건물 제2층 2020호 및 2172호도 이에 포함되었다. 그 후 이 사건 건물의 관리단은 서면결의로써 운영위원회를 이 사건 상가건물의 관리인으로 선임하고, 관리인에게 건물 전체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한 임대권한을 위임하는 내용의 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을 제정하였으며, 원고들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운영위원회에 권한을 위임하거나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한 바 없고, 이 사건 규약의 제정에 대하여도 동의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원심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에는 관리인의 권한을 정한 규약이 없었으나, 그 후 관리단이 서면결의로 운영위원회를 관리인으로 선임하고 운영위원회에 임대권한이 있음을 규정한 이 사건 규약을 제정함으로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추인하였으며, 이 사건 상가건물의 운영부진을 극복하기 위하여 이 사건 규약이 제정된 점,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구분소유자들에게 임대차보증금 및 월 임대료가 지급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규약이 구분소유자들의 사유재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이 사건 규약은 전유부분의 전체 내지 상당부분에 관한 임대차계약의 체결 여부 및 계약내용의 확정에 관한 권한을 운영위원회 등에게 일임하고 그 해당 구분소유자가 전혀 관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고, 이는 구분소유자가 원칙적으로 독점적·배타적 사용·관리 권한을 가지는 전유부분에 대하여 다른 구분소유자 사이의 조정의 범위를 초과하는 사용제한을 설정한 것으로서, 구분소유자의 소유권을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에서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약은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무효이고, 이러한 규약에 기초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도 원고들로부터 그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거나 개별적 동의를 받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효력을 미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규약이 유효임을 전제로 운영위원회 등이 원고들의 동의나 위임 없이 체결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집합건물 규약의 설정범위에 관한 법리오해나 집합건물 구분소유권에 관한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