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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다8464,8471 판결
[매매대금등·부당이득금][공2008하,1271]
판시사항

부동산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이행인수한 뒤 그 변제를 게을리하여 근저당권이 실행됨으로써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으로 된 것에 대해 매도인에게 과실이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부동산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 관하여 그 이행을 인수한 경우,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매도인이 여전히 채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는 매수인에게 위 피담보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으므로, 매수인이 그 변제를 게을리하여 근저당권이 실행됨으로써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을 상실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매수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으로 된 경우에 해당하고, 거기에 매도인의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의 본소 부분 중 매매잔대금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반소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부동산의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에 관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인수하는 한편, 그 채무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기로 약정한 경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는 매도인을 면책시키는 채무인수가 아니라 이행인수로 보아야 하고, 매수인이 그 채무를 현실적으로 변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도 해석할 수 없으며, 이 약정의 내용은 매도인과 매수인과의 계약으로 매수인이 매도인의 채무를 변제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매수인은 제3자의 지위에서 매도인에 대하여만 그의 채무를 변제할 의무를 부담함에 그치는 것이다(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1857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와 같이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에 관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 관하여 그 이행을 인수한 경우,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매도인이 여전히 채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는 매수인에게 위 피담보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매수인이 그 변제를 게을리하여 근저당권이 실행됨으로써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을 상실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매수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으로 된 경우에 해당하고, 거기에 매도인의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가 2003. 8. 11. 원고로부터 이 사건 모텔을 대금 30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면서, 계약금 1억 원은 계약 당일, 중도금 2억 원은 2003. 9. 10., 잔금 중 4억 5,000만 원은 2003. 10. 15. 이 사건 모텔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과 동시에 각 지급하기로 하고, 나머지 잔금 22억 5,000만 원은 그 지급에 갈음하여 이 사건 모텔에 관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인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인수하기로 한 사실, 그 후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금 및 중도금을 각 지급하였는데, 잔금을 지급할 형편이 되지 아니하자 2003. 10. 2. 원고와 사이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2004. 4.경으로 연기하고, 위 매매계약 체결 이후 이 사건 모텔에 관하여 발생한 제세공과금과 이 사건 대출금에 관한 이자는 피고가 이를 부담하며, 2003. 10. 7. 원고로부터 이 사건 모텔을 인도받아 운영하기로 약정한 사실, 피고는 2003. 10. 7. 원고에게 잔금 4억 5,000만 원 중 2억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2억 5,000만 원에 대하여는 원고와 사이에 이자 월 1%, 변제기 2004. 4. 10.로 하는 준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원고로부터 이 사건 모텔을 인도받아 이후 이를 운영하여 온 사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대출금의 이자 지급을 해태하자, 원고가 일부 이자를 지급하기도 하였으나 결국 이자 지급의 연체로 이 사건 대출금 채권자인 남부산농업협동조합이 2005. 4. 20. 부동산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그 경매절차에서 2006. 3. 16. 소외인이 이 사건 모텔을 낙찰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여전히 원고가 채무자로 남아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피고가 이 사건 대출금 이자를 제대로 납부하지 아니할 경우 스스로 그 이자를 납부하여 이 사건 모텔에 대한 경매절차의 진행을 방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러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고, 형평의 원칙상 원고의 피고에 대한 매매대금청구권은 원고의 과실비율만큼 감축시키는 것이 옳다는 이유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매매대금 지급의무의 범위를 매매대금의 2/3로 제한하여 원고의 매매잔대금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는 별론으로 하고, 잔금의 미지급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지 못하였을 뿐 이미 이 사건 모텔을 인도받아 운영하고 있는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대출금의 이자를 납부하여 경매절차의 진행을 방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심판결에는 매매계약의 이행불능에 있어서의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구상금채권의 과실상계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으로 된 것에 관하여 원고에게 3분의 1의 과실이 있으므로 이 사건 구상금채권도 원고의 과실비율만큼 감축되어야 한다는 취지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본소에 관한 부분 중 매매잔대금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안대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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