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감사보고서의 허위기재 등으로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에 따라 감사인이 제3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의 제척기간 기산점인 같은 조 제7항 의 ‘당해 사실을 안 날’의 의미
[2]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이용하여 기업체의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신용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에 정한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유동화자산 편입신청 기업에 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이를 기초로 적격업체를 선정하고, 이에 따라 유동화전문회사의 금융기관에 대한 구상금 채무의 지급을 보증한 신용보증기관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에 정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4] 신용보증기관의 유동화자산 편입대상 적격업체 선정에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업체의 재무상태 외에 상환자원 및 사업계획의 타당성, 기업체의 수익성 등 다른 요인들도 함께 고려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 허위기재와 이를 신뢰한 신용보증기관의 적격업체 선정 및 그에 따른 보증책임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에 의하면,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그 감사인은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같은 조 제7항 에 의하면 위 손해배상책임은 그 청구권자가 ‘당해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또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날부터 3년 이내에 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때에는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당해 사실을 안 날’이란 청구권자가 감사보고서의 기재누락이나 허위기재를 현실적으로 인식한 때를 말한다.
[2] 기업체의 재무제표 및 이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 결과를 기재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체의 정확한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증권거래소 등을 통하여 일반에 공시되고 기업체의 신용도와 상환능력 등의 기초자료로서 그 기업체가 발행하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의 신용등급평가와 금융기관의 여신제공 여부 결정에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는 것이므로, 적어도 금융기관이 기업체에 대하여 대출을 실행하거나 회사채를 인수하거나 보증을 제공하는 데 기초자료로 회사의 재무제표 및 그에 관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이용할 것임은 충분히 예견 가능하고, 따라서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이용하여 기업체의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신용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에서의 ‘제3자’에 해당한다.
[3] 유동화자산 편입신청 기업에 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이를 기초로 적격업체를 선정하고, 이에 따라 유동화전문회사의 금융기관에 대한 구상금 채무의 지급을 보증한 신용보증기관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에 정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4] 신용보증기관의 유동화자산 편입대상 적격업체 선정에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업체의 재무상태 외에 상환자원 및 사업계획의 타당성, 채권의 보전방법, 거래실적 및 전망, 기업체의 수익성, 사업성과, 기업분석 및 시장조사 결과 등 다른 요인들도 함께 고려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 허위기재와 이를 신뢰한 신용보증기관의 적격업체 선정 및 그에 따른 보증책임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다41991 판결 (공1997하, 3078)
원고, 피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일 담당변호사 정갑성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회계법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홍세렬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이라고만 한다) 제17조 제2항 에 의하면,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그 감사인은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같은 조 제7항 에 의하면 위 손해배상책임은 그 청구권자가 ‘당해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또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날부터 3년 이내에 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때에는 소멸한다.
여기서 ‘당해 사실을 안 날’이란 청구권자가 감사보고서의 기재누락이나 허위기재를 현실적으로 인식한 때라고 볼 것인바,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피고의 피감사회사인 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서 조사위원으로 선임된 소외 2 회계법인이 2001. 9. 30.을 기준으로 소외 1 주식회사의 자산 및 부채현황, 정리절차 개시의 원인사실의 유무, 정리절차 인가에 필요한 사항 등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관할 법원에 제출하였고, 원고가 2001. 12. 4. 무렵 위 조사보고서를 입수하였던 사실은 알 수 있으나, 나아가 기록에 의하더라도 위 조사보고서로부터 1999 회계연도에 이루어진 소외 1 주식회사의 이 사건 회계분식 및 감사보고서의 허위기재 사실을 추단할 수 있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소외 1 주식회사의 분식회계에 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2002. 3. 14.경 이후에는 원고도 소외 1 주식회사의 1999 회계연도 재무제표가 원심 판시와 같이 분식되었고 감사업무를 수행한 피고가 이를 밝혀내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알았으리라고 추단할 수 있겠으나,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날인 2003. 3. 12.부터 1년 이내임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제척기간 도과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제소기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아가 피고는 상고심에 이르러 이 사건 소는 피고가 이 사건 감사보고서를 소외 1 주식회사에 제출한 2000. 2. 23.부터 3년이 경과하였으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나, 갑 제8호증(기록 1841면)의 ‘2000년 2월 23일’이라는 기재는 감사보고서일의 기재에 불과함을 알 수 있고, 달리 이 사건 소 제기일부터 3년 이전에 이 사건 감사보고서가 제출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외감법 제17조 제2항 에 의하면, 감사인은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기재 누락 혹은 허위 기재된 감사보고서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바, 여기서의 제3자의 범위에 관하여 외감법은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기업체의 재무제표 및 이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 결과를 기재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체의 정확한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증권거래소 등을 통하여 일반에 공시되고 기업체의 신용도와 상환능력 등의 기초자료로서 그 기업체가 발행하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의 신용등급평가와 금융기관의 여신제공 여부 결정에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는 것이므로, 적어도 금융기관이 기업체에 대하여 대출을 실행하거나 회사채를 인수하거나 보증을 제공하는 데에 기초자료로 회사의 재무제표 및 그에 관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이용할 것임은 충분히 예견 가능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이용하여 기업체의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신용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감법 제17조 제2항 에서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이 그 거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적법하게 인정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의 경우 소외 1 주식회사를 비롯한 여러 기업체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대출을 받고, 그 회사채를 총액인수한 증권사나 소외 1 주식회사에 대출을 해 준 금융기관은 그 회사채 및 대출채권을 5개 유동화전문회사에게 양도하고, 각 유동화전문회사는 이를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여 투자자들에게 매각함으로써 기업체들의 자금조달을 도모하는 이른바 자산유동화 과정을 거쳤고, 유동화전문회사의 신용보완을 위하여 5개 금융기관이 각 유동화전문회사와 여신거래약정을 체결하고 투자자를 위하여 현금흐름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유동화전문회사의 위 각 금융기관에 대한 구상금 채무를 신용보증기관인 원고가 보증하였고, 그 구체적인 유동화 과정은, 소외 1 주식회사를 비롯한 회사로부터 유동화자산에의 편입 신청을 받은 증권회사 등이 그 편입 대상 업체를 확정하기에 앞서 원고로부터 위 신용보증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미리 원고에게 유동화증권 발행제안서와 함께 편입신청기업의 목록을 제출하였고, 원고는 유동화자산 편입 신청 기업들에 대한 적격 여부의 심사를 위해 신용평가기관에게 신용평가를 의뢰함은 물론 해당 기업 등을 통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수집하고, 이후 자체 심사과정을 거쳐 유동화자산 편입 대상 적격업체를 최종 선정하였으며, 증권회사나 금융기관은 원고가 적격업체로 선정한 기업들과 무보증사모사채인수계약 등을 체결하거나 대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의하면, 결국 위와 같은 소외 1 주식회사의 유동화 과정을 통한 자금조달에 있어서 궁극적인 신용위험의 부담자는 위 유동화전문회사나 금융기관이 아닌 원고라고 할 것이고, 소외 1 주식회사 등 기업체의 각 회사채 발행 및 대출계약은 오로지 유동화자산을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유동화자산에 집합(Pooling)되는 회사채의 신용등급 및 재무상태 등을 심사하여 원고가 정한 일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발행되거나 체결되었음을 알 수 있으니, 앞서 본 법리에 의할 때 원고는 외감법 제17조 제2항 에 정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형식적으로는 원고가 소외 1 주식회사와 직접 신용보증계약을 하지 않고 위 각 유동화전문회사와 체결하였으며, 소외 1 주식회사의 회사채를 직접 인수하거나 소외 1 주식회사에 대출을 한 것은 증권회사 혹은 은행들로서 그 과정에서 원고가 직접 신용보증을 제공하지 아니하였고, 또한 위 각 유동화자산에는 소외 1 주식회사뿐 아니라 같은 과정을 거쳐 편입된 다른 20여 개의 회사의 회사채 혹은 대출채권들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원고는 집합(Pooling)된 전체 유동화자산의 잉여 현금 흐름 등을 감안하여 위 각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한 것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나. 그리고 원심이 인정한 바에 따르면, 소외 1 주식회사는 2000년 1월 말경 1999년 회계연도 가결산 마감 결과 자산이 2,707억 6,300만 원, 부채가 1,349억 2,000만 원이고, 무려 281억 6,600만 원의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자, 원심 판시와 같은 분식과정을 거쳐 소외 1 주식회사의 1999. 12. 31. 현재 자산이 3,455억 8,800만 원, 부채가 1,349억 2,000만 원이고 119억 7,500만 원 상당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 등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였다는 것이고, 원고의 자산유동화대상 회사채 발행 또는 일반자금대출 기업의 선정 심사 기준에 의하면 소외 1 주식회사의 신용등급이 BB-로서 일반적인 등급요건 기준에는 미달하나, 원고의 보증심사위원회는 예외적으로 인정 가능한 대상, 즉 ‘당기말 부채비율이 200% 이하인 기업으로서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기업’에 해당한다고 보고, “비교적 꾸준한 매출상황을 보이고 있고, 재무안정성이 우수하며(’99년 부채비율 64%, 동업계 비율 163.4%, 2000년 추정 부채비율 141.8%), 향후 무난한 사업영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비교적 높은 주가수준을 보이고 있음”을 이유로 소외 1 주식회사를 자산유동화대상 회사채 발행 등에 관한 보증대상기업에 포함시키기로 의결하였다는 것이니, 무엇보다 피고의 감사를 거친 위 재무제표가 허위의 것이고 실제로는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사정이 밝혀졌다면 이 사건 각 유동화과정에서 소외 1 주식회사 관련 회사채나 대출채권이 유동화자산으로 편입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고,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업체의 재무상태 외의 다른 요소들, 즉 상환자원 및 사업계획의 타당성, 채권의 보전방법, 거래실적 및 전망, 기업체의 수익성, 사업성과, 기업분석 및 시장조사 결과 등도 모두 극히 저조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위와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함께 고려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
결국,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의 요지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을 탓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전제로 하여 원심의 법리판단에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