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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다11276 판결
[공사대금][공2008하,970]
판시사항

[1]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사람이 개인 명의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표시를 그 개인에서 회사로 당사자표시정정을 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부적법)

[2] 법원이 원고의 부적법한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받아들이고 피고도 이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여 정정된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변론이 진행된 다음 본안판결이 선고된 경우, 그 후에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의 적법성을 문제삼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3] 계약 체결에 관한 권한을 수여받은 대리인이 그 계약의 해제 등 일체의 처분권과 상대방의 의사를 수령할 권한도 가지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당사자표시정정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므로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사람이 개인 명의로 제기한 소송에서 그 개인을 회사로 당사자표시정정을 하는 것은 부적법하다.

[2] 제1심법원이 제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부적법한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받아들이고 피고도 이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여 제1심 제1차 변론기일부터 정정된 원고인 회사와 피고 사이에 본안에 관한 변론이 진행된 다음 제1심 및 원심에서 본안판결이 선고되었다면,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이 부적법하다고 하여 그 후에 진행된 변론과 그에 터잡은 판결을 모두 부적법하거나 무효라고 하는 것은 소송절차의 안정을 해칠 뿐만 아니라 그 후에 새삼스럽게 이를 문제삼는 것은 소송경제나 신의칙 등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3] 어떠한 계약의 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이 수권된 법률행위를 하게 되면 그것으로 대리권의 원인된 법률관계는 원칙적으로 목적을 달성하여 종료하는 것이고, 법률행위에 의하여 수여된 대리권은 그 원인된 법률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소멸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128조 ), 그 계약을 대리하여 체결하였던 대리인이 체결된 계약의 해제 등 일체의 처분권과 상대방의 의사를 수령할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고스 담당변호사 이상진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당사자표시정정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므로 회사의 대표이사이었던 자의 개인 명의로 제기된 소송에서 그 개인을 회사로 당사자표시를 정정하는 것은 부적법하다 ( 대법원 1986. 9. 23. 선고 85누953 판결 , 대법원 1996. 3. 22. 선고 94다61243 판결 , 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다4149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제1심법원이 제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이와 같은 부적법한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받아들이고 피고도 이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여 제1심 제1차 변론기일부터 정정된 원고인 회사와 피고 사이에 본안에 관한 변론이 진행된 다음 제1심 및 원심에서 본안판결이 선고되었다면,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이 부적법하다고 하여 그 후에 진행된 변론과 그에 터잡은 판결을 모두 부적법하거나 무효라고 하는 것은 소송절차의 안정을 해칠 뿐만 아니라 그 후에 새삼스럽게 이를 문제삼는 것은 소송경제나 신의칙 등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 위 대법원 96다41496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의 대표이사이었던 소외 1은 2005. 12. 19. 제1심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가 2006. 4. 4. 제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소외 1로부터 원고로 원고의 표시를 정정하는 신청을 하고 피고도 이에 대하여 동의한 사실, 그 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변론을 거쳐 이 사건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당사자표시정정은 부적법하다 할 것이나 피고의 동의 아래 변론절차가 진행되어 제1심 및 원심판결까지 선고된 이상 이제 와 새삼스럽게 그 부적법함을 탓하는 피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피고를 대리한 소외 2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증거채택과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처분문서의 진정성립과 대리권 수여 사실에 관하여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을 찾아볼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 또는 그 대리인이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그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한다고 할 것이며,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또한 명시적이건 묵시적이건 불문한다(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다63193 판결 등 참조). 또한, 어떠한 계약의 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이 수권된 법률행위를 하게 되면 그것으로 대리권의 원인된 법률관계는 원칙적으로 목적을 달성하여 종료되는 것이고, 법률행위에 의하여 수여된 대리권은 그 원인된 법률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소멸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128조 ), 그 계약을 대리하여 체결하였다 하여 곧바로 그 사람이 체결된 계약의 해제 등 일체의 처분권과 상대방의 의사를 수령할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다74713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사대금이 지급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후 원고의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원고가 공사를 완료하여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한 때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은 역수상 분명하나, 한편 피고가 소외 2에게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도급계약 체결, 공사대금 지급,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보존등기, 이 사건 건물 및 그 부지에 관한 임대차계약 체결 등과 관련한 일체의 업무를 처리할 포괄적 대리권을 수여한 사실, 원고는 2004. 1. 말경 피고의 대리인인 소외 2에게 공사대금의 지급을 요구하였고 소외 2는 원고에게 공사대금지급을 약속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대리인의 채무승인의 효과는 본인에게 미치므로,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2004. 1. 말경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였으나, 원심이 내세우고 있는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소외 2에게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도급계약서 작성의 대리권 이외에 공사대금 지급에 관한 대리권까지도 수여하였다는 점에 직접 부합하는 자료를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소외 3은 2000. 8.경 소외 4, 5와 동업하여 피고 대리인 소외 2와 사이에 피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임차하고 그 지상에 건물을 지어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로 하되, 피고의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소외 3 등의 비용 부담으로 건물을 짓고 7년 간은 임대료를 무상으로 하며 임대기간이 만료한 이후에는 임대차계약체결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받기로 약정한 사실, 이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차인을 도급인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를 원하지 아니하여 소외 2가 피고 명의로 원고와 이 사건 공사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소외 2는 소외 3이 공사대금을 지급하거나 아니면 소외 2가 소외 3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아 원고에게 지급하면 될 것으로 믿은 사실, 이 사건 건물은 피고의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원고가 완공하여 2001. 3. 27. 사용승인을 받았는데, 소외 3은 이 사건 건물의 내부공사도 원고에게 맡겨 내부공사대금은 모두 지급한 사실, 소외 3은 2001. 2. 9.부터 소외 6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이 사건 건물에서 ‘ (상호 생략)’이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한 사실,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는 피고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사실, 원고의 대표이사는 소외 2에게 소외 3이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사비지급을 독촉하자 소외 2는 소외 3에게 받아서 주겠다고 한 사실, 원고는 피고의 처 소외 7 소유 토지 위에도 건물신축공사를 하였고 그 대금은 모두 지급받았으면서도 피고에게 직접 이 사건 공사대금의 지급요구를 하지는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소외 3이 식당운영의 필요에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고 그 내부공사도 건물을 신축한 원고에게 맡기면서 내부공사대금만 지급하고 건물공사대금은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고, 당초 소외 2가 이 사건 공사대금을 소외 3이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서 건축허가명의와 소유권보존등기 및 임대차 종료 후의 이 사건 건물확보의 차원에서 피고 명의로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면 토지소유자인 피고가 임차인이 임차 토지 지상에 자신의 비용으로 건물을 신축하여 사용함에 있어 편의상 임차인에게 건물신축공사계약상의 도급인을 피고의 명의로 하도록 승낙하였다고 하여 공사완공 후 공사대금이 지급되지 않을 것을 예상하여 공사계약체결의 대리인인 소외 2에게 그 공사대금의 지급에 관한 대리권까지 포괄적으로 수여한다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일반의 거래실정이나 경험칙에 어긋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채무승인의 전제가 되는 소외 2의 공사대금 지급에 관한 대리권 유무 및 공사대금의 지급 여부, 이에 대한 관련 증거자료의 부합 여부 등에 관하여 좀더 자세히 살펴본 후 피고를 대리한 소외 2의 이 사건 공사대금채무 승인 여부 등을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위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채무승인과 대리권에 관한 법리오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관련 증거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심리미진 및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 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김영란 이홍훈 안대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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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천안지원 2006.8.24.선고 2005가합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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