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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80183 판결
[건물명도등][미간행]
판시사항

[1] 갑이 자신의 비용으로 을 명의의 건물을 신축하고 그 건물의 일부를 일정 기간 임차하여 전대함으로써 얻은 수익금으로 공사비 등을 회수하기로 하는 약정에 따라 이를 임차·사용하다가 차임을 연체하여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사안에서, 갑이 지출한 공사비를 계약기간 중 지불할 차임 총액 중 일부를 선지급한 것으로 보아, 을은 갑에게 위 공사비에서 갑이 건물을 실제 사용·수익한 기간의 총 계약기간에 대한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한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한 사례

[2] 소송행위의 해석 방법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제1심 감정인은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대하여 위 건물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진 2003. 7. 1. 당시를 기준으로 대상물건의 재조달원가에 감가수정을 하여 대상물건이 가지는 현재의 가격을 산정하는 원가법에 의하여 시가를 감정하였고, 그 감정의 기초가 되는 재조달원가는 용도 및 구조가 동일 또는 유사한 건물의 표준건축단가에 위생설비, 소화설비 등의 부대비용을 합산하여 산출한 금액임을 알 수 있는바,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상환을 구할 수 있는 공사비는 실제 공사에 투입된 순수 공사비가 아니라 그 공사를 함으로써 받을 수 있는 적정 공사대금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고, 그 공사대금을 정하는 방법에 관한 약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 위 감정인이 선택한 감정방식은 이 사건 건물의 공사대금을 산출하는 데 적절한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최종적인 건물시가를 산정함에 있어 위 건물의 용재, 이용상황, 현황, 관리상태 등 제반 상황을 감안함으로써 건물시공상의 하자도 반영되었음이 드러나고 있으므로, 원심이 위 감정결과에 의하여 산정된 위 건물의 사용승인 당시의 시가를 위 건물의 공사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거기에 이 사건 공사비의 산정에 있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원고 소유 토지 상에 원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1억 7,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자신이 부담하여 원고 명의의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하되, 그 공사비 등은 원고로부터 위 건물 중 일부를 84개월간 임차보증금은 1억 원, 월 차임은 550만 원으로 정하여 임차하여 전대함으로써 얻은 수익금으로 회수하기로 약정한 다음, 2003. 7. 1. 위 건물을 완공한 후 약정 부분을 점유하다가, 2003. 7. 3.경 임차대상 건물 부분을 다소 감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이와 같이 감축된 건물 부분을 이하 ‘이 사건 임차건물 부분’이라 한다) 월 차임도 417만 원으로 감액하였는데, 이후 피고가 약정 차임의 지급을 연체함으로써 2005. 5. 2.경 위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었다는 것인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어 기간만료로 종료할 때까지 이 사건 임차건물 부분을 전대함으로써 자신이 투입한 공사비 등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그 공사비 등을 마치 84개월 동안 위 임차건물 부분을 임차할 때 지불할 차임 총액 중 일부에 대한 선지급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경우 위 임대차계약이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지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통상적인 임대차계약과는 달리 선지급 명목으로 제공된 차임 상당의 공사비 등 중에서 아직 회수되지 아니한 부분을 반환하는 내용의 정산절차도 예정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당사자 사이의 합리적인 의사해석이라고 할 것이고, 이때 위 공사비 등 중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반환할 금액은 그 공사비 등으로부터 피고가 이 사건 임차건물 부분을 사용·수익한 기간의 총 임대차 약정기간에 대한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한 금액이라 할 것이고, 피고가 점유·사용한 기간에 따라 위 공사비 등을 감가수정한 다음, 그와 같이 감가수정된 금액으로부터 위 금액을 공제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위와 같은 정산을 함에 있어 이 사건 임차건물 부분에 투입한 공사비는 피고가 위 건물 부분을 사용한 기간을 고려하여 이 사건 항소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감가수정된 금액을 기초로 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원심은 2006. 7. 3.을 기준으로 감가수정된 공사비를 기초로 정산을 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감가수정에 대하여는 피고가 상고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그 당부에 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일반적으로 소송행위의 해석은 표시주의와 외관주의에 따르도록 되어 있고 표시된 내용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해석을 할 수 없는 것이지만, 표시된 어구에 지나치게 구애되어 획일적이고 형식적인 해석에만 집착한다면 도리어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소송제도의 목적과 소송경제에 반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그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 전체를 고찰하고 그 소송행위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소송행위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 ( 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다카1981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2. 4. 22.자 2002그26 결정 등 참조).

원심은, 위 공사비 등과 관련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반환할 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쌍방은 1심 변론기일에서 2006. 7. 3.을 기준으로 정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는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임차건물 부분을 점유한 기간 가운데 2006. 7. 3. 이후 그 인도 완료일까지 점유함으로 인하여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공사비 등 금액에 대하여는 고려하지 아니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지로 인한 정산을 함에 있어 피고가 약정기간 중 이 사건 임차건물 부분을 사용하지 못한 기간에 상당한 공사비를 원고로부터 반환받아야 한다는 전제하에, 피고가 위 건물 부분을 사용하지 못하는 시기를 일단 2006. 7. 3.로 예상하고 잠정적인 정산금액을 산출하여 주장하였다가, 1심 변론종결일인 2006. 7. 7.에 이르러 그 정산기준을 합의한 것이기에 그 합의의 문언도 “2006. 7. 3.을 기준으로 정산하는 데 이의가 없다”고 한 것이고, 원고는 그 후에도 이 사건 임차건물 부분을 인도받지 못하자 원심에 이르러 위 정산기준일 이후 피고의 위 건물 부분 사용기간에 대한 공사비 상당액의 정산도 아울러 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와 위와 같은 소송의 과정, 그 합의 경위와 내용, 그 합의 이후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소송상에서 한 위 합의는 1심 변론종결일에 이르러 피고가 원고로부터 반환받을 공사비 등을 산정함에 있어 일응 그 변론종결일에 근접한 2006. 7. 3.을 기준으로 그 금액을 계산하자는 취지일 뿐 그 이후 피고가 위 건물 부분을 계속 점유, 사용하더라도 원고로서는 더 이상 추가 점유기간으로 인한 금액의 공제를 주장하지 아니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원고가 피고에게 반환할 공사비 등 상당액을 산정함에 있어 2006. 7. 3. 이후 피고가 위 건물 부분을 원고에게 인도할 때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하지 아니하고, 그 상당액을 공제하지 아니한 원심의 앞서 본 판단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소송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양승태(주심) 박시환 김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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