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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5588 판결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문자나 숫자를 결합하여 만든 상호나 영업표지가 국내 주지성을 취득한 경우, 그 유사성의 판단 방법

[2] 영업표지 ‘컴닥터119’ 중 ‘컴닥터’ 부분이 식별력 있는 요부가 아니므로 ‘컴닥터119’와 피고인이 사용한 상호 ‘컴닥터’가 유사한 상호 또는 영업표지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5. 9. 초순경부터 2006. 2. 6.까지 사이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하 생략) 소재 ‘컴닥터이십사시’라는 상호의 컴퓨터수리업체에서, 국내에 널리 인식된 컴퓨터수리업체의 상호 또는 영업표지로서 피해자 주식회사 컴닥터119가 1997. 4. 9.경부터 사용해 온 ‘컴닥터119’라는 상호와 유사한 상호인 ‘컴닥터’로 전화국에 등록하고 그 등록된 전화번호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부정경쟁행위를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컴닥터119’는 컴퓨터수리에 있어 거래자나 수요자에게 식별력 있는 상호로서 그 주지성이 인정되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 보호하는 영업표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한편 ‘컴닥터119’ 중 숫자 부분에 해당하는 ‘119’는 화재 또는 재난신고 전화번호로서 간단하고 흔한 표장에 해당하여 식별력이 없다고 보이나, 문자 부분에 해당하는 ‘컴닥터’는 영문자 ‘COMPUTER’의 약어로 사용되는 ‘COM’과 의사, 박사 등의 뜻을 가진 ‘DOCTOR’를 결합한 것으로서 이 사건 ‘컴닥터119’의 지정서비스업인 컴퓨터 및 컴퓨터부품 수리업 등과 관련하여 볼 때 ‘컴퓨터를 신속하게 잘 수리하는 사람’, ‘컴퓨터 전문가’등의 의미를 연상케 하여 그 식별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뒤, 컴퓨터수리업체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119’ 부분을 제외한 ‘컴닥터’ 부분만을 자신의 상호로 전화국에 등록하였다고 하더라도 컴퓨터수리에 있어 거래자나 수요자로 하여금 피고인이 운영하는 컴퓨터수리업체가 그 시설이나 활동에 있어 ‘컴닥터119’와 영업상·조직상·재정상 또는 계약상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혼동케 할 우려가 있음이 분명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표장 기타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하거나 이와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하는바,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것으로 보이는 문자나 숫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상호나 영업표지가 사용된 결과 국내에 널리 인식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원래 독점시킬 수 없는 표지에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그 기준은 엄격하게 해석 적용되어야 하고 ( 대법원 1999. 9. 17. 선고 99후164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결합영업표지의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 구성 부분 중 일부가 요부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해자가 ‘컴닥터119’라는 상호 또는 영업표지를 계속적으로 사용하여 국내에서 컴퓨터수리업과 관련하여 영업표지로서 널리 인식되었다고 할 것이나, 한편 ‘컴닥터119’ 중 문자 부분에 해당하는 ‘컴닥터’는 영문자 ‘COMPUTER’의 약어로 사용되는 ‘COM’과 의사, 박사 등의 뜻을 가진 ‘DOCTOR’를 결합한 것으로서 이 사건 ‘컴닥터119’의 주된 영업인 컴퓨터 및 컴퓨터부품 수리업 등과 관련하여 볼 때 ‘컴퓨터를 잘 수리하는 사람’, ‘컴퓨터 전문가’등의 의미를 직감할 수 있어 그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하다고 할 것이고, 숫자 부분에 해당하는 ‘119’도 화재 또는 재난신고 전화번호로서 식별력이 없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영업표지는 전체적으로는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문자와 숫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문자와 숫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상호 또는 영업표지가 전체로서 주지성을 획득한 경우에는 그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전체관찰에 의하여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해자가 이 사건 주지 상호 또는 영업표지인 ‘컴닥터119’ 중 ‘컴닥터’ 부분만으로도 주지성을 획득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업표지 ‘컴닥터119’ 중 ‘컴닥터’ 부분이 식별력 있는 요부라고 할 수 없으므로, 영업표지 ‘컴닥터119’와 피고인이 사용한 ‘컴닥터’가 유사한 상호 또는 영업표지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소정의 영업표지의 유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고현철(주심) 양승태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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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6.20.선고 2007노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