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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0다1180 판결
[지급보증금][공2012상,768]
판시사항

[1]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변제가 모든 채무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때에 채권자가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순서와 방법으로 충당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 경우, 채권자가 변제자에 대한 의사표시 없이 변제충당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갑 은행이 여신거래기본약관 및 여신규정에 따라 채무자 을 주식회사로부터 회수한 돈을 변제충당한 사안에서, 은행의 변제 등의 충당지정에 관한 위 약관 제13조 제2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 제2항 제1호 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채권자가 파산절차에서 파산관재인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을 변제충당하는 경우, 민법의 변제충당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변제충당지정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써 하여야 하나,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변제충당에 관한 약정이 있고, 그 약정내용이 변제가 채권자에 대한 모든 채무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때에는 채권자가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순서와 방법에 의하여 충당하기로 한 것이라면, 변제수령권자인 채권자가 위 약정에 터 잡아 스스로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순서와 방법에 좇아 변제충당을 한 이상 변제자에 대한 의사표시와 관계없이 충당의 효력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2] 갑 은행이 여신거래기본약관 및 여신규정에 따라 채무자 을 주식회사로부터 회수한 돈을 변제충당한 사안에서, 은행의 변제 등의 충당지정에 관한 위 약관 제13조 제2항은 변제 또는 상계될 채무가 수개인 경우 은행이 변제충당을 할 때에 적용하는 순서는 은행이 모든 채권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상적인 기준을 밝히면서 그 순서와 방법에 관하여 별도로 구체적인 기준을 정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마련된 여신규정 제155조는 변제충당 순서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내용에 특별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사항이 없으므로, 위 각 규정에 의하여 은행의 자의적인 변제충당권 행사는 방지될 수 있고, 또한 약관 제13조 제3항은 약관 제13조 제2항, 여신규정 제155조에 따라 일률적으로 변제충당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은행의 채권보전과 무관하게 채무자 등의 정당한 이익을 해할 수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 등이 약관 제13조 제3항의 위반을 주장하여 그러한 변제충당 효과를 배제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채무자 등의 이익도 배려하고 있으므로, 약관 제13조 제2항이 채무자 등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것으로서 신의성실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 제2항 제1호 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채권자가 파산절차에서 파산관재인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을 변제충당하는 경우 민법의 변제충당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한국수출입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한국씨티은행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외 1인)

피고 주식회사 한국씨티은행의 보조참가인

주식회사 광주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길 서울 담당변호사 박선주 외 5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회사분할 당시에는 이 사건 각 지급보증 대상이 되는 주채무 중 어느 부분이 분할로 인하여 설립된 회사 또는 분할 후 존속하는 회사 중 어느 회사에 귀속하게 될 것인지에 대하여 정함이 없었으므로,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주식회사 대우인터내셔널(이하 ‘대우인터내셔널’이라고 한다) 및 주식회사 대우건설(이하 ‘대우건설’이라고 한다)과 분할 후 존속하는 주식회사 대우(이하 ‘대우’라고 한다)에 각 귀속되는 지급보증 대상 주채무는 각 지급보증금액 비율에 따라 안분한 금액만큼 구분되어 각 지급보증의 대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환송판결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회사분할에 따른 채무의 귀속,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원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회사분할 후 대우가 부담하는 주채무는 각 지급보증의 대상이 되는 주채무와 그렇지 아니한 주채무로 나누어질 수 있고 각 지급보증의 대상이 되는 주채무도 각 금액 구간별로 지급보증인이 다르므로 이러한 경우 대우가 변제한 금액이 전체 주채무를 소멸시키지 못하는 때에는 변제충당의 법리가 유추적용되어 그 중 어느 부분의 변제에 충당될 것인가가 결정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원고가 대우로부터 회수한 금원을 변제충당함에 있어서 당시 시행되던 원고의 여신거래기본약관(이하 ‘이 사건 약관’이라고 한다) 및 여신규정(이하 ‘이 사건 여신규정’이라고 한다)을 따라야 하지만, 회수한 금액으로 채권 전부에 충당할 수 없는 경우 담보가 없거나 부족한 대출금에 우선하여 충당하기로 규정한 이 사건 여신규정 제155조 제2항은 어디까지나 변제될 수 있는 채무임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아직 이행기가 도래되지 아니하여 변제될 채무가 아닌 경우에는 담보가 없거나 부족한 대출금이라고 하여 이행기가 도래된 담보 있는 채무에 우선하여 충당될 수 없으므로, 원고가 주채무자 대우로부터 2001. 2. 9.부터 2002. 8. 8.까지 회수한 미화 70,094,664.32달러 중 미화 61,867,888.86달러는 당시 대우의 상환계획표상 이행기가 도래한 1회부터 6회까지의 분할상환채무 합계 미화 61,867,888.86달러(회당 분할상환채무 10,311,314.81달러 × 6회분)의 변제에 충당될 것이되, 피고들 및 피고 주식회사 한국씨티은행의 보조참가인(이하 ‘피고들 등’이라고 한다)의 각 지급보증 대상 주채무 부분과 지급보증 대상이 아닌 주채무 부분의 변제에 안분 비례하여 충당되고, 나머지 회수금 미화 8,226,775.46달러(70,094,664.32달러 - 61,867,888.86달러)에 2002. 10. 1. 회수한 미화 152.75달러를 합한 미화 8,226,928.21달러는 대우의 상환계획표상 2002. 9. 27. 이행기가 도래한 7회 분할상환채무 미화 10,311,314.81달러 전액을 소멸시키기에 부족하므로, 이 사건 여신규정 제155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들 등의 각 지급보증 대상 주채무 부분이 아닌 미화 1,441,526.63달러[회당 분할상환채무 10,311,314.81달러 × (총 주채무액 209,253,775.64달러 - 총 지급보증액 180,000,000.00달러) / 총 주채무액 209,253,775.64달러]의 변제에 우선 충당되고, 나머지 회수금 미화 6,785,401.58달러(8,226,775.46달러 - 1,441,526.63달러)는 피고들 등의 각 지급보증 대상 주채무 부분의 변제에 안분 비례하여 충당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변제충당의 시기 및 방식, 채무의 이행기에 관한 법리오해, 석명의무위반 등의 위법 등이 없다.

2000. 3. 15.자 대우의 기업개선작업을 위한 약정에서 채권금융기관들의 채권 상환청구를 2004. 12. 31.까지 유예하기로 정한 이상, 당초 대우의 상환계획표상의 채무 이행기는 2004. 12. 31.까지로 유예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대우의 상환계획표상의 이행기를 기준으로 변제충당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제출된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위 채권 상환청구의 유예는 대우에 대한 기업개선작업 약정에 참여한 채권금융기관들이 절차적으로 대우에 대한 채권행사를 유예하겠다는 것일 뿐, 더 나아가 그 채권의 내용인 이행기를 실체적으로 변경하여 2004. 12. 31.로 유예하겠다는 취지라고 해석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들의 각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변제충당지정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써 하여야 하는 것이기는 하나,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미리 변제충당에 관한 약정이 있고, 그 약정내용이 변제가 채권자에 대한 모든 채무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때에는 채권자가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순서와 방법에 의하여 충당하기로 한 것이라면, 변제수령권자인 채권자가 위 약정에 터 잡아 스스로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순서와 방법에 좇아 변제충당을 한 이상 변제자에 대한 의사표시와 관계없이 그 충당의 효력이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 대법원 1991. 7. 23. 선고 90다18678 판결 ,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2751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원고가 이 사건 약관 제13조 제2항, 이 사건 여신규정 제155조에 따라 대우로부터 회수한 금원으로 변제충당을 함에 있어서는 변제충당에 관한 약정이 있는 이상 대우에게 별도의 변제충당지정의 의사표시를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피고들의 각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약관 제13조 제2항은 변제 또는 상계될 채무가 수개인 경우 은행이 변제충당을 함에 있어서 적용하는 순서는 은행이 모든 채권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상적인 기준을 밝히면서 그 순서와 방법에 관하여 별도로 구체적인 기준을 정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마련된 이 사건 여신규정 제155조는 그 변제충당의 순서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내용에 특별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사항이 없으므로, 위 각 규정에 의하여 은행의 자의적인 변제충당권 행사는 방지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채무자 등이 예측하지 못한 부당한 변제충당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은 없어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약관 제13조 제3항은 “은행이 변제충당순서를 법정충당순서와 달리할 경우에는 은행의 채권보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채무자와 담보제공자나 보증인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 사건 약관 제13조 제2항, 이 사건 여신규정 제155조에 따라 일률적으로 변제충당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은행의 채권보전과 무관하게 채무자 등의 정당한 이익을 해할 수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 등이 이 사건 약관 제13조 제3항의 위반을 주장하여 그러한 변제충당의 효과를 배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채무자 등의 이익도 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약관 제13조 제2항이 고객인 채무자 등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것으로서 신의성실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조항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 제2항 제1호 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원심판결의 이유에 이 사건 약관 제13조 제2항이 무효라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더라도 위 규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위 규정에 따라 변제충당을 하여야 한다는 설시가 있는 이상 위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 제2항 제1호 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피고 주식회사 한국씨티은행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약관 제13조 제2항에서 규정한 ‘은행이 따로 정하는 순서와 방법’이 이 사건 여신규정 제155조라고 보고, 위 규정이 이 사건 약관 제13조 제2항에 의하여 변제충당 약정의 내용이 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약관의 계약편입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6. 피고 주식회사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채권자가 파산절차에서 파산관재인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을 변제충당하는 경우 민법의 변제충당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원심이, 원고가 2007. 9. 27. 파산자 대우의 파산관재인으로부터 수령한 중간배당금 307,248,846원은 원본이 아닌 이자채권 4,058,777,059원에 먼저 충당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파산절차에서의 변제충당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7. 피고 주식회사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의 변제충당에 관한 판단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는 이상 그 판단이 위법함을 전제로 가지급금의 추가반환을 구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8.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능환(주심) 박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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