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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다65282 판결
[매매대금][미간행]
판시사항

[1] 국가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체결한 제조물공급계약 등에서 계약상대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사고이월 등으로 선금의 반환이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하면 계약상대방에게 선금잔액 및 선금이자를 청구하도록 약정한 경우, 그 선금이자의 법적 성질의 판단 방법 및 제조물공급계약서에 선금이자 약정 외에 지체상금이 규정되어 있는 사정만으로 그 선금이자를 위약벌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한국철도공사와 제조업자가 체결한 디젤전기기관차 제조물공급계약 등에서 정한 선금잔액 반환 사유가 있는 경우에 선금잔액에 덧붙여 지급하기로 약정한 선금이자는 위약금으로서 민법 제398조 제4항 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다만 그 중 연 5%의 범위를 넘는 부분은 부당히 과다하다고 본 사례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로템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수길외 4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의 소송수계인 한국철도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우 담당변호사 석윤수)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국가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한다)에 따라 체결한 제조물공급계약 및 그 계약내용에 편입된 선금지급요령에서 계약상대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사고이월 등으로 선금의 반환이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하면 계약상대자에게 선금잔액 및 이에 대한 시중은행의 어음대출금리에 의한 선금이자를 청구하도록 약정한 경우, 위 선금이자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위 제조물공급계약서 및 위 선금지급요령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할 의사해석의 문제이고,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 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위약금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주장·입증되어야 하는바, 제조물공급계약서에 선금이자 약정 외에 지체상금도 규정되어 있다는 점만을 이유로 하여 선금이자를 위약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35771 판결 , 2005. 11. 10. 선고 2004다4059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현대정공 주식회사는 피고의 소송피수계인인 대한민국(피고는 2004. 12. 31. 설립되어 소송피수계인인 대한민국 산하 철도청 및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의 철도운영자산·부채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포괄승계하였다. 이하 소송피수계인인 대한민국도 ‘피고’라고 한다) 산하 철도청이 시행한 디젤전기기관차(이하 ‘이 사건 기관차’라 한다) 25량 구매를 위한 입찰절차에서 낙찰자로 선정되어 1999. 6. 16. 피고와 사이에 물품대금 644억 2,500만 원, 납품기한 2000. 12. 31.까지로 한 제조물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현대정공 주식회사를 승계하여, 1999. 9. 3. 피고와 사이에 같은 내용의 제조물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는 구 예산회계법(1999. 12. 31. 법률 제60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 , 같은 법 시행령(2001. 2. 14. 대통령령 제171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1항 제14호 및 계약 내용의 일부로 포함된 물품구매계약 특수조건 제9조와 선금지급요령(1999. 9. 9. 회계예규 2200.04-131-5)에 따라 2000. 1. 22.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상의 물품대금 중 약 66% 상당에 해당하는 422억 5,200만 원을 선금으로 지급하였다.

다. 위 물품구매계약 특수조건 제9조 제4항 및 선금지급요령 제6조 제1항에 의하면, 선금을 지급한 후 계약상대자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선금반환청구를 하는 경우, 선금잔액에 대한 지방은행을 제외한 국내 일반은행의 어음대출금리 수준에 의하여 산출한 이자상당액을 함께 청구하도록 규정하였고, 위 선금지급요령 제6조 제1항에서는 선금잔액 반환 사유로 ‘1.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한 경우, 2. 선금지급조건을 위배한 경우, 3. 사고이월 등으로 반환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의 납품기한 내에 이 사건 기관차 25량 중 15량만을 공급하였고, 나머지 10량은 2001. 1. 18.부터 2001. 3. 9.까지 공급하여 이행을 완료하였으나, 피고는 2001. 3. 23. 이 사건 물품대금을 정산하면서, 원고가 납품기한 내에 이행을 완료하지 못함에 따라 위 선금지급요령 제6조 제1항 제3호 소정의 사고이월 등으로 선금반환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반환할 선금잔액 169억 80만 원 및 이에 대한 선금지급일로부터 외환은행 남대문지점 어음대출금리인 연 7.36%의 비율에 의하여 계산한 선금이자인 12억 90,399,960원, 약정된 지체상금 11억 5,533,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물품대금만을 지급하였다.

마. 이 사건 계약 당시 원·피고 사이에는 위 선금이자 약정 외에도 국가계약법 제12조 에 의하여 계약상대자가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 계약보증금(계약금액의 10% 상당)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내용의 약정 및 지체상금 약정(지체상금율 1일 0.15%)이 함께 행해졌다.

3. 위 인정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선금지급요령 제6조 제1항 제2, 3호의 선금잔액 반환 사유에 기한 선금이자 약정은, 계약상대자가 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계약의 주된 채무가 아닌 선금지급과 관련한 부수적 채무(선금지급조건을 지키고, 지급받은 선금과 관련한 채무를 그 회계연도 내에 완료하여야 하는 의무)를 불이행한 경우를 예정한 위약금 약정이라 할 것이고, 이는 민법 제398조 제4항 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며, 원고가 이 사건 제조물공급채무를 불이행한 경우 계약보증금을 피고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약정 및 지체상금 약정이 있다는 점만을 이유로 이 사건 선금이자를 위약벌로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별도의 지체상금의 약정이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선금이자는 위약벌의 성질을 가진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판시 사정에 비추어 위약벌 약정 중 민사법정이율인 연 5%의 범위를 넘는 부분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조치는, 선금이자 약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민법 제398조 제2항 에 의하면,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법원은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는바(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0다54536 판결 , 2004. 12. 10. 선고 2002다7385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살펴보면, 이 사건 기관차 제작공급이 지연됨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을 물품대금에서 지체상금 11억 5,533,000원이 공제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원고가 이행지체를 하게 된 것은 2000. 10. 10.경 발생한 노조파업이 주된 원인으로, 위 파업은 피고의 구조조정방침에 따라 현대정공 주식회사, 대우중공업 주식회사, 한진중공업 주식회사가 통폐합되어 원고회사가 설립됨으로 인한 이해관계조정이 주된 원인이었던 점, 원고가 납품기한 도과 후 60여 일 만인 2001. 3. 9.경까지 이행을 완료한 점 및 선금지급요령 제6조 제3호의 선금반환 사유는 회계연도독립의 원칙이라는 정부의 예산원칙과 관련하여 규정된 것으로,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는 별도로 지체상금에 관한 규정이 있으므로, 사고이월로 인하여 발생되는 선금반환의무 및 이에 가산되는 선금이자는 채무의 이행지체로 인한 통상의 손해배상과는 별개의 특수한 사정이 반영되어 인정된 것이라는 점과 아울러 그 선금이자는 선금반환 사유가 발생된 날로부터 기산되지 아니하고 선금을 지급받은 날로부터 기산하도록 되어 있어, 이 사건과 같이 선금이 지급된 날로부터 당해 회계연도 말까지의 기간이 장기간인 경우에는 사고이월 이후 공급을 완료할 때까지의 이행지체 기간이 단기간이라 하더라도 선금이자의 액수가 커지고, 그 결과 비록 회계연도 말까지의 공급을 마치지 아니한 잘못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회계연도 말 직전에 공급이 이루어진 부분에 관한 선금에 대하여는 선금이자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과 비교하여 보면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선금이자 약정 중 연 5%의 범위를 넘는 선금이자는 무효라고 본 조치는 위와 같은 여러 참작사유에 비추어 살펴볼 때 예정배상액의 총액에 있어서 결과적으로 정당하므로, 결국 위에서 본 원심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선금이자 약정이 위약벌임을 전제로 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결국 받아들일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고현철(주심) 양승태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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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4.10.21.선고 2003나71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