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납골시설 설치신고’의 법적 성질
[2] 행정청의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 확정판결의 당사자인 처분 행정청이 확정판결에서 적시된 위법사유를 보완하여 새로운 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거부처분 후에 법령이 개정·시행된 경우 개정된 법령과 허가기준을 새로운 사유로 들어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을 할 수 있는지 및 그 처분도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에 정한 재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종교단체의 납골당 설치신고에 대한 반려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의 확정 후 행정청이 다시 처분을 하면서 선행반려처분 후 개정된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3호 를 이유로 다시 납골당 설치신고 반려처분 및 시설폐쇄명령을 한 사안에서, 그 처분이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조 , 제14조 제1항 , 제15조 , 제26조 제2호 의 각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신고인으로부터 납골시설 설치신고를 받은 행정청은 납골시설 설치에 관하여 직접 규율하고 있는 장사 등에 관한 법령뿐만 아니라 다른 관계 법령의 규정까지 함께 고려하여 보건위생상의 위해 방지와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공공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납골시설의 설치를 금지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납골시설 설치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납골시설 설치신고는 행정청의 수리에 의하여 비로소 그 효과가 발생하는 이른바 ‘수리를 요하는 신고’에 해당한다.
[2]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에 의하면, 행정청의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그 처분을 행한 행정청이 판결의 취지에 따라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하여 재처분할 의무가 있으나, 이때 확정판결의 당사자인 처분 행정청은 그 확정판결에서 적시된 위법사유를 보완하여 새로운 처분을 할 수 있다. 한편,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 행정처분이 행하여 진 때의 법령과 사실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는 것이므로 거부처분 후에 법령이 개정·시행된 경우에는 개정된 법령 및 허가기준을 새로운 사유로 들어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을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처분도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에 규정된 재처분에 해당된다.
[3] 종교단체의 납골당 설치신고에 대한 반려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의 확정 후 행정청이 다시 처분을 하면서 선행반려처분 후 개정된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3호 를 이유로 다시 납골당 설치신고 반려처분 및 시설폐쇄명령을 한 사안에서, 선행반려처분 후 개정된 근거조항을 새로운 사유를 들어 다시 위 신고에 대한 반려처분을 한 것은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 [2]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3]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 ,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참조판례
[2] 대법원 1998. 1. 7.자 97두22 결정 (공1998상, 532)
원고
재단법인 천주교서울대교구유지재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진홍)
피고
서울특별시 노원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우승외 1인)
변론종결
2009. 8. 28.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007. 5. 1. 한 종교단체 납골당 설치신고 반려처분 및 2007. 8. 31. 한 천주교 태릉성당 납골당 시설폐쇄명령을 각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속하는 제교회의 운영, 선교, 의료, 복지, 보육, 청소년 선도, 노령자 보호, 사후안위 사업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2005. 5. 17. 피고에 대하여 서울 노원구 공릉2동 87 종교용지 3,429㎡(이하 ‘이 사건 신청지’) 지상에 2004. 11.경 건축된 철근콘크리트구조 철골조지붕 3층 천주교 태릉성당(이하 ‘이 사건 성당’)의 지하 2층 중 313.26㎡에 납골안치구수 3,202위 규모의 종교단체 납골당(이하 ‘이 사건 납골당’)을 설치하기 위한 납골당 설치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를 하였다.
나. 이 사건 신청지는 직선거리로 공릉중학교의 출입문으로부터 77m, 태릉초등학교의 출입문으로부터 88m, 미광유치원의 출입문과 경계선으로부터 각 16m 떨어져 있다.
다. 피고는 2005. 6. 21. 원고 법인에 대하여 “ 행정절차법 제46조 에 의하여 의견수렴을 한 결과, ① 초등학교·중학교 학생들에게 정서적 불안감 조성, ② 빈번한 장례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 상존, ③ 명절시 일시에 많은 참배객으로 인한 교통난 우려, ④ 공공복리의 감소와 주민의 삶의 질 저해 등을 이유로 주민 다수의 설치 반대의견이 제출되었고, 서울북부교육청, 공릉중학교, 태릉초등학교에서 비교육적인 환경 및 차량통행 증가에 따른 안전사고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였는바,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24조의4 에 의한 의견제출자 절대 다수와 관련기관의 의견 등 제반 사정을 공익적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성당 내 납골당 설치는 불가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신고를 반려하였다(이하 ‘선행반려처분’).
라. 원고 법인은 2005. 7. 26. 선행반려처분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에 2005구합22982호 로 종교단체납골당설치신고반려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하였고, 서울행정법원은 2006. 4. 5. “피고가 선행반려처분을 함에 있어 처분사유로 삼은 것 모두가 법령에서 정한 설치기준에 근거한 것이 아니며, 나아가 피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신고를 반려할 만한 특별한 공익적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할 것이므로, 결국 선행반려처분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선행반려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07. 4. 13.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피고는 위 확정판결에 따라 다시 처분을 하면서 2007. 5. 1. 원고 법인에 대하여 “선행반려처분 이후인 2005. 12. 7.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3호 (이하 ‘이 사건 근거조항’)가 개정되어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인 학교 부근 200m 이내에서는 납골시설의 설치가 금지되었다”는 이유로 재차 이 사건 신고를 반려하였다(이하 ‘이 사건 반려처분’).
바. 피고는 2007. 8. 31. 원고 법인에 대하여 “원고 법인이 이 사건 성당의 지하 2층에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조 제1항 을 위반하여 미신고 납골시설 3,200여 기를 설치하였다”는 이유로 위 법 제26조 제2호 를 적용하여 위 시설의 폐쇄를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설폐쇄명령’).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4,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갑 제11호증, 갑 제12호증의 1, 2, 을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반려처분 및 시설폐쇄명령의 적법 여부
가. 원고 법인의 주장
이 사건 반려처분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여, 이 사건 반려처분이 적법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시설폐쇄명령 역시 위법하므로, 위 각 처분은 모두 취소되어야 한다.
1)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는 행정청에게 납골시설 설치신고를 심사하여 그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고, 선행반려처분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선행반려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원고 법인의 이 사건 신고가 적법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원고 법인은 피고의 수리처분이라는 별도의 처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당연히 이 사건 납골당을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위와 같은 행정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재처분을 할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법인에 대하여 이 사건 반려처분을 하였다.
2) 피고는 선행반려처분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이미 이 사건 근거조항이 원고 법인의 이 사건 신고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한 바 있으므로, 위 행정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전의 사유인 이 사건 근거조항을 내세워 다시 재처분을 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어 허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 법인에 대하여 다시 위와 같은 사유를 내세워 이 사건 반려처분을 하였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원고 법인의 첫째 주장에 대하여
가)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조 , 제14조 제1항 , 제15조 , 제26조 제2호 의 각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신고인으로부터 납골시설 설치신고를 받은 행정청은 납골시설 설치에 관하여 직접 규율하고 있는 장사 등에 관한 법령뿐만 아니라 다른 관계 법령의 규정까지 함께 고려하여 보건위생상의 위해 방지와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공공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납골시설의 설치를 금지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납골시설 설치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납골시설 설치신고는 행정청의 수리에 의하여 비로소 그 효과가 발생하는 이른바 ‘수리를 요하는 신고’에 해당한다.
또한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에 의하면, 행정청의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그 처분을 행한 행정청이 판결의 취지에 따라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하여 재처분할 의무가 있으나, 이때 확정판결의 당사자인 처분 행정청은 그 확정판결에서 적시된 위법사유를 보완하여 새로운 처분을 할 수 있다.
나) 따라서 피고가 선행반려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 그 확정판결에서 적시된 위법사유를 보완하여 다시 수리를 요하는 원고 법인의 이 사건 신고에 대하여 새로운 처분에 해당하는 이 사건 반려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법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 법인의 둘째 주장에 대하여
가)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 행정처분이 행하여 진 때의 법령과 사실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는 것이므로 거부처분 후에 법령이 개정·시행된 경우에는 개정된 법령 및 허가기준을 새로운 사유로 들어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을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처분도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에 규정된 재처분에 해당된다( 대법원 1998. 1. 7.자 97두22 결정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 사실에다가 갑 제7호증, 갑 제1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살펴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선행반려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 선행반려처분 후에 개정된 이 사건 근거조항을 새로운 사유로 들어 다시 원고 법인의 이 사건 신고에 대하여 이 사건 반려처분을 한 것은 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 할 것이다.
① 피고는 선행반려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인 2007. 5. 1. 선행반려처분을 함에 있어 처분사유로 삼은 바 없는 이 사건 근거조항을 새로운 처분사유로 하여 다시 원고 법인의 이 사건 신고에 대하여 이 사건 반려처분을 하였다.
② 비록 피고가 선행반려처분에 관한 행정소송의 사실심에서 “2005. 12. 7. 개정된 이 사건 근거조항에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 금지되는 행위 및 시설 중 하나로 납골시설을 추가한 입법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청소년들의 교육환경을 위하여 이 사건 신청지에 이 사건 납골당의 설치를 제한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주장한 바 있기는 하지만, 이는 위 주장에 나타난 바와 같이 선행반려처분의 적법성 판단에 있어 위와 같은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달라는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근거조항은 2005. 12. 7.부터 시행되어 선행반려처분 당시인 2005. 6. 21.에는 유효하게 적용될 수 없는 조항이었기 때문에 피고는 위 행정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전에 이를 유효하게 선행반려처분의 처분사유로 주장할 수 없었다.
③ 이 사건 근거조항이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서 납골시설을 일반적·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입법자의 학교교육환경 규율에 관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를 넘어서 종교의 자유, 행복추구권 및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 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헌법재판소 2009. 7. 30. 선고 2008헌가2 결정 참조).
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법인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 법인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별 지] 관계 법령 :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