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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3. 9. 선고 2004도206 판결
[방송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공동정범의 성립요건

[2]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방송위원회의 승인 없이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하는 자의 홈쇼핑 광고프로그램을 방송하여 주고 일정한 송출료를 받은 것만으로는 위 미승인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한 자의 행위에 공모하였다거나 이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3]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직권으로 공소사실 내용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한 조치가 위법한지 여부(한정 소극)

[4]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공동정범에 해당하지는 아니하고 방조범으로는 처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방조행위를 유죄로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형법 제30조 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 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도1940 판결 , 2003. 3. 28. 선고 2002도7477 판결 , 2005. 3. 11. 선고 2002도5112 판결 , 2005. 7. 22. 선고 2005도335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은 각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대표이사인바, 각 제1심 공동피고인 1, 2, 3, 4와 공모하여,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 등의 공모에 의하여 방송위원회로부터 방송채널사용사업승인을 받지 아니한 공소외 1 주식회사가 기획, 제작하고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위성채널을 이용, 송출한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홈쇼핑 광고물에 대한 홈쇼핑 광고방송을, 피고인들이 각 대표이사로 있는 종합유선방송사가 각 그 보유의 위성수신기를 통하여 수신한 다음 이를 그 유선방송 가입자들에게 방송해 주고 위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송출료를 교부받음으로써,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상품소개와 판매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각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대표이사인 피고인들이, 방송위원회의 승인 없이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하는 자의 홈쇼핑 광고프로그램을 방송하여 주고 일정한 송출료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미승인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한 자의 행위에 공모하였다거나 이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방송법 제2조 제2호 (라)목 은 “지상파방송사업자·종합유선방송사업자 또는 위성방송사업자와 특정채널의 전부 또는 일부 시간에 대한 전용사용계약을 체결하여 그 채널을 사용하는 사업”을 방송채널사용사업이라고 정의하고, 방송법 제9조 제5항 은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방송위원회에 등록하여야 하되, 종합편성이나 보도 또는 상품소개와 판매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방송법 제105조 제3호 위 제9조 의 규정에 의한 승인을 얻지 아니하고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법리와 방송법의 관련 규정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은 각 방송법에 따라 방송위원회의 추천과 정보통신부장관의 허가를 받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대표이사로서, 각 미승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인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홈쇼핑 광고물의 위성송출대행 업체인 위 공소외 2 주식회사와 사이에 위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보유한 특정채널의 전부 또는 일부 시간에 대한 전용사용계약을 체결한 후 위 각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위 미승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측으로부터 일정한 송출료를 받고 그들로 하여금 해당 채널을 사용하게 하였을 뿐, 그 밖에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 등의 공모에 의한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홈쇼핑 광고물에 대한 기획, 제작, 편성 등에 전혀 관여한 바 없고, 또한 일정한 송출료 이외에 달리 이익을 분배받는다는 등의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인들이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 등과 공동으로 일체가 되어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그들의 행위를 이용하여 피고인들 자신의 의사를 실행에 옮긴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는 없어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 등의 미승인 방송채널사용사업을 공동으로 한다는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들의 판시 각 행위가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2. 방조범의 성립에 관한 심리미진의 주장에 대하여

법원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이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을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대비하여 볼 때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의 사안이 중대하여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원이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한 것이라고까지 볼 수는 없다(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도3058 판결 , 1997. 2. 14. 선고 96도2234 판결 , 2001. 12. 11. 선고 2001도4013 판결 , 2004. 6. 10. 선고 2003도6964 판결 등 참조).

상고이유의 주장은 피고인들이 방송법 위반의 공동정범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지라도 방송법 위반의 방조범으로는 처벌할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원심이 방조범의 성립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무죄를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나, 가사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들의 행위가 방송법 위반의 방조행위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방송법 위반의 공동정범으로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의 심리과정에서 단 한 번도 언급된 바 없는 방송법 위반의 방조행위를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도 없이 그대로 유죄로 인정하는 것이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방송법 위반의 방조행위를 유죄로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이 방송법 위반의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방조범 성립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강신욱 양승태 김지형(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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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3.8.22.선고 2003고단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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