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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다8637 판결
[약정금][미간행]
판시사항

[1] 쌍무계약에 있어서 일방 당사자의 자기 채무에 관한 이행 제공의 정도

[2] 매도인이 부동산 매매계약의 해제에 따른 매매대금 반환 및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인수거절의사를 명백히 하고 있는 상황하에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제반 서류를 준비하여 두고 매도인에게 그 수령을 최고함으로써 자신의 채무이행의 제공을 마치고 그러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매도인은 위 최고일 이후로는 매매대금 반환을 지체함으로 인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안명숙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경)

피고,상고인

권재수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호근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기초사실

원심은, 원고들이 피고 및 원심 공동피고 이기한(이하 편의상 '피고들'이라 한다)으로부터 판시 이 사건 임야 중 각 일부를 각 그 판시 일시에, 원고 안명숙의 경우 1억 3,200만 원, 원고 이현자의 경우 1억 2,000만 원, 원고 김종환의 경우 3,600만 원에 이를 각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각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하고, 각 이전등기까지 경료받은 사실, 이 사건 임야에 대한 개발사업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원고들이 위 각 매매대금의 반환을 요구하여 2000. 8. 18.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 위 각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피고들은 매매 당시의 언약으로 2001. 2. 말일까지 원고들에게 매매대금의 원금을 지불하고,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판시 이 사건 합의를 한 사실을 포함한 판시 사실을 인정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 제2점에 대한 판단

이어서 원심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에는,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각 해당 매매대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에, 피고의 항변, 즉 ① 이 사건 합의는 1998. 2.말까지 이 사건 임야가 창원시 도시계획상 유원지로 지정·공고되지 않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한 것인데 창원시가 그 전인 1997. 7. 2. 이 사건 임야를 유원지로 하는 도시기본계획에 대한 건설교통부장관의 변경승인을 받았으므로, 위 정지조건은 이 사건 합의 당시 이미 성취될 수 없는 불능조건이거나, ② 이 사건 합의는 착오 내지 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므로 이를 취소한다는 항변에 대하여 각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쌍무계약에 있어서 일방 당사자의 자기 채무에 관한 이행의 제공을 엄격하게 요구하면 오히려 불성실한 상대 당사자에게 구실을 주는 것이 될 수도 있으므로 일방 당사자가 하여야 할 제공의 정도는 그 시기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게 합리적으로 정하여야 하고,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잔대금의 지급을 미루는 등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수령할 준비를 아니한 경우에는 매도인으로서도 그에 상응한 이행의 준비를 하면 족하다 할 것이다 (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다36511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들이 이 사건 합의에서 정한 이행기일인 2001. 2.말이 도과하였음에도 해당 매매대금을 반환하지 아니하자 원고들이 2003. 4. 9. 해당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 피고들은 제1심 및 원심에서 일관하여 이 사건 약정의 무효 내지 취소를 주장하면서 매매대금의 반환 및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인수거절의사를 명백히 하여 온 사실, 제1심판결(피고들에 대하여, 원고들로부터 해당 이전등기절차를 경료받음과 동시에, 해당 매매대금의 반환을 명하였다. 또한, 가집행을 붙였다.)이 선고된 후 원고 안명숙은 2004. 8. 4.에, 원고 김종환은 같은 달 5.에 각 부동산매도용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놓고, 같은 달 6. 피고들에게 제1심판결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절차에 필요한 인감증명 등의 제반 서류를 준비하여 놓았음을 통지하면서 매매대금을 반환함과 동시에 위 서류들을 수령하여 갈 것을 각 최고하였으나 피고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에,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이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인수거절의사를 명백히 하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원고 안명숙, 김종환이 부동산매도용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 등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제반 서류를 준비하여 두고 피고들에게 그 수령을 최고함으로써 위 원고들로서는 위 최고일 이후로는 자신의 의무인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의무에 관한 충분한 이행의 제공을 마치고 그러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위 최고일 이후로는 매매대금 반환을 지체함으로 인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이 반환할 해당 매매대금에 대하여 위 원고들이 구하는 2004. 8. 10.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할 것을 명한 조치는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동시이행 내지 이행제공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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