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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2899 판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미간행]
판시사항

직권남용죄의 성립요건

참조조문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송백 담당변호사 조용완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시흥시사무전결처리규칙개정규칙에 의하면 7급 이하 공무원의 근무성적 평정, 승진 및 전보임용 권한은 부시장의 전결권으로 되어 있으나 이 사건 당시 자치행정국장으로 근무하던 피고인은 부시장이 인사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인사대상직원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근무평정을 할 때에는 공소외인의 직속 상관인 도시건설국장에게 이야기하는 등 여러모로 인사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으므로 승진 및 근무평정에 대한 권한은 피고인의 일반적 권한에 속한다고 봄이 상당한 데, 피고인이 1999. 9. 중순경 공소외인에게 인터폰으로 2번 피고인의 제수인 김미경 명의의 주택이축 및 축사신축 허가신청(이하 '이 사건 허가신청'이라 한다)이 접수되었는지를 물었고 이에 대하여 공소외인은 첫 번째 통화시에는 접수된 서류가 없다고 보고하고, 두 번째 통화시에는 이 사건 허가신청이 접수되었으나 신청한 토지가 다른 사람의 농지로 둘러싸인 맹지라서 허가가 곤란하다고 보고하자 피고인은 허가처리되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은 공소외인을 다시 국장실로 불러 이 사건 허가신청의 처리과정에 대하여 물었고 이에 대하여 공소외인이 서류보완 중이라고 답변하자 피고인이 허가처리가 지연되면 감사계에 연락하여 감사를 받게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인사상의 불이익을 줄 것 같은 태도를 보인 사실, 한편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허가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은 공소외인은 이 사건 허가신청을 대리한 두레건축설계사무실 소속 직원인 박춘선에게 현황도로사진과 도로대장을 제출 보완하라고 지시하면서 인근 비슷한 도로를 찍어 첨부하라고 말한 사실, 박춘선이 인근 도로사진을 찍어 보완서류를 제출하자 공소외인은 이 사건 허가신청을 허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인에게 승진 및 감사를 운운하며 직권을 남용하여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맹지에 대한 이 사건 허가신청을 허가하도록 함으로써 직권을 남용하여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증거재판주의 또는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고, 그 일반적 직무권한은 반드시 강제력을 수반하는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그것이 남용될 경우 직권행사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하기에 충분한 것이면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5. 27. 선고 2002도6251 판결 참조).

시흥시행정기구설치조례에 의하면, 시흥시의 자치행정국장(총무국장)은 조직관리 및 공무원 인사에 관한 사항, 민원, 호적 및 지적관리에 관한 사항, 생활민원의 조정 및 관리에 관한 사항 등 내무행정 전반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시흥시의 자치행정국장으로서 공무원들의 근무평정을 취합하여 시장 등에게 결재를 올림으로써 인사권 행사를 보좌하고, 민원처리현황 등을 조사·파악하여 문제가 있는 경우 감사업무를 담당하는 기획감사실에 정식으로 감사의뢰를 하는 등으로 시흥시 공무원의 인사 또는 감사업무에 관여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시흥시의 조직관리, 공무원 인사 및 민원사무 등 내무행정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자치행정국장인 피고인이 비록 다른 부서의 직원이지만 개발제한구역내의 행위에 관한 허가 등 민원업무를 담당하는 공소외인의 승진 등 인사에 관여하거나 공소외인의 민원업무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는 것은 피고인의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일반적인 직무권한을 가진 피고인이 이 사건 허가신청과 관련하여 그 업무담당자인 공소외인에게 동인의 승진문제를 언급하고 허가처리가 지연되면 감사를 시키겠다고 함으로써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허가요건을 갖추지 못한 이 사건 허가신청을 허가하도록 한 행위는 시흥시 자치행정국장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에는 그 이유 설시에 있어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피고인의 행위가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직권남용죄에 있어서의 주체 등 직권남용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변재승(주심) 강신욱 고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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