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위임입법의 한계 및 그 판단 기준
[2] 구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위임명령은 법률이나 상위명령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 개별적인 위임이 있을 때에 가능하고, 여기에서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이나 상위명령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나, 이 경우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위임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위임조항이 속한 법률이나 상위명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고, 나아가 각 규제 대상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함을 요한다.
[2] 구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2003. 7. 14. 문화관광부령 제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은 같은 법 제20조 제4호 에 규정된 행위의 하나로, 국가지정문화재와 그 보호구역의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의 지역에서 당해 국가지정문화재와 그 보호구역의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건축물 또는 시설물을 설치·증설하는 행위를 들고 있는바, 이와 같은 위임조항과 위임명령의 내용, 법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고 규제 대상의 성질을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할 때, 같은 법 제20조 제4호 의 규정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이 위임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볼 수도 없고 일정한 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같은 법 제20조 제4호 의 위임에 따라 규제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여 법률이 아닌 시행규칙에 의하여 비로소 토지소유자의 사유재산권이 제한되는 경우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위 같은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이 아니다.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성)
피고,피상고인
문화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주교)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위임명령은 법률이나 상위명령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 개별적인 위임이 있을 때에 가능하고, 여기에서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이나 상위명령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나, 이 경우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위임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위임조항이 속한 법률이나 상위명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고, 나아가 각 규제 대상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함을 요한다 (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두5651 판결 참조).
문화재보호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2조 제1항 에 의하면, 문화재라 함은 인위적·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큰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여 '경관적' 가치를 문화재의 중요한 가치로 들고 있고, 법 제2조의2 는 당해 문화재 자체의 원형유지뿐만 아니라 그 문화재가 위치한 자연환경과 주변경관 등의 원형유지를 포함하는 취지에서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의 기본원칙으로 원형유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법 제2조 제3항 , 제8조 는 당해 문화재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점유면적을 제외한 다른 지역까지도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법 제74조 제2항 , 법시행령 제43조의2 제1항 은 문화재와 그 보호구역의 외곽경계의 외부지역에서의 건설공사라도 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전제로,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와 그 보호구역의 외곽경계의 500m 이내 외부지역에서 시행되는 건설공사에 대하여 그 건설공사에 대한 인·허가에 앞서 당해 건설공사의 시행이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지의 여부를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 사건 위임조항인 법 제20조 제4호 는 국가지정문화재와 그 보호구역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문화관광부령이 정하는 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제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위임명령인 구 법시행규칙(2003. 7. 14. 문화관광부령 제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은 법 제20조 제4호 에 규정된 행위의 하나로, 국가지정문화재와 그 보호구역의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의 지역에서 당해 국가지정문화재와 그 보호구역의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건축물 또는 시설물을 설치·증설하는 행위를 들고 있는바, 이와 같은 위임조항과 위임명령의 내용, 법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고 규제 대상의 성질을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할 때, 법 제20조 제4호 의 규정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 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이 위임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볼 수도 없다 .
따라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구 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한편 구 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은 일정한 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법 제20조 제4호 의 위임에 따라 규제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여 법률이 아닌 시행규칙에 의하여 비로소 토지소유자의 사유재산권이 제한되는 경우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구 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의 무효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토지 위에 단독주택 5개동을 신축하는 것은 인접하여 있는 국가지정문화재인 궁집과 그 보호구역의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 제20조 제4호 , 구 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 에 기하여 원고의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신청을 불허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이 사건 처분의 법률위배 여부에 관한 판단 잘못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