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특허발명의 신규성·진보성 판단에 제공되는 인용발명은 반드시 기술 구성 전체가 명확하게 표현된 것이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2]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에서 거절사정의 이유와 다른 거절이유를 발견한 경우, 거절이유의 통지를 하여 새로운 거절이유에 대한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거절사정에서의 거절이유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유로 심결을 한 경우에도 출원인에게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참조판례
[1] 대법원 1997. 8. 26. 선고 96후1514 판결(공1997하, 2891) 대법원 2000. 12. 8. 선고 98후270 판결(공2001상, 306)
[2] 대법원 1989. 8. 8. 선고 88후950 판결(공1989, 1363) 대법원 1994. 6. 28. 선고 92후1066 판결(공1994하, 2109)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후341 판결(공1998상, 112)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8후300 판결(공1999하, 2504) 대법원 2000. 1. 14. 선고 97후3494 판결(공2000상, 397) 대법원 2001. 5. 29. 선고 98후515 판결(공2001하, 1533)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후2757 판결(공2003하, 2195)원고,피상고인
엘프 아토켐 에스. 에이.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코리아나 담당변리사 박해선 외 3인)
피고,상고인
특허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1) 원고는 명칭을 "1,2-디클로로에탄의 열분해 과정에서 형성된 저-비점 부산물의 전환방법"으로 하는 발명(이하, '출원발명'이라 한다)에 관하여 우선권을 주장하여(1996. 3. 14.자) 1997. 3. 14. 특허출원을 하였으나(출원번호 1997-8785), 1995. 5. 31. 거절사정을 받고, 이에 대하여 특허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지만 2000. 7. 31.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특허심판원 99원2179호)을 받았다.
(2) 원고의 출원발명의 요지는 염화비닐을 제조할 때 1,2-디클로로에탄(이하, '디클로로에탄'이라 한다)의 열분해 과정에서 형성되는 경급 부생성물의 전환방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그 기술적 구성은 에틸렌의 직접염소화 반응에 의하여 생성되는 디클로로에탄, 촉매와 염소가 있는 때에 20℃∼80℃의 온도에서, 염화비닐의 제조 후 생성되는 비점 83.7℃ 이하의 경급 부생성물을 직접적으로 염소화시키는 것으로서 그와 같은 구성으로 과량(과량)의 염소와 이를 제거하는 데 필요한 고가의 후처리 과정을 거치지 아니하고 디클로로에탄의 제조 후에 디클로로에탄의 열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경급 부생성물을 직접 전환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3) 인용발명 1, 2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인용발명 1(Chemical abstract 101:152486호)의 요지는, 염화비닐의 제조 중에 발생하는 디클로로에탄의 손실이 분해생성물의 염소화에 의하여 감소되었는데, 디클로로에탄의 분해생성물의 염소화는 에틸렌과 염소에 의한 직접염소화(direct chlorination)에 의하여 디클로로에탄을 생성하는 반응기의 출구흐름(exiting reactor stream)에서 일어났고, 벤젠과 트리클로로에틸렌이 반응하지만 중대한 과염소화 반응은 일어나지 않는 반응조건이 생성되었으며, 반응은 20∼90℃, 1∼5t의 압력에서 일어났고, 염소와 염산은 염소화된 탄화수소 액체에 용해되어 있으며 Fe 촉매가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인용발명 2(헝가리 특허 제187692호)의 요지는, 경급 부생성물 칼럼에서 재순환되는 흐름에서 연속적으로 제거되는 에틸렌 클로라이드(에틸렌 클로라이드와 1,2-에틸렌 클로라이드는 디클로로에탄과 동일한 화합물이다. 이하, '디클로로에탄'이라 한다), 클로로프렌, 벤젠과 다른 염화 탄화수소들을 포함하는 경급 부생성물을 낮은 비용으로 추가 염소화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기술적 구성은 디클로로에탄, 클로로프렌,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과 다른 염화 탄화수소 등 증류탑에서 제거되는 재순환 흐름에 있는 중급 부생성물이 분리되고 남은 경급 부생성물을 연속적으로 직접염소화 반응기의 출구흐름에 도입하여 추가 염소화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이 추가 염소화 반응은 에틸렌의 염소화에 과잉으로 사용된 염소와 직접염소화 반응 동안에 생성된 염산과 Fe3+이온 촉매의 존재 하에 20∼90℃의 온도 및 1∼5bar 압력 조건에서 수행되는 것이며, 이러한 구성으로 인하여 별도의 염소화 장치를 갖출 필요 없이 경급 부생성물을 직접염소화 반응기에서 배출되는 디클로로에탄 흐름에 도입하여 디클로로에탄 흐름에 포함되어 있는 염소, 염산과 반응시킬 수 있고, 직접염소화 반응 후에 주어진 물질흐름(material flow)의 조건(성분이나 온도, 기압 등)에서 별도의 제한 없이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 및 클로로프렌이 반응되면서도 과염소화 반응은 일어나지 않으며, 또한 경급 부생성물이 추가 염소화 되어 디클로로에탄이 얻어지면서도 벤젠과 같은 분리하기 어려운 성분들 대신 쉽게 분리 가능한 고비점 화합물이 생성되기 때문에 염화비닐의 생산에서 매우 유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4) 심결이유의 요지는, 출원발명과 헝가리 특허 제187692호에 기재된 발명(인용발명 2)은 모두 디클로로에탄의 열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경급 부생성물을 전환하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 발명의 목적이 같고, 발명의 구성에서 염화비닐의 제조 후 생성되는 경급 부생성물을 직접 염소화 반응기의 출구흐름에서 반응시키는 것은 같지만, 인용발명 2는 경급 부생성물을 83.7℃ 이하의 비점을 갖는 경급 부생성물로 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출원발명과 차이가 있고, 또한 경급 부생성물을 직접염소화 반응기의 출구흐름에서 반응시킬 때의 조건은 직접염소화 반응기의 출구흐름에 디클로로에탄과 염소가 포함되어 있고 온도 조건도 같으며, 출원발명의 촉매도 상세한 설명에서 염화철이라 하고 있으므로 인용발명 2의 Fe3+이온 촉매와 동일하지만, 인용발명 2는 직접염소화 반응기의 출구흐름에 염산이 포함되어 있는 데 비하여 출원발명은 그러한 내용이 없는 점에서 다르다. 그러나 인용발명 2의 경급 부생성물 중 비점이 83.7℃를 넘는 것은 경급 부생성물 중 3%에 불과한 트리클로로에틸렌뿐이고, 트리클로로에틸렌은 그 비점이 87.2℃로 디클로로에탄의 비점 83.7℃에 매우 근접하여 디클로로에탄과 공비 혼합물을 형성하기 때문에 83.7℃를 기준으로 분별 증류된 경급 부생성물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양 발명의 염소화 대상인 경급 부생성물은 차이가 없고, 또 출원발명의 직접염소화 반응에 의해 생성되어 반응기의 출구흐름에는 인용발명 2와 달리 염산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나, 탄화수소의 염소화 반응시에는 부반응으로 염산이 어느 정도 생성되는 것이고, 에틸렌의 직접 염소화 반응에서 부반응으로 생성되는 염산을 제어하기 위한 별도의 구성이 없는 출원발명에도 염산이 있다는 것은 당업자에게 자명하므로 그 발명의 구성은 실질적으로 같다. 또한 작용효과에 있어서 인용발명 2의 실시 사례에서 직접염소화 반응기를 떠나는 출구흐름의 디클로로에탄 농도가 99.83%이고 경급 부생성물의 염소화 후의 디클로로에탄의 농도는 99.70%로 다소 낮아지긴 하였으나, 이는 경급 부생성물이 도입되어 나타나는 당연한 희석효과이므로 출원발명도 마찬가지로 디클로로에탄의 농도 저하가 있을 것이어서 출원발명이 인용발명 2에 비하여 디클로로에탄의 품질 등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출원발명이 인용발명 1에 비하여 진보성이 있는지에 관하여
출원발명과 인용발명 1은 모두 디클로로에탄을 열분해하여 염화비닐을 제조하는 공정 중 열분해 과정의 부산물(부산물)을 전환시키는 방법에 관한 발명으로서, 그 부산물을 열분해 과정의 전 단계인 직접 염소화 반응기의 출구 흐름에 도입하여 추가로 염소와 반응시키는 점에서 같고, 그 반응 조건도 ① 직접 염소화 반응기의 출구 흐름 속에 디클로로에탄과 염소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염산이 포함되어 있고, ② 온도 조건이 출원발명은 20∼80℃이고 인용발명 1은 20∼90℃로서 중복되며, ③ 출원발명의 '촉매'(상세한 설명에는 염화철이라 되어 있다)는 인용발명 1의 '철(Fe) 촉매'의 상위개념인 점에서 차이가 없으나, 추가 염소화 대상 물질에 있어서, 출원발명은 그 부산물 중 '비점(비점) 83.7℃ 이하의 경급 부산물'로 한정하고 있는 데 비하여, 인용발명 1은 부산물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중급 부산물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추가 염소화 반응에 투입된 중급 부산물은 경급 부산물의 염소화 반응을 방해함으로써 경급 부산물의 염소화 반응의 수율이 낮아지고, 중급 부산물 중 일부는 추가 염소화 단계 이후에도 잔류하여 최종 목적물인 염화비닐의 수율을 떨어뜨리므로, 결국 출원발명의 구성은 인용발명 1의 구성과 현저하게 다르고 그로 인한 효과에서도 차이가 크므로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인용발명 1에 의하여 용이하게 출원발명을 발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 인용발명 2를 거절이유로 삼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인용발명 2는 추가 염소화 대상물질을 경급 부산물로 한정하고 있고 인용발명 1과 효과에서 차이가 크며, 따라서 인용발명 1과 인용발명 2는 발명의 요지가 다르므로 심사청구와 심판청구절차에서 원고가 인용발명 2를 제출하고 그 의견을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인용발명 2에 의하여 거절이유를 통지하여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고 인용발명 2를 근거로 하여 거절사정이 정당하다고 한 심결은 위법하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1), (2)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발명의 신규성 또는 진보성 판단에 제공되는 인용발명은 기술 구성 전체가 명확하게 표현된 것뿐만 아니라, 표현이 불충분하더라도 그 기술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그 인용발명을 공개할 당시의 기술상식이나 경험칙에 의하여 쉽게 기술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면 대비 대상이 될 수 있다 ( 대법원 2000. 12. 8. 선고 98후270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인용발명 1은 추가 염소화 대상과 관련하여 그 분해 생성물이 경급인지, 중급인지, 경급과 중급을 모두 포함하는 것인지 명백하게 밝히고 있지는 아니하나, 벤젠은 비점이 80.1℃인 경급 부산물이고, 트리클로로에틸렌은 비점이 87.2℃이지만 디클로로에탄과 혼합상태에 있을 경우 공비(공비) 혼합물을 형성하여 비점이 83.7℃ 이하인 경급 부산물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인용발명 1에서 구체적인 분해 생성물로 든 것은 모두 출원발명의 명세서에서 경급 부산물로 분류하고 있는 물질이며, 또한 디클로로에탄의 열분해 과정의 부산물을 염소와 다시 반응시키는 목적이 경급 부산물을 중급 부산물로 전환시킴으로써 분별 증류 공정에서 반응하지 아니한 디클로로에탄을 효율적으로 분리하여 디클로로에탄의 손실을 줄이는 데 있는 것은 인용발명 1이 공개될 당시 그 분야의 기술상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출원발명의 명세서에 적힌 종래 기술들에서도 디클로로에탄의 열분해 과정 후의 부산물 중에서 분리·제거·전환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물질은 모두 경급 부산물이다),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중급 부산물을 추가 염소화할 특별한 기술적 이유가 제시되어 있지 아니한 인용발명 1에서 염소화 대상으로 삼고 있는 "분해 생성물"은 디클로로에탄과 비점이 유사하여 일반적인 분별 증류방법으로 분리하기 어려운 경급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인용발명 1의 분해생성물을 중급 화합물을 포함한 모든 부산물을 말하는 것으로 보고 출원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는 인용발명 1의 기술내용의 인정을 잘못하여 발명의 진보성에 관한 구 특허법(2001. 2. 3. 법률 제64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2항 의 해석 적용을 그르친 법령위반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2) 구 특허법 제62조 는 심사관은 특허출원이 소정의 거절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거절사정을 하여야 하고, 같은 법 제63조 는 심사관은 제62조 의 규정에 의하여 거절사정을 하고자 할 때에는 그 특허출원인에게 거절이유를 통지하고 기간을 정하여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70조 제2항 은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에서 그 거절사정의 이유와 다른 거절이유를 발견한 경우에 제63조 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들 규정은 이른바 강행규정이므로,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 이유는 적어도 그 주된 취지에 있어서 거절이유통지서의 기재 이유와 부합하여야 하고,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에서 그 거절사정의 이유와 다른 거절이유를 발견한 경우에는 거절이유의 통지를 하여 특허출원인에게 새로운 거절이유에 대한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지만 (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후2757 판결 참조), 거절사정에서와 다른 별개의 새로운 이유로 심결을 한 것이 아니고, 거절사정에서의 거절이유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유로 심결을 하는 경우에는 특허출원인에게 그 거절이유를 통지하여 그에 대한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후341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심사관은 출원발명이 인용발명 1에 비하여 진보성이 없다는 취지로 거절사정을 하였고, 심결에서는 인용발명 1의 전문에 해당하는 인용발명 2에 비하여 출원발명이 진보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사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일반적으로 두 문헌이 초록(abstract)과 전문의 관계에 있다는 것만으로 동일한 자료라거나 그 기재 내용의 요지가 같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인용발명 1의 분해 생성물은 디클로로에탄과 비점이 유사하여 일반적인 분별 증류로 분리하기가 어려운 경급 부산물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인용발명 1과 인용발명 2는 출원발명과의 대비와 관련된 구성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동일하여 그와 같은 심결의 이유는 거절사정의 이유와 그 주된 취지에 있어서 서로 부합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하고, 따라서 특허심판원이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절차에서 원고에게 인용발명 2에 관하여 특허출원인에게 거절이유를 통지하고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인용발명 1과 인용발명 2는 그 발명의 요지가 다르므로 인용발명 2에 의하여 거절이유를 통지하여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고 그 거절사정이 정당하다는 심결은 위법하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특허법 제63조 , 제170조 의 해석 적용을 그르친 법령위반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이 점에서도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